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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48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0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48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48화

블랙 본 (6)

 

바닥에 내려앉은 무혁은 3초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무혁은 눈을 뜨고 자신의 앞에 넋을 놓고 있는 크레우스타를 바라봤다.

“기억이 나질 않아?”

크레우스타의 물음에 무혁은 머릿속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던 끔찍한 통증을 떠올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 보니…….’

그 이후의 기억은 없었다.

엄청난 고통에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르지 못하던 것을 끝으로 기억이 사라졌다.

“어떻게 된 거지? 본 드래곤의 뼈가 제대로 이식이 된 거야?”

무혁의 물음에 크레우스타는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기만 했다.

‘키도 조금 컸군. 체형도 조금…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바뀐 건가? 인간의 몸으로 본 드래곤의 뼈를 이식 받았으니 당연한 건가? 그 외엔 또 어떻게 달라진 거지?’

크레우스타는 마음만 같아서는 무혁의 몸을 해부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무혁을 그것도 1년 차 식민으로서 흥미로운 업적을 세우며 마신 라시온의 관심을 받고 있는 그에게 위해를 가할 수는 없었다. 최소한 마왕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달라진 것이 있을 거다.”

크레우스타의 물음에 무혁은 그런가- 라고 되묻고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확인해봤다.

가장 먼저 몸에 힘이 넘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굉장히 몸이 가벼운 기분도 들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최상의 컨디션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무혁은 예전과 달라졌다는 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했다.

무혁은 곧바로 자신의 고유 능력부터 확인을 해봤다.

 

|차무혁(13차 지구인)|

· 연차 - 1년차

· 신분 - 라시온 식민(마을 식민)

· 체력 - 5등급(0%)

· 근력 - 5등급(0%)

· 순발력 - 5등급(0%)

· 지구력 - 5등급(0%)

· 정마력 - 5등급(0%)

 

“…어?”

무혁은 자신의 눈이 헛것을 보고 있나 싶어 황급히 두 눈을 비볐다.

하지만, 자신의 눈이 보고 있는 건 결코 헛것이 아니었다.

“마, 말도 안 돼…….”

무혁은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같은 말만 계속해서 반복했다.

“왜? 뭐가 달라졌지?”

크레우스타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왔지만, 무혁은 그를 무시하고 재빨리 케라크라의 손톱을 끄집어냈다.

스스스슥-!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피부를 뚫고 짙은 검은색의 칼날이 튀어나왔다.

‘이건 또 왜 이렇게 바뀐 거야?’

무혁은 낯선 케라크라의 손톱에 재빨리 정보를 확인했다.

 

|블랙 본 - 5등급|

· 본 드래곤 카오네이트의 뼈가 인간의 몸에 이식되어 새로운 성분으로 조합되었다.

· 이식자의 고유 능력의 등급에 맞춰 진화한다.

· 이식자의 근력 등급에 따라 절삭력과 파괴력이 상승한다.

· 이식자의 지구력 등급에 따라 내구력이 상승한다.

· 이식자의 정마력 등급에 따라 스킬 위력이 상승한다.

· 자유로운 형태 변형이 가능하다.

· 1시간 이상 분리할 경우 자연 소멸된다.

 

“블랙 본…….”

무혁은 자신이 확인한 정보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케라크라의 손톱은 없어졌지만, 그것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아니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무구가 무혁에게 생겨났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골격 즉, 뼈라는 것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어디 한 번.’

무혁은 재빨리 늘씬하게 쭉- 뻗은 검을 떠올렸다.

스스스스스슥-!

몸속에서 뭔가가 쑤욱- 빠져나가는 이질감과 함께 오른쪽 손바닥을 통해 검은색의 블랙 본이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손바닥을 통해 빠져나온 블랙 본은 무혁이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의 모양으로 한 자루의 검이 되어 손바닥에 쥐어져 있었다.

“그건 본 드래곤의 뼈?”

크레우스타가 놀라서 무혁의 손에 쥐어져 있는 블랙 본을 바라봤다.

“어째서 등급이 낮아 보이지? 본래 본 드래곤의 뼈로 만든 검이라면 그보다 훨씬 더 절삭력과 내구력이 높아야 하는데…….”

감정을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듯 크레우스타는 무혁이 만들어 낸 본 드래곤 소드를 바라보며 그렇게 품평을 했다.

외형에서 풍기는 기운 자체가 1등급 본 드래곤 소드와 비교해 형편없었으니까.

“푸핫! 극상의 재료인 본 드래곤의 뼈가 하찮은 인간의 몸에 이식되어버리니 형편없어졌군! 크하하핫!”

무혁의 몸에 이식이 되면서 본 드래곤의 뼈가 약해졌다고 판단했다.

