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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66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0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66화

“뭬야? 아무리 아들이라지만 그건 또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군! 잘 들어라! 고양이 귀는 최고다! 세계다! 그 귀여움과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다니 자식을 헛 키웠구나!”

“에에이! 냥! 둘 다 변태다냥!”

참고로 타르헨 씨는 간만에 돌아온 아들과 마시기 위함인지 그동안 꽁꽁 숨겨 놓고 있던 술까지 챙겨 가지고 나온 상태였기에 타르헨 씨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 일행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그 와중에 타르헨 씨는 아들 그렌 씨와 강아지의 멋짐, 고양이의 우아함을 가지고 한 시간을 넘게 갑을논박을 펼치며 그들의 변태성(?)을

주장했지만 끝내는 그렌 씨의 어머니인 루넬린 아주머니와 케르츠 씨의 어머니인 페르센 아주머니에게 귀를 잡혀 끌려가는 것으로 축하파티는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타르헨 씨의 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얻어먹고 난 뒤에, 우리들은 잘 곳을 구해 하룻밤을 푹 쉴 수 있었다.

 

 

***

 

 

아침 해가 뜨고 난 뒤 아침 식사를 가볍게 해결한 뒤에는 그렌 씨 남매들과 다시 만나 곧장 시미르 촌장님 댁으로 향하였다.

아직 9시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어젯밤 자신의 거처로 돌아간 나이아스 씨가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했었지만, 시미르 촌장님 댁에

방문하니 나이아스 씨는 이미 촌장님 댁 거실 의자에 앉아 가볍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시미르 촌장님만큼이나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령의 엘프가 함께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대륙에서 보던 일반적인 신관의 복장과는 매우 다르지만, 경건한 느낌이 절로 들 정도로 단정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엘프식 신관복을 차려입은

노령의 엘프는 우리들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자네들이 이 ‘검은 결정’이라 불리는 물건을 가져온 이들인가 보구먼.”

“그렇습니다. 혹시 프롤륀 신관님이 맞으십니까?”

우리들의 예측이 맞았는지, 노령의 엘프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하였다.

“부족하지만 엘프족의 대신관 직책을 맡고 있는 프롤륀 아투렌이라고 하네. 나이아스와 시미르 촌장에게 듣자하니 이 검은 결정에 대한 문제로 나를

찾아왔다지? 기다리고 있었네. 인간족의 젊은이들이여.”

“처음 뵙겠습니다. 엘리시아 폰 세르피안이라고 합니다.”

엘리시아 이후엔 일행이 한 명씩 돌아가며 프롤륀 신관님께 자기소개를 하였고, 우리들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시미르 촌장님이 준비해 주신 의자에

둘러앉아 촌장님이 직접 끓이신 차를 대접받았다.

분명 맛도 좋고 향도 좋은 차였지만, 현재 상황에서 아무리 차 맛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집중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검은 결정에 대한 이야기는 곧바로 진행되었다.

가장 처음으로 말문을 연 것은 어제 검은 결정을 들고 거처로 돌아갔던 나이아스 씨였다.

“어제 밤새도록 이것을 들고 연구를 해 봤다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단순히 신의 힘이 결정화되어 뭉쳐졌을 뿐인 그런 물건이다. 이 상태

그대로 둔다고 해서 뭔가 큰 문제가 일어나거나 몸에 안 좋은 영향이 간다거나 하진 않을 거다. 단, 이것을 몬스터가 섭취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최근에 영원의 숲 중앙 너머로 적지 않은 수의 몬스터들이 이쪽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것과 관련이 있을까요?”

혹시나 하고 물어본 것이었지만, 하룻밤 사이에 검은 결정과 관련 있는 정보를 얻어 내기란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나이아스 씨라고 하더라도 힘든

일이었는지 그는 엘리시아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모른다. 아직 영원의 숲 너머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 역시도 확실하게 파악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말이지. 하지만 대륙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이상 현상 몬스터의 변이는 이 검은 결정에 깃든 옛 신의 힘과 관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을 거다. 몬스터의 시체에서

이러한 결정이 발견된 적은 여태껏 단 한 번도 없었고, 또한 몬스터가 신체에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 또한 들어 본 적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가능성의 여부를 따지자면 이것 외엔 그들이 변이를 일으킬 만한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 시간을 들여 이 결정이 실제로 몬스터의 몸에

변이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여부를 실험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저 가정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저희는 어째서 몬스터들이 그러한 변이를 일으키는지, 또 어떻게 몬스터가 옛 신의 힘을 얻게 되어 그러한 결정을 만든 것인지에 대해 알고 싶어

이곳에 찾아왔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내어 이상 현상 몬스터가 계속 출현하여 대륙을 위협하는 일을 차단하기 위해서요. 혹시, 뭔가 짐작 가는 바가

없으신가요?”

“나는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다 생각하지만 내가 자신 있는 것은 마법뿐이니까. 그러니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

거실에 모여 있던 모든 이의 시선이 프롤륀 신관님에게로 향했다.

프롤륀 신관님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검은 결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에게로 시선이 모여든 것을 느낀 그는 작은 한숨과 함께 두 손을 모아 여신에게 기도를 드리듯 짧게 묵념하더니 다시금 우리들을 돌아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후우…… 이곳 뤼피올 마을엔 촌장과 대신관의 지위를 잇는 자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말이 있지. 정확히는 옛 여신께서 남기신 말씀이 말이야.

딱히 비밀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마을에서는 어느 순간 잊히게 된 이야기지.”

