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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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4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6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62화
모래 위에 세워진 모래성 (12)
담배 일곱 개비를 연달아 피우면서 찾아낸 유일한 방법은 스킬뿐이었다.
그것도 지금까지 모래성에서 열심히 숙련도를 높였던 전투 스킬이 아닌, 비전투 스킬들을 활용하는 방법이었다.
모래성 9층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투를 아예 피하는 쪽이 가장 편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모래 해골들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은밀하게 이동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바람의 향기로 냄새를 지우고, 은밀한 발걸음으로 소음을 차단할 수는 있다.
스킬 등급이 7등급이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그나마도 모래 해골들의 이목을 따돌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간격만 잘 유지하면 얼마든지 모래 해골들을 피해 다닐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모습을 완벽하게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이 무혁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저 빌어먹을 빛 때문에 시야를 가리는 은신을 쓸 수가 없잖아.”
무혁은 원망스럽다는 눈동자로 머리 위에서 태양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붉은 구체를 노려봤다.
막말로 모래 해골들은 모조리 죽은 생명체다.
속성을 따지더라도 밝음보다는 어둠에 익숙한 존재들인데 저렇게 붉은 구체를 하늘에 띄워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게 어디 말이 되는 소리인가?
“컨셉 한 번 참 조… 휴!”
무혁의 입에서 저절로 욕설이 튀어나오려는 걸 억지로 삼켰다.
아무리 불평불만을 늘어놓아 봐야 달라지는 건 없었기에 무혁은 최대한 자신의 모습을 왜곡되게 비춰줄 수 있는 왜곡된 형체 스킬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방법을 찾았으니 이제 계획을 세워야 할 차례다.
어느 쪽을 방향으로 잡아야 할지 두 눈에 힘을 줘가며 안력을 높여 꼼꼼하게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던 무혁의 미간이 점점 일그러졌다.
“망할 모래 해골궁병…….”
모래성 8층에서 처음 등장한 모래 해골궁병은 여타의 다른 모래 해골들과는 사물 인지 거리 자체가 배 이상은 넓었다.
명색이 활을 쏘는 궁병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모래 해골궁병을 피해 움직여야 하는 무혁으로서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래 해골궁병의 공격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활과 화살은 나무였고, 화살촉만 쇠로 이루어졌기에 파괴력이나 관통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모래 해골궁병이 적을 발견하고 화살을 날리면 곧바로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인근의 모래 해골들이 우르르- 달려든다는 점이었다.
즉, 알림이라고나 할까?
걸리면 요란하게 울려서 몬스터들을 불러 모으는 아주 훌륭한 알림 역할이 바로 모래 해골궁병이었다.
그런 모래 해골궁병이 도시 전체를 둘러치듯 세워져 있는 4미터 가량의 방벽 위에 일정 거리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도시 내부의 첨탑과도 같은 기둥에도 고고하게 홀로 서서 무혁의 활동 범위를 무척이나 협소하게 만들고 있었다.
“저것들부터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지 못하면 여긴 더 이상 방법이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무혁에게도 원거리 공격 방법이 있다.
관건은 모래 해골궁병이 먼저 화살을 쏘기 전에 무혁이 은밀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고, 조금만 늦더라도 곧바로 후퇴해서 다시 기회를 엿봐야 했다.
“어차피 한 번에 돌파할 거라는 생각은 버리고 있으니까.”
숟가락질 한 번에 배부르길 바랄 순 없는 법.
무혁은 며칠이 걸리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해서 반드시 모래성 9층을 돌파해, 10층으로 내려가리라 다짐했다.
“그나마 서쪽이 좀 수월하려나?”
모래성 9층의 도시는 말 그대로 도시다.
모래성 8층 소도시 때부터 이전에 보았던 모래 해골들이 쏟아져 나오는 움막만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부서진 건물, 혹은 무너져 내린 담벼락 등을 엄폐물로 삼을 수 있었다.
