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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214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6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14화

“하긴, 그렇겠네요!”

시작부터 녀석에게 상처를 입힌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투가 흘러갔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단계다.

상처를 입었다는 말은, 녀석이 우리에게 그만큼 위험을 느꼈다는 소리다.

자신이 믿는 단단한 비늘이 뚫린 것을 알아차린 드레이크의 공격은 더욱더 날카롭고 매섭게 이어질 것이고, 상처 입은 맹수는 위험하다는 말처럼 훨씬

더 거세게 날뛸 것이다.

그리고 녀석의 몸에 검을 찔러 넣었다고 해도, 그 거대한 몸에 1m가 조금 넘는 검신이 파고들어 봤자, 몬스터 특유의 회복력을 감안하면 치명타로

볼 위력은 아니다.

다만 오러에 의해 상처 주변 세포가 심하게 손상을 입은 만큼 지속해서 녀석의 체력을 앗아 갈 것이기에, 그것에 기대하며 자세를 가다듬은 나와

세라 누나, 셀린과 그렌 씨는 검은 드레이크를 포위해 녀석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다들 조심해, 녀석이 반격해 온다!”

그렌 씨의 외침 소리와 동시에, 검은 드레이크는 무차별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우리를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그 큰 입을 쩍 벌려 물어뜯으려고 하는가 하면, 뒤쪽으로는 긴 꼬리를 매섭게 휘둘러 자신의 후방을 방어했고, 조금이라도 옆구리를 노리려고

다가서려고 하면 어김없이 앞발을 휘둘러 우리의 접근을 철저히 견제했다.

“이 녀석, 한 번 당하더니 이전과는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잖아?”

“아무래도 지난번엔 제대로 상처를 주었던 일격이 없었으니까요.”

당시엔 오러 익스퍼드 하급 실력이었던 나와 마찬가지로 하급 실력인 그렌 씨가 전력을 다해 오러 소드를 전개해도, 그 힘을 한 곳에 집중시키지

않는 한 녀석의 단단한 비늘을 뚫고 가죽까지 베기는 무리였다.

그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은 드레이크가 세라 누나를 공격하는 그 틈을 노려 검을 내지르거나 휘둘러 아주 조금이나마 가죽을 뚫고 데미지를 주는

정도였는데, 드레이크의 회복력을 감안하면 그 큰 덩치에 바늘 하나를 콕 찌른 정도의 미미한 피해였을 뿐이라, 녀석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이라고 느낄

만한 공격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유일하게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세라 누나도 나와 그렌 씨가 제대로 버티질 못하니, 그 점을 메우느라 자세가 계속 흐트러지고, 녀석의 반격에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했으니, 그때의 드레이크 녀석은 우리를 단순한 침입자 혹은 사냥감 정도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셀린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네.’

이전에는 마치 원수 보듯 셀린을 어떻게 해서든 물어뜯으려고 끝까지 추격전을 벌였던 녀석이, 지금은 셀린이 바로 옆에서 검을 휘두르는데도 셀린에게

그다지 관심 주지 않았다.

세레나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으면서, 기존 레드 드레이크의 기운이 중화되기라도 했나?

어쨌든, 현재 상황에서는 셀린만 노리지 않아 주니, 더욱더 녀석의 움직임을 봉쇄하기가 쉬워졌다.

녀석의 시선이 닿는 인원은 공격보다는 최대한 드레이크의 공격을 피하는 데 주력하고, 한 명 또는 두 명 정도 인원이 공격당하는 틈을 타서 나머지

인원은 녀석에게 접근해 다리나 꼬리, 때때론 몸통에 작은 스크래치를 내며 천천히 녀석을 압박해 들어갔다.

“크아앙!”

하지만 네 사람이 번갈아 가며 공격하는데도, 녀석의 체력은 지칠 줄 모르는지 더 거세게 날뛰기 시작했다.

꼬리가 한 번 내리쳐질 때마다 땅이 움푹움푹 파이는 그 모습에 다들 적잖이 식은땀을 흘리며, 혹시라도 실수로 놈의 공격에 적중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마나의 힘으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패여 나타나라! ‘실드(Shield)!’”

