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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47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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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47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47화

블랙 본 (5)

 

본 드래곤의 뼈가 액체처럼 몸으로 스며들면서 무혁은 굉장한 이질감을 받았다.

피부와 근육이 아닌 실제로 뼈가 간질간질- 거리는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고통은……!’

혹시라도 고통스러우면 어쩌나 걱정했던 무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고 하는 그 순간, 투둑! 투두두둑- 거리며 뼈가 부러지는, 아니 아예 가루처럼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와 함께 무혁의 머릿속이 하얗게 타오르는 것만 같은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었다.

“끄… 어어어……!”

눈이 뒤집어지며 무혁이 비명을 내질렀지만, 그마저도 목구멍에서 무언가에 막힌 듯 제대로 터져 나오지 않았다.

허공에 반쯤 떠오른 상태로 온몸의 피부와 근육이 불쑥불쑥- 튀어 오르며, 전신의 모든 뼈가 부서지기 시작한 무혁의 모습에 그의 곁에서 통통- 뛰고 있던 통통이가 굉장히 다급한 듯 빠르게 뛰어올랐고, 크레우스타는 그저 흥미로운 눈으로 무혁을 바라보기만 했다.

‘본 드래곤의 뼈를 이식할 생각을 하는 인간이 있을 줄이야.’

지금 무혁의 몸에 이식을 하고 있는 본 드래곤의 뼈는 자그마치 생물체 중 가장 강력한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블랙 드래곤, 그것도 고룡 중의 고룡이었던 카오네이트를 더욱더 강력하게 담금질시켜 만든 본 드래곤의 뼈였다.

크레우스타와 같은 마족은 물론, 신체 능력이 최상위에 놓인 그 어떤 마물이나 마수보다도 강력한 뼈였기에 무혁이 본 드래곤의 뼈를 완전히 이식을 받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어쩌면… 평생 본 드래곤의 뼈를 재구성하다가 죽을지도 모르지.’

뼈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의 골격을 이루는 가장 단단한 조직으로, 그저 눈에 보이는 것처럼 허옇거나 검은색의 단단한 고체가 아니다. 그 구성 성분은 굉장히 복잡했고, 사실상 신체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무혁이 현재 단순히 본 드래곤의 뼈를 자신의 몸에 이식해 ‘뼈’만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생각 했다면 이는 굉장히 큰 오산이며, 멍청한 결정이다.

본 드래곤의 뼈가 완전하게 이식이 된다면 무혁은 단순히 튼튼한 뼈만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반적인 대변화를 겪게 되는 셈이다.

크레우스타는 이러한 점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말해주지는 않았다.

궁금했으니까.

어차피 무혁이 죽든 말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기에 크레우스타는 이번 기회에 과연 본 드래곤의 뼈를 인간이 이식하면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1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무혁의 몸은 여전히 뼈가 부서지고, 다시 맞춰지며 피부와 근육이 파괴되었다가 재생되길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모조리 빠졌다가 새로 자라나기도 했고, 온몸에 독이라도 퍼진 것처럼 울긋불긋- 거렸고, 시간의 탑에서 생긴 얼굴의 흉터가 말끔하게 지워졌으며, 무혁 스스로 교훈처럼 여기기 위해 남겨 두었던 고블린에게 얻은 옆구리의 상처도 깨끗하게 사라져버렸다.

투둑. 투둑. 투둑. 투둑. 우드드드득!

인체의 모든 뼈마디, 마디가 부서지는 끔찍한 소리를 크레우스타는 듣기 좋은 악기의 연주음처럼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감상했다.

크레우스타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무혁의 고통을 즐기는 사이, 무혁은 너무나도 극심한 고통에 완전히 이지를 상실한 사람처럼 아무런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현재 무혁의 몸은 온몸이 불타오를 것처럼 뜨거워졌다가 한 순간에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움이 들었고, 뼈가 부서질 때마다 느껴야 하는 짜릿짜릿- 한 통증과 서로 다른 뼈로 인해 발생하는 화학작용에 피부와 근육이 괴사되었다가 다시 재생되는 과정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가속도가 붙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체의 변화에 따른 고통으로 인해 무혁은 크레우스타조차 예측하지 못했던 스킬의 변화를 겪고 있었다.

 

[화염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냉기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전격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고통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정신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독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자연 회복,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미리 익혀두었던 내성 스킬들은 모조리 패시브 스킬들로 이미 무혁의 몸에 적용이 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무혁이 느끼는 한계를 넘어선 고통에 스킬이 엄청난 속도로 숙련도를 채워가고 있었던 것이다.