만약, 모래성 6층이나 7층처럼 움막만 잔뜩 늘어서 있었다면 무혁도 진즉에 포기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을 것이다.
무혁은 머릿속으로 자신이 침투할 루트를 가만히 그려봤다.
‘방벽을 넘어서 저기 부서진 건물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저놈들이 지나가고 나면 곧바로 좌측 전방의 기둥 뒤로 숨고…….’
무혁은 철저하게 자신이 이동할 경로를 머릿속에 기억해놓았다.
힘을 줘가며 노려보던 두 눈이 뻑뻑하게 느껴지자 무혁은 양 손바닥으로 눈을 마사지하고는 절벽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도시 방벽 인근을 맴돌고 있는 모래 해골병들이 시야에서 벗어나자 무혁은 방벽을 향해 빠르게 내달렸다.
바람의 향기와 은밀한 발걸음으로 인해 냄새가 차단됐고, 지면을 닿는 소리가 사라졌다.
왜곡된 형체 스킬로 인해 무혁의 몸이 언뜻언뜻 빛에 굴절이 되며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 냈지만, 그것만으로도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오른쪽 위!’
방벽에 가까워지자 무혁은 알맹이 빠진 퀭한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모래 해골궁병을 향해 오른손으로 만들어 낸 블랙 본 단검을 있는 힘껏 내던졌다.
쇄애애액- 하는 바람을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블랙 본 단검은 그대로 모래 해골궁병의 머리통을 퍼억- 하고 박살 내 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모래 해골궁병이 다시 재생을 하기 전에 완벽하게 마무리를 해야만 한다.
타닥-!
모래 바닥이 움푹- 파이며 무혁의 신형이 4미터에 이르는 방벽을 향해 그대로 뛰어올랐다.
그러는 사이 발밑에서부터 스멀스멀- 타고 올라온 모래들이 터져버린 모래 해골궁병의 머리통을 새롭게 재생시키기 위해 징그럽게 모여들고 있었다.
‘조용히 가자!’
무혁은 낮은 자세로 내달려 모래 해골궁병의 품으로 파고들어 그대로 블랙 본 장검을 열 십(十)자로 긋고도 부족하다는 듯 엑스(X)자로 마무리를 해서 모래 해골궁병을 깔끔하게 처리해버렸다.
모래 해골궁병을 처리하고 난 무혁은 그대로 방벽을 3미터 가량 타고 달리다가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폐허가 된 건물 속으로 다이빙을 하듯 미끄러지며 들어갔다.
그렇게 무혁이 건물 속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방벽 위에 있던 다른 모래 해골궁병이 고개를 돌리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하나, 둘, 셋!’
속으로 셋을 세자, 건물 뒤쪽에서 열 명에 이르는 모래 해골병과 창병, 기사로 이루어진 무리가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진짜 빡빡하네.’
건물 속에 몸을 숨긴 무혁은 부서진 건물들 사이로 순찰을 돌고 있는 모래 해골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혀를 찼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다.
아니, 조금만 주춤거리면 그대로 발각이 될 가능성이 너무 높았다.
‘시작부터 이러니…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게 멀다.
직선 거리상으로만 따져도 몇 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로 길다.
그렇다 보니 시력의 한계로 인해 진입 루트도 외곽이라 할 수 있는 초입부의 일정 거리까지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모래성 9층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절벽 위가 아니었다면, 이런 계획조차 세워볼 수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주먹구구식으로 몸으로 부딪쳐 실패를 반복하다 포기했을 것이다.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면서 머릿속에 기억하는 수밖에 없어.’
생각을 마치기가 무섭게 무혁은 순찰을 돌고 있던 모래 해골들이 사라지자 곧바로 대략 50미터 앞쪽의 기둥을 향해서 달렸다.
‘저 뒤로 숨은 다음에……!’
계획대로 좌측 전방의 기둥 뒤로 숨으려던 무혁의 눈가가 일그러졌다.