간간이 루시안과 루웬 씨로부터 방어 마법인 실드가 우리를 보조해 준다.

드레이크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 낼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와 드레이크 사이에 생성된 실드가 녀석의 공격에 한 번 부닥치면서, 처음 휘둘러지는

매서운 속도를 적잖이 줄여 주었다.

“크아아아!”

또다시 온몸을 뒤흔들 정도로 강력하게 내질러지는 포효음.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주변을 알짱거리며 자신의 몸에 연달아 생채기를 내는 우리를 향한 녀석의 분노 표현이었다.

아무래도 우리 네 사람을 번갈아 가며 노리다 보면, 결국 한 명을 채 잡기도 전에 계속해서 후방 공격을 당하리라 생각했는지, 녀석의 공격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렌 씨, 조심하세요!”

“어엇!”

검사 팀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둔한 그렌 씨를 검은 드레이크가 집중적으로 노리며 공격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본인이 느끼는 기준에 따라, 가장 약한 적부터 먼저 처리하며 순차적으로 숫자를 줄여 나갈 생각인 것 같다.

역시나 여태껏 만났던 이상 현상 몬스터 중에 가장 최강이라고 할 만한 몬스터인 만큼, 이렇게 몰아붙이는데도 그 와중에 대응책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는 모습에 작은 감탄이 나온다.

물론 이 상황에서 와아! 하고 감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속으로만.

그렌 씨는 느닷없이 검은 드레이크의 집중 공격을 받고, 이를 악물면서 땅을 구르기 시작했다.

“크윽! 이 녀석이!”

그렌 씨가 드레이크의 공격을 피해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으나 녀석이 재차 휘두르는 앞발에 제대로 일어서기도 전에 다시 땅을 굴러야 했다.

그러나 땅을 굴러 그 공격을 간신히 피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커다란 입과 날카로운 이빨이 그렌 씨를 노리고 물어뜯어 온다.

“마나의 힘으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패여 나타나라! ‘실드(Shield)!’”

루시안과 루웬 씨가 집중 공격당하는 그렌 씨를 보호하려고 연달아 캐스팅해 놓은 실드 마법을 쏟아부었지만, 작정하고 달려들기 시작하는 드레이크의

기세를 막기엔 실드로도 무리였는지, 마법이 구현되는 족족 실드 마법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파창! 하며 깨져 나갔다.

“으윽!”

드레이크가 그렌 씨를 집중해서 노리는 그 순간에, 나와 세라 누나가 놈의 빈틈을 노리려고 접근했지만, 녀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해 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그 큰 꼬리를 거칠게 휘두르며 우리의 접근을 방해함과 동시에, 집요하게 그렌 씨를 노리고 우리의 진형을 거침없이 파고들어 왔다.

“저 녀석, 머리가 제법 좋은걸……!”

“그러게요……!”

세라 누나와 나는 이어지는 상황을 보고 동시에 인상을 찌푸렸다.

본래라면 몬스터에게는 그만한 판단을 내릴 지성이 없어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공격하려는 특성 탓에, 이러한 진형을 제대로 공략하기란 무리에

가깝다.

한 명이 공격당한 뒤엔, 자리를 슬쩍 교체해 주기만 하면 다시금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공격하는 단순 무식한 몬스터의 특성을 노려 진형을 잡는

사람들이 서로 돌아가며 체력을 골고루 나눠 소비하는 방식으로, 주로 자기보다 강한 몬스터를 천천히 체력을 소진해 가며 상대할 때 주로 사용하는

전법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몬스터의 사방을 점하고 돌려 깎기를 하듯 공격하는 방법인데, 저 검은 드레이크는 이 전법에 약점을 정확하게 노리고

파고든다.

애당초 이러한 진형을 쓰는 이유는, 토벌하고자 하는 몬스터의 체력과 강함이 일행 한 명 또는 두 명이 감당할 수준을 뛰어넘기에 사용한다.

