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지존기 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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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7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67화
제4장 혈신(血神), 검신(劍神)의 부활 (2)
담소극은 마음을 차분히 조율했다. 무진의 말대로 위협을 가한다고 해서 좋을 것은 없다. 천무상회주가 돌아서 버리면 그날부터 흑룡성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흑룡성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힘들다.
“협상을 하지.”
“그렇게 합시다.”
담소극은 협의가 먼저라는 것을 깨닫고, 일을 진행시켰다.
“성의 전력이 늘어나면서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자금을 3배 이상 더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소이까. 지금까지 쏟아 부은 자금과 물량만 해도 얼마인지 모르지는 않을 텐데 말이오.”
담소극은 기분이 상하는 것은 느꼈다. 마치 구걸을 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은 참을 수 있었다. 천무상회에서 지원한 물량과 자금이 천문학적이라는 것을 담소극도 알고 있었다.
“인정하지. 하지만 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금이다. 후일 그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대가가 따를 것이다.”
담소극은 천하를 지배하고 난 후 대가를 지불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무진을 보는 순간 위험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기에는 꺼림칙한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대가는 무엇이오?”
“천하상계를 주지.”
무진은 이미 천하상계의 절반 이상을 먹어치웠다. 대명상회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처분해 버릴 수 있었다.
“그 정도 가지고 될 것 같소이까.”
“천무상회는 중원의 상단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천하상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곧 무너질 수도 있지. 그러나 내가 지원을 한다면 천무상회는 대륙제일 상단으로 오랜 세월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출신의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천무상회가 중원상계를 지배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천무상회가 흑룡성을 지원한 것도 정천맹보다는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 여겼다.
“상인에게 중원이든 변방이든 상관이 있다고 보는 것이오?”
“정천맹에 지원을 한다고 해도 그리 편한 상황은 아니지 않나.”
비무대회에서 정천맹의 무인을 패퇴시킨 일을 거론한 것이다. 정천맹이 돌아설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수틀리면 흑룡성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천무상회라는 것을 정천맹에 알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그 정도 가지고서는 안 되오.”
“도대체 원하는 것이 뭐지?”
담소극은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해졌다. 상단에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대륙상단의 안전한 지배권이었다. 원하는 것을 보상해 주겠다는데도 무진이 계속 거절하니 짜증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한 가지오.”
“말해라!”
“천하.”
담소극의 눈빛이 흔들렸다. 천하(天下)란 세상 만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포함한다. 단순히 천하상계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진이 원하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이라는 뜻이 된다.
담소극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눈빛에서는 살기마저 감돌았다.
“감히 내 앞에서 장난을 치다니! 죽고 싶은 것이냐!”
“날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오?”
“벽력도제 따위를 이겼다고 해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건가!”
위이이이이잉!
무형의 날카롭고, 흉맹한 기운이 담소극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무진을 위협했다. 절대지경에 달한 고수가 발하는 극강의 무형지기였다.
담소극의 발전은 비약적으로 빨랐다. 그동안 들인 노력을 감안해도 놀라운 성취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무진은 그가 이제까지 상대한 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였다. 감히 무진 앞에서 먼저 독아(毒牙)를 내밀고 멀쩡히 서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큭!”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웃음소리와 동시에 형성된 기운이 한순간에 공간을 밀어 버렸다. 날카로운 창처럼 뻗어 나오는 기운이 거대한 해일에 의해 소멸되어 버렸다.
주춤!
자신도 모르게 뒤로 밀려난 담소극은 놀란 눈으로 무진을 보았다.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절대지경의 고수를 물러나게 만들었다는 것에 경악했다.
담소극은 방금 느낀 항거할 수 없는 권능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그건 사람이 낼 수 있는 힘이 아니었던 것이다.
“앉아.”
“이…놈! 사술…을 쓰다니!”
“앉으라고 했다.”
“크윽!”
