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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35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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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35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35화

하이 랭커 (24)

 

“…이게 무슨 상황이야?”

도혜미는 두 자루의 단검을 심장과 목에 꽂은 상태로 쓰러진 모로타의 모습을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모로타의 죽음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를 죽인 상대를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볼품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깡마른 남자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겨우 버티고 서 있었다.

왼쪽 어깨는 부서졌고, 팔목도 완전히 돌아가 버렸으며, 푸석푸석한 금발 머리는 핏물에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만큼 그는 하이 랭커인 모로타를 상대로 힘겹고도 치열한 싸움을 벌여 가까스로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남자, 레오는 이제 명백한 하이 랭커다.

모로타를 혼자만의 힘으로 쓰러트렸으니, 어느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도혜미의 놀람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크윽!”

“이제 좀 죽어… 이 끈질긴 자식아-!”

해머가 대머리의 남자, 알렝의 정수리로 정확하게 내리꽂혔다.

콰작-!

잔인하게 머리통이 박살나며 알렝이 쓰러졌고, 그를 쓰러트린 예쁜 눈웃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여자가 피떡이 되어버린 시체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철퍼덕- 주저앉아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아, 알렝마저…….’

도혜미는 또 다른 하이 랭커인 알렝을 쓰러트린 미첼을 새삼스럽게 쳐다봤다.

헬-라시온의 하이 랭커 중 여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남녀 비율이 극단적일 정도로 남성 쪽에 높았기에 여성 하이 랭커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 말인 즉, 여자가 남자보다 하이 랭커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낮고, 어렵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런 낮은 확률을 뚫고 미첼이 하이 랭커가 되었으니, 같은 여자로서 도혜미는 그녀가 존경스러우면서도 적이라는 사실이 두렵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미첼뿐만이 아니었지.’

도혜미의 시선이 다른 한 쪽으로 움직였다.

소녀와도 같은 외모의 아르케니아, 그녀 역시 하이 랭커였다.

오히려 레오와 미첼보다도 빠른 시간에 다니엘을 쓰러트림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가장 먼저 입증하며, 하이 랭커가 되었음을 모두에게 알렸다.

결과적으로 세 명의 하이 랭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킬 라시온의 세 멤버들이 모두 상대를 꺾으면서 새로운 하이 랭커가 된 것이었다.

“…말도 안 돼.”

어지간한 길드에서는 한 명의 하이 랭커도 보유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흑룡 길드와 천인회, 무사시 가문만 하더라도 공식적인 헬-라시온 랭킹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하이 랭커가 없었다.

그나마 길드장들이 하이 랭커 수준이 아닐까- 짐작만 할 뿐, 한 번도 하이 랭커를 꺾으며 공식 랭킹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현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공식 랭커들을 쓰러트린 레오 등이 세 단체의 길드장들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물론, 막상 싸움이 벌어지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혜미조차도 염태수의 진짜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천인회의 추치엔과 무사시 가문의 무사시 쿤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길드와 가문을 이끄는 일에만 몰두했지, 공식 랭킹 따위에는 큰 집착을 보이지 않았다.

한 편에서는 실력이 부족하니 관심 없는 척 구는 것이라는 말도 많지만,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나름 거대 길드나 다름없는 단체를 이끄는 이상 그들의 힘이 결코 약하지는 않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다만, 짐작뿐인 염태수 등과는 다르게 레오 등은 확실하게 하이 랭커들을 쓰러트렸다.

이게 팩트고, 그걸 도혜미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똑똑히 지켜봤다.

‘분명 전체적인 능력에서는 부족함이 많았는데…….’

도혜미는 레오 등이 스킬의 위력이나, 전투적인 센스 측면에서는 확연하게 하이 랭커들보다 약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속도와 힘, 그리고 끈질긴 체력적인 우위를 앞세워서 기어이 하이 랭커들을 쓰러트린 킬 라시온 멤버들이었다.

‘고유 능력이 도대체 몇 등급인 거야?’

킬 라시온 멤버들은 피지컬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거둔 승리였다.

도혜미가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를 앞에 둔 사람처럼 넋을 잃고 있다가 이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

‘중요한 건 킬 라시온에 하이 랭커가 5명이라는 사실인데…….’

이건 정말 위험하다.

흑룡 길드와 천인회, 무사시 가문이 전력을 모두 투입해야만 했으며, 승리한다 하더라도 정말 상처투성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큰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어느 한 곳은 완전히 재기 불능의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킬 라시온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기에 도혜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들을 만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신께 감사의 기도라도 올리고 싶을 정도였다.