 

[화염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냉기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전격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고통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정신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독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자연 회복,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순식간에 스킬 등급이 6등급으로 올라섰지만, 무혁이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그의 신체 변화 역시도 멈출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이 더 흐르고 나자 스킬 등급이 5등급으로 상승해버렸다.

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

뛰는 속도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통통이는 무혁의 고통을 안쓰러워하며, 초조해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무혁의 주변을 빠르게 뛰어다니는 것밖에 없는 통통이로서는 어서 빨리 무혁의 고통이 끝나길 소망했다.

반면, 크레우스타는 쇼파에 앉아서 느긋하게 와인까지 마시며 무혁의 고통을 아주 즐거운 얼굴로 감상하고 있었다.

 

#

 

하루가 지나도록 무혁의 변화는 멈추지 않았다.

더불어 하루라는 시간 동안 무혁은 놀랍게도 모든 내성 스킬과 자연 회복 스킬의 등급이 1등급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혁의 고통은 여전했다.

 

[화염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더 이상 오르지 않습니다.]

[스킬 조합을 시작합니다.]

[화염 내성, 냉기 내성, 전격 내성, 고통 내성, 정신 내성, 독 내성 스킬을 조합합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했습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한 스킬들의 등급이 한 단계 하향됩니다.]

 

스킬 조합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스킬 조합에 실패를 했을 경우 그 대가로 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헬-라시온의 모든 이들은 스킬 조합의 숙련도를 올리기 전까지는 무조건 높은 등급의 스킬을 조합하지는 않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포인트 폭발이나 무기 강화 같이 스킬 등급이 빠르게 오르는 스킬들을 6등급까지 올려놓고 스킬 조합을 반복하며 조금씩 숙련도를 올려 스킬 조합의 등급을 올리는 것이 느리더라도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무혁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킬 조합의 등급과 숙련도가 7등급 0퍼센트에서 무려 1등급 스킬을 2개도 아니고 무려 6개씩이나 한꺼번에 조합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그 대신 스킬 조합 스킬의 숙련도는 어마어마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스킬 조합 – 일반 : 7등급(99.99%)|

· 2가지 이상의 스킬을 조합하여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 낸다.

· 등급이 올라갈수록 성공률이 상승한다.

· 스킬 조합이 불가능하다.

 

단숨에 스킬 조합 스킬의 숙련도가 99.99퍼센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던 내성 스킬들의 숙련도는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을 하고 있었고, 시간이 흐르자 또다시 모든 내성 스킬들의 숙련도가 최고치에 올라서며 강제적으로 스킬 조합이 이루어졌다.

 

[스킬 조합을 시작합니다.]

[화염 내성, 냉기 내성, 전격 내성, 고통 내성, 정신 내성, 독 내성 스킬을 조합합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했습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한 스킬들의 등급이 한 단계 하향됩니다.]

[스킬 조합,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와삭- 와삭!

무혁의 스킬이 강제적으로 조합되고, 그 숙련도가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다는 걸 모르는 크레우스타는 언제쯤이면 무혁의 고통이 멈추고 결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따분함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일주일? 어쩌면 한 달? 어쩌면… 평생 이런 모습으로 길이길이 남을지도 모르겠군! 크하하하하!”

만에 하나 무혁이 이런 고통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평생 남는다면 크레우스타는 다른 마족들이 부러워서 미칠 소장품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나쁘지 않겠는데? 발로이스터가 특히 나를 부러워하겠군!”

차라리 이대로 무혁이 끝나지 않을 고통으로 남아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여기는 크레우스타였다.

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통!

여전히 아주 빠른 속도로 무혁의 주변을 뛰어다니는 통통이의 모습에 크레우스타는 살짝 눈을 찌푸리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정신없으니까 가만히 좀 있어!”

크레우스타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통통이는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더욱더 빠르게 뛰어다니며 크레우스타의 좋았던 기분을 망치기 위해 애쓰는 듯 보였다.

 

#

 

[스킬 조합을 시작합니다.]

[화염 내성, 냉기 내성, 전격 내성, 고통 내성, 정신 내성, 독 내성 스킬을 조합합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했습니다.]

[스킬 조합에 실패한 스킬들의 등급이 한 단계 하향됩니다.]

[스킬 조합, 스킬의 등급이 3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무혁의 스킬 조합 등급이 3등급까지 올라버렸다.

헬-라시온의 그 누구도 스킬 조합 등급을 3등급에 올린 이가 없으니 이는 헬-라시온에 끌려온 인간들 중 최초였다. 

