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1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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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6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0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02화
피 무지개 숲 (27)
지난 1차 몬스터 습격 경험으로 무혁은 애초부터 2차, 그리고 3차 몬스터 습격 때에도 홀로 숲에서 싸우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어차피 도망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스스로 페이스 조절만 잘한다면 답답하게 토성에 갇혀서 소극적으로 방어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고 여겼다.
다만, 한 가지 무혁이 계산한 것과 다른 값이 있었으니…….
우어어어어어!
우어어어어!
홀린 듯 토성을 향해서 달려들어야 할 몬스터 중, 유일하게 거대 불곰만이 무혁을 발견하면 진로를 바꾸길 망설이지 않았다.
“강제 사냥 룰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더니… 계산 미스네.”
무혁은 자신을 향해서 미친 듯 돌진해오는 거대 불곰들을 바라보며 끌- 하고 혀를 쳤다.
그러나 전투 개미를 비롯한 다른 몬스터들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신경도 쓰지 않고 토성을 향해서만 돌격하고 있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저 척살 1순위였던 전투 개미보다 거대 불곰을 더 많이 상대해야 하다 보니 조금 짜증이 났을 뿐이었다.
서걱! 서걱! 서걱!
무혁의 손에 들린 블랙 본 장검이 춤을 출 때마다 거대 불곰의 가죽이 갈라지고, 살과 뼈가 끊어졌다.
제아무리 피 무지개의 영향으로 거대 불곰의 능력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블랙 본 장검이 움직일 때마다 사방으로 피분수가 뿌려졌고, 거대 불곰의 거대한 동체가 쿵- 하고 넘어가길 반복했다.
베고, 찌르고, 끊고, 도려내는 등 무혁은 거침없이 마음껏 제 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그렇게 무혁이 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낼수록 그의 주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몬스터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저 많은 사체를 언제 해부하지?’
무혁은 끊임없이 블랙 본 장검을 휘두르다가 쌓여가는 몬스터 사체들을 보고 눈을 찌푸렸다.
가슴에 품고 있는 무지개 구슬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무혁으로서는 자신을 대신해서 무지개 구슬을 채취할 조수라도 있었으면 싶었다.
‘구름이라도 데리고 왔어야 했나?’
하지만, 고작 이런 일을 시키려고 방구름을 조수처럼 부릴 순 없었기에 무혁은 결국 스스로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그렇게 앞이 깜깜한 뒤처리에 한숨을 내쉴 때, 무혁의 곁에서 통통- 뛰고 있던 통통이가 돌연 거대 불곰의 사체를 향해 다가갔다.
덥석- 통통이가 거대 불곰의 사체를 집어 삼켰다.
아니, 정확하게는 전투 개미의 상체를 실제로 삼키는 것과 다르게 유령이 벽을 통과하듯 거대 불곰의 몸으로 들어간 통통이가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었다.
거대 불곰의 사체는 멀쩡했지만, 통통이는 무지개 구슬을 툭- 내뱉었다.
통통통통통통.
외눈을 깜빡- 거리며 제자리에서 뛰는 통통이의 모습은 마치, 원하는 게 이게 맞냐는 듯 무혁을 향해 질문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헐! 통통아, 너…….”
무혁은 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 덤벼들던 거대 불곰 한 마리를 쓰러트리고는 통통이에게 다가갔다.
“이런 기특한 녀석!”
무혁은 통통이를 격하게 껴안으며 뽀뽀까지 해주었다.
“이제부터 모든 몬스터의 사체에서 무지개 구슬을 꺼내. 아니, 스킬 링이랑 이왕이면 판매 품목까지 다 꺼내!”
그 말을 듣고 통통이가 또 한 마리의 거대 불곰 사체를 집어 삼켰고, 무지개 구슬을 뱉어냈다.
아쉽게도 거대 불곰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판매 품목인 쓸개와 간 같은 장기는 꺼내지 못했다.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란 거구나.”
