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1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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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4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2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22화
피 무지개 숲 (47)
“크아아악!”
비명과 고함을 함께 지른 루이스가 투 핸드 소드를 좌에서 우로 있는 힘을 다해 휘둘렀다.
콰작-!
방패를 잃은 전투 개미는 어깨 외피가 박살난 채 형편없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텅!
“하아- 하아- 하아!”
더 이상 버티고 설 힘이 없는 루이스는 투 핸드 소드로 겨우 몸을 지탱하며 주저앉는 걸 견뎌냈다.
“이제 제발 좀 뒤로 빠져서 쉬어요!”
루이스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방구름에게 씨익- 미소를 지었다.
“구름아, 시작한 놈이 끝내는 거야. 그게 레이디들을 지켜야 하는 남자의 숙명이니까. 그런데… 내가 죽기 전까지 네 차례는 없어!”
앙할마케가 휘두르는 검을 비틀거리면서도 막아낸 루이스가 곧바로 반격까지 펼쳤다.
누가봐도 한계까지 모든 힘을 끌어 올리고 있는 루이스였다.
하지만, 그건 루이스만이 아니었다.
“크아악!”
“죽어어어-!”
식량 저장소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고, 그 참상은 아비규환이라는 단어만큼 어울리는 것이 없었다.
식량 저장소의 천장 구멍이 뚫리면서 몬스터들이 하나, 둘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는데 그 수가 상당했다.
처음에는 전투 개미가 한 마리, 두 마리 늘어났고, 그 다음으로는 앙할마케가 들어왔다.
마지막으로는…….
우어어어어어어!
몸이 절반쯤 끼어버린 거대 불곰이 어떻게든 천장을 통해 식량 저장소로 들어가겠다는 듯 안간힘을 쓰고 있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거대 불곰이 자신의 덩치를 생각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몸을 들이밀다가 끼어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천장을 통해 몬스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약간의 시간을 벌어놨을 뿐.
거대 불곰이 천장의 구멍을 조금씩 넓히고 있었으니 머지않아 더욱더 커진 천장 구멍을 통해 몬스터들이 대거 식량 저장소 안으로 들어찰 것은 자명한 일.
하나 그 또한 앞으로의 일일 뿐이었다.
이미 식량 저장소 안으로 들어온 십여 마리가 넘는 전투 개미와 앙할마케를 먼저 쓰러트리는 것이 당장 시급했다.
포기할 만한 상황 속에서도 식량 저장소 안에 갇힌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었다.
천장이 뚫리며 전투 개미가 침입을 했을 때, 공포에 사로잡혀 꼼짝도 못 하던 몇 사람이 순식간에 죽임을 당한 것이 뼈아픈 손실이기는 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각자의 역할을 맡아서 나름 고군분투 중이었다.
“루, 루이스! 엎드려!”
뒤에서 들려오는 레이나의 뾰족한 외침에 루이스가 황급히 엎드렸다.
퍼엉- 콰앙!
지척 거리에서 가슴에 파이어 볼을 맞은 앙할마케가 뒤로 날아가 식량 저장소 벽면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여전히 가슴에서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는데, 앙할마케의 털과 가죽이 불에 타며 그로 인한 메케한 연기와 냄새가 식량 저장소 안을 진동시켰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 하나 레이나를 탓하는 이는 없었다.
단숨에 앙할마케를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버리는 레이나의 위력적인 파이어 볼은 식량 저장소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에게 있어 크게 숨통을 트여줄 수 있었으니까.
“레이나!”
휘청- 거리며 레이나가 바닥에 주저앉자 오를리아가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주륵!
레이나의 코에서 새빨간 핏물이 흘러내렸다.
과도하게 파이어 볼을 사용한 대가였다.
이는 더 이상 레이나가 파이어 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백한 몸의 경고다.
파랗게 질린 입술과 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레이나였기에 그녀는 당장 절대적인 안정과 휴식이 필요했다.
“괘, 괜찮아… 콜록! 콜록!”
