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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것은 검 97화

무료소설 내가 믿는 것은 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9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내가 믿는 것은 검 97화

097. 내기

 

 

“자네는 아넨교의 구사도들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나?”

 

자신들의 신만을 믿으며 다른 신들의 존재를 극히 부정하는 혼요종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기엔 다소 뜬금없는 주제다.

 

괜히 귀찮아질지도 모른단 생각에 안톤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구사도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단편적으로 알고 있소이다. 아넨으로부터 아홉 가지 성물을 나눠 받은 구사도들은 하나하나가 세상을 유지하는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던가? 딱 그 정도로만 알고 있소.”

 

“그래도 생각보다 훨씬 잘 알고 있군. 하긴 워낙 유명하고 널리 퍼진 신화이니 어쩔 수 없나.”

 

“혹여나 해서 미리 말해 주는 건데, 내가 그들의 신도인 것은 아니오.”

 

“허허. 그렇게 변명하지 않아도 되네. 아무튼 대충 알고 있다니 얘기가 빠르겠군. 그럼 혹시 그 아홉 가지 성물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음……. 모두 다 기억하지는 못하오. 사실 방금 당신이 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진, 그냥 사기꾼들이 되는대로 만든 얘깃거리라고만 생각했소.”

 

안톤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세로게트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기꾼들이 만든 얘깃거리라는 말엔 동의하지만, 아홉 가지의 성물들과 사도들은 실존하네. 물론 자네가 알고 있는 그 이야기들은 세계의 진리를 사이비 놈들이 제멋대로 각색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은연중에 아넨교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는 세로게트였다.

 

그도 그런 기색이 상대에게 전해졌을까 싶었는지, 무안한 듯 헛기침을 내뱉었다.

 

“아무튼 세상이 창조될 적부터 성물은 이 세계에 존재했네. 그리고 운명을 지닌 자들만이 그 성물의 주인이 될 수 있었고, 그 운명의 주인을 구사도라고 칭했네.”

 

“설마 내가 그 사도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오?”

 

“이해가 빠르군. 아홉 가지 성물 중 하나인 율법의 힘을 품고 있는 자네는 이미 훌륭한 사도라네.”

 

“그럼 집행자는? 집행자라는 말은 뭘 뜻하는 거요?”

 

“율법의 힘을 얻은 사도를 집행자라고 하지.”

 

“정확히 율법의 힘이라는 게 뭐요?”

 

“운명. 율법의 힘을 손에 넣은 자는 그 어떤 존재보다 거대한 운명을 지닌 채로 태어나지.”

 

한 번 말을 멈추고 뜸을 들인 세로게트가 눈을 빛냈다.

 

“그 어떤 모순 속에서도 끝내 세계의 목적을 이뤄 내는 자. 집행자. 그게 바로 자네라네.”

 

그 이후로 안톤은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세로게트의 말을 그저 헛소리로 치부할 수 있었다면 좀 나았을 텐데.

 

회귀, 시간 역행, 공간의 틈새에서 만난 어떤 존재까지. 세계의 여러 신비를 직접 몸으로 겪은 안톤은 그럴 수도 없었다.

 

세로게트는 그러한 안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지, 차분히 그가 다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꽤나 길었다.

 

“그러니까…… 내가 해야 한다는, 그 세계의 목적이란 무엇이오?”

 

한참이나 고민한 끝에 안톤이 다시 그에게 질문을 날렸다. 그의 말이 사실이건 아니건, 일단 끝까지 들어 볼 필요는 있다는 판단이었다.

 

세로게트는 침묵의 시간이 무색하게 즉각적인 대답을 해 주었다.

 

“현상 유지.”

 

겨우 두 단어로 이루어진 한 마디.

 

안톤이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짓자, 그가 재빨리 말을 이어 붙였다.

 

“세계가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게 균형을 잡는 일이라고나 할까……. 이 말 외에는 더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렵군. 아무튼 그렇기에 집행자는 때론 악의 화신이 되기도, 정의의 화신이 되기도 한다네.”

