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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189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4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189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189화

마수의 대지 (10)

 

“젠장! 빌어먹을!”

마수의 마정이 어떤 효과를 지니고 있는지 뒤늦게 알게 된 방적삼이 길길이 날뛰었다.

얼마나 분했으면 히포의 배를 갈라서 마수의 마정을 끄집어내야 한다는 막말까지 내뱉을 정도였다.

뒤늦게 무혁이 마수를 잡게 되면 가장 먼저 마정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서야 방적삼의 분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었다.

“우리가 마수를 잡았을 때에는 마정이라는 게 없었는데?”

르케임은 어째서 자신들과는 다르냐는 듯 무혁을 빤히 바라봤다.

궁금하긴 다른 멤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왜?

똑같은 마수를 잡았는데 무혁만 마정을 얻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스러운 일이었다.

“그게 사실은… 통통아.”

마수의 마정을 알린 이상 통통이의 존재를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기에 무혁은 가죽 주머니에서 통통이를 불렀다.

“헉!”

“뭐, 뭐야?”

“마수?”

예상했던 것처럼 통통이의 모습에 모두가 크게 놀란 모습을 보였다.

필립 또한 최대한 냉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헬-라시온에서 본 적 없는 형태의 존재에 얼굴로 표정을 다 드러내고 있었다.

“이 녀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무혁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괜한 거짓을 섞는 어리석은 실수는 하지 않았다.

작은 거짓말이라도 말의 앞뒤가 안 맞을 경우 의구심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불필요한 의심을 사느니 깨끗하게 모든 진실을 알려버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든 그건 개인의 몫이었고, 무혁은 송정민과 방구름 외에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비밀의 일부를 공개했다는 사실에 내심 홀가분한 기분마저 들었다.

아직까지도 몇 가지의 비밀이 더 남아있었지만, 그건 차차 밝히기로 했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 녀석이 마수의 사체에서 마정을 추출해낸다는 거지?”

필립뿐만 아니라 모두가 신기하다는 듯, 그리고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통통이를 바라봤다.

졸지에 동물원 원숭이 신세가 되어버린 통통이었지만,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통통이는 언제나처럼 경쾌하게 통통- 뛸 뿐이었다.

“어쨌든 이 녀석 덕분에 마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럼 감사의 인사 정도는 해야지. 고맙다, 통통아.”

필립이 통통이를 가볍게 쓰다듬었고, 다른 멤버들도 기다렸다는 듯 손을 뻗었다.

“그런데 넌 앞으로 함부로 이름 짓지 마. 진짜 최악이니까.”

실비아의 말에 무혁은 발끈하려다가 주변에서 공감한다는 듯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일찍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미첼이 아쉽다는 듯 그렇게 말했고, 무혁이 그 이유를 물었다.

“오빠가 오기 전에 연금술회 놈들을 만났었거든요. 그런데 그 놈들이 자신들은 1등급 해독제가 있어서 능력 하락 따윈 없다면서 은근히 우리를 비웃잖아요! 진짜 열 받아서! 마음만 같아서는 죄다 해머로 머리통을 한 번씩 눌러주고 싶었는데!”

“해독제에 빌붙어서 겨우 능력 하락만 막고 있는 주제에 뭐 대단한 일처럼 거들먹거렸던 모습이 꼴사납긴 했었지. 무혁이 네가 마수의 마정을 일찍 줬다면 역으로 그 약쟁이 놈들에게 한방 제대로 먹였을 거다.”

르케임까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이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하지만, 재밌는 건 당시 1등급 해독제로 능력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사실에 킬 라시온 멤버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굉장히 부러워했었다는 사실이다.

그중 몇몇은 말은 하지 않았으나, 1등급 해독제를 본래 가격보다 비싸게 주고서라도 구입해볼까 망설이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킬 라시온 멤버들은 괜찮은 척하고 있었어도 속으로는 능력 하락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연금술회라….”