무진의 말투가 원래로 돌아왔다. 잠시간 대화를 한 것은 담소극을 가지고 논 것에 불과했다.
무형의 기운이 사방을 압축하듯이 조여 왔다. 담소극이 흑룡천강력(黑龍天强力)을 끌을 올려 저항해보았지만 몸은 저절로 자리에 앉고 말았다.
흑룡천강력을 극성으로 연성한 후 담소극은 화경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았다. 절대의 경지에 올라서면서 어느 누구를 대적해도 이길 수 있다 자부했는데, 고작 기운을 받아넘기지 못하고 있었다.
“놀라운가.”
“네…놈은 누구냐?”
단순히 상회의 주인이라고 할 수 없는 무력이다. 천하제일무력을 가졌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믿지 않았다. 떠들기 좋아하는 허풍쟁이들의 헛소리로 치부했다. 그런데 직접 본 무진의 위압감은 소문을 완벽히 넘어섰다. 차라리 소문이 초라해질 지경이다.
“북리중천보다 떨어지는군.”
“뭐…라고?”
무진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담소극은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기도 힘든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흑룡성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이 누구 때문이라고 보는 거지?”
“네…놈 때문이라는 거냐?”
“아직 머리는 돌아가는군.”
“말…도 안 되는…소리 하지 마라!”
담소극은 인정하지 못했다. 흑룡성의 부활을 위해서 그가 쏟은 노력은 상상을 불허했다. 비록 우발산을 통해 천무상회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면 흑룡성을 부활시킬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말이 되지.”
담소극은 무진에게서 거짓을 느낄 수 없었다. 아니라고 부정하기에는 무진의 무력이 가공했다. 아직도 담소극은 무진의 기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대로 심력이 소모되어 쓰러질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괴물 같은 놈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
오그라드는 심장만큼이나 상대할 수 없다는 거대한 절망감이 담소극의 뇌를 메워갔다.
끼이익!
닫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육중한 신체에 우락부락한 얼굴을 한 인물이 들어와서 무진의 옆에 자리했다. 그를 본 순간 담소극은 또다시 흔들렸다.
“우…발산! 네가 어떻게 여기에.”
“내가 모를 리가 있나.”
무진과의 만남은 극비였다. 우발산이 연결을 해주지 않자 담소극이 비밀리에 천무상회에 서신을 보냈다. 그렇기에 우발산도 무진을 만나는 것을 알지 못했다. 더군다나 비밀장소는 성주실의 지하로 연결된 통로 이외에는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없다.
“안 그렇습니까! 주군! 헤헤헤헤!”
우발산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주인 만난 개처럼 무진에게 꼬리를 흔들었다. 어찌나 아부를 떠는지 눈살이 찌푸려질 지경이었다.
담소극은 우발산의 돌연한 태도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를 제외하고 우발산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자는 흑룡성에 없다. 우발산의 성격은 자타가 공인하는 개차반이다. 생각 외로 머리를 잘 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성격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흑룡성에서도 담소극보다 우발산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꽤 되었다. 그런 우발산이 저처럼 비굴하게 구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았다.
그보다 우발산이 무진에게 주군이라고 했다.
“주…군이라니!”
“천하무적, 고금무적, 현존최강, 절세미남! 그것이 바로 주군이시다!”
“네…놈이 날 배신…했구나!”
“배신은 무슨? 주제를 알아야지, 네가 주군의 상대가 될 것 같냐!”
“감히!”
극도의 수치심에 담소극은 몸을 떨었다.
부들! 부들!
“아직도 주제를 모르네. 주군, 이놈 목을 잠시 돌려 놔도 되겠습니까! 한 바퀴만 돌리면 제정신이 될 것 같습니다.”
머리를 한 바퀴 돌리면 사람은 죽는다. 물론 천룡사(天龍寺)의 유가신공(兪伽神功)을 대성하면 3바퀴까지 돌릴 수 있다고 해도 평범한 사람은 확실히 죽을 것이다.
