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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159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4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59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59화

얼음 바위 산 (5)

 

“반격!”

콰자자자작-!

완벽한 타이밍에 걸린 무혁의 반격 스킬에 얼음 병사의 상체가 조각조각나며 얼음 파편이 되어 사방으로 흩날렸다.

“후!”

마지막까지 버티던 얼음 병사가 분해되어 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무혁은 거칠어진 숨을 다듬으려 작게 숨을 토해냈다.

동시에 머릿속으로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반격, 스킬의 등급이 6등급으로 상승합니다.]

 

파멸, 호신, 회피와 다르게 오랜 시간 7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던 반격 스킬이 드디어 6등급이 된 것이다.

 

|반격 – 조합 : 6등급(00.00%)|

· 공격을 받을 시 틈새를 간파해서 순간적으로 강력한 반격을 가한다.

· 공격 받을 피해의 120%를 추가로 되돌린다.

· 스킬 실패 시 3초간 움직이지 못한다.

· 등급이 올라갈수록 스킬 위력이 상승한다.

· 스킬 조합이 불가능하다.

 

“추가 피해량이 20퍼센트 늘어났네.”

그 외에는 따로 변한 것이 없었다.

반격 스킬의 숙련도는 그리 더디게 올라가는 편은 아니었다.

반격에 성공할 때마다 일정하게 꾸준히 올라주었기에 작정하고 반격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진즉에 등급을 쭉쭉- 올릴 수도 있었다.

물론, 상대의 공격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타이밍을 맞춰서 반격을 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투 감각이 없다면 오히려 스킬 실패로 인한 3초 스턴 페널티에 걸려서 생각하지 못했던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었으니까.

때문에 반격 스킬처럼 장단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스킬도 흔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치명적 일격을 가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내가 치명적인 일격을 당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같은 것이 바로 반격 스킬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무혁은 확실히 전투 감각이 뛰어난 편에 속했다.

얼음 병사의 움직임과 공격 패턴 등을 빠르게 간파해서 반격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뛰어난 전투 센스를 밑바탕으로 무혁은 여러 스킬들을 다양하게 사용해가며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얼음 병사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부수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얼음 나무들이 끊임없이 얼음 조각을 날렸으나, 단 한 번도 좌우로 만들어진 실드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실드를 뚫기는커녕, 10퍼센트의 확률성 흡수 능력으로 인해 얼음 조각이 흡수되어 실드가 더욱더 단단해지거나, 얼음 조각을 반사해서 얼음 나무들이 역으로 당하는 일이 더 잦았다.

이처럼 얼음 병사나, 얼음 나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작 무혁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건 예상외로 정상에서 일정 시간마다 굴러 내려오는 얼음 바위였다.

처음에 얼음 바위가 굴러 떨어질 때만 하더라도 별 것 아니라고 여겼다. 그래서 무혁은 힘으로 얼음 바위를 막으려고 호기롭게 블랙 본 장검을 들어 올렸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멋지게 블랙 본 장검을 휘둘러 얼음 바위를 반으로 쫙- 쪼개버리려고 했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얼음 바위의 위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자신 있게 블랙 본 장검을 휘둘렀던 무혁은 흠집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처참하게 튕겨져 나가는 비참한 꼴을 당하고 말았다.

이건 지금 자신의 수준으로는 어떻게 해볼 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이후부터 무혁은 얼음 바위가 굴러 내려오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무조건 옆으로 피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쉽지 않았다.

등산로는 점점 좁아졌고, 얼음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시간 간격 또한 짧아졌으니까.

덕분에 얼음 병사들과의 싸움에 상당한 방해를 받아야만 했으며 그만큼 전투 시간 또한 길어지며 무혁의 체력을 빠르게 갉아먹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무혁은 묵묵하게 정상을 향해 올라갔고 장장 12시간, 딱 반나절 만에 세 번째 봉우리를 정복하는데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올라오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남은 세 개의 봉우리는 어쩌려나?”

담배 하나를 피우며 무혁은 자신이 올라온 길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첫 번째 봉우리부터 이번 세 번째 봉우리까지 못 올라올 정도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모래성과 비교하면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모래성도 1층부터 5층까지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얼음 바위 산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손쉬웠다.

“진짜는 8층부터였지.”

모래성 7층도 만만하진 않았으나, 정말 난이도가 확연하게 바뀐 곳은 8층이었다.

그리고 9층은 지금 생각해도 진저리가 쳐질 정도로 극악한 난이도였다.

그나마도 운이 좋아서 한 번에 열쇠를 얻어 모래 해골왕을 끝장낼 수 있었지, 지지리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9층에서 얼마나 더 오랜 시간 고생을 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예 포기를 했겠지.”