기침을 할 때마다 레이나의 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안 돼! 더 이상 무리를 했다가는……!”
오를리아는 레이나를 안정시키기 위해 말을 하다 말고 끔찍한 비명 소리를 내지르는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꽈득! 꽈득!
앙할마케 한 마리가 이름 모를 남자의 어깨를 씹어 먹고 있었다.
그 끔찍한 모습에 전투를 하던 이들마저 순간 움찔- 거렸다.
앙할마케는 남자의 반대쪽 어깨를 엄청난 악력으로 뜯어내고는 커다랗게 팔을 좌우로 흔들며 크와아아아- 포효를 했다.
그때마다 뜯겨진 어깨에서 후두두둑- 피가 사방팔방으로 흩뿌려졌다.
마무리는 어깨를 뜯어 먹던 남자의 머리를 짓밟아 터트림으로써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더욱더 무섭고도 잔인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아직까지도 남은 이들은 스무 명이 넘었지만, 멀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방구름 역시도 전투 개미의 갑작스런 습격으로 인해 왼쪽 허벅지에 상처를 입었는데, 회복 포션이 다 떨어져 버려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식량 저장소 안에서 싸우는 이들이 이렇게까지 버틸 수 있는 건 모두 방구름 덕분이었다.
회복 포션, 그리고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를 상승 시켜주는 버프 알약이 그 이유였다.
절대로 외부 노출을 하지 말라고 무혁이 신신당부했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었기에 방구름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끈질기게 버티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도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방구름의 버프 알약의 지속 시간은 1시간.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입구를 통해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오는 몬스터와 천장을 통해 침입한 몬스터들을 상대로 싸우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의 지속 시간 중 10여 분 밖에 남아 있질 않았다.
더 이상 남아 있는 버프 알약이 없었기에 방구름은 버티는 것도 이제 한계라고 여겼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이 만들어 두는 거였는데! 아니! 훨씬 더 효과가 뛰어난 걸 만들어야 했는데! 모두 내가 무능해서야! 내가 더 유능했더라면 형님도 그렇게…….’
큭- 하고 방구름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무혁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니 자신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느껴졌다.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지만, 방구름은 눈물을 삼켰다.
무능력한 놈에게는 울고 있을 자격도 없다.
찌질하게 울고 있을 시간에 칼이라도 한 번 더 휘두르는 것이 죽은 무혁에게도, 현재 식량 저장소에서 싸우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보답하는 일이라 여겼다.
이를 악문 방구름이 비틀거리는 루이스를 대신해서 앞으로 나섰다.
“내가 말했잖아! 넌 내가 죽고 나면…….”
“형님이 말했어요. 제일 센 놈이 최전방에서 싸우는 거라고!”
루이스처럼 호쾌하게 검을 휘두르진 못해도, 오를리아처럼 용맹하게 근접전을 벌이진 못해도, 방구름은 그들 두 사람보다 아니 현재 식량 저장소에 있는 그 누구보다 높은 고유 능력의 정밀 수치와 수많은 경험을 쌓고 있었다.
전투 능력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스스로 전방에 나서서 몬스터와 싸우길 꺼려했기 때문이지, 신체 능력이 다른 이들에 비해 뒤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방구름은 이제 더 이상 뒤에 서 있지 않겠다며 눈앞의 앙할마케를 향해 검을 세웠다.
“개… 개새끼야 죽어!”
제법 찰진 욕을 내뱉으며 방구름이 앙할마케에게 검을 휘둘렀다.
무혁을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방구름은 확연하게 다르다.
고유 능력의 등급은 여전했지만, 정밀 수치가 한껏 높아져 있었기에 앙할마케 한 마리를 상대로 벌벌- 떨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서걱!
방구름의 검이 앙할마케의 가슴을 가르고 지나가자 벌어진 상처에서 핏물이 팍- 튀었다.
훌륭한 일격이었으나 황당하게도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핏물에 눈을 감아버렸고, 그 짧은 순간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걸 기회로 여긴 앙할마케가 팔을 휘둘러서 방구름의 허리를 후려갈겼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퍼억!