 

안톤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그에게 있어 정의란 단어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그럼 내가 악의 화신일 수도 있다는 뜻이오?”

 

“너무 걱정 말게. 블라디미르가 나타난 것으로 보아 자네는 선한 쪽의 운명을 타고난 것 같으니까.”

 

안 그래도 약간 먼 나라 신화를 듣는 것 같아 지루해지려던 참에 블라디미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안톤의 눈에 흥미가 가득 어렸다.

 

왠지 세로게트는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고 보면 과거 세계에서 만났던 아르토르도 천검술을 언급하며 세로게트의 안위를 묻기도 했었다.

 

“아! 그들에 대해서도 알려 줄 수 있겠소?”

 

갑자기 눈에 집중의 빛이 띠는 안톤을 보며, 세로게트가 작게 웃음 지었다.

 

“하하. 벌써 아침이군. 일단은 간단히 식사부터 하지 않겠나? 어차피 나나 자네나 몇 날 며칠은 자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급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네의 모든 의문을 풀어 주겠네. 물론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그럽시다.”

 

안톤은 세로게트가 차려 준 식사를 함께하며 계속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느낀 것인데, 세로게트는 설명하는 일에 재능이 없었다. 듣다 보면 자꾸만 온-누르가 문득 떠오를 정도로.

 

그러나 온-누르와 오랜 시간을 보내며 뜬구름을 잡는 듯한 화법에 익숙해진 덕분에 안톤은 세로게트의 말들을 대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

 

“음. 일단 나 스스로 한 번 정리를 해 보겠소. 듣고서 잘못된 게 있으면 정정해 주시오.”

 

“그러지.”

 

“태고부터 존재했던 아홉 가지 성물이 있고, 그 성물을 지키며 사도의 임무를 계승하는 일족들이 있다. 내 출신인 회색 눈의 일족이나, 검령의 일족, 당신들의 일족이 그들 중 하나다. 여기까진 맞소?”

 

“그러네. 자네 말로 들어 보면 검령의 일족들은 심판자의 후예일 가능성이 아주 커 보이니까 말이야.”

 

“아무튼 그럼 계속하겠소. 괴단체 블라디미르는 이 성물들을 암암리에 모으고 있고, 나는 그들을 막아야 하는 율법의 사도, 집행자다. 내 의사와는 관계없이 결국 과거의 세계처럼 이루어지는 운명이다. 이것도 맞소?”

 

“잘 이해했군.”

 

마치 똑똑한 제자를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여기서 질문이 있소.”

 

“마음껏 하게나.”

 

“왜 그들이 성물을 모으는 거요?”

 

“그러고 보니 아직 내가 그걸 말해 주지 않았군. 성물은 열쇠라네. 이 거짓된 세상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

 

“거짓된 세상이라니?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요?”

 

“말 그대로, 이 세계는 진짜가 아닐세.”

 

세로게트가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공간이 찢기고 틈새가 벌어졌다. 그 너머에는 초록색 바탕에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안톤이 기록자와 대면했을 때 보았던 그것이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마치 상처가 재생되는 것처럼 공간의 틈이 닫혔고, 안톤은 그때까지 말없이 그것을 바라보았다.

 

잠시 넋을 잃고 있던 안톤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당신의 말에 대한 증거가 될 수는 없소.”

 

안톤의 말대로였다. 지금 눈앞에서 벌어졌던 기현상은 신비롭긴 했지만, 이 현상만 갖고 세로게트의 말을 전적으로 믿기엔 근거가 부족했다.

 

“내 나이에 관한 건 쉽게 믿더니, 생각보다 꼼꼼하군.”

 

“아무래도 그것보다는 훨씬 충격적인 이야기니까.”

 

전생과 현생을 합쳐서 근 50년간 살아온 이 세계가 거짓된 세계라니.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만약 말을 하고 있는 당사자가 세로게트가 아니었다면, 더 들어 볼 필요도 없이 대화를 끝맺음했을 정도로.