‘어차피 필립과 마크와 엘리엇은 끝났어.’

도혜미가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한 사실이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

지금쯤이면 셋 중 최소 두 명은 목숨이 끊어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려 있을 것이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남은 건 무혁뿐이지만, 그 역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지.’

염태수 등이 아니더라도 두 명의 하이 랭커가 더 있었고, 케일테자만까지 버티고 서 있으니 무혁이 제 아무리 강하다 한들 살아남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여기는 도혜미였다.

‘정말 운이 좋았어! 이번 작전은 신의 한 수였어!’

이제 남은 건 힘이 빠진 레오, 미첼, 아르케니아와 그들 셋을 지키듯 서 있는 방적삼과 방구름뿐이었다.

도혜미가 날카롭게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흑룡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우리가 끝낸다!”

도혜미의 명령에 흑룡 길드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동시에 천인회와 무사시 가문에서도 같은 판단을 했는지 서두르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도혜미는 혼자서 모든 공을 독차지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동맹을 맺은 상황이니 차라리 안정적으로 천인회와 무사시 가문과 힘을 합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중요한 건 최소한의 피를 흘리는 것만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었으니까.

당연한 승리를 예상하며, 느긋하게 서 있던 도혜미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는 데에는 고작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레오만큼이나 보잘 것 없어 보이던 방구름이 퍼붓는 마력 스킬은 도혜미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고 있었으며, 한 자루의 창을 휘두르며 엄청난 투기를 뿜어내는 방적삼의 무력 또한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특히, 레오 등이 하이 랭커와 싸우는 모습을 보며 엄청난 호승심과 투지를 가까스로 참아내던 방적삼에게 있어서, 적들의 출현은 꺼져가던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 이게… 도, 도대체…….”

항상 냉정을 유지하며 언제나 현실적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던 도혜미의 머릿속이 완전히 헝클어져버렸다.

방구름의 마력 스킬 위력은 아르케니아보다 확연하게 뒤떨어졌지만,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연계를 해나갔으며, 위력 또한 만만찮았다. 그 말은 마력 스킬에 상당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방적삼의 무력 역시도 미첼이나 레오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결론적으로 떨거지라고 여겼던 두 사람 또한 최소한 준 하이 랭커 수준이라는 소리였다.

그러니 도혜미로서는 현 사태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첫 함성이 무색할 정도로 흑룡 길드원들은 비명만 내지르며 형편없이 쓰러졌다.

그건 천인회와 무사시 가문 역시도 마찬가지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지, 지원군을 불러야……!”

도혜미가 다급하게 몸을 돌려 지금의 상황을 염태수와 케일테자만 등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단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뭐야? 여긴 아직도 안 끝났어?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핏물을 가득 뒤집어 쓴 미녀, 실비아가 한심하다는 듯 그렇게 혀를 찼다.

“대충 보니까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 같네.”

실비아의 곁에 무혁이 서 있었으며, 당연히 죽어가고 있어야 할 필립 역시 멀쩡해 보였다.

뿐만 아니라, 마크와 엘리엇 역시도 심한 부상을 입고 있었지만 분명하게 숨이 붙어 있었다.

“무혁아, 그냥 네가 빨리 끝내버리면 안 될까?”

르케임은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듯 그렇게 말했고, 무혁은 알겠다며 방구름과 방적삼을 돕기 위해 움직였지만.

“무혁 동생! 나서지 마! 제발 나서지 마! 나도 좀 싸우자! 지금까지 구경만 하다가 이제야 몸 좀 풀려고 하는 거란 말이야!”

“형님! 여긴 저와 적삼 아저씨가 처리하겠습니다!”

돕지 말라며 사정하는 방적삼과 방구름의 모습에 무혁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그제야 얼이 빠져있던 도혜미가 정신을 차렸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여길 빠져나가야만 해!’

보나마나 제 멋대로 행동하는 케일테자만이 변덕을 부렸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없었기에 도혜미는 어떻게든 자리를 벗어나서 상황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여겼다.

조심스럽게 살금살금- 이동을 하던 도혜미의 앞을 한 남자가 가로 막았다.

“도둑고양이, 어딜 가려고?”

모로타를 쓰러트린 레오가 도혜미를 바라보며 히죽- 웃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깡마른 인상의 레오가 부상까지 입고 피까지 뒤집어 쓴 상태로 웃으니 도혜미로서는 저승사자가 따로 없어 보였다.

그렇게 도혜미를 시작으로 은밀하게 도주를 하려던 이들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 잡히면서, 전쟁은 완벽하게 킬 라시온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말았다.

 

#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다툼이었다.

