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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80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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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80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80화

마족 사냥 (10)

 

마족이 인간에게 죽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족들의 첫 반응은 한결 같았다.

“무슨 개소리야?”

다른 종족도 아닌 인간에게 마족이 죽었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아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기에 모두 누군가 거짓으로 꾸며댄 헛소문이거나,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아! 그렇군! 인간의 모습을 한 누군가 꾸민 짓이 분명해!”

“또 어떤 놈이 짓궂은 장난을 친 모양이군!”

“인간 놈들이 너무 싫어서 일부러 그렇게 한 짓일까? 아니면 그냥 재미삼아서 한 짓일까?”

소문을 들은 마족들은 하나 같이 이런 식으로 반응했다.

인간이 아닐 것이다.

마족이 인간의 모습으로 동족을 살해한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정말 인간이 마족을 죽였다면?

“…병신이네.”

“마족의 수치다!”

“그런 놈은 동정을 할 필요도 없어!”

얼마나 한심했으면 고작 인간 따위에게 마족이 죽임을 당한단 말인가?

같은 동족으로서 마족들은 자신들의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민망하다는 감정을 가졌으며, 그런 마족을 같은 동족이라고 여기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병신 같은 마족이라 하더라도 다른 종족도 아닌 인간에게 살해를 당했다는 사실에 마족들은 하나 같이 흉수를 용서해선 안 된다는 생각만큼은 확고했다.

머저리같이 인간에게 죽은 마족의 복수 따위가 아니다.

“이건 마족 전체의 권위가 추락하는 일이니 마땅히 겁 없이 마족을 죽인 인간을 갈기갈기 찢어서 죽여야만 해.”

“당연하지! 아무리 병신이라 하더라도 감히 마족에게 대항을 해? 용서 할 수 없는 일이지!”

“좋아! 당장 찾아내서 가장 처참하게 죽이자!”

본보기를 보여야만 한다.

다시는 감히 마족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아주 잔인하고도 철저하게!

성격 급한 몇몇 마족들이 다짜고짜 먼저 움직였다.

소문의 출처를 찾아서 그 범인을 찾겠다고 부지런하게도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그러다 맞닥뜨린 현실에 그들은 점점 말을 잃어가고 말았다.

“뭐야? 한 명이 아니었어?”

“크레우스타가 죽었어!”

“페우루도 죽었다고?”

“그 뿐만이 아니야. 타오투도 죽었으며, 켈라타도 죽었어!”

한 두 명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한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수가 늘어났다.

멍청하고 안일했던 마족 한 명이 제 실수로 인간에게 죽은 것이 아니었다.

작정하고 정확하게 목표로 삼고 마족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이었다.

문제는…….

“한 명?”

“고작 한 명에게 전부 죽었다고?”

“하루 만에 그렇게 많이?”

기가 막힌 사실이었다.

그 많은 마족들을 죽인 건 모두 한 명의 인간이었고, 그는 단 하루 만에 여러 명의 마족들을 죽이고 다녔다.

아니, 처치라는 말로도 부족했다.

이건 사냥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마족 사냥은 다음날과 그 다음날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3일 동안 한 명의 인간이 23명의 마족들을 죽였다.

“도대체 누구야!”

감히 어떤 겁 없는 인간이 마족들을 홀로 사냥하고 다녔단 말인가?

마족들이 하나, 둘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불어 도대체 어떻게 인간 주제에 마족들을 홀로 사냥할 수 있는 것인지 그 힘의 원천에 의문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인간이 맞기는 한 거야?”

“혹시… 변종인가?”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 아냐?”

“다른 존재?”

“표면적으로는 인간을 앞세우고 실제로는 죽은 마족들과 적대적 관계를 지닌 마족이라든가.”

“아니면… 천계의 천사라면 지금 이 상황이 모두 설명이 되질 않을까?”

“천계의 천사?”

마계의 마족들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적.

수많은 시간 동안 항상 서로를 견제하고 죽이고, 죽임을 당해야만 했었던 존재.

