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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300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6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00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00화

종을 초월하다 (1)

 

“인간 11명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하나라…….”

욜리스는 자신의 추격을 뿌리치며 달아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인간이 마족을 죽인 것이다.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면 쉽게 믿을 수 없었을 일이었다.

더군다나 인간들의 실력은 개개인이 어지간한 마족들보다도 훨씬 더 강할 정도였다.

놀라움의 연속, 아니 충격의 연속이다.

도대체 어떻게 인간이 마족보다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욜리스의 머릿속에서는 이 의문만이 가득했다.

“절대 간단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야.”

이건 마르케디악 내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였다.

더 이상 인간들이 마족을 죽였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시급하게 확인하고 철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은 태생부터가 하위 종인 인간 따위가 어떻게 마족과 동등한 힘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는지였다.

“설마 라시온 님께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지. 누구보다 마족을 이해하고 아끼시는 분인데.”

마신 라시온이 혹시라도 무료함에 인간들에게 특별한 특혜를 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윽고 욜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마신 라시온이 헬-라시온을 만든 것은 따분한 삶에 작게나마 유희를 얻기 위함이었다.

마신들 중에서도 마족들에 대한 사랑이 깊기로 유명한 라시온인만큼 인간들에게 특별한 힘을 부여해서 마족들이 곤경에 처하도록 할 성격이 절대 아니었다.

마신 라시온의 개입이 없이 인간들 스스로 강해졌다는 뜻인데…….

“혹시 천사들과 관련이 있는 건가?”

헬-라시온 곳곳에서 타락하고 있는 천사들이 욜리스의 머릿속에서 스치고 지나갔다.

어둠과 빛처럼 마족들에게 있어선 최고로 상극인 존재가 바로 천사들이고, 그들이라면 분명 인간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힘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을 가능성도 있었다.

특히 인간이라는 종 특성상, 빛과 어둠 어느 쪽의 힘이든 모두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제법 그럴 듯한 추리였다.

다만, 의문점은 정말 관심을 갖지 않고서야 어지간한 마족들도 천사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어떻게 인간이 그들을 만났느냐일뿐.

“그놈인가?”

11명의 인간들 사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존재가 한 명 있질 않았던가?

마기와 마나가 동시에 느껴졌었던 혼돈스러웠던 존재를 떠올리며 욜리스는 자신의 의심이 점점 더 맞아간다고 생각했다.

“벨라이온 님께서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움직이셨던 건가?”

상위 서열 마왕들은 어지간한 일에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서열 3위나 되는 벨라이온이 움직이고 있었다.

더욱이 그것이 천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을 욜리스는 진즉부터 알고 있었기에 이번의 사태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벨라이온이 가장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도 드는 욜리스였다.

“이 문제는 자바하 님과 다시 한 번 상의를 해봐야겠군.”

골치 아픈 일이라면 질색을 하는 자바하였기에 보나마나 알아서 하라는 말을 할 것이 분명했지만, 그를 따르는 욜리스로서는 어떠한 일이라도 반드시 보고를 해야 할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보다도… 자바하 님께서는 니니스 님을 잘 만나고 계시려나?”

약속했던 보름이 지났기에 욜리스는 자바하가 니니스를 잘 만나고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물론, 상대의 서열이 한참이나 높았기에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저 걱정되는 부분은 마수의 대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과연 기분 좋게 해결하기 위해 올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자바하 님께서 어련히 잘 해결하고 오시겠지.”

신신당부를 해놓았으니 분명 잘 해결할 것이라고 믿으며 욜리스는 자바하가 왔을 때, 조금이라도 시간 낭비 되는 일이 없도록 사냥감들을 확실하게 구석으로 몰아넣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케트라는?”

욜리스의 물음에 곁에 서 있던 마족 하나가 재빨리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케트라는 살아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단 말이지?”

마수의 대지에 와보고는 욜리스는 니니스의 마족들이 어떠한 지휘 통제도 없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꼴을 보고 직감적으로 케트라가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었다. 그리고 케트라의 죽음은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을지도 몰랐다.

“하긴, 현재 놈들의 실력을 본다면 케트라가 죽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과연 이 사실을 니니스가 알면 어떻게 반응할까?

눈이 뒤집힐 거다.

가장 믿고 신뢰하던 자신의 충성스러운 종인 케트라가 하찮은 인간들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니니스는 헬-라시온의 모든 인간들을 상대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도 없잖아 있었다.

