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라이프 207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9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07화
아닌 것이 아니라, 오러 마스터보다도 대량 살상 및 마법 도구 제작에 관해서는 국가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준다는 것이 마나 마스터라는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것에는 나이아스 씨가 자신의 귀찮음을 감소하고, 적절한 선에서 우리가 하는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나이아스 씨는 그것을 감수해서라도, 만드라고라를 구매할 의향임을 말했다.
아마도 이러한 제안은 평생에 단 한 번만 받아 볼 그런 것이겠지만, 아쉽게도 나이아스 씨의 제안에 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어 거절 의사를 나이아스 씨에게 표현하였다.
그는 확연히 실망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는,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가, 확실히 자신이 얻은 행운을 남에게 양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겠지. 비록 직접 섭취한다면 과도한 마나의 주입으로 죽음에 이르겠지만,
만드라고라를 섭취할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역시, 그것을 직접 섭취할 생각이냐?”
“아닙니다. 저는 만드라고라를 저나 셀린이 먹을 생각도 또한 누군가에게 판매할 생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만드라고라는 이미 먹거나 팔 그런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말에 나이아스 씨와 일행들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내 무릎에 다소곳이 앉아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경청하며(아마도 모르는 단어를 고민하는 듯 보였다.) 초롱초롱한 두 눈동자로 일행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세레나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나이아스 님도 또 루시안과 엘리시아, 다른 분들이 궁금해하는 이 아이의 정체가 바로 저와 셀린이 발견한 만드라고라가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킨
모습이거든요.”
“뭐, 뭐라고?”
“……!”
물론, 이 말을 한 뒤에 이야기를 들은 나이아스 씨도 루시안도 엘리시아도 그리고 그렌 씨와 그 가족들도 당황함을 넘어 경악에 가까운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음은 당연했다.
모두가 세레나의 정체가 만드라고라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 그녀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세레나는 그 시선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는지 내 옷자락을 꼬옥
잡고 불안한 얼굴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런……!’
나는 그런 세레나의 심경 변화를 눈치채고, 세레나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무래도 세레나의 정체를 말하면, 이러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가능하면 세레나가 없는 자리에서 말하고 싶었는데.
처음 보는 낯선 장소에 한 명도 아니고 1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다 보니, 빌카스 마을에서 탈로트 씨와 함께 지냈던 때와는 달리, 세레나는 낯선
이들의 시선에 나와 셀린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그렇다고 나나 셀린 둘 중 한 명이 세레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판국이라, 하는 수 없이 나는 세레나를 억지로 떼어 놓기보다는 무릎에
앉혀 놓아, 세레나가 다소 덜 불안하게 다독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워낙 많은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통에, 세레나가 아직 그 많은 언어를 전부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자기 자신을
섭취한다느니, 판다느니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똑똑한 아이인 만큼, ‘만드라고라’라는 단어가 오감으로써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이 나누며, 대화 내용이 그렇게 좋은 내용은 아님은
파악했을 것이다.
세레나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한쪽 손을 둘러 세레나를 가볍게 껴안아 주려니, 그렌 씨가 세레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너희가 만드라고라를 채취하고 나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만드라고라가 아이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네, 맞습니다.”
그렌 씨는 내 대답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거참, 나도 모험가라 만드라고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만드라고라가 사람 모습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아니, 전혀 불가능한 말은 아니다.”
일행 모두가 고개를 갸웃하는 상황에도, 나이아스 씨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두 눈을 지그시 감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만드라고라는 그 겉모습 탓에 몸을 스스로 움직이는 특이한 식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만드라고라의 내부를 이루는 성분은 대부분 다른
식물의 뿌리처럼 물과 영양분이 아니라 강력한 마나의 집합체다. 그렇기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식물로 볼 수 없는 생명체지.”
세레나의 모습을 힐끔 쳐다보고, 나이아스 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계속 말했다.
“아넬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이 아이, 세레나는 자신의 최면향을 넓게 흩뿌려서 일정 영역의 숲을 뒤덮어 자신의 영역을 만들었다지.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만드라고라는 자신의 최면향으로 고작해야 야생 동물 하나나 몬스터 하나를 홀려 고작 자기 자신을 지킨다. 최면향을 넓게 흩뿌리거나
영역을 만드는 행동 자체는 한 번도 알려진 적이 없지. 즉, 세레나는 다른 개체의 만드라고라들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이 강하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더 오래 살아왔다고 봐야겠지.”
확실히 세레나가 아직 인간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기 전, 만드라고라의 모습일 때 땅에서 캐낸 만드라고라의 크기는 내가 일반적으로 알던 만드라고라의
크기보다 적어도 3배 이상은 더 되었다.
오래 산 만큼이나 그 크기가 커진다고 생각하면, 내가 어림잡아 생각했을 때 세레나의 실제 나이는 약 500살 이상.