그런 만큼 반대로 말하자면, 개개인 한 명 한 명은 몬스터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그것을 완벽히 막아 내고 반격할 만큼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드레이크가 하는 행동처럼 한 명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자연히 진형 전체가 멈춘다.

‘녀석의 신경이 그렌 씨에게 집중되는 만큼, 한 번 공격을 노려 볼 만도 하지만…….’

역시나 녀석의 무지막지한 체력이 걸린다.

일격을 성공시키더라도 단칼에 목을 자르거나 뇌나 심장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이상, 저만한 몬스터를 일격사시키기는 불가능하다.

자칫 잘못해서 반격을 한 번 허용하면 단숨에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지는 우리와 달리, 몬스터는 그 깡 체력과 회복력으로 ‘몇 대는 맞아 줄게. 그

대신 한 대, 단 한 대만 걸리면, 넌 아주 엿 되는 거야.’ 식이니 이러한 상황에선 빈틈을 노리기도 주저된다.

녀석의 공격 패턴 변환에 적잖이 애먹으려니, 때마침 나를 향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넬, 그렌을 데리고 떨어져라!”

그것은 나이아스 씨의 목소리였다.

어느새 상급 공격 마법의 캐스팅을 끝냈는지, 그의 양손에서는 무시무시한 크기의 마나 덩어리가 한데 뭉쳐 빛을 흩뿌렸다.

하나 그 마나 덩어리에선 그 크기에 해당하는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검은 드레이크와 전투가 시작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캐스팅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느리다고 의아해하던 참이었는데, 아무래도 전투를 벌이는

우리부터 검은 드레이크가 마나의 유동을 포착하지 못하도록 모종의 방법을 사용해 마법을 캐스팅한 모양이었다.

‘역시 마스터……!’

“후우……!”

나는 나이아스 씨의 목소리를 들은 뒤에 곧바로 실버 레이에 부여한 오러를 회수하여 신체 강화에 부여했다.

한층 더 빨라진 순발력과 감각이 온몸을 휘감음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드레이크의 무차별 공격을 받는 그렌 씨에게로 향했다.

“크앙!”

“읏……!”

자신의 뒤쪽에서 느닷없이 인기척이 느껴지자, 검은 드레이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는 매섭게 앞발을 휘둘러

들어왔다.

단단히 별렀다는 듯이 휘둘러지는 그 앞발을 몸을 구르듯이 하여 간신히 피하고, 나는 쓰러진 그렌 씨의 몸을 강제로 일으켰다.

“그렌 씨, 괜찮으세요?”

“아, 아니.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그런 말씀 하시는 것 보니 아직 여유 있나 보네요.”

그러나 지금 그렌 씨와 농담 따먹을 시간은 없었다.

검은 드레이크가 나를 재차 바라보며 달려들 것 같은 모습에, 나는 황급히 그렌 씨의 몸을 붙잡고 그대로 땅을 박차며 최대한 녀석과의 거리를

벌렸다.

당연히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우리의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드레이크가 아니었으나 이어지는 또 다른 마법 구현에 검은 드레이크는 일시적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움찔하며 그 몸을 속박당했다.

“마나의 힘으로! 나의 적을 구속하여,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라! 패럴라이즈(Paralyse)!”

“마나의 힘으로! 나의 적을 구속하여,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라! 패럴라이즈(Paralyse)!”

루시안과 루웬 씨가 동시에 외치는 더블 구속 마법.

해당 대상의 신체를 구속하려면 그 힘을 견딜 만큼의 마나가 필요한 구속 마법의 특성상, 루시안과 루웬 씨가 동시에 구속 마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검은 드레이크의 움직임을 봉쇄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야말로 잠깐 ‘멈칫’한 정도에 불과한 드레이크가 재차 몸에 힘을 주자, 두 사람이 구현시킨 구속 마법은 맥없이 깨져 나갔으며,

검은 드레이크는 다시금 포효를 내지르며 나를 노려보았지만.

‘그 잠깐의 멈칫거림이 중요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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