무혁은 너무 날로 먹으려고 했다며 자책 섞인 웃음을 짓고는 더욱더 신나서 몬스터들을 베어 넘겼다.
쓰러지는 몬스터는 하나도 빠짐없이 통통이가 무지개 구슬을 빼냈다.
아주 가끔 스킬 링도 꺼내왔기에 그 모습을 보며 무혁은 통통이가 몬스터 신체 일부를 임의적으로 뜯어내지는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왜 마정 찌꺼기는 직접 사체를 먹었어야만 했을까?
‘심장의 핵 역시 신체의 일부니 그것을 먹고 소화시켜야만 했던 건가?’
무혁은 아마도 자신의 추측이 맞을 것 같다 생각했다.
어쨌든 너무나도 유능한 조수가 된 통통이의 가세로 무혁의 공간 주머니에는 무지개 구슬이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었다.
“이런 속도라면 오늘만 하더라도 스킬 하나는 충분히 구매할 수 있겠는데?”
신이 난 무혁은 흡사 광기에 물든 사람처럼 눈에 보이는 족족 몬스터들을 도륙했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이 흘렀을 때, 무혁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주변을 돌아봤다.
“휘유우…….”
주변으로 거대 불곰은커녕 몬스터의 씨가 말라버렸다.
잠깐만 쉬자며 거대 불곰 사체에 엉덩이를 깔고 앉은 무혁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그래, 이 맛이지.”
열심히 몬스터를 사냥하고 휴식을 핑계로 피우는 담배 맛은 일품이었다.
휴식을 위한 담배 타임이었지만,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무혁은 뻑뻑- 빠르게 담배를 피우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럼 또 시작해야지. 가자, 통통아!”
무혁은 어렵지 않게 남쪽 토성으로 향하는 몬스터들의 이동 경로를 찾아냈고, 그곳에서 피 무지개 숲에서 새롭게 얻은 스킬인 ‘거인의 함성’을 사용했다.
“이야아아아아아-!”
주변으로 넓게 퍼져나가는 거대한 함성 소리에 토성을 향해 달려가던 몬스터들이 움찔- 떨더니 이윽고 벌겋게 변한 눈에 광기와 분노를 가득 담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효과 죽이네.”
무혁은 자신을 향해 성난 황소처럼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향해 또 다시 한바탕 살벌한 칼춤을 춰대기 시작했다.
#
“왼쪽! 왼쪽을 사수해!”
“오른쪽 뚫리기 직전이잖아! 이 병신새끼들아!”
“죽어! 이 더러운 괴물 새끼야!”
“비, 빌어먹을! 칼이 박히질 않아!”
“멍청아! 구덩이를 파라니까!”
“젠장! 저 망할 거대 불곰들 때문에 성문이 뚫리겠어!”
“성문보다 먼저 성벽이 무너지겠어! 제발 저 거대 불곰 좀 쓰러트리라고!”
남쪽 토성을 사수하기 위해 성벽에 오른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함을 치고, 욕설을 내뱉으며 몰려드는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1차 몬스터 습격에서는 토성 외벽을 기어 올라오는 전투 개미로 인해 고역을 치러야만 했다.
2차 몬스터 습격에서는 토성 외벽과 비슷한 신장을 가진 거대 불곰이 벽을 무너트리겠다는 듯 마구잡이로 양팔을 휘두르거나, 몸으로 부딪혀오는 통에 과연 오늘 하루 성벽이 무사할까 싶을 정도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거대 불곰의 막강한 방어력이 문제였다.
성벽 위에서 칼을 휘두르고, 도끼로 찍고, 창을 내질러도 웬만해서는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무기 강화 스킬에다가 또 다른 추가적인 스킬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평균 이하의 공격력으로는 거대 불곰을 저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앗!”
뾰족한 외침과 함께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거대 불곰의 안면을 강타했다.
쾅- 울부짖으며 뒷걸음질을 치는 거대 불곰의 모습에 주변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소리와 함께 온갖 공격이 집중됐고, 그제야 거대 불곰이 질긴 생명력을 꺼트리며 쓰러졌다.
