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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63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9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63화

“당신, 딸들이 돌아왔다는 게 대체…… 어머나.”

“돌아왔습니다, 어머니.”

“도, 돌아왔다냥.”

루웬 씨와 그렌 씨는 한걸음에 어머니들께 달려가 그들과 가벼운 포옹을 나누었고, 타르헨 씨에게 붙잡혀 있던 케르츠 씨는 어머니들께 인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간신히 타르헨 씨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0년 만에 다시 재회하는 것인 만큼, 6명의 가족 모두가 모인 그 자리는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흠, 그런데 이쪽의 인간분들은?”

“이곳으로 오던 도중에 만나서, 그들의 목적지가 이곳 뤼피올 마을이라는 것을 알고 동행하게 되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뒤에,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으려니 타르헨 씨는 눈을 살짝 빛내면서 우리들의 얼굴을 차분히 둘러보았다.

“허헛, 인간을 만나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구먼. 이곳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 좀 했겠어.”

“아닙니다. 그렌 씨 들 덕분에 상당히 편하게 올 수 있었어요. 모르는 것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요. 그렌 씨 들이 아니었으면

오는 데 더 힘들 뻔했습니다.”

어느 부모든 자식을 칭찬하는 말에는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들의 태도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타르헨 씨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렌 씨 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두 아내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여보, 오늘 저녁엔 파티를 엽시다. 아이들이 데리고 온 손님인데 그냥 보낼 수는 없겠지.”

“그거야 상관없지만, 집에 그다지 있는 재료가 없는데요?”

“내가 구해 오리다. 좀 늦긴 했지만 사정을 설명하면 드렌트도 이해해 주고 저장되어 있는 음식을 좀 내어주겠지. 뭣하면 저번에 부탁했던 창고

수리를 거들어도 될 거고.”

“아뇨, 그렇게 해 주실 것까지는…….”

괜히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거절하려 했지만 타르헨 씨는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자네들은 우리 애들을 그저 우연히 만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젊었을 적 대륙을 여행하며 알게 된 사실은 세상엔 사실 우연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네. 10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우리 애들과 우연찮게 마주하고 또한 목적지가 같은 뤼피올 마을일 경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거야…….”

당연히 엄청 낮은 확률이다.

애당초 고향으로 향하는 그렌 씨 들과 마주친 것부터가 낮은 확률이고, 두 일행의 목적지가 영원의 숲에 있는 수많은 마을 중에서도 뤼피올

마을이라는 것 또한 낮은 확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우연이라는 것은 의외로 있기 힘들다는 것이야. 보아하니 아직 촌장님께는 다녀오지 않은 모양인데, 촌장님께 인사를 드리거든 그 뒤에 꼭

이곳에 들러 주게나.”

그렇게까지 말하니 결국 우리들은 타르헨 씨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럼 아버지, 일단 촌장님 댁에 들르고 오겠습니다.”

“오냐, 그 전까지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다녀오너라.”

타르헨 씨는 우리들을 보내면서 곧장 음식들을 구하기 위해 마을 쪽으로 걸어가셨다. 뤼피올 마을의 촌장님 댁은 타르헨 씨의 집에서 정반대 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혹시 프롤륀 신관님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음, 아무래도 지금 시간이면 힘들겠지. 촌장님이야 아주 늦은 시각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시간에 찾아뵈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지만 지금

시간이면 모두들 할 일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시간이니까 말이야. 많이 급한 문제였나?”

“아뇨, 당장 오늘 찾아뵈어야 할 정도로 급하진 않아요. 단지 이것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찾아온 길이라 드디어 도착했다는 생각에 좀 조급해졌던

것 같아요. 오늘은 촌장님께만 인사를 드리고 내일 찾아뵙는 것으로 할게요.”

“내 생각에도 그편이 훨씬 좋을 것 같군. 다만 촌장님은 프롤륀 신관님과 친하시니 그분께 그 검은색 수정을 보여 드리는 것도 괜찮을지도 몰라.”

“참고할게요.”

엘리시아는 그렌 씨의 충고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좋은 것은 프롤륀 신관님을 직접 찾아뵙고 검은 결정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지만 그렌 씨의 말대로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거기에 마을에서 가장 연장자인 촌장님께도 뭔가를 알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프롤륀 신관님은 내일 찾아뵙는 것으로 결정하고 우선은 촌장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찾아뵈었다.

다른 마을의 촌장님들과 마찬가지로, 뤼피올 마을의 촌장을 맡고 계신 시미르 촌장님은 우리들의 방문을 환영해 주셨다.

특히나 이번 방문은 10년 전에 촌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여행을 떠났었던 그렌 씨 들의 방문이었기에 시미르 촌장님은 더더욱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하지만 시미르 촌장님의 안내를 받고 향한 거실에는 우리를 제외하고도 먼저 방문한 손님이 있었다.

대략 그렌 씨 또래의 나이로 보이는 젊은 엘프 남성이었다.

거실로 들어오는 우리들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엘프 남성에게 시미르 촌장님은 작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말을 이었다.

“이거, 모처럼 방문해 주셨는데 보다시피 손님이 방문했군요. 자리가 불편하시다면 이들과는 나중에 다시 인사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존대?’

