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1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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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1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01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01화
피 무지개 숲 (26)
“구름아.”
“형님!”
방구름은 무혁이 나타나자 그 어느 때보다도 반색하며 그를 맞이했다.
침울하게 가라앉은 남쪽 토성 분위기는 엉망진창이었다.
덩달아 방구름의 마음까지도 착- 가라앉아 있었는데, 때마침 시기적절하게 무혁이 돌아왔으니 그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근심과 걱정이 달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형님이 계시지 않는 동안…….”
무혁은 방구름의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끊어버렸다.
“다 알고 있어.”
“예? 알고 계시다고요?”
자세한 내막까지는 설명할 시간이 없다는 듯 무혁은 방구름에게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
“루이스하고 레이나, 오를리아부터 불러와.”
왜요- 라는 말이 나오려는 걸 참아내며 방구름은 금방 데리고 오겠다며 막사를 빠져나갔다.
홀로 남은 무혁은 잠시 휴식을 가지며 앞으로의 일들을 차분하게 생각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자정이 넘어가면서 시작될 2차 몬스터 습격이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남쪽 토성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철저하고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나름 방비를 탄탄히 해놓았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거대 불곰의 등장과 레오나르도가 남쪽 토성 분위기를 완전히 무너트리고 떠나면서 2차 몬스터 습격에 대한 방어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추측이 됐다.
뭔가 패배감에 물든 분위기도 문제였지만, 마르테를 비롯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의 시체를 지키던 이들이 모두 상당한 부상을 당했기에 그에 따른 전력 누수가 큰 손실이었다.
‘그때 뛰쳐나갔으면…….’
무혁은 레오나르도가 등장했을 때부터 숲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레오나르도가 남쪽 토성 거주자들을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 모습을 봤을 때,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면 분명 그를 패대기치고 함께 온 서쪽 토성 놈들도 모조리 목을 비틀어 놨을 거다.
하지만, 무혁은 끝까지 참았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기에 상황이 이렇게 변할 줄 알면서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참지 못하고 일을 벌였다면 그 모습을 본 모든 아스펠 마을 식민들이 자신을 주목할 것이고, 그건 곧 무혁을 찾고 있는 자들에게 너무나도 확실한 정보를 전해주는 꼴이었으니까.
“시간만 지나면 이런 일도 더 이상 없겠지.”
헬-라시온의 그 누구보다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무혁이었기에 적당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때부터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최소한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는 순간까지만 인내하고 참으면 된다.
“형님.”
방구름의 음성에 무혁은 느슨하게 풀어졌던 몸을 바로 세웠다.
이윽고 방구름이 루이스, 레이나, 오를리아와 함께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우릴 왜 찾은 거야?”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호기심이 짙은 표정으로 루이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레이나는 뭔가 불만스럽다는 듯 불퉁스러운 표정이었고, 오를리아는 별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오크 상인 만나고 싶지 않아?”
툭- 던지듯 내뱉은 무혁의 말에 세 사람은 누구 한 사람 빼놓을 것 없이 눈을 부릅떴다.
“오, 오크 상인이라고?”
루이스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네가 오크 상인이 어딨는지 안다고- 라는 레이나의 말과 만날 수 있는 건가요- 라는 오를리아의 말이 뒤를 따랐다.
“오크 상인을 만나고 싶다면 두 시간 후에 숲 입구로 나와. 참고로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고 조용히 움직여. 다른 사람이 끼어든다면 모두 없던 일로 할 테니까.”
무혁의 말에 루이스 등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남쪽 토성 내에서 오크 상인을 만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때문에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크 상인이 존재하는 게 맞냐는 의심이 가득할 정도였다.
강제 사냥의 룰을 떠올린다면 분명 오크 상인은 존재하겠지만, 위치가 어디인지, 언제 나타나는지 알 수 없으니 사람들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무엇보다도 숲은 너무 위험했다.
오크 상인을 만나겠다고 작정하고 숲을 헤집고 다니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었으니 많은 사람들은 사실상 오크 상인의 존재를 일부러 외면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오크 상인에게만 사용이 가능한 무지개 구슬만큼은 아득바득 모아놓고 있었으니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궁금한 게 많아 보이는 루이스 등을 무혁이 억지로 돌려보내고 나자 방구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님, 무슨 생각이신지 물어도 될까요?”
오크 상인에게 자신만 데리고 가려고 했던 무혁이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꾸었는지 방구름으로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토성 방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서.”
그 외에 다른 뜻은 없었다.
레오나르도가 남쪽 토성을 들쑤셔놓고 갔기에 무혁으로서는 최대한 토성 방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 생각하다 루이스 등에게 오크 상인을 안내하기로 한 것이다.
고작 세 사람으로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시간이 부족한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라 여기는 무혁이었다.
‘2차 몬스터 습격만 버티면 돼. 그 이후는 더 좋아질 거야.’
