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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271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0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271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271화

마족 사냥 (1)

 

마수의 대지는 무척이나 넓었다.

“어지간한 나라 하나보다 더 크겠지?”

“어지간한 나라가 아니라 면적만 따지고 본다면 우리나라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마크의 조국은 호주다.

세계 국토 면적 순위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호주였기에 무혁은 설마하니 마수의 대지가 아무리 크다 한들 그렇게까지 클까 싶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마수의 대지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마수의 대지에 들어오고 나서 제자리에서 맴돌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이동을 했으니까…….’

더욱이 텔레포트 이동 장소부터 결계와는 굉장히 떨어져 있는 자리였으니 어쩌면 호주만큼이나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무혁은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기가 막혔다.

이런 광활한 대지에서 마족을 만나는 것이 어찌 보면 행운에 가깝지 않을까?

‘이래서 마족을 만나기 힘든 건가?’

너무 넓어서.

마수의 대지가 좁다면 모를까, 웬만한 나라 하나보다 더 큰 면적을 자랑한다면 수백 명의 마족들이 마수를 사냥하고 있다 하더라도 만나기란 굉장히 힘들 것 같기도 했다.

무혁이 보유하고 있는 초감각 스킬이 제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탐지가 가능한 거리는 최대 1킬로미터 내외였다.

이렇다보니 마족이 수 킬로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무혁으로서는 감지조차 못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은 마족이 먼저 우리를 느끼고 찾아오길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무혁은 마족을 만나기가 참 힘들다 생각 들었다.

끼륵!

“토빗이 뭘 또 발견한 모양인데?”

무혁이 길들이고, 아르케니아가 반강제적으로 강탈을 해갔던 마수 토빗이 허리를 곧게 세우고는 어느 한 방향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 있어?”

아르케니아가 아주 다정하게 토빗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끼륵! 끼륵!

토빗이 보기 드물게 흥분한 얼굴로 제자리에서 방방- 뛰어댔다.

“제법 강력한 마수가 근처에 있는 모양인데?”

전투 능력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던 토빗이었지만, 제법 유용한 능력이 하나 있었다.

바로 어마어마한 거리까지도 생명체의 기척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아주 먼 거리까지 생명체를 느끼지는 못했다.

히포와 마찬가지로 마수의 마정을 쉬지 않고 먹다보니 점점 더 생명체를 느끼는 거리가 늘어났다.

현재 토빗이 느낄 수 있는 범위가 수 킬로미터가 훌쩍 넘어갈 정도였으니 사실상 마수의 대지에서 마수를 찾는 역할은 토빗이 담당하고 있을 정도였다.

‘다른 건 몰라도 탐지 능력 하나 만큼은 정말 끝내주는데.’

그래서 토빗의 탐지 능력을 확인할 때마다 무혁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더욱이 토빗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을 할 정도로 지능도 뛰어난 편이었기에 막말로 토빗 한 마리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 아무리 위험천만한 곳이라 하더라도 아주 안전하게 이동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 역시도 엄청난 속도로 이동이 가능한 히포보다도 토빗을 더욱더 탐을 내고 있는 중이었다.

‘하긴, 마수의 마정이라면 환장하고 처먹으려고 달려드는 히포보다 말 잘 듣고 얌전하고 귀여운 토빗이 백배는 낫지!’

이럴 줄 알았으면 히포를 아르케니아에게 줬을 텐데!

무혁은 속으로 이런 후회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제법 강한 마수인가 본데 빨리 가보자!”

보기 드물게 토빗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엘리엇은 혹시라도 마수가 이동하면 어쩌나 싶어 다른 멤버들을 재촉했다.

마수의 마정에 등급은 따로 없었지만, 강력한 마수일수록 마정의 효과가 컸다.

때문에 마수의 마정을 통해서만 고유 능력 ‘마기’의 등급을 올릴 수 있는 킬 라시온 멤버들은 무혁과 자신들의 실력을 믿고 항상 강한 마수만을 중점적으로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희박한 확률이지만 길들일만한 외형을 갖춘 마수라면 그 역시 강할수록 좋았기에 킬 라시온 멤버들은 토빗이 감지해낸 강력한 마수를 향해 서둘러 달려갔다.

끼륵. 끼륵.

아르케니아의 품에 안겨 있는 토빗이 잘게 떨었다.