물론, 다른 마왕들 때문에라도 체면상 겉으로는 케트라의 무능함을 탓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겠지만 말이다.

“뭐,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니까. 지금부터 마수들을 동쪽으로 몬다. 완벽하게 포위망을 갖춰서 자바하 님을 기다린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왜 마수와 저희의 시체를 가져가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족의 말에 욜리스 역시 그 점이 의문이라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인간들은 급박한 전투 상황 속에서도 마수와 마족의 시체를 쓸어 담고 있었다.

“설마 포인트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닐 테고…….”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정말 단순하게 포인트 때문에 마수와 마족의 시체를 가져가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도 중앙탑에서 팔아야 도움이 될 것 아닌가?

무엇보다도 중앙탑의 관리자가 마족이었기에 그가 동족의 시체를 가져오는 인간을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었다.

즉, 인간들에게 마족의 시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인간들이 마족의 시체를… 그럴 리가 없지.”

황당하게도 인간들이 마족의 시체를 먹는 상상을 해봤던 욜리스가 스스로 생각을 해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분명, 어떤 이유가 있기는 할 것 같은데 그걸 예측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그래봐야 곧 죽을 놈들이니까 신경 쓰지 마라.”

“알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뒤돌아 걸어가는 마족에게서 일별한 욜리스는 어느새 새카만 어둠이 사라지고, 잿빛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봤다.

마계와는 다르지만, 헬-라시온의 하늘 또한 욜리스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자바하 님께서 상위 서열이 되시면 그 이후에는 나 역시…….”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야망을 다시 한 번 조용히 억누르는 욜리스였다.

 

#

 

“괜찮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어오는 미첼에게 르케임은 신경쓰지 말라는 듯 히죽- 웃었다.

“괜찮아. 고작 이 정도로 뭘.”

“고작은 무슨!”

실비아가 어디서 허세를 부리냐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괜찮다니까…….”

실비아의 태도에 르케임의 목소리가 크게 꺾였다.

“제가 좀 볼게요.”

방구름이 다가와서 르케임의 상처를 살폈다.

허옇게 뼈가 다 보일 정도로 르케임의 상처는 심각해보였다.

마수, 그리고 마족들과의 싸움 도중에 입은 상처였다.

“내가 방심해서 그랬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는데 내가 방심하는… 큽!”

방구름이 상처에 포션을 쏟아 붓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진액을 덕지덕지 바르더니 깨끗한 붕대로 허벅지 전체를 감싸는 동안 르케임은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 마음이 좋질 못했다.

르케임이야 자신이 방심해서 당한 상처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건 방심이 아니라, 보름 가까이 제대로 잠도 못자고 이리저리 쫓겨 다니면서 누적된 피로로 인해 벌어진 부상이라는 걸.

이번에는 르케임이지만, 다음에는 누가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현재 킬 라시온 멤버들의 피로감은 극심했다.

“대충 치료는 했지만, 무리하게 움직이면 회복이 더뎌질 거예요.”

포션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상처가 아물기는 하겠지만, 그것도 적당한 휴식이 동반되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방구름의 말에 르케임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곧바로 반박했다.

“지금 우리가 쉴 시간이 어딨어? 구름이 네가 충분히 치료도 했고, 이까짓 상처 금방 나을 테니까 상관하지 말고…….”

“로드의 공간으로 들어가서 쉬어.”

필립의 말에 르케임이 재빨리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자신만 빠져서 휴식을 한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필립은 단호했다.

“지금 이 상태로는 더 이상 버티기 쉽지 않아. 르케임 너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돌아가면서 로드의 공간에서 적당한 휴식을 취해야만 해. 그리고…….”

잠시 말을 끊은 필립은 멤버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더니 말을 이었다.

“레오, 아르케니아. 너희 둘도 르케임하고 함께 로드의 공간에서 쉬다가 나와.”

“에이- 나만큼 쌩쌩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오빠, 저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게요. 전 아직 휴식을 해야 할 정도로 힘들지 않아요.”

필립에게 지목을 당한 레오와 아르케니아가 곧바로 거부했지만, 필립은 부탁이 아니라 리더로서의 명령이라면서 두 사람의 의견을 받아주지 않았다.

“너희가 쉬어야 다른 사람도 쉴 수 있어. 그러니까 엉뚱한 생각 하지 말고 들어가는 즉시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푹 자고 나와. 그리 긴 시간을 줄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효율적으로 휴식을 갖도록 해.”