여신이 남긴 말.

그것은 영원의 숲에 금역이 생긴 이유와도 관계있는 것이라고 프롤륀 신관님은 말씀하셨다.

“대륙이 이름 없는 신께 버림을 받고, 멸망에 위기에 빠졌을 때 대륙인들의 간절한 기도 소리를 듣고 강림한 에레나 여신께서 자신의 힘으로 대륙을

다시 되살린 이야기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온전히 그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지. 하지만 영원의 숲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해

아는 이는 이제 나와 시미르 촌장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을 게다.”

“영원의 숲은 에레나 여신께서 엘프족과 드워프, 그리고 수인족을 위해 만들었다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이아스 씨도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대륙인들은 에레나 여신님께서 이렇게 거대한 숲을 만드신 이유가 우리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한 많은 엘프족과 드워프족, 그리고

수인족들도 그리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네. 에레나 여신께서 이 숲을 만든 이유는 본디 대륙에 존재하던 옛 신의 힘을 봉인시키려 했던

의도가 있었다네. 엘프, 드워프, 수인족이 이곳에 살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그건 180년 동안 처음 듣는 소리인데.”

“그야, 그동안은 우리 이전의 대신관님들과 촌장님들께서 이 이야기를 퍼트리지 않았으니까 말일세. 인간이든, 엘프든, 드워프든, 수인족이든……

뭔가 옛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지. 어르신들께선 그 호기심을 걱정하셨던 것이네. ‘옛 신의 힘이 봉인된 곳.’

뭔가 가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호기심은 생기지 않는가? 수많은 대륙인들과 영원의 숲에 사는 사람들 중에 그런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을 품어

그곳을 찾아가 보고자 하는 이가 없을 거라 단정 지을 순 없겠지.”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군.”

즉, 이 이야기를 일부러 숨기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 가는 것을 굳이 건드리지 않으며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필요에 따라선 언제든지 다시금 이 이야기가 후세에 이어질 수 있도록 그것을 대신관님과 촌장님이 대대로 물려받아 오며 지키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 봉인이라는 것은 영원의 숲에 금역이라고 하는 그곳과 관련이 있는 것이겠군요.”

내 질문에 프롤륀 신관님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여신님은 옛 신의 힘을 봉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원의 숲을 창조하셨으나, 이곳을 삶의 거처로 삼고 싶어 하는 종족들의 부탁에 영원의 숲 중앙

부분 이후로는 넘어가지 말라는 충고를 하시고 영원의 숲에 자리를 잡는 것을 허락하셨지. 선조들은 후손들이 이러한 여신님의 충고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영원의 숲 중앙 이후의 땅은 ‘금역’이라 칭하고 모든 종족을 이유 불문하고 금역에 가지 못하도록 막았단다.”

“그 긴 시간 동안 아무도 금역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네요. 인간이었다면 분명 얼마 가지 않아 금역에 들어가려고 하는 자가 나타났을

거예요.”

딱히 인간을 욕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가지 말라고 하면 무슨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때로는 강행 돌파를 해서라도 가고야 마는 것이 인간의 특성 중

하나니까 말이다.

위험하기 때문에 가지 말라는 곳도 ‘그곳엔 뭔가 보물 같은 것이 묻혀 있을 거야. 그래서 위험한 거고 말이야.’라면서 굳이 탐색해 보다가 목숨을

잃는 바보같이 용감한 모험자의 이야기도 흔히 떠도는 마당이니 말이다.

“후후, 그 긴 세월간 설마하니 단 한 명도 금역에 가 본 이가 없을까. 아마 알게 모르게 호기심으로 금역에 다녀온 자는 꽤나 많을 게다. 하나

금역에 정확하게 뭐가 있기에 그곳이 금역이라 불리는지, 또한 여신께서 어찌하여 그곳의 출입을 금하였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데 그곳에서 무언가 보물

같은 것을 발견했을 리가 만무하지.”

“영원의 숲 절반만 하더라도 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수인족까지 마을을 이루고 살아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의 면적인데 그 나머지 절반의

영역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돌아다니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겠지.”

나이아스 씨의 대답에 시미르 촌장님은 ‘후후.’ 하고 웃었다.

“쉽지 않은 게 아니라 어지간한 사람이면 몬스터에게 습격당해 죽거나 굶어 죽을 겁니다. 그만큼 깊은 숲에 들어가고도 멀쩡히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나이아스 님 정도 되는 실력자뿐이겠지요.”

“그런가? 하기야, 몬스터에 대해서 생각을 못했군. 그 정도의 깊은 곳이라면 오우거 같은 놈들도 제법 살고 있겠지. 직접 들어가 보질 않았으니

몇 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모르겠지만 어쩌면 드레이크나 와이번같이 보기 힘든 녀석들도 살고 있을지 모르겠군.”

“어째 벌써부터 들어가실 생각으로 가득하신 것 같습니다?”

작게 미소 짓는 시미르 촌장님을 바라보며 나이아스 씨는 빙그레 웃었다.

“그야, 아무 이유도 없이 너와 프롤륀 신관이 금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겠지. 그렇다는 것은,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금역 안에

있는 그 ‘봉인된 무언가’를 찾아가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 아닌가? 허락받지 않고 금역을 들어가는 것은 영

찜찜하겠지만, 정당한 이유로 들어갈 수 있다면 꺼릴 것도 없으니까 말이야. 한 번쯤은 영원의 숲 전역을 탐사해 보고 싶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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