바로 천계의 천사들이다.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천계의 천사가 마신 라시온이 만든 이곳 헬-라시온에 발을 디딜 수 있단 말인가?

“잡혀 있었던 천사들이 풀려난 것 아냐?”

“그렇게 쉽게 도망을 갈 수는 없을 텐데? 그리고 설령 도망을 갔다 하더라도 이미 대부분의 힘을 잃고 타락하는 중이라서 직접적으로 마족과 싸울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거다. 어쩌면… 인간이 그들의 힘을 승계 받았을 가능성이 가장 커.”

대부분의 힘을 잃은 천사라 하지만, 그 남은 찌꺼기와 같은 힘이라도 인간에게 승계가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인간이 천사의 힘을 승계 받을 수 있을까?”

“그건…….”

물론, 가능성은 유무를 판별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

그러나 마족들로서는 그것을 제외한다면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에 인간에게 어떤 특별한 존재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가능성을 유추할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혼란은 더욱더 중첩되어 마족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그러한 혼란이 벌어지는 동안 무혁은 마수의 대지에서 유유자적하게 다음 계획을 계획중이었다.

“여기에서 마족들을 유인하자고?”

필립의 물음에 무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금쯤이면 더 이상 중앙탑을 공격해서 마족을 유인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을 거예요.”

“당연하지! 마족들이 뇌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같은 방식으로 모두 동일하게 마족들이 살해당했다는 걸 알고 있다면, 이미 최소한의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겠지. 아니면, 중앙탑이 공격을 당하는 순간 다른 마족들에게 긴급하게 연락을 해서 동료를 불러 모을지도 모르고.”

르케임의 말에 무혁은 정확하다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우리가 직접 나서서는 위험도만 높아진다는 거죠.”

“그래서 마수의 대지에서 마족들을 유인하자고?”

실비아가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듯 무혁에게 물었다.

“소문을 퍼트려야지.”

“소문?”

“마족을 죽인 인간이 마수의 대지에 숨어 있다는 소문.”

“그러다가 마족 수백, 수천 명이 마수의 대지를 뒤지기 시작하면 어쩌려고?”

“본격적인 술래잡기가 시작되는 거지.”

“술래잡기?”

무혁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느냐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마수의 대지에서 자신들은 마족을 기다린다.

실비아의 말처럼 수백, 수천 명의 마족들이 몰려온다 하더라도 마수의 대지의 광활한 땅덩어리를 믿고 철저하게 적은 수의 마족들만 공격한다는 작전이었다.

“지금 우리 전력이면 마족 열 명, 아니 그 이상도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잖아요.”

무혁의 말에 필립이 고개를 끄덕였다.

킬 라시온 멤버만 정확하게 12명이다.

여기에 로드까지 더하면 총 전투 인원은 13명이다.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초월적 존재로 올라섰고, 지난 3일 동안 무혁이 23명의 마족들을 죽이고 그들의 영혼을 모조리 흡수함으로써 개개인의 실력은 더욱더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무혁의 경우 혼자서 최소한 마족 서너 명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그 실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있었다.

즉, 현재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은 마족 15명 정도까지는 한 번에 상대를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는 소리다.

“설마 마족들이 열 명 이상 함께 다니겠어요?”

“그럴 리가 없죠.”

미첼의 말에 무혁은 당연하다며 피식- 웃었다.

“그 자존심 강한 놈들이 떼거지로 몰려다닐 가능성은 제로. 설령, 몇몇이 함께 모여 다닌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네 명에서 다섯 명? 아마 그렇게 몰려다니는 놈들도 너무 과하다고 생각을 할 것이 분명한데, 우린 그 부분을 철저하게 이용하면 되는 거죠.”

무혁은 앞서서 무조건 마족을 한 명씩만 살해했다.

그건 반대로 마족들에게 있어선 한 명 이상의 마족을 상대할 힘이 없다는 생각을 인식시킨 것과 같았다.

즉, 마수의 대지에 무혁이 숨었다는 소문이 퍼지더라도 마족들이 수십 명씩 함께 다닐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는 뜻이었다.