누가 보더라도 훨씬 나이가 많이 보이는 시미르 촌장님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 엘프족 남성에게 공손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눈치챈 일행들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하지만 엘프 남성은 시미르 촌장님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우리 일행의 모습을 다시금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 마을을 방문한 이들이 촌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은 오랜 엘프족의 전통이지. 그것으로 자리가 불편해졌다 생각할 일은 없네.

거기에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들만 괜찮다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싶은데. 괜찮겠나?”

마지막 말은 우리를 향해 묻는 말이었다.

촌장님께 인사를 드리는 이 자리에 자신이 계속 있어도 되겠냐고 물어본 것이지만, 나중에 방문한 손님인 우리가 나중에 다시 방문할지를 물어보는

것은 있을 수 있어도 먼저 방문한 손님이 자리를 뜬다는 것은 이상했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엘프족 청년에게 대답했다.

“먼저 촌장님을 찾아온 손님이신 것 같은데, 저희의 방문이 만남에 방해가 되었다면 나중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어차피 방문 인사라면 그다지 길게 이어질 것도 아닐 테니, 이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말도록. 자네도 신경 쓰지 말고 이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하게.”

“그럼, 하고 있던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는 것으로 하죠.”

시미르 촌장님은 엘프 청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리들에게 각자 의자를 내어주고 앉을 것을 권하였다. 그러곤 차를 대접해 주려고 하셨으나

그 부분에 대해선 그렌 씨가 가볍게 거절하였다.

“아버지가 간만에 가족들이 전부 모였다고 해서 음식을 구해다 어머니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차는 나중에 따로 찾아왔을 때

받도록 하겠습니다.”

“호홀, 그 작던 아이가 어느새 이리 듬직해졌을꼬. 그래, 알겠다.”

보통은 이렇게 호의를 거절하면 조금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으나, 아무래도 시미르 촌장님은 그렌 씨도 그렇고, 케르츠 씨나 루웬 씨가

어렸을 때부터 봐 왔던 분이라 그런지 그렌 씨의 말에 무례함을 느끼기보단 호홀 웃으시며 자리에 앉으셨다.

“자, 그러면…… 너희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쪽의 인간족 일행분들은 평범한 이유로 뤼피올 마을에 찾아온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

무슨 이유로 이 먼 곳까지 찾아왔는가?”

마치 손자 손녀들을 대하는 자상한 목소리로, 시미르 촌장님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우리들의 얼굴을 바라보셨다.

하지만 이전에 엘루윈 촌장님이 그러하였듯 시미르 촌장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엘리시아를 향하고 있었다.

아마도 엘리시아의 가슴 부근에 있는 검은 결정의 기운을 느낀 것인지, 우리들이 검은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꺼낼 수 있도록 배려하여 말해

준 것 같았다.

시미르 촌장님의 연륜이 느껴지는 노련함에 엘리시아는 일행을 한번 둘러보더니 천천히 옷 안쪽에서 검은 결정이 들어 있는 유리병을 꺼내어 촌장님께

그것을 보여 드렸다.

“실은, 이것 때문에 뤼피올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엘리시아가 꺼낸 검은 결정을 바라보는 시미르 촌장님의 눈이 깊어졌다.

살짝 인상을 찡그린 것 같기도 하면서 근심 어린 표정인 것 같기도 한 묘한 시선으로 검은 결정을 바라보던 시미르 촌장님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엘리시아를 돌아보았다.

“이것을 어디서 얻었는지에 대해 말해 줄 수 있겠는가.”

“시미르 촌장님은 이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아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그야 알다마다. 아마도 현 대륙에서 이것과 관련되어 무언가를 알 수 있는 곳은 이곳 뤼피올 마을밖에 없을 게다. 그런 의미로는 정확하게

이곳을 찾아왔구나.”

과연, 뤼피올 마을로 향하면 검은 결정에 관한 무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던 엘루윈 촌장님의 말씀은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시미르 촌장님은 별다른 말씀 없이 엘리시아에게 검은 결정을 어디서 얻었는지에 대해 눈으로 질문하셨고, 엘리시아는 이번엔 검은 결정에 관한 것을

왜곡하여 설명할 생각은 없었는지 솔직하게 자신이 아는 것을 시미르 촌장님께 말씀드렸다.

“이것은 최근 대륙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 현상 몬스터’라고 하는 몬스터 시체에서 발견된 결정입니다. 이곳까지 이 결정을 들고 찾아온 이유는,

이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함이에요. 여태까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결정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이 검은 결정이 옛 신의 힘이

깃든 물건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알아낸 것이 없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세르피안 왕국에 위치한 에레나 신전의 대신관님께 뤼피올 마을에 대해서 듣게

되었고, 프롤륀 신관님을 찾아뵙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오게 되었어요.”

“프롤륀 신관님을…… 그렇게 된 것이었구먼.”

“잠깐만, 엘리시아. 이 검은색의 수정이 이상 현상 몬스터와 관련이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것은 처음 듣는 소리다냥?”

예상했던 것처럼, 검은 수정에 대한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된 그렌 씨와 케르츠 씨, 루웬 씨가 이쪽을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엘리시아는 미안함이 담긴 표정으로 그렌 씨 남매를 돌아보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해요. 그동안 왕국의 사정으로 여러분들께 검은 결정에 대한 것을 숨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세르피안 왕국의 일반 귀족가 여식이 아니라 현 세르피안 왕국의 왕녀인 엘리시아 폰 세르피안이라고 합니다.”

“냥? 엘리시아가 공주님이란 말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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