“…구름아 넌 싸움의 기본기가 너무 없어. 눈을 감아버리면 어쩌라는 거야? 그러니까 잠자코 내 뒤에 있으라니까…….”
자신을 감싸고 있는 루이스의 모습에 방구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덜덜- 입술만 떨어댔다.
“쿨럭! 쿨럭!”
기침을 하는 루이스의 입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다.
방구름이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자 루이스의 복부를 뚫고 있는 앙할마케의 징그러운 손이 보였다.
“루, 루이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방구름에게 루이스가 괜찮다며 미소를 지었다.
“메이저리거가 되어서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는데…….”
말을 하다 말고 루이스가 끌어안고 있던 방구름을 힘껏- 뒤로 밀었다.
쿠웅-!
루이스가 쥐어짜낸 힘에 뒤로 밀려나며 엉덩방아를 찧은 방구름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커졌다.
기어이 천장을 뚫고 떨어져 내린 거대 불곰에게 깔려버린 루이스의 모습이 두 눈 가득 담겼다.
자신의 아래 깔린 루이스를 귀찮다는 듯 발을 휘둘러 머리를 깨트려버린 거대 불곰.
퍼- 억!
“아, 안 돼에에에-!”
방구름의 절규에 찬 목소리가 식량 저장소 안에서 쩌렁쩌렁- 울렸다.
그리고 툭! 툭! 툭! 툭!
거대 불곰으로 인해 더욱더 넓어진 천장을 통해 또 다시 전투 개미와 앙할마케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루이스를 죽인 거대 불곰이 두 번째 먹잇감으로 방구름을 바라보며 움직일 때였다.
“레이나를 부탁해.”
오를리아가 방구름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말릴 새도 없이 거대 불곰을 향해 달려들었다.
회복 포션을 사용했음에도 왼쪽 어깨의 상처가 완전히 낫지 못한 오를리아였기에 그녀는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상처가 없었다 하더라도 오를리아와 거대 불곰의 상성은 최악이어서 승부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오를리아가 현란한 스텝을 밟아 전후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역수로 쥔 짧은 검으로 거대 불곰의 몸을 여기저기 찌르고, 베며 공격을 펼쳤지만, 워낙 물리 방어력이 높은 탓에 대부분의 공격이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거대 불곰은 하나, 둘 상처가 늘어가자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양팔을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넓은 장소였다면, 쉽게 피했을 오를리아였지만 식량 저장소는 그녀에게 너무 불리했다.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의 시체와 몬스터들의 사체도 문제였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몬스터들 또한 오를리아의 공간을 더욱더 협소하게 만들었다.
바람 앞 등불처럼 당장이라도 꺼질 듯 오를리아의 신형이 휘청휘청- 거렸다.
가까스로 거대 불곰의 공격을 피하는 그녀의 모습에 방구름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돕기 위해 움직이고 싶었지만, 죽은 듯 누워 있는 레이나로 인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툭- 거대 불곰의 공격을 피해 뒷걸음질을 치던 오를리아가 발뒤꿈치에 걸린 앙할마케의 사체에 균형을 잃었고, 그 사이 거대 불곰의 팔이 어느새 눈앞으로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를 악다문 오를리아가 팔을 교차시키며 두 자루의 검으로 방어를 했다.
퍼- 억!
“아악!”
거대 불곰의 강력한 일격에 몸이 붕- 떠오른 오를리아가 한쪽 구석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회복 포션으로 어느 정도 치료를 해뒀던 왼쪽 어깨의 상처가 크게 벌어지며 핏물이 흘러내렸다.
“오를리아!”
방구름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거대 불곰이 자신의 일격을 막고도 살아있는 오를리아를 향해 무섭게 돌진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거대 불곰의 모습에 좌우가 막혀버린 오를리아는 죽음을 직감했다.
“…혼자 죽지는 않아.”
죽더라도 거대 불곰과 함께 죽는다는 각오로 오를리아는 단검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어진 거대 불곰과의 정면 충돌!