“흥!”
거대 불곰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레이나가 코웃음을 쳤다.
엄청난 맷집을 자랑하는 거대 불곰이지만, 마력 공격에는 굉장히 취약했다.
당장 쓰러진 거대 불곰만 하더라도 안면이 완전히 새카맣게 타버렸을 정도로 사실상 질긴 생명력을 끊어놓은 건 레이나의 파이어 볼이었다.
화르륵!
레이나는 오른손에 낀 붉은 가죽 장갑 위에 아직도 남아 있는 불씨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워하면서도 한 편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지개 구슬을 더 보유하고 있었다면 한쪽이 아닌 세트를 구입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지금보다 더욱더 위력적인 공격력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무지개 구슬을 더 모아야 해!’
레이나의 표정에 두터운 각오가 덧씌워졌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는 파이어 볼 하나 밖에 없는 신세였지만, 오크 상인을 통해 구입한 ‘비오타샤의 화염 장갑’은 레이나의 파이어 볼을 더욱더 강력하게 만들어 줬다.
그 결과 레이나는 이번 몬스터 습격에서 상당히 눈에 띄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비단, 레이나뿐만이 아니었다.
강철 흉갑을 착용하고 있는 루이스는 전투 개미의 공격조차 막아내는 막강한 방어력을 앞세워 제 세상 만난 놈처럼 날뛰고 있었으며, 팔 토시를 착용하고 있는 오를리아 역시 손에 역수로 쥔 두 자루의 검에서 새카만 아지랑이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는데 놀랍도록 강력한 절삭력을 앞세워 전투 개미와 거대 불곰까지도 상처를 쩍쩍-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나도 다른 걸 골랐어야 했나?”
방구름은 오크 상인을 통해 새로운 무구를 구입하고 이전보다 월등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루이스 등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오크 상인을 통해 구입한 ‘바브리듬의 로브’는 항상 냉정을 갖게 해주며, 감각까지도 민첩하게 만들어주는 특이한 기능과 주변 시선을 분산시킨다는 부가적 옵션까지 붙어 있었다.
방어구로서의 가치는 전혀 없었기에 방어력을 우선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볼일 없는 로브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방구름에게는 포션을 만들 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물론, 남들의 눈에 띄어서 좋을 것 없는 그로서는 바브리듬의 로브를 보는 순간 무조건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당장 2차 몬스터 습격에는 도움이 안 되겠지만, 자신의 결정을 후회할 필요는 없다고 여기는 방구름이었다.
이야아아아아아-!
“……!”
갑작스럽게 멀리서 들려오는 기합소리에 방구름의 시선이 숲으로 향했다.
그뿐만 아니라 꽤 많은 이들 또한 별안간 터진 기합소리에 의문 가득한 시선으로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개중에는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몬스터가 등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방구름만큼은 달랐다.
“형님…….”
분명 이 목소리의 주인은 무혁이었다.
방구름은 홀로 숲에서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 무혁을 떠올리며 그가 무사하기만을 바랐다.
#
2차 몬스터 습격은 1차 몬스터 습격 때보다 훨씬 더 막강했다.
그 결과.
몬스터 습격이 시작된 지 6시간이 다 되어 갈 때쯤 가장 먼저 동쪽 토성이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빠졌다.
“도망가야 해! 이대로 있으면 다 죽어!”
“어디로 도망을 가려고? 갈 곳도 없잖아!”
“어디든! 여긴 끝났어! 이대로 개죽음을 당하긴 싫어!”
“가, 같이 가!”
사실 더 버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시간 만에 동쪽 토성이 무너진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전황이 불리하다 여긴 눈치 빠른 이들이 외벽이 무너지기 전에 자리를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한 명이 두 명으로, 다시 네 명, 여덟 명으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나자 외벽의 붕괴는 점점 더 가속화 되어갔다.
“아직 포기하지 마! 돌아오란 말이야!”
“젠장! 저 병신 새끼들! 어차피 어딜 가나 몬스터들의 습격을 받고 있을 텐데 어딜 가겠다는 거야!”