 

세로게트가 턱을 매만지며 고민에 잠겼다.

 

어떻게 속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기색이었다.

 

“음……. 자넨 혹시 총이란 물건을 본 적이 있나?”

 

고민 끝에 입을 연 세로게트의 질문은 정말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다행히 총이란 물건에 대해 지식이 있던 안톤은 얼른 대답했다.

 

“펭 제국에서 개발한 무기라고 들었소. 일반인이라도 잘 사용한다면 마나 유저 정도는 죽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 굉장히 위험한 무기지. 총은…….”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안톤이 들었던 총이란 무기는,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무기는 아니었으니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 말에 동의하긴 어려울 것 같소. 듣자 하니, 오러 유저 정도만 돼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하니까. 그저 조금 더 빠르고 강력한 석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이더군요.”

 

“지금이야 그렇지만, 더 발전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

 

정말로 그럴까?

 

솔직히 뼛속부터 무인인 안톤으로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굳이 그 의견으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는 않아 잠자코 말을 아꼈다. 그리고 아무래도 세로게트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뭐, 집행자인 자네가 있는 이상 부질없는 얘기지만 말이야.”

 

갑자기 주제가 옮겨졌다.

 

총이라는 펭 제국의 무기에서, 안톤에게로.

 

“그게 느닷없이 무슨 말이오?”

 

“아까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집행자란 정의의 화신도, 악의 화신도 될 수 있다고.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 적잖게 들어가 있다마는…… 틀린 말은 아니었네.”

 

“좀 쉽게 말해 주지 않겠소?”

 

“딱 잘라 말해, 총은 5천 년 전, 내가 태어났을 때도 존재했네. 물론 그 이전에도 존재했고.”

 

“내가 알기로 총은 펭 제국에서 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들었소만.”

 

“그야 세계가 그 이상의 문물을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제대로 설명해 주시오.”

 

“허용한 임계점에 도달하면 이 세계에는 집행자가 강림한다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인간들의 기술을 다시 예전으로 돌려 버리지. 전쟁이 일어나 아예 대륙 전체가 쑥대밭이 되어 버린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그의 말이 끝났을 때 문득 곧장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대전쟁…….”

 

무심코 중얼거린 단어를 들은 세로게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때, 인간들의 입장에선 충분히 악의 화신이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

 

“우린 그저 놀잇감일 뿐이란 얘긴데……. 신이란 정말 얄궂은 존재군.”

 

“내가 말했지 않은가. 이 세계는 진짜 세계가 아니라고. 애초에 신 따위 존재하지도 않네.”

 

“……혼요종들은 아넨 말고 믿는 신이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이 질문이 나올 줄 미리 알기라도 했다는 듯 세로게트가 자조 섞인 웃음을 내지었다.

 

“우리들은 그저 의지하고 따를 뿐, 결코 그분께서 이 세계를 창조했다고 믿는 건 아니네. 그리고 자네는 이미 그분을 만나 뵙지 않았던가.”

 

“만났다니? 설마 당신들의 신이 기록자라고 했던…… 그자를 말하는 것이오?”

 

“그렇다네. 만나 봐서 알겠지만, 그분께선 결코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지. 그저 이 세계를 유지시키는 임무를 지닌 사도일 뿐이네. 자네와 같은.”

 

“신이 없다면 성물은, 또 이 세계는 누가 창조했단 말이오? 그냥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말이오?”

 

원래 전형적인 무신론자였던 안톤이, 어느새 신의 존재를 옹호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다소 격앙된 목소리의 안톤이었으나, 세로게트는 여전히 평온한 어조를 고수했다.