가녀린 오를리아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실 끊긴 연처럼 형편없이 나뒹군다.
거대 불곰 또한 목 양쪽에 깊숙하게 박혀버린 두 자루의 검으로 인해 비틀거리며 힘없이 주저앉았다.
일격에 쓰러트리지는 못했지만, 오를리아의 훌륭한 선전으로 거대 불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그녀의 마지막 전투는 방구름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비, 비켜…….”
방구름은 뒤에서 들려오는 가느다란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레이나가 두 눈에 독기를 품고 거대 불곰을 노려보고 있었다.
화르륵- 작은 불씨가 위태롭게 레이나의 손에 만들어졌다.
동시에 레이나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레이나, 더 이상 무리를 하면…….”
“어차피 다 죽을 텐데 무슨 상관이야.”
레이나의 그 말에 방구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비틀거리면서도 레이나는 거대 불곰을 향해 기어이 파이어 볼을 날리는 데 성공했다.
우어어어어- 울부짖으며 거대 불곰이 쓰러지자, 그 모습을 보고 레이나 역시 바닥에 널브러졌다.
“레이나!”
황급히 레이나의 상태를 확인하니 코뿐만 아니라 귀와 눈에서도 핏물이 흘러나왔다.
입에서는 피거품이 연신 올라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붉게 물들여갔다.
온몸은 경기를 일으키는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고, 핏물에 잠긴 듯한 두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흔들리며 레이나의 상태가 얼마나 위급한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레이나! 레이나! 정신 차려 봐요! 레이나!”
정마력 폭주 현상.
일반 스킬과 다르게 마법 스킬을 사용하는 이들에게서만 보이는 현상으로 한계를 넘어서면서까지 스킬을 사용했을 때 발생한다.
치료 방법은 헬-라시온 유일한 회복 스킬인 ‘뿌리 나무의 회복’ 스킬로 치료를 받거나, 회복 물약을 대량으로 투입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1시간 이내에 시도를 해야만 치유가 가능했다.
쓰러진 레이나가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동안, 식량 저장소에 갇힌 사람들 또한 하나, 둘 몬스터들의 공격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방구름 또한 레이나를 지키며 전투 개미 2마리를 상대로 정신없이 싸워야만 했다.
“크악!”
“커헉!”
비명이 줄을 이으며 마지막까지 버티던 이들도 끝내 목숨을 잃었다.
유일하게 몬스터를 상대로 검을 휘두르며 서 있던 방구름 역시 사방에서 자신의 숨통을 조여 오는 몬스터들의 협공에 상처가 하나, 둘 늘어나자 눈앞이 흐릿해졌다.
서걱-!
“으윽!”
뒤에서 휘둘러진 앙할마케의 손톱에 방구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이제야 모든 인간을 쓰러트렸다고 생각한 몬스터들이 저마다 광기에 물든 소리를 내지르며 울어댔다.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방구름은 손바닥이 다 찢어지면서 핏물로 흥건해진 검 손잡이를 어떻게든 놓치지 않기 위해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손바닥이 찢어지면서 느껴지는 고통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한 놈이라도 더…….”
방구름의 눈동자가 독기로 번들거렸다.
크아아아앙!
다 끝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줄 모르는 방구름의 모습에 앙할마케가 신경질적으로 팔을 들어 올렸다.
이대로 인간의 머리통을 부숴놓으리라!
앙할마케의 붉은 눈동자가 더욱더 요사스럽게 번뜩이는 순간!
퍼퍼퍼퍼퍼퍽!
식량 저장소 입구를 통해 은은한 광채를 뿌려대는 검은 색 화살이 날아와 몬스터들을 일방적으로 쓰러트렸다.
마지막으로 방구름 앞에서 팔을 들고 서 있던 앙할마케의 머리통을 꿰뚫어 버렸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구름아.”
무혁이었다.
식량 저장소 입구에 숨을 헐떡이며 서 있는 무혁의 얼굴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한쪽 뺨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어떠한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던 방구름의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