리스타트 라이프 141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41화
<div class="viewer_text" style="font-size: 18px; line-height: 28px; color: rgb(0, 0, 0); font-family: Gothic;"><p> </p><p>“수도에서요……?”</p><p>내 대답에는 레아 누나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또한 리나 역시 놀라워했다.</p><p>“제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죄송해요. 하지만 역시 모험자 생활을 조금 더 해 보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레아 누나를 보고 싶습니다. 저와 </p><p>결혼해 주실 수 있나요, 레아 누나?”</p><p>“…….”</p><p>레아 누나는 내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하였다.</p><p>아마도 함께 수도로 향하자는 그 말에 망설이고 있는 듯했다. 물론 망설이는 이유는 결혼이 싫어서가 아니라 우리 부모님 때문이었다.</p><p>레아 누나는 지금도 길드의 여러 잡무를 도와주고 있다.</p><p>그런 만큼 자신이 이곳에서 빠진다면 길드 업무에 차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의외로 부모님은 내가 했던 말에 대해서 </p><p>잠깐 동안 깊게 고민해 보시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셨다.</p><p>“나쁘지 않은 생각이구나. 솔직히 말하면 모험자를 은퇴하고 이곳에 와서 터전을 잡고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만, 적어도 나는 네 의견에 </p><p>동의해 주고 싶구나. 가정의 안정을 위해 릴리아와 결혼을 결심한 뒤 모험자를 은퇴하고 이곳에 정착했지만 지금도 가끔씩 모험자로서 조금 더 대륙을 </p><p>여행해 보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단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 대가로 너와 리나라는 소중한 아이들을 얻고 이곳에서 행복하게 지내 왔으니 </p><p>말이다. 하지만 네게 나와 같은 미련을 가지게 하고 싶진 않단다. 네가 의뢰를 떠나 있는 동안 홀로 집을 지켜야 하는 레아가 좀 걱정될 </p><p>따름이지.”</p><p>“여보, 그거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해요. 아이가 있다면 육아에 신경 쓰느라 외로운 것도 덜할 테니까 말이에요. 아넬에게도 스스로 돌아가야 할 </p><p>집과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는 것에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죠.”</p><p>“아버지, 어머니…….”</p><p>어머니는 살며시 미소 지어 주었다.</p><p>“같이 살면 좋겠지만, 이젠 성인이 된 너의 의견을 존중해 주지 않을 수 없구나. 네가 만약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렴. 단, 레아의 허락이 </p><p>있다면 말이다.”</p><p>내게 그렇게 말한 어머니는 이번엔 레아 누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p><p>“만약 길드 업무가 걱정이라면, 괜찮아. 지금까지는 레아가 있었으니까 쉬고 있었지만 이전처럼 의뢰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리나도 다 컸으니 레아가 </p><p>오기 이전처럼 내가 보조해 주면 되니까. 정 일손이 모자라면 직원 한 명을 구해도 괜찮고.”</p><p>“릴리아 씨…….”</p><p>“후후, 이젠 어머님이란다.”</p><p>어머니의 농담에 레아 누나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p><p>“네, 어머님.”</p><p>“그래, 그래. 잘 생각해 보고 아넬과 의견을 나누어 보렴.”</p><p>“아뇨, 괜찮아요. 전 아넬의 의견에 동의해요. 함께하고 싶다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니까요.”</p><p>레아 누나는 용기 내어 부모님께 그렇게 말하고 나를 바라보았다.</p><p>그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쳐져 있다.</p><p>“받아 주실 건가요, 아넬?”</p><p>물론 그 말은 이중성이 담긴 의미였다.</p><p>아내로서 책임져 줄 것이냐는 말과 동시에 어제의 일에 대해서 하는 말이다.</p><p>나는 마주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p><p>“네. 저와 결혼해 주세요, 레아 누나.”</p><p>“고마워요, 아넬…….”</p><p>그렇게 말하는 레아 누나는 잠깐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끝내는 두 눈에서 작은 눈물방울을 떨구었다.</p><p>나는 ‘어라?’ 하며 자신도 왜 우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물을 훔치는 레아 누나의 어깨를 보듬어 주었다.</p><p>어머니와 아버지는 작은 미소와 함께 자리를 비켜 주셨다.</p><p>그리고 리나도 말이다.</p><p>그렇게 레아 누나가 울음을 완전히 그치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그녀를 안아 주었다.</p><p> </p><p> </p><p> </p><p> </p><p>새로운 약속</p><p> </p><p> </p><p> </p><p> </p><p>이후엔 레아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녀의 방으로 함께 이동했다.</p><p>굳이 내 방이 아니라 레아 누나의 방으로 들어온 것은 좀 더 레아 누나에게 안정을 주기 위해서였다. 울음은 그쳤지만 아직까지 아까의 감정 변화가 남아 있는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p><p>레아 누나를 그녀의 침대에 앉히고 나 역시 그 옆에 앉으며 레아 누나를 바라보았다.</p><p>레아 누나는 눈물로 인해 살짝 빨개진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p><p>“사실은 레아 누나에게 말씀드릴 게 있어요.”</p><p>나는 천천히 레아 누나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p><p>내 모습에 레아 누나는 한 번 더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으면서 고개를 갸웃했다.</p><p>“……어떤 것인가요?”</p><p>“……여자 문제예요.”</p><p>“……그런가요?”</p><p>깜짝 놀라거나 혹은 화내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레아 누나는 별다른 감정 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p><p>“……왜 그러시나요, 아넬?”</p><p>“아뇨. 놀라거나 화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어요.”</p><p>내 대답에 레아 누나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손을 들어 내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p><p>어렸을 때 레아 누나가 자주 해 주었던 행동이었기에 그리움을 느끼면서 그녀를 바라보자 레아 누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p><p>“그야, 무려 8년 동안을 수도에서 보냈으니까요. 아넬이 저를 선택해 주시긴 했지만 아넬에게 다른 여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은 했었어요. 특히 셀린이라고 했었나요? 길드 마스터의 자제인 여자아이와 엘리시아 공주님을 저번에 보고선 확신했었죠.”</p><p>여자의 감은 역시나 무시무시했다.</p><p>고작 일주일밖에, 그것도 하루 종일이 아니라 몇 시간 정도만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건만 레아 누나는 나와 셀린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고 눈치챘던 모양이었다.