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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206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4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206화

그 소식을 전해 받자마자, 나이아스 씨는 본인만 이동 가능한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 이곳으로 왔으며, 나와 셀린의 모습을 확인한 나이아스 씨가

가장 처음으로 말한 것은 ‘무사해서 다행이다.’라는 다소 안도의 한숨이 섞인 말이었다.

“미안하다. 명색이 마스터라는 칭호를 가진 자가 고작 몬스터 한 마리를 제대로 상대하지 못해 한참 어린 너희에게 그런 판단을 하게 했구나.”

그리고 나이아스 씨의 사과가 이어졌다.

나이아스 씨는 나와 셀린이 검은 드레이크를 유인하여 숲으로 들어갔을 때, 두 가지 선택지를 골라야 했다.

첫 번째는 나와 셀린을 구하려고 숲으로 들어가는 것과 두 번째는 나와 셀린을 포기하고 나머지 일행을 무사히 피신시켜 뤼피올 마을로 돌아오는 것.

그중에서 나이아스 씨가 선택한 것은 전자가 아닌 후자였다.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는 나이아스 씨가 보조 마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뒤를 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와 셀린은 결국 어떻게 해서든 검은 드레이크의 공격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나이아스 씨의 처지에서는 어떻든 간에 나와 셀린을 구하기를 포기한

것이므로 그것을 사과했다.

하나, 애당초 나이아스 씨는 우리와 함께 신전으로 찾아갈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찾아갔다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우리를 지켜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마음만 먹었다면, 우리가 그의 마법에 피해를

보든 말든 그대로 상급 마법을 캐스팅하여 검은 드레이크를 공격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나이아스 씨는 우리의 피해를 걱정하여 신전 영역에

들어서기 전에 일행 모두에게 보조 마법을 걸어 주고 또한 검은 드레이크와의 전투에서는 속박 마법과 방어 마법으로 우리를 지원해 주었다.

나와 셀린이 그 협곡 속에서 살아남았던 이유도, 따지고 보면 나이아스 씨의 보조 마법 덕분이었다.

그런 만큼, 다른 일행들을 확실히 구하려고, 살릴 확률이 모호하여 우리를 포기했다는 나이아스 씨에게 우리가 서운함이나 원망 같은 감정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오히려 그의 마법 덕분에 우리 두 사람이 살았으니 감사해야겠지.

그런 점을 나이아스 씨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마스터라는 칭호와 그에 걸맞게 연장자의 나이를 지녔는데도, 나와 셀린에게 우리의 구출을 포기한 데 대해 사과하는 것을 보면, 나이아스

씨는 역시나 상냥한 사람이었다.

루시안 때와 마찬가지로, 나와 셀린은 나이아스 씨에게 그런 판단을 내려 괴로운 마음을 가지게 한 것에 사과하고 또한 서로 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일행 모두가 무사하다는 이유로 웃어넘기기로 하였다.

그렌 씨와 케르츠 씨, 루웬 씨나 엘리시아, 세라 누나 역시 결론적으로 일행 모두가 무사히 다시금 모였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하면서, 우리는

그간 서로에게 있었던 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희가 검은 드레이크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간 이후, 나와 그렌 씨는 루웬 씨와 나이아스 님의 치유를 받고서 일행 모두와 이다음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했어.”

이젠 우리 두 사람을 용서해 준 루시안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일단 신전 구역은 검은 드레이크의 영역이니, 이곳에서 벗어나 지친 몸을 가눈 뒤에 너희 두 사람을 탐색하자는 의견과 그 시간 동안 버틸 식량이

없으니, 우선은 뤼피올 마을로 돌아가 혹시라도 모를 너희의 생환을 기다리자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었어.”

참고로 전자의 경우엔 눈앞에서 친구를 두 명 잃어 이성을 잠시 놓은 루시안과 그렌 씨가, 나머지 일행들은 전부 후자를 선택했다고 한다.