무혁은 연금술회가 얼마나 킬 라시온 멤버들을 비웃었으면 저렇게까지 화가 났을까- 싶으면서도 그들이 마수의 대지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는 사실에 살짝- 고민에 빠졌다.

연금술회라면 무혁과는 좋지 않은 인연으로 엮인 곳이고, 앞으로도 결코 좋은 인연이 될 가능성이 없는 곳 중에 하나였다.

‘마수의 대지라면 딱 좋기는 한데.’

무혁의 눈에서 살기가 엿보이자 필립이 그의 어깨를 지그시 눌렀다.

“무혁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무혁은 차마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순 없었기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필립과 멤버들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추궁하는 듯한 필립의 모습에 무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아니라니 됐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필립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게 무혁에게 꽂혀 있었다.

“자자, 빨리 마수부터 잡자고! 마정을 먹었다고 다들 여유가 넘치는 모양인데, 난 지금 전혀 여유롭지 않다고!”

의심을 하다가 혼자만 마정을 먹지 못한 방적삼은 나름 시간적 여유를 되찾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방적삼의 재촉에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은 피식- 웃으며 마수 사냥을 준비했다.

 

#

 

혼자일 때보다 확실히 마수를 잡는 속도가 빨랐다.

마수의 마정을 하나라도 더 섭취해야만 한다는 목표 의식이 필립과 멤버들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미첼과 르케임, 방적삼, 아르케니아가 네 방향으로 각각 움직이며 마수를 유인해 오면 남은 인원들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마수를 사냥했다.

무혁은 원거리에서 마력 스킬을 사용했고, 실비아와 레오는 근거리에서 마수를 공격했다.

필립은 원거리와 근거리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는데, 확실히 그가 움직일 때마다 마수들이 제대로 된 전투도 해보지 못하고 픽픽- 쓰러졌다.

그렇게 마수가 쓰러지면 통통이가 마수의 마정을 추출했다.

마수의 마정은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 우선적으로 분배되었다.

“넌 당분간 사체나 뜯어 먹어!”

마정을 탐욕스럽게 바라보며 기웃거리는 히포를 무혁이 발로 걷어찼다.

히포를 성장시키는 것 또한 무혁에게는 중요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능력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기꺼이 감내하려고 했었던 킬 라시온 멤버들이었기에 당연히 그들을 위해 마정을 먼저 사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히포로서는 무혁과 둘이 다닐 때보다 몇 배나 많은 마수들을 사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정을 단 한 알도 얻어먹을 수가 없었다.

꾸득! 꾸득!

무척이나 억울하고 분한 히포였으나, 무혁의 주먹 앞에 눈물을 머금고 마수의 시체만 뜯어 먹어야 했다.

반면, 통통이는 경쟁자가 없는 혈청을 마음껏 섭취했다.

미첼은 통통이가 히포가 뱉어낸 혈청을 먹는 모습을 보며 무혁에게 물어왔다.

“혈청은 왜 먹는 거예요? 먹으면 어떻게 되요?”

모르는 건 무혁 역시도 마찬가지였기에 해줄 대답이 없었다.

“참 이상하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통통이가 마정을 먹고, 히포가 혈청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미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무혁이 듣기에도 미첼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통통이는 마정의 의지가 깨어난 존재,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헬-라시온의 마족들이 주장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필요하다면 같은 ‘마정’이 더 중요할 것만 같았다.

비슷한 의미로 히포는 마수의 혈청이 더 중요한 성장의 열쇠가 되어야만 했고 말이다.

그런데 통통이와 히포는 원하는 것이 완전히 달랐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지 않은 무혁이었기에 뒤늦게야 의문이 들었다.

“지들 꼴리는 대로 처먹는 거지 뭐.”

실비아는 뭘 그런 걸 고민하느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고, 그 모습에 무혁은 진심으로 그녀가 단순무식해서 좋겠다고 여겼다.

“그것보다도 여기 마수들은 죄다 이 모양이야? 어떻게 된 게 하나 같이 길들이기에 너무 혐오스럽기만 하네.”