담소극은 우발산이 제정신인지가 의문이었다. 더군다나 무진의 대답은 압권이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허락했다.
“그럴까.”
“제가 잘 돌리고, 원상태로 온전하게 놔두겠습니다.”
목뼈를 맞추면 온전하게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다만 혼은 저 멀리 다른 곳으로 가겠지만 말이다.
전신을 조여 오는 기운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담소극이 빗살처럼 움직였다. 분노가 이성을 잠식해 버리고 있었다. 아무리 초극의 넘어선 극강의 고수라고 해도 근접거리에서 흑룡천강수(黑龍天强手)를 막아낼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무형살기를 받아내기 위해서 극성의 흑룡천강력을 운용한 상태다. 받침대가 형성된 순간 발사가 되었다. 담소극의 손에 묵빛의 수강이 뻗어 나왔다.
“죽어랏!”
슈우우욱!
4자가 되지 않는 근접거리의 공격이다. 담소극은 무진을 죽이고 난 후 우발산까지 처리해 버리려고 했다.
타앗! 휘청!
공격을 뻗어 한 치면 닿을 거리에서 담소극의 흑룡천강수는 궤도를 잃었다. 우발산의 함지박만 한 손이 극히 짧은 공간을 파고들어 좌에서 우로 틀었기 때문이었다.
담소극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강기로 된 공격을 받아칠 수 있는 이화접목의 수법은 흔하지 않았다. 차라리 정면으로 부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구현해낸 우발산, 아니 천득구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담소극은 벗어나기 위해서 몸을 뺐다. 하지만 천득구의 이화건곤수는 담소극의 수강을 놓아주지 않았다. 비틀어서 신형을 휘청거리게 만든 다음 안으로 끌어들였다가 다시 놓았다. 그와 동시에 번개 같은 점혈이 이루어졌다.
파파파팟!
끝장을 보려다가 오히려 점혈이 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 담소극은 죽일 듯이 천득구를 노려보았다.
“그만 보지, 잘생긴 얼굴 닳겠네!”
“네…놈을!”
담소극의 실력은 만만하지 않다. 화경급의 고수가 이리 쉽게 제압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무진으로 인해 심력을 소모한 탓도 있지만 천득구의 실력을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
“짜식이! 부끄럼 타냐!”
분노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담소극을 지속적으로 놀리면서 자극하는 천득구였다. 평생 동안 약올리는 것만 극의에 다다르도록 수행을 한 것 같은 능숙한 염장질이었다.
“주군, 저 잘하지 않았습니까! 칭찬해 주십시오! 헤헤헤!”
“조금은 늘었구나.”
“그렇지요, 이제 주군의 발톱의 때만큼은 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군.”
“감사합니다! 주군!”
무진에게는 한없이 자신을 낮추는 천득구였다. 무진을 볼 때마다 뒈지게 맞았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오금이 저렸다. 알아서 기는 게 무병장수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천득구는 뼈저리게 체득했다.
“이…런 미친놈들!”
자신을 간단하게 제압한 천득구가 발톱의 때면 담소극은 무엇이 되는가! 어이가 없으면서도 화가 났다.
퍼퍽!
“커억!”
천득구의 주먹이 담소극의 안면을 가격했다.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은 담소극의 얼굴이 번개같이 돌아갔다.
“죽고 싶다면 죽여줄 수 있지.”
담소극은 천득구의 눈빛에 서린 살성(殺性)을 보았다. 일반적인 살인마와는 완전히 달랐다. 태어날 때부터 살인의 기운을 타고난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기운이었다.
악마 같은 살기를 느끼자 도저히 좀 전의 우발산과 지금의 우발산이 같다고 할 수 없었다.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미친 살인마와 같았다.
“나는 원래 미친놈이지만 주군에게 망발하면 가만두지 않는다.”
“으윽!”