중얼거리는 무혁은 진심으로 포기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래성만큼 어려운 곳이 얼음 바위 산이다.

모든 봉우리를 정복하면 모래 태양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헬-라시온 6대 신물 중 하나인 얼음 구슬을 얻을 수 있으며, 등급만 놓고 보더라도 6등급이었던 모래성보다 두 단계나 위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다음 네 번째 봉우리부터가 난관일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 무혁이었다.

“그래,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어딨겠어? 원래 그런 거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호기롭게 외치며 무혁은 첫 번째, 두 번째 봉우리를 정복했을 때처럼 식사 후 휴식을 가졌다.

 

#

 

“기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 때, 서두르자!”

연금술회 공략대를 책임지고 있는 알렉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눈보라가 거짓말처럼 그쳐버리자, 단잠에 빠져 있던 대원들을 서둘러 깨웠다.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또다시 기상이 악화되면 그만큼 시간을 낭비해야 하니 조금 피곤하더라도 날이 풀렸을 때, 서둘러 얼음 바위 산으로 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아아암!”

“아우- 머리야.”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우웁!”

술을 진탕 마셨던 대원들은 숙취와 피로 때문에 하나 같이 좀비마냥 흐느적거렸다.

이유야 어쨌든 그 모습이 못마땅했지만, 괜한 말을 잔소리로 대원들의 사기를 떨어트릴 필요가 없다 여긴 알렉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설원 늑대의 목줄을 힘껏 움켜쥐기만 했다.

설원 늑대는, 웬만한 성인이 잠겨 버리고도 남을 정도로 높게 쌓인 눈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달렸다.

그 속도 또한 굉장히 빨랐기에 처음으로 설원 늑대에 탑승한 몇몇 대원들은 연신 감탄사를 터트리며 설원 늑대에 대한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놈 한 마리 키워볼까?”

넬의 말에 도미닉이 단념하라는 듯 대꾸했다.

“이놈들은 충성심도 없고, 이렇게 눈 쌓인 곳이 아니면 별 쓸모도 없어. 전투력도 약해서 전투에 도움도 안 되고. 식성은 또 얼마나 좋고 고급스러운데? 질 좋은 고기를 끊임없이 먹여야만 해.”

결정적으로 북부 지역처럼 추운 곳이 아니면 살 수가 없다는 말에 넬처럼 설원 늑대에 눈독을 들이던 다른 대원들도 혀를 차며 더 이상의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얼음 구슬을 가졌던 공략대가 몇이나 돼?”

1등급 지옥불까지 사용해야 할 정도면 얼음 구슬을 손에 넣었던 공략대가 얼마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넬의 물음이었다.

넬의 질문에 대답을 한 건 알렉이었다.

“딱 둘이다. 가장 처음 얼음 구슬을 얻은 건 아델리오 길드였고, 그들 다음으로 얼음 바위 산을 정복해낸 건 로만 가문이지.”

“휘유- 모두 도시 길드들이네. 그럼 우리가 이제 세 번째인 겁니까?”

알렉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 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얼음 바위 산을 정복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저 그런 별 볼 일 없는 놈들이 도전한 것 아닙니까?”

넬의 물음에 알렉이 그럴 리가 있겠냐는 듯 코웃음을 쳤다.

“아델리오 길드와 로만 가문처럼 도시 길드도 둘이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실패했지. 물론, 앞서 정복에 성공한 이들보다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얼음 구슬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더 컸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대충 겉만 핥는 식으로 얼음 바위 산을 찾았다가 불필요한 희생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물러난 거였다.”

“그럼… 우리는 얼음 구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까?”

괜히 엉뚱한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넬의 회의적인 물음에 알렉이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다. 내부적으로 이미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기에 지금 우리가 얼음 구슬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는 거다. 그리고 미리 말하자면, 우리가 얼음 구슬을 확보하면 지금 팀 그대로 11월에는 모래 태양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게 될 거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런 사실은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대원들을 대신하듯 도미닉이 물었다.

도미닉의 물음에 알렉은 잠시 고민하다 이내 목숨을 걸고 함께 움직이는 대원들에게만큼은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얼음 구슬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모래 태양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모래 태양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 있는 상태지. 내가 들은 건 1월 말 경에 누군가 모래 태양을 확보했고, 300일이 지나야 다시 모래 태양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데 그 시기가 11월이다. 그러니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이번 얼음 바위 산은 물론, 차후에 있을 강제 사냥에서도 절대 죽어선 안 된다는 걸 명심하고 있도록 해라.”