“아아… 빌어먹을! 다 끝났어!”
자리를 이탈한 이들이 숲이 아닌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는 오솔길을 통해 빠르게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남은 이들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콰르르르르- 기어이 토성 외벽 한쪽이 무너지면서 몬스터들이 토성 내부로 들이닥쳤다.
“…다 끝났어.”
누군가의 희망 없는 말처럼 동쪽 토성은 기어이 2차 몬스터 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함락되고 말았다.
외벽이 무너지자 뒤늦게 도망치려는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태였다.
외벽이 무너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도망가는 이들을 뒤쫓지 않았던 몬스터들이 양쪽 오솔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몬스터 천국이나 다름없는 숲으로 뛰어 들어갈 수도 없었기에 남은 이들은 삶을 포기한 대신 악에 바친 악귀가 되어 한 마리의 몬스터라도 더 죽이겠다며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쪽 토성이 가장 먼저 함락이 되었다면, 한낮이 되었을 무렵엔 북쪽 토성 또한 위태로운 상황에 빠져있었다.
특히, 동쪽 토성을 향하는 오솔길을 통해 몬스터가 지속적으로 몰려오니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오후 2시.
곳곳에서 처절한 절규와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몬스터들은 승리의 함성마냥 포효를 질렀다.
기어이 북쪽 토성마저 무너트린 몬스터들은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 움직였다.
목적지는 오솔길을 통한 서쪽.
그리고… 숲을 가로지르는 남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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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에 사로잡힌 사람마냥 몬스터를 죽이고, 죽이길 반복했다.
어둠이 걷히고, 빛이 숲으로 침투해 왔을 때야 아침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빛을 벗 삼은 무혁은 갓 잡은 몬스터의 생살을 질겅질겅- 씹으며 허기와 갈증을 달랬다.
그러면서도 블랙 본 장검을 쉬지 않고 휘둘렀다.
주변을 싹- 정리하고 담배를 피우고, 다시 생살을 씹고, 정리 후에 담배를 피우길 반복해나갔다.
그러다 이상함을 느낀 건 오후 3시가 지날 무렵이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
적어도 자신의 뒤에서 들이치는 몬스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밀려들었고, 덕분에 남쪽 토성을 공격하는 몬스터의 뒤를 치는 것 자체가 힘들 지경으로까지 변했다.
“아…….”
붉은 눈동자를 번들거리던 거대 불곰의 머리통을 반으로 가르며 무혁은 이유를 알아차렸다.
“함락됐구나.”
동쪽? 아니면 북쪽?
무혁은 어쩌면 두 곳 모두 몬스터들에게 함락되었을 거라고 여겼다.
몬스터 습격이 있기 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을 했던 두 곳은 여러모로 2차 몬스터 습격을 막아내기가 힘들어 보였으니까.
그 결과 토성을 함락시킨 몬스터들이 자연스럽게 목표를 변경한 것이다.
서쪽이거나, 남쪽이거나.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를 동안 끝없이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무혁의 얼굴에도 점점 피로감이 짙어져 갔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미리 예측했다면 밤, 새벽, 오전 동안 적당히 몬스터를 죽였을 텐데.
살짝- 후회가 들었지만 무혁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자책과 미련으로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할 필요는 없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덤비면 죽이고, 덤비지 않으면 피하면 그만이다.
몬스터들의 목적은 토성을 무너트리는 것에 있었지,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무혁은 적당히 뒤로 빠지면서 쉴 여유를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라면.
“…버틸 수 있으려나?”
동쪽과 북쪽이 무너지면서 고스란히 배 이상 늘어난 몬스터를 과연 남쪽 토성이 막아낼 수 있을지 무혁은 그것이 너무나도 걱정스러웠다.
“어떻게든 막아내겠지.”
무혁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빠르게 움직였다.
무혁이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자 관심을 끊어버린 몬스터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앞뒤 다투어 남쪽 토성을 향해 몰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