아무리 시력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드넓은 도시 전체를 속속- 들여다 볼 순 없었고, 그 변수가 곧바로 나타난 것이다.
기둥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홀로 동떨어져 있던 모래 해골기사 한 명이 무혁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검을 뽑아 들며 달려들었다.
머릿속에 오로지 ‘침입자를 죽여라!’라는 명령만이 심어져 있는 것처럼 일순간의 주저함도 없는 쾌속한 반응이었다.
고작 한 명,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었기에 무혁은 빠르게 마주 달렸다.
‘최대한 빠르게 처리를……!’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 냈던 무혁의 얼굴이 비틀어지듯 일그러졌다.
- 케에에에에에!
달려드는 모래 해골기사가 처음으로 소리를 내지른 것이다.
묵언 수행이라도 하듯, 아니 애초부터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처럼 모래성 9층까지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소리를 낸 적이 없었던 모래 해골기사가 고함인지, 비명, 포효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질렀고, 그 효과는 너무나도 확실했다.
모래 해골기사의 외침에 주변의 모래 해골들이 빠르게 달려오는 소리가 무혁의 청각과 감각에 정확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X발! 이건 너무 하잖아!”
무혁은 달려오는 모래 해골기사의 머리통을 단숨에 깨부숴버리고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려 달아나야만 했다.
첫 번째 진입 실패.
하지만, 실패의 대가는 확실하게 얻었다.
모래성 9층의 알람은 모래 해골궁병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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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형님이…….”
방구름은 결연한 표정으로 눈앞의 모래성을 바라봤다.
먼저 맞는 매가 덜 아픈 법이고, 자수해야 광명을 찾는 법이다.
무혁을 기만하려고 했던 의도는 없었다. 그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지극히 방어적인 사고로 발생한 거짓말이었지만, 무혁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기만했다 여길 수 있었으니 방구름으로서는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방구름은 무혁에게 목숨의 빚까지 지고 있는 상태였다.
아직 100퍼센트 신뢰를 할 순 없지만, 직감적으로 방구름은 무혁이라면 자신의 등을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앙할마케를 단숨에 쓰러트렸던 무력과 포션을 제작할 수 있는 연금술사라는 사실을 알고도 자신에게서 미련 없이 등을 돌렸던 무혁의 쿨 내 진동하는 성격은 지금까지 머리 검은 짐승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방구름에게 헬-라시온에서 유일하게 믿을 만한, 아니 믿고 싶은 사람임에 분명했다.
그러니 1초라도 빨리 진실을 고하고 용서를 구해야 했다.
“검술이라… 역시 형님은 대단한 분이야.”
무혁이 모래성에서 3개월이 넘도록 머무는 이유가 무엇인지 전해 들었을 때, 방구름은 그저 대단하다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고 무혁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수록 존경심이 무럭무럭- 자라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고유 능력, 스킬, 무구 등에 의존하며 강해지길 원하는데 무혁은 순수하게 자신의 힘을 성장시키기 위해 혹독한 수련의 길을 떠났으니 방구름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여겼다.
그 결과로 인해 방구름은 결국, 무혁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하고자 모래성까지 직접 찾아오게 된 것이다.
“모래 해골기사라면 모래성 5층이라고 했지?”
무혁이 머물고 있을 층을 떠올리며 방구름은 모래성 5층까지 내려갈 준비를 단단히 해놓은 상태였다.
“형님, 곧 뵙겠습니… 우아아… 아악……!”
씩씩하게 모래성 입구를 향해 걸어가던 방구름은 갑작스럽게 모래 바닥으로 몸이 쑤욱- 빠지자 양손을 허우적거리며 사라지고 말았다.
그 시각, 무혁은 서른여덟 번째 도주를 하고 있었다.
“X발… 활쟁이 새끼!”
욕이 입에 달라붙은 무혁의 눈은 독기로 번들거렸다.