혹은 그 이상보다도 더 살아왔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100년 정도 만드라고라가 품은 마나의 양도 정확한 방법을 숙지한 뒤에 섭취하면 오러 익스퍼드 하급의 유저를 상급에 근접하게 한다. 마나
익스퍼드 하급의 유저라면, 똑같이 상급에 근접하게 하지. 이 아이 정도면 그보다도 더 큰 마나를 품었을 것이고, 사람의 몸이라는 제약이 없는
마나의 집합체와 같은 만드라고라가 ‘인간이 되고 싶다.’라는 강한 염원이 생겼을 때, 그 내부에 잠든 마나가 모종의 작용을 일으켜, 인간의
모습과 매우 흡사한 형태로 만드라고라의 신체를 변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나이아스 씨는 세레나가 인간의 신체로 변화할 때 그 인간의 신체 정보를 셀린에게서 받아들여 모습을 변화시켰고, 그 때문에 세레나가
셀린과 똑 닮은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기까지 말을 들어 보면, 어렸을 때 봤던 만화영화 중에 메O몽이라고 하는, 자신의 신체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던 어느 몬스터가 떠오른다.
나이아스 씨 역시 어디까지나 자신의 추측일 뿐, 정확한 원인은 오랜 시간을 들여 세레나를 연구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으리라 말했다.
어쨌든 간에 중요한 것은 세레나에 대한 의문을 일행들에게 풀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세레나가 만드라고라의 모습 그대로 이곳에 있었으면, 이것을 팔지 아니면 섭취할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겠지만, 그녀가 강한 마나를 품었고 또한
능력이 특별하다고 이야기를 들어도 실질적으로 일행들 눈에 보이는 모습은 영락없이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순수한 4살짜리 여자아이의 모습이었기에,
의외로 별 거부감 없이 세레나는 일행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음, 굳이 비유하자면 송아지를 도축하는 모습을 보면, ‘불쌍해. 못 먹겠어.’라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겠지만, 이미 도축이 끝난 송아지 고기를
보면 ‘이거 참 맛있겠군.’ 하고 입맛을 다시는 것처럼, 결국 세레나가 스스로 인간 모습으로 변해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고, 결과적으로 먹히는 것을
피했다고 보겠지.
실제로 지금은 세레나를 귀엽게 여기며 말도 가르치고, 고기도 먹여 주는 나 역시도 세레나가 만드라고라의 모습을 할 때는, 그저 이것을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움직이는 특이한 식물 정도로만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세레나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 모습으로 변한 이유는, 나와 셀린에게 언제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더 파고들면 인간의 본성은 어떠니, 가식적이니 뭐니 하면서 쓸데없는 방향으로 생각이 나아갈 것 같았으니, 지금은 부드러운 세레나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자.
하지만 세레나에 대한 질문이 끝난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정체에 대한 부분뿐이었는지, 나는 기습적으로 이어지는 엘리시아의 말에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만요, 아넬! 세레나의 정체가 사실은 두 사람이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우연히 만난 만드라고라라는 점은 알겠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어째서
아넬과 셀린을 아빠랑 엄마라고 부르죠?”
“어…… 그러고 보니, 굳이 부모 행세할 필요는 없잖냥? 오빠나 언니 정도 역할만 해도 충분할 텐데 말이다냥.”
“아, 그게. 아하하……!”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나는 날카롭게 쏟아지는 엘리시아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
하지만 엘리시아의 질문에 다시금 일행들에게선 의아함이 번지며, 나와 셀린이 굳이 세레나를 동생이 아니라 자식으로 받아들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셀린에게도 마찬가지.
아무리 친한 친구 관계라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검은 드레이크를 유인해 간 셀린을 구하려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숲으로 뛰어가고, 기어코 셀린을
구출해 뤼피올 마을까지 생환시켰다.
비록 동료들에게는 좀 비난받았을지언정, 외부적인 시선에서만 바라본다면 한 편의 이야기책에나 나올 법한 활약인 셈이다.
그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혈기 왕성한 남성과 남성에게서 목숨을 구해진 여성 단둘이서 여행했다.
세레나가 중간에 끼어들었다고는 하나 나와 셀린 사이에 관계 변화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긴 무리였는지, 일행들은 이미 답을 확정지어 놓고 우리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요 녀석, 순순히 밝히지 못할까! 이미 세레나의 행동을 보면, 부모 행세를 상당히 즐긴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 남자로서 확실히 책임은
지겠지?”
“아, 아뇨…… 딱히 책임이라고 할 것까지는…….”
“그 말의 뜻은 스스로 책임질 만한 행동은 일체 한 적이 없다는 뜻이렷다?”
빙글빙글 웃으면서 묻는 그렌 씨의 말엔, 끄응! 하고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그런 일은 한 적 없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면, 그들도 더는 추궁하지 못하겠지만, 내 성격상 명백히 일을 거나하게
저질러 놓고 한순간의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거짓말한다는 것은 양심에 못을 박듯 콕콕 찔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셀린 역시 이런 내 성격을 아는 탓인지, 내가 거짓말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이미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 일행들의 시선을 피하는
중이었다.
결국, 그렌 씨의 물음엔 제대로 변명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린 시점에서 이미 이야기가 확정 났는데도, 내게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야
말겠다는 듯이 집요하게 추궁해 오는 그렌 씨와 케르츠 씨의 물음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스스로 셀린을 책임질 만한 행동을 했음을
인정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