</p><p>단지 거기에 엘리시아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몰랐는데.</p><p>어쨌든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p><p>나는 그간 셀린과 있었던 일에 대해서 레아 누나에게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p><p>아마도 열 살 때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그간 셀린이 나를 짝사랑해 왔을지도 모른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아 누나를 짝사랑하고 있던 입장으로서 그녀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해 왔다는 것.</p><p>우유부단함으로 인해 그 감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거부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 왔으며 레아 누나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한 날로부터 셀린을 멀리하다가 루시안에게 한 소리 들었다는 것까지 모두 말이다.</p><p>솔직히 처음엔 혼자서 끝낼 생각이었다.</p><p>내가 셀린의 마음을 거부하고 또한 그간 우유부단했었던 것을 사과하면 깔끔히 정리되는 문제였으니까 말이다.</p><p>하지만 이곳에 와서 레아 누나와 관계를 맺게 되고, 이번에 어머니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서 거의 그 자리에서 단숨에 결정되듯 되어 버렸지만 진심으로 레아 누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책임지겠다는 말을 했으니 이 일에 대해 레아 누나에게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p><p>한 두 대 정도 얻어맞지 않을까 각오했었지만 레아 누나에게서 원망이나 탓하는 소리는 없었다.</p><p>오히려 이와 같은 점을 믿고 말해 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p><p>“아넬은 어렸을 때부터 꼭 궁금하거나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잘 표현하지 않는 아이였으니까요. 다만 성실한 것은 알고 있었으니 여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솔직히 말해 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p><p>“네, 레아 누나의 말대로 처음엔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었어요.”</p><p>그러나 도중에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 이야기를 다시금 레아 누나에게 말해 주자 레아 누나는 다시금 눈에서 눈물방울을 조금 흘리면서 당황한 듯이 손을 내저었다.</p><p>“아아, 정말이지…… 갑자기 눈물이 많아졌네요. 죄송해요, 꼴사납죠?”</p><p>“아뇨, 전혀요.”</p><p>“누군가가 저를 의지해 준다는 게, 또한 의지하고 앞으로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그간 릴리아 씨와 리안 씨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은 했었지만요.”</p><p>눈물의 원인은 아마도 북받쳐 오르는 행복감 때문일 것이다.</p><p>그 눈물과 웃음을 보고 있자니 솔직하게 털어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p><p>“이번에 길드에 복귀하면 레아 누나와의 관계를 말하고 셀린에게 제대로 말할 생각이에요. 다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상처 주면서 셀린의 마음을 거절할 수 있을지 도통 모르겠네요.”</p><p>“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려 8년 동안이나 이어진 짝사랑이었으니까요. 거기다 어린 나이부터 지금의 나이까지 한결같이 그 마음을 이어 왔다면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 결코 아닙니다. 아마 어떤 말을 전하든 그녀에게는 큰 상처가 되겠지요. 물론 저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다면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아넬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저 단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나요?”</p><p>레아 누나의 물음에 나는 잠깐 침묵했다.</p><p>하지만 곧 입을 열어 그녀에게 대답했다.</p><p>“저는 아마도, 셀린을 좋아합니다. 친구로서도…… 여성으로서도요.”</p><p>“……그러시군요. 하기야 8년을 함께 생사를 넘겨 가며 지내 왔는데 감정이 없다고 하면 오히려 거짓말이겠지요. 더군다나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이요.”</p><p>그렇기 때문에 그간 제대로 거절하지도 못한 채 이렇게 시간을 보내 왔을 것이다.</p><p>이번에도 역시 레아 누나에게 ‘책임져 주겠다더니 다른 여자를 좋아해?’라고 비난받을 각오로 말했던 것이지만 레아 누나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이해해 주었다.</p><p>나이 때문일까, 아니면 이 시대의 여성들이 전생의 여성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p><p>잘은 모르겠지만 레아 누나는 여전히 침착한 모습으로, 또한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는 듯한 어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p><p>“정말 괜찮겠나요, 아넬? 셀린 양도 상처 입겠지만 분명 아넬도 상처 입을 겁니다. 저는 가능한 아넬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p><p>“하지만 바람피우는 것을 용납하진 못하겠죠?”</p><p>내 말에 레아 누나는 빙그레 웃었다.</p><p>“전 아넬을 다른 여성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 점은 확실해요.”</p><p>“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레아 누나에게 전념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또한 셀린이 제가 아니라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라도요.”</p><p>“8년간 이어져 온 짝사랑이 고작 거절의 말을 듣는다고 해서 쉽게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긴 어렵네요. 하지만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아넬. 저를 선택해 주어서, 또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 주어서요.”</p><p>레아 누나는 나를 안아 주었다.</p><p>하지만 몸집의 차이가 있다 보니 그녀에게 안겼다기보다 그녀가 내게 안기는 모양새가 되었다.</p><p>나는 손을 들어 레아 누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p><p>아름다운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레아 누나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문득 흑심이 생겼다.</p><p>한쪽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내게 끌어당겼다.</p><p>“잠시, 아넬……?”</p><p></p></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