입고 있는 옷은 너덜너덜- 걸레짝이 되어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수십일 동안 한 번도 감지 못한 노숙자마냥 떡이 지고, 이리저리 풀어 헤쳐져서 차마 그 꼴을 보고 있기가 거북할 지경이었다.
이제 반. 정확하게 반.
한두 번에 가능할 것이라고 여기진 않았지만, 무려 38번이나 침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지점까지 절반밖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무혁을 미치게 만들었다.
슈우우욱- 공기를 관통하며 한 대의 화살이 날아오자 무혁은 왼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무혁의 왼쪽 팔뚝에 작고 둥그런 블랙 본 방패가 화살을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자그마치 38번이나 침투에 실패를 했지만, 그로 인해 얻은 것도 제법 많았다.
우선 스킬의 숙련도가 큰 폭으로 올랐으며, 블랙 본을 이용한 빠른 방어 대처 능력도 일취월장했다고 할 정도로 능숙해졌다.
그리고 또 하나.
“넌 뒤졌어.”
무혁은 부지런하게 달리면서도 자신을 향해 화살을 쏜 모래 해골궁병을 향해 왼팔을 앞으로 뻗자, 순식간에 손바닥을 통해 누가 봐도 ‘활’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의 블랙 본 장궁이 생겨났다.
제법 굵직한 활시위를 무혁이 오른손으로 힘껏 당기자, 활시위에서부터 가느다란 화살이 생겨났고, 목표를 향해 활시위를 놓자 피유우우우웅- 하는 소름끼치는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블랙 본 화살이 상당히 먼 거리의 모래 해골궁병을 향해 날아갔다.
퍼어억!
날아간 블랙 본 화살이 모래 해골궁병의 가슴을 정확하게 뚫었다.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파멸 스킬로 인해 공격력이 1배 상승한 블랙 본 화살은 모래 해골궁병의 연약한 골격을 그대로 터트려버리며 재생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입이 쩍- 벌어지는 엄청난 위력은 설사 모래 해골기사가 완벽하게 방어를 한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블랙 본 화살을 무혁으로서도 몇 발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블랙 본 자체가 이미 무혁의 뼈다.
작은 크기의 단검이라 할지라도 마음껏 뽑아서 쓸 수가 없는데, 블랙 본 화살은 그 크기와 밀도가 단검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몸속의 뼈가 무한하지 않은 이상 그걸 지속적으로 뽑아서 사용한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자연 회복 스킬이 1등급이라 몇 발이라도 블랙 본 화살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휴우우…….”
가볍게 느껴지는 빈혈 증상에 무혁은 숨을 토해내고는 눈앞에 보이는 방벽을 향해 몸을 띄웠다.
투투투투투투투투툭.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왔지만, 얇은 막처럼 무혁의 몸을 감싸고 있는 블랙 본 망토에 모조리 막혀 힘없이 떨어졌다.
그 동안 무혁은 방벽 밖으로 뛰어내려 모래성 9층의 유일한 안식처, 절벽을 향해 마지막 힘을 짜내듯 달려나갔다.
무혁이 절벽에 오르자, 뒤를 죽어라 쫓아오던 모래 해골들이 제자리에 서서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이내 돌아가 버렸다.
“하필이면 거기에 활쟁이가 있어서는…….”
38번째 침투를 실패로 만든 모래 해골궁병을 떠올리며 무혁은 이를 바득바득- 갈아붙였다.
“인간적으로 건물 안에 숨어 있는 건 반칙 아냐?”
도시 중심부로 향할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모래 해골들로 인해 무혁은 과연 모래성 9층을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
“통통아, 너도 내가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 같아?”
무혁의 물음에 통통이는 언제나처럼 말없이 외눈만 껌뻑- 거렸다.
“그래도 반이나 갔으니까 더 해보자. 뭐 하다보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고 벌러덩- 드러누운 무혁은 몰려드는 피로감에 눈을 감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