부상한 루시안과 그렌 씨의 경우엔 치유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하긴 했지만, 간신히 걸음이 가능한 수준에 불과했고, 세라 누나 역시 상당히 지친

상황에서 검은 드레이크의 영역에 해당하는 그 숲을 탐색하면서 나와 셀린을 찾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만약에라도 한 번 더 검은 드레이크와 마주친다면, 당시의 전력으로는 100% 전멸 루트였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하여 신전에서 벗어나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까지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그 후엔 뤼피올 마을로 바로 복귀해 너희의 생환을

기다렸어.”

하지만 신전을 벗어나고 이곳 뤼피올 마을에서 우리 생환을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았다고, 루시안은 말을 덧붙였다.

“피신하면서, 나이아스 님이 신전의 정확한 좌표를 확인해 주셨어. 좌표를 따라 최단 기간 내에 이동한다면. 이전과는 다르게 뤼피올 마을에서

신전까지 일주일 내로는 도착할 거야. 또 그동안 나이아스 님은 신전에 펼쳐진 에레나 여신님의 결계에 대해 일부분을 프롤린 신관님과 함께

해석하면서, 신전에 결계를 다시 복구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으셨지.”

그 외에도 그렌 씨와 세라 누나는 그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검은 드레이크를 상대할지를 연구하고, 마법사인 루시안과 루웬 씨는 검은

드레이크의 표적이 되지 않으면서 나이아스 씨를 도와 우리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방어 마법을 사용할 타이밍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들 나름대로 제2차 검은 드레이크 토벌을 준비했다.

“우리는 그간 이렇게 지내 왔는데, 아넬과 셀린은 어떻게 녀석에게서 살아남았어?”

“우리가 겪은 일을 전부 설명하자면 조금 길지만, 거짓은 없으니까 차분히 들어주었으면 해.”

루시안 쪽 이야기를 들은 후, 나와 셀린이 그들과 헤어진 뒤 일어났던 일을 설명해 주었다.

셀린을 쫓아서 검은 드레이크의 공격에서 셀린을 구출하고, 그 후엔 녀석과 계속 추격전을 벌이며 숲의 지형을 이용해 도주하다, 결국 추격을 떨쳐

버리지 못해 나이아스 씨의 보조 마법을 믿고 협곡에 몸을 던졌다는 것.

그 후에 간신히 살아남아 동굴에서 비를 피한 뒤에, 야생 동물을 잡아먹으며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무조건 전진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일단 부끄러워, 나와 셀린이 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당연히 이야기에서 누락시켰다.

다만, 루시안도 그렇고 엘리시아도 그렇고, 그 기간에 나와 셀린 사이에 심상치 않은 관계가 진전했음을 눈치챘는지, 어째 복잡한 시선으로 우리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었고, 그렇게 동쪽을 향해 걷던 우리는 어느 순간에 우리가 숲을 맴맴 돈다는 사실을 깨달아, 이 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들이 강력한 최면 효과에 걸려들었음을 파악하고 숲을 빠져나가려고 노력한 결과, 숲의 중앙에서 만드라고라를 발견했다는 부분을

설명하자,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마법적 지식이 풍부한 나이아스 씨였다.

“뭣, 만드라고라를 발견했단 말이냐!”

“아, 네! 생긴 모습을 직접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지만, 열매에서 나오는 강력한 최면향의 효과나 뿌리가 직접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것을 보고

그것이 만드라고라임을 알았습니다.”

“흐음, 이거 뜻밖에도 엄청난 행운을 발견했구나! 어쩐지 이전에 봤던 것과 비교해 너와 셀린의 몸에서 더욱 강한 오러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만드라고라를 섭취했더냐? 하기야 제대로 된 도구나 식량도 없이 쉬지도 못하고 계속 이동했는데, 만드라고라를 무리해서 채취해

가져오기보단 그 자리에서 섭취해 에너지원으로 삼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겠지.”

“……그게.”