이건 누가 봐도 하향조정이 된 셈이다.

이런 형편없는 결과물이라면 본 드래곤의 뼈를 인간의 몸에 이식한 것은 완전한 실패였다.

인간의 몸 전체의 변화는 긍정적일지라도 1등급 무구와 5등급 무구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컸으니 사실상 무혁의 엄청난 손해였다.

무혁은 크레우스타가 비웃던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블랙 본의 진짜 능력은 바로 이식자, 즉 자신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니까.

‘앞으로 무기에 대한 걱정은 없겠네. 아!’

생각을 하던 무혁은 이내 왼손으로 둥그런 방패를 떠올렸다.

스스스스슥-!

또다시 몸속에서 무언가가 쑤욱- 빠져나가는 이질감과 함께 이번에는 머리까지 지끈- 거렸다.

검은 광택을 뿌려대는 둥그런 방패가 무혁의 왼손에 들리자 비웃던 크레우스타가 눈을 찌푸렸다.

“방어구까지?”

이건 좀 놀랍다. 아니, 의외다.

무기에다가 방어구까지 자유롭게 만들어 낸다는 건 확실히… 신선했다.

“더 놀라운 걸 보여줄까?”

무혁은 재빨리 온몸에 갑옷을 입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스스스스슥-!

“크윽!”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무혁의 콧속에서, 그리고 입가로 비릿한 핏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검은색 흉갑 정도의 형태만이 만들어지다가 자연스럽게 다시 사라져버렸다.

“으으윽.”

크게 휘청거리며 비틀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무혁의 모습에 크레우스타는 그제야 무혁의 몸에 이식된 본 드래곤의 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깨달았다.

“몸속 뼈를 기반으로 무기와 방어구, 더 나아가 갑옷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가? 하지만, 네 상태를 보니 그마저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군. 음… 제법 흥미로운 변화인 건 사실이지만, 그런 한계가 뚜렷한 것에 귀한 본 드래곤의 뼈를 모두 사용했다는 건 두 번 생각해도 어리석고도 멍청한 짓이라는 결론은 확실하군.”

언뜻 맞는 소리이긴 했다.

본 드래곤의 뼈 10킬로그램이면 검, 방패, 갑옷까지 모두 1등급짜리 무구를 만들기에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무혁은 고작 5등급짜리 검과 방패에다가 갑옷은 그나마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으니 크레우스타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비효율적인 곳에 보물과도 같은 본 드래곤의 뼈를 모조리 내다 버린 것과 같았다.

내심 무혁이 본 드래곤의 뼈를 이식받고 나서 그가 새로운 종족, 구태여 이름을 붙이자면 ‘용인족’과 같은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크레우스타였기에 역시 하찮은 인간 따위가 ‘격’이 다른 새로운 존재로 진화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반면, 무혁은 블랙 본의 활용도를 더욱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몸속의 뼈는 분명 그 한계가 분명해. 갑옷처럼 전신을 감싸는 건 터무니없는 짓이야.’

하지만, 부분적으로 위급한 순간에 몸을 보호할 최후의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분명했다.

더욱이 자신이 성장할수록 블랙 본 역시 성장할 것이니 크레우스타의 비웃음에 기분이 나쁠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자 무혁은 머리가 깨질 것 같던 두통도, 양쪽 코와 입에서 흘러내리던 핏물도, 가쁘던 호흡까지도 정상으로 돌아오자 완전히 몸이 회복되었음을 확인했다.

‘회복력이 빠른 건가? 아니면…….’

급히 무혁은 스킬을 확인해 봤다.

“어?”

스킬을 확인하던 무혁의 입에서 의문의 표현이 흘러나왔다.

 

|대통합내성 – 조합 : 4등급(37.75%)|

· 화염, 냉기, 전격, 고통, 정신, 독 등의 모든 상태 이상에 막강한 내성을 갖는다.

· 스킬 조합이 불가능하다.

· 1회 스킬 명 변경이 가능하다.

 

각종 내성 스킬이 모조리 사라졌고, 생전 처음 보는 ‘대통합 내성’이라는 새로운 스킬에 무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난생 처음 보는 스킬이 자그마치 4등급이라는 사실이었다.

‘조합 스킬이라고? 설마…….’

무혁은 재빨리 스킬 목록을 확인해보곤 ‘스킬 조합’의 등급이 2등급이라는 사실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스킬 조합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크레우스타는 그런 경우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절대 없다고?”

“그래.”

단언하듯 말을 하고 나서 크레우스타가 무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스킬 조합이 이뤄졌나?”