천득구의 내부에 숨 쉬고 있는 천살지기는 절대지경의 고수도 무시할 수 없는 지독할 살기를 품고 있었다. 담소극은 천득구의 무시무시한 살기가 두려울 지경이었다.
“그만.”
“하지만 이놈이 감히 주군을 무시…커억!”
“그만 하라고 했다.”
무진의 손이 움직였다.
천득구도 담소극도 보지 못했다. 언제 손을 뻗어나갔는지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무진의 손에 천득구의 머리통이 잡혔다. 순수한 악력만이 아니다. 전신을 오그라뜨리는 상상할 수 없는 기운이 천득구의 전신을 조여 왔다. 압력은 반복적이었다.
“으아아악!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용서를!”
천득구는 사정사정했다. 조이는 고통뿐만 아니라 몸 안의 기운이 가닥가닥 끊기는 기분이었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애걸복걸을 하자 그제야 무진이 손을 풀었다.
풀려난 천득구가 언제 눈물을 흘렸냐는 듯이 제자리로 돌아가 입을 닫고 정자세로 섰다. 무진이 말하기 전에는 입도 뻥끗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후우! 죽을 뻔했네!’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을 했던 천득구였다. 약간이지만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역시나였다. 도대체 언제 손이 뻗어왔는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절대지경의 공력을 쌓게 되면 내공과 외공이 조화를 이루어 초감각이 극도로 발달한다. 작은 움직임에도 민첩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느끼기는커녕 감도 오지 않았다. 그저 빨려 들어갔다고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진짜 발톱의 때만큼 늘은 건가?’
천득구는 조금이지만 실력이 늘었기를 바랐지만 무진에게는 한참이나 부족했다. 사실 천득구의 성장은 일취월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그 비교 상대가 무진이 아니라면 충분히 천하를 오시하고도 남았을 텐데 무진을 만났기에 소심해진 것이다.
무진이 담담하게 담소극을 보았다.
움찔!
천득구를 가지고 노는 무진의 무력에 기가 막힐 뿐이다. 담소극은 좀 전의 출수가 얼마나 무모한 건지 깨닫는데 충분했다. 천득구가 아니라고 해도 무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제 다시 대화를 해볼까.”
“날… 어찌할 생각이시오?”
담소극은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무진이 마음만 먹으면 담소극은 한 줌의 먼지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말투가 변했다는 것을 담소극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살고 싶은가.”
“그…렇…소이…다!”
“그렇겠지.”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겉으로는 대범한 척해도 목숨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비굴해진다. 그렇다 해서 욕하고 싶지는 않다. 과욕을 부리다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살아 있기 때문에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죽고 나면 어차피 느끼지도 못할 명성과 명예다. 무진은 죽은 이후의 명성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 현재의 삶을 지배하고자 할 뿐이다.
“복종해라.”
무진은 목적을 밝혔다. 너무나 명명백백해서 다시 물을 필요도 없다. 담소극은 망설이지 못했다.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현명하군.”
담소극은 무진의 안배에 의해서 성장했다. 담소극은 느끼지 못하지만 그의 몸은 금제가 되어 있었다. 만약 끝까지 반항을 했다면 칠공(七孔)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을 것이다.
“북리중천에게 말해 놨으니 정천맹은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러니 세력을 규합하고 힘을 키우는 데 주력해라.”
“알…겠…습니다!”
담소극의 놀람은 끝이 아니었다.
‘정천맹주도 이자의 수하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자 단시일 내에 북리중천이 맹주가 된 것이 납득되었다. 그리고 흑룡성이 부활한 것도 무진의 뜻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제는 무진인 과연 인간인지가 의심스러워졌다. 인간이 어찌 이런 무력과 세력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솔직히 이제는 반항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도무지 틈이 없는 완전무결한 존재를 본 담소극은 한없이 작아진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야. 난 무능한 수하는 원하지 않거든.”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담소극은 오싹함을 느꼈다.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죽인다는 말보다 더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