실비아의 말에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무혁은 차마 유니콘을 닮았던 끝내주는 마수를 만났었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분명히 비웃음거리가 될 거야.’

마수에게 당해서 20분이나 기절을 했었다는 걸 알면?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놀림거리가 될까 싶어 무혁은 죽는 그날까지 절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어쨌든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의 마수 사냥은 순조롭기만 했다.

몬스터와 다르게 마수가 월등하게 강한 건 사실이나, 필립을 필두로 한 킬 라시온 멤버들의 협공 속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하며 마수들은 빠르게 사냥을 당했다.

사냥 당하는 마수들의 수에 비례해서 그만큼 마정 또한 늘어났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가 되었을 때 필립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됐다! 마기로부터 해방됐다!”

“정말이에요?”

“어떻게요? 뭐가 달라요?”

“축하해요!”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필립을 축하해주었다.

필립은 곧바로 멤버들이 궁금해 하는 점들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 설명을 들으며 무혁은 어렴풋하게 생각해왔던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마기’라는 새로운 능력이 개방된 것이다.

다만, 무혁처럼 기존의 능력인 정마력과 통합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특별히 다른 점이 있냐는 르케임의 물음에 필립은 아직까지 그런 점은 느끼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중요한 건, 마기로부터 확실하게 해방이 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었기에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있던 페널티 역시도 깨끗하게 사라졌고, 영구적으로 능력이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에서도 완벽하게 벗어났다는 건 굉장한 성과였다.

“좋아! 우리도 빨리 이 지긋지긋한 마기로부터 해방되자!”

“필립 형님이 제 실력을 되찾았으니 더 많은 마수를 몰아오자!”

페널티를 받으면서도 마수를 어렵지 않게 사냥했던 필립이었는데, 페널티마저 사라진 지금 마수들에게 있어서 그는 저승사자나 다름이 없었다.

반나절 전부터는 멤버들에게 돌아가야 할 마정까지도 모조리 독식을 하며 마기를 개방한 필립이었기에 그는 자신을 위해 양보를 해주었던 멤버들을 위해 열심히 마수를 사냥했다.

그 결과, 레오가 두 번째로 마기를 개방했고, 그 다음은 실비아 순으로 이어졌다.

“왜! 왜 내가 가장 마지막이어야 하는 거지?”

방적삼이 불만스럽게 투덜거렸지만, 필립은 리더라서 또 레오와 실비아는 자신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남은 멤버들끼리는 실력이 거기서 거기였기에 당연히 최고 연장자인 자신이 가장 먼저 마정을 배정 받아서 마기를 개방할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방적삼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 반대였다.

아르케니아, 미첼, 르케임 다음 순서로 정해졌던 것이다.

“이럴 때 연장자로서 넒은 마음 씀씀이를 좀 보여 봐요.”

미첼의 말에 방적삼은 ‘그러니까 왜 하필이면 이럴 때만 연장자를 들먹이는 건데!’라고 따져 물었다.

“위험하고 어려운 일만 생기면 연장자로서 시범을 보이라면서 등을 떠밀더니! 왜! 이런 일에는 내가 항상 마지막이냐고!”

방적삼이 그동안 쌓였던 게 많았는지 울분에 차서 외쳤지만, 언제나처럼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나쁜 놈의 새끼들!”

킬 라시온 비공식 왕따, 방적삼은 오늘도 저 빌어먹을 백인 놈들이 아시아인을 무시하고 있다며 분을 삭혀야만 했다.

혹시나 싶어서 무혁을 바라봤지만, 그는 누가 먼저 마정을 먹든 관여치 않겠다는 듯한 발 뒤로 물러나 있어서 방적삼을 시무룩하게 만들었다.

“같은 아시아인끼리 도와주면 좀 좋아? 외롭구나! 외로워!”

방적삼이 하루이틀 청승을 떠는 것도 아니었기에 멤버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다시 마수 사냥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만 하루가 지나고 나자 방적삼이 환하게 웃었다.