나이아스 씨는 나와 셀린이 기존과는 다른 강한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진작 파악했는지, 그 원인을 우리 두 사람이 우연히 발견한 만드라고라를

섭취했기 때문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이야기할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서, 나는 나이아스 씨에게 우리 두 사람이 만드라고라를 섭취하지 않았으며, 먹은 것은 오로지

만드라고라가 우리 두 사람에게 넘겨준 열매 하나씩을 받아먹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뭣, 고작 열매 하나씩을 받아먹었을 뿐이란 말이냐? 하지만 만드라고라의 열매엔 강력한 최면과 환각 효과가 있어 특별한 정제 방법을 거치지

않으면, 그대로 먹는다는 것은 맹독을 섭취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을 텐데……! 아니, 그전에 그렇다면 만드라고라의 뿌리는 어떻게 했지? 설마

채취하여 이곳까지 가져왔느냐?”

나이아스 씨는 상당히 흥분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만드라고라라면 역시나 자연에서 얻는 마법 재료 중에서는 가장 최상급으로 취급하는 아주 귀한 재료다.

특히나 영원의 숲 금역에 핀 만드라고라라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만큼이나 오래 묵었을 것이고, 그 효능이나 가치는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터.

나이가 180이 넘도록 아직도 마법에 정진하는 나이아스 씨에게는 그야말로 눈에 불을 켜고 원할 만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사정을 안다 해도, 만드라고라를 나이아스 씨에게 넘겨줄 수는 없었다.

그것이 단순한 식물 뿌리에 불과했다면, 당장 좋다고 판매했을지도 모르지만…….

“네, 열매만 섭취하고 만드라고라는 이곳에 ‘데리고’ 왔습니다.”

일부러 ‘가져왔다’가 아니라, ‘데려왔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나이아스 씨도 그렇고 다른 일행들도 그 표현의 차이를 인식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 나 역시도 여태까지 단 한 번만, 그것도 인간의 도시에서 열린 경매에 나타난 아주 작은 만드라고라를 본 것이 전부인데, 그것을 채취해

오다니! 정말 대단하구나! 또한 그 상황에서 특별한 이유로 열매를 섭취했더라도, 검사로 만드라고라의 뿌리를 섭취할 욕심을 견디기 어려웠을 텐데.

물론 그 자리에서 만드라고라의 뿌리를 섭취했다면, 어지간한 경지로는 그 막대한 마나 양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겠지. 그런 의미로는 우연인지 아니면

너희 두 사람의 참을성에 에레나 여신이 도우셨는지, 정말 다행이라고 하겠구나.”

역시나 마스터에 오른 인물답게, 나이아스 씨는 만드라고라의 뿌리가 엄청난 양의 마나를 품으며, 그것을 그냥 섭취했을 땐 강력한 마나의 폭풍으로

죽을 수도 있음을 알았다.

나이아스 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우리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후우! 천천히 심호흡해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혹, 너희가 얻었다는 그 만드라고라를 내게 팔겠느냐? 값은 충분히 지급하겠다. 재화로 값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내 힘을 너희에게

빌려주겠다. 물론 이번 검은 드레이크를 처치하는 것은 논외고, 필요하다면 인간의 왕국에 방문하여 나와의 관계를 왕에게 직접 말할 것이다. 그러니

판매에 대해 생각해 주길 바라마.”

그것은 나이아스 씨가 우리에게 해 줄 최고의 흥정이었을 것이다.

재화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마스터와의 인연은 함부로 생각할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당장 신분 여하와 관계없이 일반 평민이라고 하더라도, 설령 노예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대륙 유일의 마나 마스터인 나이아스 씨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과 나이아스 씨에게 ‘부탁’한다는 것을 왕국에서 안다면, 그 사람에게 대우가 엄청날 것이다.

신분이 절로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이 가진 나이아스 씨와의 친분을 이용하려고 온갖 부귀영화를 약속하며, 달콤한 말로 구슬려 각종

혜택을 보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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