누구나 웃으며 손을 맞잡고 툭툭- 털어내 버릴 수 있는 그런 아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싸움.

물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건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 것도 아닌 걸로 벌어진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사소한 다툼은 자존심 싸움이 되었고, 그것이 결국은 집단의 전쟁으로까지 번졌다.

처음부터 한쪽이 극도로 불리한 전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연금술회의 개입과 하이 랭커들의 참전 소문은 그렇지 않아도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였던 킬 라시온에게는 냉혹한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전쟁은 끝이 났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모두 킬 라시온이 패배할 전쟁이라고 확신했던 전쟁을 단 한 사람이 바꿔버린 것이다.

“연금술회는?”

“뿔뿔이 쪼개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리 케일테자만이 모든 걸 장악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허무하게?”

“킬 라시온에서 연금술회라는 이름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흑룡 길드, 천인회, 무사시 가문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보고자는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관이 그들의 이야기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킬 라시온이 작정했군. 연금술회가 쪼개지면 온갖 잡놈들이 다 달라붙겠군.”

“예. 벌써부터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엑소더스 길드와 로만 가문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상회들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인재들만 영입하면 연금술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 욕심을 낼 만하지. 킬 라시온에서는 별 말 없고?”

“킬 라시온에서는 연금술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그들로서는 케일테자만이 세운 연금술회라는 단체만 지워버리면 그만인 듯 싶습니다.”

“필립의 성격이라면 그럴 만하지. 욕심이 없는 자니까.”

“하지만 그 동안 연금술회에서 연구 중이던 모든 자료는 킬 라시온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이를 두고 몇몇 곳에서 제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보고자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케일테자만도 쓰러진 판국에 킬 라시온과 대치해서 좋을 게 없어. 연구 자료에 대한 미련은 버려. 애초부터 승자가 가져야 할 전리품이니까. 하지만, 연금술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니 괜찮은 자들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영입해.”

“알겠습니다.”

“알아보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알아봤어?”

남자의 물음에 보고자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당장은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에 있었던 커스틸 강제 사냥이 워낙 폐쇄적이어서 킬 라시온 당사자들이 아니라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아낼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알아봐야해. 분명 무슨 일이 있었으니까 킬 라시온 멤버 전원이 그렇게 급성장을 한 거야.”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총력을 다해서 알아보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비밀이 알려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그 부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알아봐.”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킬 라시온은 지금 뭘 하고 있지?”

“단체 사냥을 떠났다고 합니다.”

“단체 사냥?”

전쟁을 끝낸 지 고작 3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

연금술회의 연구 자료는 물론, 그들의 재물까지도 모조리 손에 넣었고, 흑룡 길드와 천인회, 무사시 가문 역시도 킬 라시온에게 통째로 집어 삼켜졌다.

킬 라시온은 이번 전쟁을 통해 막대한 전리품을 얻었기에 한 동안은 그 누구보다도 편안하게 쉬면서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휴식도 없이 단체 사냥을 떠났다?

남자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보고였다.

“엘로티나에서 마지막으로 목격이 되었다고 합니다.”

“엘로티나?”

“움직이는 돌섬과 가장 가까운 도시입니다.”

“움직이는 돌섬?”

남자가 살짝 놀란 듯 눈을 치켜떴다.

움직이는 돌섬이라면 헬-라시온에서도 극악한 난이도로 유명한 미개척지다.

최하 3등급 몬스터부터 시작되는 움직이는 돌섬은 도시 길드들조차 어지간해서는 탐사대를 조직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곳이었다.

남자는 킬 라시온이 그곳으로 사냥을 떠났다는 보고에 기가 막혔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하이 랭커만 여섯 명이고, 준 하이 랭커로 여겨지는 멤버가 셋입니다. 무엇보다도 한 명은 사실상 헬-라시온…….”

말을 하던 보고자가 제 입을 꾹- 다물자 남자가 괜찮다는 듯 웃었다.

“그냥 말해. 차무혁이 최강이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하는 남자와 다르게 보고자는 얼굴을 굳히며 불쾌해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어쨌든 그 정도의 인원이라면 움직이는 돌섬 외곽에서 충분히 사냥을 할 만한 전력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외곽이라… 과연 고작 겉만 핥자고 거길 갔을까?”

남자의 말에 보고자는 자신 있게 그럴 것이라고 다시 한 번 힘줘서 대답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생각이 다르다는 듯 희미하게 웃기만 했다.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남자, 헬-라시온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항상 짊어지고 있던 타일러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은 아쉽게도 자신이 아닌 킬 라시온, 그리고 차무혁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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