솔직하게 대답을 해야 하나- 스스로 자문하던 무혁에게 크레우스타가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간혹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지. 그건 너희 하찮은 인간뿐만 아니라 우리 마족들도 마찬가지다. 다르게 표현을 하면 본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본능이라고?”

“네 경우를 말하자면… 살고자 하는 본능이라고 해두면 되겠군.”

크레우스타의 말에 무혁은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설명을 할 수가 없었으니 그냥 그렇게 여기는 것이 속 편할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무혁이 익혔던 패시브 스킬 중 ‘자연 회복’ 스킬이 1등급이었다.

‘자연 회복 스킬의 등급이 높아서 회복력이 빨라진 건가?’

명확하게 알 순 없어도 분명 자신의 회복력이 높아진 것만큼은 분명했기에 무혁은 그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또 하나.

 

|블랙 본의 광기 – 고유 : 無등급|

· 30분 동안 모든 고유 능력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다.

· 모든 상태 이상에서 회복한다.

·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 모든 스킬의 위력이 2배 상승한다.

· 스킬 해제와 동시에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가 일괄적으로 20% 영구적으로 하락한다.

· 스킬 해제와 동시에 모든 피해가 2배 상승한다.

· 스킬 성장과 조합이 불가능하다.

 

“이, 이게… 무슨…….”

난생 처음 보는 스킬, 그것도 고유 스킬이었으며 등급도 무등급이었다.

스킬의 내용도 놀라웠다.

‘이걸 쓰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언뜻 보기엔 굉장히 좋아 보인다. 아니, 최악의 순간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비장의 한 수로 완벽했다.

그러나 이후 받게 될 페널티가 어마어마했다.

우선 기본적으로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가 자그마치 20퍼센트나 영구적으로 하락을 한다. 하나도 아닌 모든 고유 능력이었으니 실질적으로 등급 하나가 떨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 스킬 해제와 동시에 모든 피해가 2배로 적용된다.

이는 자칫 이겨놓고도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즉, 상처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무척이나 컸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네.’

무혁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웬만해선 이런 무시무시한 스킬은 사용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스킬까지 확인을 하고 나서야 무혁은 뒤늦게 자신의 곁에서 통통- 뛰고 있는 통통이가 눈에 들어왔다.

“통통아.”

통통- 통통- 통통!

이제야 자신을 바라봐 주냐는 듯 통통이가 조금 더 빠르게 튀어 올랐다.

“그나저나 얜 어디에 쓰는 거지?”

무혁은 통통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다 크레우스타에게 시선을 주었다.

“의지가 깨어난 마정의 쓰임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는 부분. 앞으로 네가 스스로 알아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라.”

아쉽다는 듯 무혁은 다시 통통이를 바라봤다.

“통통아, 넌 뭐할 줄 알아?”

무혁의 물음에 통통이는 큼지막한 눈을 깜빡이며 그저 통통- 뛸 뿐이었다.

물끄러미 통통이를 바라보던 무혁은 언젠가 그 쓸모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블랙 본 덕분에 무기와 방어구를 구태여 살 필요는 없어졌으니까… 스킬을 더 구매해야 할까? 아니면 정밀 수치를 올려볼까?’

하지만 곧바로 무혁은 정밀 수치를 포인트로 올릴 생각은 접어야만 했다.

 

|성장의 약물 – 7등급|

7등급 고유 능력의 모든 정밀 수치를 1% 영구적으로 상승시킨다.

 

7등급 고유 능력의 모든 정밀 수치 1퍼센트 상승시키는 약물의 가격은 무려 10만 포인트였다.

6등급 성장의 약물은 그보다 가격이 3배나 비쌌기에 5등급은 굳이 볼 필요도 없었다.

‘포인트만으로 정밀 수치를 올리는 건 정말 미친 짓이야.’

등급이 올라갈수록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도 많아지고, 판매 품목의 가격도 상승한다고 하지만, 고유 능력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쏟아 부어야 하는지 단순 계산만으로도 무혁은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정밀 수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약물 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이건 너무 하네.’

무혁은 새삼 자신에게 비밀의 성장법을 알려준 송정민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무혁은 고블린 한 마리를 잡아 그 핵을 섭취할 때마다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를 0.02퍼센트씩 상승시켰다. 비록, 모든 고블린이 핵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성장의 약물처럼 모든 고유 능력이 아닌 5개의 고유 능력 중 고작 하나 밖에 올릴 수 없었다 하더라도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성장의 약물은 쳐다보지도 말자!’

결국, 무혁은 스킬 구매에 200만 포인트를 더 쏟아부었다.

‘스킬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도 하겠지만… 조합 스킬을 이용해서 나만의 스킬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놓는 거야.’

무혁은 2등급 조합 스킬의 힘을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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