아르케니아가 자신의 몫으로 돌아오는 마수의 마정까지도 일부 섭취하게 만들었기에 어느덧 4등급으로까지 올라간 토빗이었지만, 여전히 7등급일 때처럼 전투 능력은 전무했고 그만큼 겁도 많았다.

“괜찮아. 언니가 있잖아.”

아르케니아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토빗을 포근하게 안아주며 공간 주머니에서 주스 하나를 꺼냈다.

토끼를 닮은 토빗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과당근 주스.

끼륵!

아르케니아의 펫이 되면서 마수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사과당근 주스에 중독된 토빗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마수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빨대로 주스를 쪽쪽- 빨아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무혁은 자신의 곁에 있는 히포를 바라봤다.

킬 라시온 멤버들과 함께 마수의 대지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두 달째.

그 시간이 흐른 만큼 히포 역시 조금 더 성장을 했지만, 입가에 침을 주륵주륵- 흘려대며 마수의 마정만 머릿속에 가득해 보이는, 그 멍청하고도 탐욕스러운 모습은 저절로 무혁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내가 어쩌다 먹을 것만 밝히는 잡종을 펫으로 키워서는…….”

혀를 차며 무혁은 고개를 저어버렸다.

그러는 사이 먼 거리에서 마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저거?”

선두에서 달리던 마크가 지난 두 달 동안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마수의 모습에 경계심을 가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가까워질수록 선명하게 보이는 마수의 외형적 모습은 누구라도 흠칫- 거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진심으로 너무 징그럽게 생겼네요.”

“징그러운 정도가 아니라 저 정도면 정말 끔찍한 거지.”

방구름과 르케임이 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는 듯 진저리를 쳤다.

다른 이들 역시도 마찬가지였고, 무혁 역시도 마수의 대지에서 난생 처음 보는 새로운 마수의 모습에 강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마수의 크기는 대략 10미터 가량 되어 보였다.

울퉁불퉁한 몸뚱이에 얼굴은 없고 게 눈을 연상시키듯 눈알만 달랑 솟아나 있었는데, 그 수가 무려 열두 개나 되었다.

거기에 몸뚱이에서 뻗어 나와 있는 성인 남자 팔뚝만한 굵기의 촉수들이 수십 개가 허공에서 춤을 추듯 흐느적거리고 있어서 참으로 흉측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촉수의 끝은 날카로운 이로 가득한 입을 연상시켰는데, 그 입에서 뚝뚝- 떨어져 내리는 녹색의 체액은 땅에 닿을 때마다 푸시시- 하며 연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강력한 부식 능력을 내포한 듯 싶어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싫었다.

마수는 제 몸보다 몇 배는 더 커다란 또 다른 마수의 사체를 정신없이 뜯어 먹고 있었다.

킬 라시온 멤버들이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수는 열두 개의 눈 중 서너 개만을 이용해서 새로운 먹잇감을 보듯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감이 끝내주네.”

마수는 새로운 적이 나타났음에도 사체를 뜯어 먹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대신, 수가 더 늘어난 일곱 개의 눈으로 킬 라시온 멤버들을 주시했으며, 어느새 촉수들 또한 꽤 많은 수가 입을 쩍쩍- 벌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무혁아… 저건 네가 잡아라.”

겉모습도 끔찍했지만, 아무래도 굉장히 강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르케임이 슬쩍- 뒤로 물러나며 그렇게 무혁에게 떠넘겼다.

“그냥 한 방에 끝내버리죠.”

무혁은 마수 따위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냐는 듯 가볍게 생각하고는 다크 문을 만들었다.

마수의 머리 위로 둥그렇게 떠오른 거대한 검은 구체, 다크 문의 모습에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도 무혁이처럼 다크 문이 나왔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방적삼이 무혁이 만들어 낸 다크 문을 바라보며 그렇게 푸념했다.

마력 스킬에 대한 재능이 별로 없던 방적삼은 마력 스킬을 제대로 익힌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마수의 대지에서 다크 문의 위력에 홀딱- 반해버려서는 무혁이 알려준 똑같은 스킬들을 그대로 조합했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방적삼이 얻은 스킬은 전혀 달랐다.

쿠아아아아아앙!

다크 문이 마수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며 거대한 폭발음을 만들어냈다.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무혁의 다크 문은 정말 독보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그 위력이 강력했으니까.

“어?”

“뭐야?”

“살았어?”