알렉의 말에 대원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것보다 큰일을 맡았기에 그만한 크기의 사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서 넬이 대뜸 물었다.

“그런데 모래 태양을 가져간 놈이 그걸 제대로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알렉은 근래 들었던 농담 중 가장 재미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모래 태양을 가져간 놈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낼 가능성은 단 1퍼센트도 없다. 그러니 우리는 얼음 구슬부터 잘 확보하고 다시 모래 태양이 리셋 되어 나타나면 그 즉시 확보하면 된다. 그러니 그런 우습지도 않은 생각 따윈 하지도 마라.”

알렉의 말에 다른 대원들 또한 그의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넬도 자신의 생각이 황당했다는 듯 실없이 웃고 말았다.

“이제 슬슬 얼음 바위 산이 보이는군!”

알렉의 말처럼 어느덧 얼음 바위 산의 모습이 조그맣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무혁은 네 번째 봉우리 앞에 서서 온갖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나 원.”

얼음 바위 산, 네 번째 봉우리는 그 높이가 좀처럼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한 빙벽이었다.

그냥 단순한 빙벽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것 없었다.

블랙 본을 이용해서 빙벽에 틈을 만들어 기어오르면 될 일이니까.

혹시나 싶어서 빙벽에 흠을 내보니 틈을 만들거나, 구멍을 뚫지 못할 정도로 단단하진 않았다.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없으니 힘이 꽤 들겠지만, 피 무지개 숲에서 검은 기둥도 기어 올라갔던 전적이 있는 무혁에게 빙벽 따윈 아무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꺄아아아아악!

울퉁불퉁한 빙벽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거대한 새.

“생긴 것 봐라. 진짜 끔찍하다!”

생김새는 꼭 거대한 맹금류 콘도르(Condor)와 비슷했다.

하지만, 크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컸다.

머리의 피부는 완전히 드러나 붉은 색을 띄었고, 눈동자는 녹색 빛으로 번뜩였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섬뜩했다.

곡선으로 휘어진 부리는 강철보다도 단단했고, 발톱은 인간의 육체 따윈 우습게 찢어발길 정도로 날카롭고 강력해 보였다.

몸길이만 대략 5미터에 육박했는데, 좌우 날개까지 활짝- 펼치면 15미터는 너끈히 넘을 정도로 거대해서, 그렇지 않아도 생김새가 포악하고 공포스럽게 생겨서 심약한 사람이라면 보는 순간 그대로 기절 해 버릴지도 몰랐다.

이 공포스럽게 생긴 새의 정체는 알루카.

4등급 비행 몬스터로 아주 희박한 확률로 볼 수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얼음 바위 산의 네 번째 봉우리의 빙벽에서는 동네 참새마냥 흔하게 널려 있었다.

무엇보다 알루카가 무서운 점은 따로 있었다.

바로 날갯짓을 통해 발산하는 칼바람, 즉 윈드 커터 스킬과 비슷한 마력 공격이다.

때문에 평평한 대지에서 알루카를 상대한다 하더라도 쉽지가 않은데, 빙벽에 매달려 싸워야 한다는 건 사실상 그냥 조용히 포기하고 돌아가라는 무언의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왜 내 불길한 예감은 하나도 틀리지 않는 걸까?”

네 번째 봉우리부터 난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던 무혁은 자신의 정확한 예지력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저게 다 몇 마리야?”

대략 눈에 보이는 알루카의 숫자만 하더라도 1백여 마리에 달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놈들까지 생각하면… 허!”

저 많은 놈들을 빙벽을 타면서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혁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무혁은 빙벽을 올려다보며 어떻게 알루카를 상대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빙벽에 매달린다는 건 어쨌든 한쪽 손과 발이 묶인다는 소리다.

여기에 움직임도 고정될 수밖에 없으니 그 자리에서 알루카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을 해야만 한다.

알루카가 근접해온다면 다른 대응법도 생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1차적으로 원거리 공격만 가능하단 소리다.

마력 스킬은 필수다.

몸집에 비해 비행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알 수 없으니 속도를 감안했을 때, 알루카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마력 스킬은 현재 무혁에게 딱 두 가지 뿐이었다.

암흑 화살과 윈드 스피어.

“이럴 줄 알았으면 등급 좀 올려놨을 텐데….”

암흑 화살과 윈드 스피어의 등급은 고작 7등급.

알루카를 상대로 큰 효과를 보기엔 부족했다.

그렇다고 다른 스킬들을 사용하자니 알루카가 바람처럼 비행을 했을 경우엔 정확하게 목표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총이라도… 총?”

중얼거리던 무혁이 ‘총’이라는 단어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황급히 공간 주머니를 오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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