다른 멤버들 또한 필립의 말에 동의를 하자 어쩔 수 없이 부상을 당한 르케임, 레오, 아르케니아가 로드가 열어준 공간으로 들어갔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 멤버들의 얼굴을 돌아보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 현 상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앞으로는 하루에 3명씩 교대로 휴식을 갖도록 하겠어.”

한밤중에도 작정하고 추격을 하고 있는 마족들이었기에 필립으로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여겼다.

“문제는 로드인데…….”

“전 괜찮아요.”

자신은 걱정할 것 없다는 듯 로드가 그렇게 말을 했지만, 사실상 무혁을 대신하듯 가장 큰 활약을 해주고 있는 그였기에 그가 느끼고 있을 부담감과 체력적 한계는 필립의 마음을 무척이나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것보다도 시체들이나 꺼내주세요.”

전투를 하면서도 킬 라시온 멤버들은 어떻게 마족과 마수의 시체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마족의 영혼을 흡수한다고 방전된 체력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힘이 상승하는 만큼 어느 정도 버틸 힘이 조금 더 생기는 건 사실이었기에 마족의 영혼 확보는 필수였다.

마수의 마정은 히포와 토빗의 몫이었다.

로드가 통통이 시절에는 그토록 잘 섭취했었던 마수의 혈청은 이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물건이 된지 오래였기에 그대로 공간 주머니에 처박아 버렸다.

끼륵! 끼륵!

토빗이 자신의 감지 범위 안으로 들어선 마수와 마족들의 기척에 벌떡- 일어나서 요란하게 울어댔다.

“잠시도 쉴 틈을 안 주네.”

마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다른 멤버들 또한 쓰게 웃으며 토빗을 바라봤다.

아르케니아가 없음에도 토빗은 알아서 어느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가자.”

필립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킬 라시온 멤버들이 토빗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무혁 동생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계속 이 짓을 해야 하는 거지?”

답답한 마음에 방적삼이 그렇게 말을 꺼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질문에 답을 해줄 순 없었다.

어느새 그들의 머릿속에는 과연 무혁이 돌아와도 이 상황이 해결이 될까 싶을 정도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만 있었으니까.

 

#

 

“정말 인간들이라고?”

“그렇습니다.”

“인간이 마족에게 대항 할 만큼의 큰 힘을 손에 넣었다니…….”

생각할수록 황당하다는 듯 자바하가 실실- 웃음을 흘렸다.

“그런데 고작 열 명 밖에 되지 않는 인간들을 이 많은 인원과 마수들까지 동원하고도 아직까지도 쫓고만 있다고?”

미간에 주름을 만들어내며 자신을 노려보는 자바하의 모습에 욜리스는 몇 가지의 변명거리를 끄집어내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인간들에게 특별한 탐지 능력이 있다거나, 겨우 포위망을 만들어 놓으면 어떻게든 아득바득 빠져 나간다는 변명 따위.

그 어떤 변명을 한다 하더라도 자바하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욜리스는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하긴, 케트라도 당했다니 욜리스 너라도 다를 건 없었겠지.”

이죽거리는 자바하의 모습에 욜리스의 표정이 오랜만에 일그러졌다.

그 모습에 자바하는 더욱더 재밌다는 듯 낄낄- 웃었다.

“어쨌든 죽은 케트라나 욜리스 너를 꽤나 곤란하게 만드는 인간들이라고 하니 흥미가 생겨나는군. 그리고 과연 어떤 방법으로 감히 마족과 동등해질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고. 그래, 놈들은 지금 어디쯤에 있지?”

“현재 동남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마수들을 총 동원해서 놈들의 발걸음을 붙잡아라. 내가 직접 놈들을 잡겠다.”

킬 라시온 멤버들을 잡기 위해 마왕 자바하가 직접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분화지대의 무혁은…….

 

[정화의 물을 모두 흡수했습니다.]

[바람의 혼을 모두 흡수했습니다.]

[재생의 뿌리를 모두 흡수했습니다.]

[벼락의 힘을 모두 흡수했습니다.]

[조각 난 신의 힘을 모두 흡수했습니다.]

[조각 난 신의 힘이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블랙 본의 신체가 신의 힘과 융합됩니다.]

[신의 힘이 근원적 종의 한계를 초월합니다.]

[유일한 종, 가장 독립된 종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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