 

물론 그가 하는 말의 내용은 결코 평온이 아니라, 혼돈과 충격만을 안톤에게 전해 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음……. 앞서 한 말을 정정해야겠군. 내가 잘못 말했네. 신은 존재했네. 다만 이제는 존재하지 않을 뿐. 우리들은 신에게 버려졌네. 우리들은 단지 미래가 없는 세계에서 끊임없이 반복할 뿐인 거야. 신들이 남기고 간 잔재로 인해.”

 

성물과 사도.

 

그것이 신이 남긴 잔재였다.

 

 

* * *

 

“후……. 너무 놀라운 얘기를 들었군. 머리가 너무 복잡하오.”

 

“그럴 테지.”

 

“당신은 왜 내게 이런 얘기를 해 주는 것이오?”

 

“글쎄. 그럴 운명이었던 게 아니었을까?”

 

“장난치지 마시오. 아무리 정해진 운명이었다 한들, 결국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은 있었을 것 아니오?”

 

“적어도 자네가 모든 진실을 알았으면 했네. 내 운명은 그저 세계의 일들을 기록하는 것, 그뿐이니까. 나름 흥미를 위해서였달까.”

 

흥미라곤 했지만, 그 말에 섞인 일말의 기대감이 무엇인지 이제 안톤도 안다.

 

물론 그렇다고 그 기대에 열정적으로 부응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영웅이 될 생각이 없소.”

 

“그렇겠지.”

 

안톤이 터놓고 얘기하자, 세로게트가 고개를 끄덕인다.

 

“블라디미르를 증오하지만, 그와 반대로 이 세계 역시 증오하오.”

 

“당연한 일이네. 나 역시 한때 그랬으니까.”

 

“나는 절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오. 허나 당신 말대로라면 어떤 방식으로건 그렇게 되겠지?”

 

“…….”

 

침묵은 무언의 긍정이라던가.

 

그 침묵 속에서 안톤은 세로게트의 작은 배려를 느꼈다.

 

“만약 내가 이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자결하면 어떻게 되오?”

 

“의미 없는 질문일세. 자네는 그러지 않을 거지 않은가.”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군.”

 

“이해하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 온다. 안톤은 한숨을 한 번 크게 내쉬는 것으로 모든 고민을 끝마치기로 했다.

 

더 이상 고민해 봤자 가슴만 더 답답해질 것 같았다.

 

“후……. 그나저나 카린은 어떻게 됐소?”

 

“허허. 그걸 이제야 물어보는 겐가?”

 

“눈앞에 닥친 일만 생각하기도 바빴소.”

 

“그래도 그렇지. 그 낭자는 한 달이나 이 앞에서 걱정하며 자네를 기다렸는데 말이야. 쯧쯧. 아무리 주는 만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세상의 이치라지만…… 그 낭자도 참 안됐구먼그래.”

 

“아깐 가짜 세상이라더니, 무슨 이치를 찾고 앉아 있소. 실없는 소리는 그만두시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머리가 터질 것만 같으니까.”

 

“그러지.”

 

“일단 운명이고 뭐고, 내가 이전에 하려고 했던 일들, 해야 하는 일들부터 끝마쳐야겠소.”

 

“그게 뭔가?”

 

“한판 붙어 봅시다.”

 

오래전에 했었던 온-누르와의 약속은 이제 사실 큰 의미는 없었다.

 

알고 보니 온-누르를 패배시킨 그 남자가 바로 안톤 자신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안톤은 세로게트에게 비무를 신청했다. 이 갑갑한 가슴이 조금이나마 개운해지도록,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한바탕 날뛰고 싶었다.

 

세로게트는 안톤의 안하무인적인 비무 요구에도 오히려 재밌다는 듯 웃었다.

 

“좋네. 안 그래도 나도 따분하던 일상에 무료해져 가던 참이었으니까. 대신 조건이 있네.”

 

“말해 보시오.”

 

“패자가 승자의 부탁 하나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주기. 어떤가?”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는 요구지만 안톤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럽시다.”

 

오늘 들은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뭐, 이기든 지든, 또 무엇을 하든지 간에 그건 운명 아니겠는가.

 

참 빌어먹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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