무혁은 오늘 이후 루이스 등이 다른 사람들에게 오크 상인의 위치와 등장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만 발설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잠시라도 눈 좀 붙여.”
무혁의 말에 방구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간이침대에 몸을 뉘였다.
1차 몬스터 습격을 통해 하루 종일 몬스터와 싸워야 한다는 걸 경험했기에 그 전까지는 최대한 체력을 비축해 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남쪽 토성의 거주자들은 몇 시간 후에 있을 길고 처절한 전투를 대비해서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는 중이었다.
두 시간 후, 남쪽 토성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다섯 개의 그림자가 모였다.
“여기부터 기억을 잘 해둬.”
다행스럽게도 무혁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정도로 머리가 둔한 사람은 없었다.
루이스 등은 무혁이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눈을 반짝였다.
무혁이 선두에 서고 나머지가 뒤를 졸래졸래- 쫓았다.
사실, 무혁도 오크 상인 아르마카가 어디서 처음 등장하는지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아르마카를 만났던 주변에서 대기하는 것이 무혁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다만, 문제는…….
우어어어어어!
거대 불곰이 무혁을 발견하면 앞뒤 재지 않고 눈이 뒤집혀서 달려든다는 점이다.
그래봐야 무혁의 블랙 본 장검에 한낱 고깃덩어리가 되어 쓰러졌지만, 어쨌든 100미터 밖에서도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달려드는 거대 불곰의 분노에 찬 모습은 루이스 등의 심장을 오그라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도대체 저놈들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저렇게 덤벼드는 거야?”
루이스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만만한가 보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무혁이었지만, 그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마수 켈로나의 가죽 세트 때문이었다.
곰 계열 모든 몬스터로부터 절대적인 적대감을 갖는다는 옵션이 붙어 있었기에 거대 불곰이 무혁만 발견하면 미쳐서 달려드는 것이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정말 우리와 같은 2년차 마을 식민이 맞는 거야?”
내내 불퉁스러운 표정이었던 레이나가 몇 번을 망설인 끝에 무혁에게 질문을 건넸다.
“아닌 것 같아?”
무혁의 대꾸에 레이나가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듯 어처구니없어했다.
슬쩍-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니 루이스는 물론 별다른 표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오를리아조차도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짙게 깔려 있었다.
“너와 우리가 다른 게 뭔데? 아니, 그 이전에 네가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스펠 마을로 이주를 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리고 너 같은 실력자를 거대 길드와 가문들이 가만히 뒀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이유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는 레이나의 말에 루이스와 오를리아도 옆에서 맞장구를 치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우리가 있는 이 지옥 같은 곳이 어떤 곳인지 잊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왜 엉뚱한 소리를 하냐는 듯 레이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는 것부터 비상식인데 내가 2년차 식민이고 아스펠 마을로 이주를 했다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건…….”
레이나가 말문이 막혔는지 입술만 달싹- 거렸다.
“헬-라시온 자체가 비상식적인 곳이야. 내가 너희와 다르다는 게 그리 큰 문제는 아니잖아?”
무혁의 말에 레이나는 더 이상 반박할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고, 루이스와 오를리아 역시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세 사람의 생각이 깊어지려고 하는 순간.
“왔다.”
무혁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물렀고, 다른 이들의 시선도 그곳으로 향했다.
“헉!”
오크 상인, 아르마카는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주시하자 저도 모르게 흠칫- 거리며 대검을 끌어 올렸다.
‘어째… 변한 게 없네.’
처음 만났을 때에도 비슷하게 놀랐었던 아르마카를 떠올리며 무혁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크큼… 손님들이 많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슬그머니 대검을 내려놓으며 아르마카가 한껏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혁은 뻥- 뚫려 있는 콧구멍과 좌우로 쫙- 올라가 있는 입에 지폐를 꽂아 넣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물건을 사려고 날 기다린 거겠지, 인간들?”
아르마카는 대검을 땅에 꽂아두고 한 손에 들고 있던 금빛 자루에서 태블릿 PC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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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 이건!”
“…너무 비싸잖아.”
“음음…….”
루이스 등은 아르마카가 건네준 태블릿 PC를 열심히 뒤져가며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찾아보고 있었다.
적당하게 타협을 한다면 나름 쓸 만한 것들을 구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은 더 좋은 것, 더 탐이 나는 것에만 눈독을 들였다.
무혁은 지난번에 자신이 아르마카를 만났을 때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항목에 눈을 찌푸렸다.
“스킬?”
스킬 항복을 발견하는 순간, 무혁은 아르마카가 ‘지금은 없다’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무혁이 웃는 이유를 알기라도 한 듯, 아르마카가 말했다.
“7일 낮밤이 지나면 그 다음 날부터 판매 품목이 추가되는 거다, 인간.”
“그래서 스킬이 추가된 거라고?”
“그렇다, 인간.”
판매하는 아르마카가 그렇다니 무혁으로서도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다.
“그럼 이 다음에는 뭐가 추가되지?”