“마기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기분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핫핫핫!”

순서에서 밀렸다고 내내 삐쳐있었던 방적삼의 돌변한 모습에 멤버들은 저럴줄 알았다는 듯, 도대체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건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이제는 히포를 위해서 마수를 잡아볼까?”

마수의 몸에서 마정을 추출해낼 때마다 호시탐탐 마정을 노렸던 히포가 무혁에게 얼마나 많은 구타를 당해야 했는지를 여러 차례나 봐왔던 킬 라시온 멤버들은 한 마음이 되어 히포를 위한 마수 사냥을 했다.

꾸득! 꾸득! 꾸드드득!

미첼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히포가 흥분한 울음소리를 뱉어냈고, 그 모습에 모든 멤버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마기로부터 모두 벗어난 킬 라시온 멤버들은 한결 여유롭게 마수 사냥을 해나갔다.

애초의 목적대로 마수의 대지를 탐사하면서 덤으로 히포처럼 괜찮은 펫을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더 지났다.

“그러고 보니까 히포 다리가 조금 길어진 것 같지 않아?”

방금 사냥한 마수를 게걸스럽게 뜯어 먹고 있는 히포를 바라보며 레오가 그렇게 말했다.

“어? 그러고 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네.”

르케임 역시 히포의 다리가 길어졌다고 느꼈다.

“길어졌어. 이만큼.”

아르케니아가 확신에 찬 얼굴로 주스를 입에 물고 양손으로 대략 15센티미터의 간격을 만들어냈다.

“그렇지? 역시 내 눈은 예리하다니까! 훗훗!”

히포의 주인인 무혁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이라, 재빨리 히포의 정보를 확인해봤다.

 

|카칸 (마수)|

· 연령 - 4살

· 마수 분류 - 카칸

· 마수 등급 - 6등급

· 체력 - 6등급

· 근력 - 6등급

· 순발력 - 6등급

· 지구력 - 6등급

· 마기 등급 - 4등급

· 상태 - 공복, 충성, 복종, 만족.

 

“등급이 올랐네?”

무혁의 말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모두 관심을 보였다.

“등급이 올랐다고?”

“마수 등급이 6등급으로 올랐고, 고유 능력들 역시도 모두 6등급으로 올랐어. 마기 등급은 4등급? 왜 마기 등급만 이렇게 많이 올랐지?”

무혁은 정신없이 마수의 사체를 먹고 있는 히포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정이 정말 효과가 있긴 한 모양이네.”

필립의 말에 다른 멤버들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빨리 자신도 히포와 같은 마수를 펫으로 길들여야 할 텐데- 라는 아쉬움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오빠, 히포의 다리가 길어졌다는 건 전체적으로 체형이 변했다는 건데… 저 갑주 답답하지 않을까요?”

미첼의 말에 실비아 역시 히포를 언제까지 학대할 거냐며 무혁을 나쁜 인간으로 몰아붙였다.

“흐음… 이 정도면 충분히 반성을 했으려나?”

자신이 생각해도 이쯤하면 갑주를 벗겨주어도 괜찮다고 여긴 무혁은 곧장 히포의 갑주를 벗겨주었다.

드디어 히포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 킬 라시온 멤버들이 두 눈을 초롱초롱- 하게 떴다.

철컥- 철컥- 철컥!

이음새를 풀어서 갑주를 벗겨내자….

“맙소사!”

“…헐!”

“왜 무혁이 갑주를 고집했는지 이해가 가네.”

“마수는 마수네.”

“답답하더라도 갑주를 다시 입는 게 나을 것 같네.”

히포의 볼품없는 모습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저마다 탄식을 내뱉었다.

이런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던 무혁은 그저 쓴웃음만 나왔다.

“네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어쩌겠냐? 원래 어딜 가나 외모지상주의야. 그러니까 넌 이런 반응을 평생 감수하고 살아야 할 운명… 응?”

무혁이 히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다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히포의 이마 정중앙, 거기서 무언가 작은 돌기 같은 것이 느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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