아니, 최초를 말하자면 이미 4등급에 올라서는 순간부터였다. 그만큼 등급을 올리기 힘든 것이 스킬 조합이었다.

한 단계 위의 등급 스킬들을 조합하더라도 숙련도가 아주 조금씩 오르는데, 어떻게 4등급까지 스킬 조합 등급을 올릴 수 있겠는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지를 개척한 무혁이었다.

“벌써 일주일이 흘렀군.”

크레우스타는 무혁의 상태가 여전한 것을 확인하고는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무혁의 일주일 전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변화한 것이라고는 단 한 점도 없었다.

즉, 일주일 동안 무혁은 계속되는 고통 속에만 빠져 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변화가 없다는 건… 영원히 변화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겠군.”

고작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단 한 점의 변화도 없다는 건 그 의미가 굉장히 클 수밖에 없었다.

통- 통- 통.

크레우스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무혁이 무한히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긴 것인지 통통이조차 아주 느릿하게 뛰며 체념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인간의 무모함이라고 할까? 아니면, 과도한 욕심이 낳은 엄벌이라고 할까? 하하하!”

크레우스타는 벌써부터 무혁의 상태를 어떻게 영구적으로 보존하며, 그 작품명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아주 멋진 감상용 작품이 될 것이다.

어쩌면 콧대 높은 마왕들조차 자신의 감상품을 보기 위해 찾아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크레우스타는 괜히 우쭐한 기분마저 들었다.

“굉장히 기분 좋은 날이구나-!”

크레우스타는 그렇게 밝게 외치고는 등을 돌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주일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무혁을 지켜보던 크레우스타가 떠나자 홀로 남은 통통이는 더욱더 풀이 죽어 버렸다.

 

#

 

[스킬 조합을 시작합니다.]

[화염 내성, 냉기 내성, 전격 내성, 고통 내성, 정신 내성, 독 내성, 스킬을 조합합니다.]

[스킬 조합에 성공합니다.]

[스킬 조합, 스킬의 등급이 2등급으로 상승합니다.]

[새로운 스킬의 이름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임의적으로 새로운 스킬의 이름을 등록합니다.]

[대통합 내성, 스킬이 등록됩니다.]

[대통합 내성, 스킬의 이름은 한 차례 변경 가능합니다.]

 

기어이 내성 스킬들이 조합되었다.

 

[대통합 내성, 스킬이 내부 저항을 시작합니다.]

[대통합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대통합 내성 스킬이 내부 저항을 시작하자 무혁의 몸에 아주 작은 변화가 보였다.

가장 먼저 속도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울툭불툭- 터질 것처럼 솟아올랐던 피부와 근육, 빠지고 자라나길 반복하던 머리카락, 끔찍한 소리와 함께 부서지고 맞춰지던 뼈들도 그 간격이 조금씩이나마 늦춰지지 시작했다.

통통통통통통!

무혁의 변화를 유일하게 알아차린 통통이가 희망을 발견한 아이처럼 무혁의 주변을 뛰어다녔다. 마치, 그 모습이 무혁을 응원하는 것만 같기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이 흐르자 대통합 내성 스킬의 숙련도가 6등급으로 올라섰다.

대통합 내성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오르니 무혁의 몸이 또 한 번 변화를 보였다.

울긋불긋- 거렸던 피부의 색이 본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더불어 몸의 변화 속도도 한층 느려졌다.

다시 2시간이 흐르자 대통합 내성 스킬이 5등급에 올랐고, 이때부터는 무혁의 몸도 더욱더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머리카락이 더 이상 빠지지 않았고, 살갗을 뚫고 나올 것처럼 솟아올랐던 피부와 근육이 잠잠해졌으며, 잘게 부서지고 맞춰졌던 뼈도 이제는 큼지막하게 부서지고 맞춰지는 수준으로 변화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서야 대통합 내성 스킬이 4등급에 올라섰다.

더 이상 대통합 내성 스킬의 숙련도도 쉽게 오르지 않았지만, 4등급에 오른 효과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아주 차분해진 무혁의 모습은 그 표정에서부터 더 이상 극심한 고통을 받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건 누가 봐도 본 드래곤의 뼈 이식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는 걸 암시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 크레우스타가 돌아왔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크레우스타는 여전히 처절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을 거라 여겼던 무혁이 너무나도 평온하게 변해버린 모습에 버럭- 소리부터 내질렀다.

그 소리에 맞춰서 오랜 시간 기다렸다는 듯, 무혁의 몸에서 새카만 빛이 화악- 번져나가며 주변을 집어 삼키며 길었던 고통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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