“그땐 이 숲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바보 아니냐는 아르마카의 대꾸에 무혁은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21일째 밤이 지나면 곧바로 강제 사냥이 종료된다는 뜻이군.’
그 말인 즉, 3번째 몬스터 습격 도중에라도 반드시 아르마카를 만나서 모아놓은 무지개 구슬을 모조리 다 소모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무혁은 찬찬히 스킬 목록에 들어가 있는 스킬들을 확인해봤다.
중앙탑에서 판매하는 것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간간히 눈에 보였다.
스킬 목록을 훑어보던 무혁의 눈동자가 이내 한 부분에서 터질 듯 커졌다.
약탈자의 광기 (2,000)
사냥꾼의 끈기 (2,000)
탐험가의 질주 (2,000)
가디언의 인내 (2,000)
‘포지션 스킬!’
놀랍게도 4개의 스킬 모두 포지션 스킬이었다.
중앙탑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아주 희귀한 스킬들로 오직 강제 사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그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했다.
오죽했으면 강제 사냥에서 포지션 스킬을 획득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건 축복받은 일이라고 했는데, 특히 하위 식민일 때일수록 똑같은 스킬을 더욱 싸고 쉽게 획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축복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는.
‘강제 사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포지션 스킬은 포지션에 관계없이 익힐 수가 있다고 했었지?’
무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을 했고, 아르마카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르마카를 통해서 구입할 수 있는 4가지 포지션 스킬의 효과는 간단했다.
각각 근력, 체력, 순발력, 지구력을 한 시간 동안 10퍼센트나 상승시켜준다.
식민 특권으로 얻은 포지션 스킬의 경우 시전자의 기본 정밀 수치의 30퍼센트를 상승시켜주니 정밀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변동폭이 더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무혁처럼 정밀 수치가 낮은 상황에서는 무조건 10퍼센트를 올려주는 스킬이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포지션 스킬의 최대 장점인 다른 스킬과의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크 상인을 통해 익힐 수 있는 포지션 스킬은 반드시 익혀야만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가격.
스킬 하나당 가격이 무지개 구슬 2천 개였으니 비싼 편이었다.
‘아니지, 이 정도의 스킬을 몬스터 2천 마리 잡아서 살 수 있는 거라면 싼 편이라고 봐야 하겠지?’
물론, 무혁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었지만.
현재 무혁이 보유하고 있는 무지개 구슬은 대략 2,300개가 조금 넘었다.
원한다면 당장 스킬 하나 정도는 충분히 구입이 가능했다.
‘진심으로 다 사고 싶다.’
무혁은 욕심이 났지만, 현실은 하나만 구입할 수 있었기에 고민하던 차에 체력 수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사냥꾼의 끈기’ 스킬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포지션이 사냥꾼이기에 사냥꾼 관련 포지션 스킬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
무혁은 진심으로 나머지 스킬들도 모두 구입하고 싶었기에 현재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한 것 뿐이다.
사냥꾼의 끈기 스킬을 이용해서 최대한 체력을 끌어올려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몬스터를 잡아 무지개 구슬을 모으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더욱이 1차 몬스터 습격을 통해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확실하게 느낀 무혁이었으니 2차 몬스터 습격을 앞두고 있는 지금 사냥꾼의 끈기 스킬보다 더 효과적인 스킬은 없었다.
“세상에…….”
“말도 안 돼!”
무려 2천 개의 무지개 구슬을 지불하는 무혁의 모습에 방구름과 루이스 등은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놀라거나 말거나, 무혁은 그 자리에서 곧장 아르마카가 건네주는 스킬 링을 손에 끼고 ‘사냥꾼의 끈기’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채앵- 하며 스킬 링이 파괴됨과 동시에 알림음이 무혁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사냥꾼의 끈기(사냥꾼), 스킬을 익혔습니다.]
무혁은 정말 커다란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런 무혁이 무척이나 부러운 일행들은 이내 미련을 털어내며 자신의 현실에 맞게 물품들을 구입했다.
방구름은 온몸을 뒤덮을 수 있는 모자까지 달린 로브를 구입했고, 루이스는 가슴을 보호할 수 있는 강철 흉갑을 구입했으며, 레이나는 붉은 가죽 장갑 한 짝, 오를리아는 평범해 보이는 가죽 재질의 팔 토시 한 세트를 구입하면서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무지개 구슬을 소모하고 말았다.
“이제 곧 피 무지개가 뜬다, 인간들!”
아르마카의 말처럼 어느덧 시간은 2차 몬스터 습격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너희는 돌아가.”
“예?”
“뭐라고?”
“너는!”
오를리아를 제외한 모두가 한 마디씩 내뱉으며 무혁을 바라봤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오를리아 역시 놀란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제일 센 놈이 후방에서 싸우는 거 봤어? 제일 센 놈은 원래 최전방에서 싸우는 거야.”
무혁은 하얀 이를 씨익- 드러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