“오히려 마족들의 성향상, 혼자서 무혁이 널 잡아서 죽임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욕심을 부리겠지.”

송정민의 말에 무혁은 자신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듯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흐음… 그럼 무혁이 넌 처음부터 마수의 대지에서 마족들을 본격적으로 사냥할 계획을 처음부터 세웠다는 거야?”

“내가 찾아다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얼마나 좋은가?

알아서 찾아와주면 자신은 골라서 마족들을 죽이고, 또 그 힘을 흡수하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이 완벽한 계획!

마족들도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이 점점 더 강해지는 괴물을 상대로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벌였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무서운 놈! 설마 진짜로 마족들을 몰살이라도 시키겠다는 거야?”

르케임의 말에 무혁은 까짓것 못 할 것 또 뭐냐는 듯 낄낄- 거리며 웃었다.

분명 정신 나간 계획처럼 들렸지만, 또 그게 마냥 말도 안 되는 헛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킬 라시온 멤버들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느끼고 있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마족들이 무혁을 잡기위해서는 최소 스물 이상씩 무리를 지어 다녀야만 한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무혁이 텔레포트 스킬로 도망을 가버리겠지만, 그건 둘째 문제고 정작 중요한 것은 마족들이 그 많은 수를 이뤄서 인간 하나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많아야 서너 명씩 다닐 것이 분명했고, 보통은 한 명, 두 명씩 짝을 이룰 것이 뻔했다.

시간이 지나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걸 판단하고 수십 명씩 마족들이 몰려다닌다 하더라도 그땐 이미 늦은 것이다.

앞서 죽은 마족들의 숫자에 비례해서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은 더욱더 강해졌을 테니까!

결국, 이 싸움은 처음부터 정보가 제한적인 마족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마왕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별 문제 없겠네요.”

로드의 말에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왕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쉽게 움직일까?”

엘리엇의 말에 로드 역시 그럴 리가 있겠냐는 듯 입매를 틀어 올렸다.

마왕이다.

수 천 명의 마족들을 거느리고 있는 마왕이 그리 쉽게 움직일 리가 없었다.

“이거 흥분되네.”

레오가 손바닥을 비벼대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찌되었던 자신들은 마족을 사냥할 때마다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니 그에 따른 보상이 벌써부터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정말 무혁의 말대로 수십, 수백 명의 마족들을 죽이고 그들의 영혼을 흡수해서 강해진다면?

“시간만 충분하다면 그때는 마왕이라 하더라도 두려울 것 없겠네요.”

방구름의 말에 방적삼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마왕이 아니라 마신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되겠어?”

자신들의 최종 목표.

마신 라시온.

그 막연했던 존재가 어느새 실체가 되어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물론, 정말로 마신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강해질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그럼 소문은 언제부터 내려고?”

마크의 물음에 무혁이 곧바로 대답했다.

“시간 낭비할 것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소문을 흘리죠.”

“무혁이 네가 직접?”

“한두 곳에서 비밀마냥 흘려놓으면 알아서 날개를 달고 헬-라시온 전역으로 퍼져나가지 않을까요?”

무혁의 말에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소문은 전염병과도 같다.

더욱이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 아주 치명적인 녀석이라 며칠 지나지 않아서 마수의 대지에서 두 눈이 벌겋게 변한 마족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족 유인 작전은 무혁의 계획대로 아주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마수의 대지에 그놈이 숨어들었다고 하더군!”

“역시 인간답게 잔머리 하나는 끝내주는군!”

“놀라울 정도지! 설마하니 인간 주제에 마수의 대지에 숨어들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해봤겠어?”

“다른 곳이라면 나도 소문을 의심해봤겠지만, 마수의 대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곳이지!”

“그러게 말이야! 마수의 대지라니… 정말 놀라운 놈이지.”

“어쨌든 이제 놈이 숨은 곳을 알아냈으니 찾아내자고!”

“가자! 마수의 대지로!”

헬-라시온 곳곳을 누비며 무혁의 위치를 탐색하던 마족들이 속속들이 마수의 대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곳에 얼마나 무시무시한 위험이 웅크리고 있는지 모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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