놀랍게도 마수는 강력한 다크 문의 폭발 속에서도 살아남아 있었다.

신체 일부가 날아가 버렸기에 고통스럽다는 듯 사방으로 촉수를 휘저으며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했지만, 분명한 건 다크 문을 정면으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이걸 맞고도 살았다고?’

다른 누구보다도 무혁이 가장 놀랐다.

블랙 본의 광기 스킬과 태양의 증폭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마족의 영혼을 둘이나 흡수하면서 자체 능력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무혁이다.

그런 힘이 바탕이 되어 지금까지 마수의 대지에서 다크 문을 맞고도 살아남았던 마수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그런데 다크 문을 정통으로 맞고도 살아남은 마수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단순히 살아남은 것만이 아니었다.

“재생한다!”

다크 문으로 인해 날아가 버린 마수의 신체 일부가 다시 복구되기 시작했다.

그 속도도 어찌나 빠르던지 순식간에 마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열두 개의 눈으로 무혁을 고정시키고, 수십 개의 촉수를 사방팔방으로 뻗으며 위협적으로 이를 쩍쩍- 벌려댔다.

“엄청 화가 난 것 같은데?”

“아무래도 괜한 놈을 건드린 것 아닐까?”

킬 라시온 멤버들은 잔뜩 분노한 모습의 마수를 보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어지간하면 서로 잡겠다고 달려들겠지만, 지금 눈앞의 마수는 도저히 싸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 모습이나 상태가 과히 좋지 않았다.

“해보자 이거지?”

무혁 또한 오기가 치밀었다.

감히 마수 주제에 초월적 존재가 된 자신의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아 겁 없이 분노를 터트리고 있으니 묵사발을 내버려야만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다.

“수룡!”

무혁의 몸을 중심으로 수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눈요깃거리로만 따지자면 수룡은 단연 최고였을 정도로 화려했다.

“재생? 그딴 건 얼려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수룡이 빠른 속도로 마수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마수 역시 더 이상은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듯 수십 개의 촉수를 채찍처럼 휘둘러대며 수룡을 파괴하고자 필사적으로 저항을 해댔다.

쾅! 콰작! 퍼억! 콰득! 콰득!

마수의 촉수는 굉장히 빨랐으며,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힘으로 수룡을 저지했다.

그 과정에서 수룡에 의해 냉동이 되어 부서지는 촉수가 생겨났지만, 금방 새로운 촉수가 몸에서 생겨났기에 좀처럼 수룡이 마수의 촉수를 넘어서지 못하자 무혁은 이 지지부진한 싸움을 끝내고자 다시 한 번 다크 문을 사용했다.

“다크 문!”

또 다시 거대한 검은 구체가 떠오르자 마수 역시 두 번은 당할 수 없다는 듯 열두 개의 눈이 일제히 하늘로 꼿꼿하게 세워졌다.

“뭐야? 눈싸움이라도 하겠다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르케임이 이내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열두 개의 눈에서 붉은 빛이 광선처럼 뿜어져 나온 것이다.

쿠콰가가가강!

다크 문이 마수의 몸에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역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놈을 건드린 게 맞았어. 저놈은 분명 마족들도 피해가는 마수가 분명해!”

르케임의 말에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 또한 모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만났었던 마수와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반면.

“저 새끼가 사람 빡치게 만드네.”

마수의 대지에서 절대적인 위력을 떨쳤던 다크 문과 수룡이 마수 한 마리에게 체면을 제대로 구기자, 무혁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구기며 진짜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로 작정했다.

“니깟 놈이 아무리 강해봐야 마수지!”

무혁은 오른 손으로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내며 성큼성큼- 앞으로 걸었다.

다크 문과 수룡이 촉수들과 게 눈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으니, 귀찮더라도 일일이 직접 모든 것을 자르고 끊어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 한 자루 달랑- 들고 걸어오는 무혁의 모습에 마수가 가소롭다는 듯 촉수들을 너풀거리며 비웃듯이 행동했다.

“그래, 언제까지 춤을 출 수 있는지 보자고. 얼음의 방어.”

쩌저저저저적!

무혁의 몸을 감싸며 보호하는 얇은 얼음 갑옷.

“치트키 나왔다.”

어떤 공격이라도 1분 동안은 완벽하게 막아 내버리는 얼음 갑옷을 뒤집어 쓴 무혁의 모습에 르케임이 반칙이라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마수를 불쌍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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