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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325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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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25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25화

심판의 검 (7)

 

과감하고도 결단력 있는 행동에 다른 마왕들은 물론, 니니스마저도 로드를 인정해주었다.

더군다나 포레이드를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초죽음 상태로 만든 능력까지 더해지니 마음만 같아서는 자신의 아래에 두고 부려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존재라 여겼다.

하지만, 마족도 아닌 마왕을 상대로 큰 위해를 가한 존재였기에 제 아무리 니니스가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밑으로 거둘 순 없었다.

‘포레이드의 공격에 훼손된 양쪽 팔도 문제니까 딱히 아쉬울 건 없지.’

포레이드의 전류 채찍은 그만의 농도 짙은 마기를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정도 이상의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같은 마왕이라 하더라도 회복 불가능이라는 판정을 받을 정도로 그 위험성이 컸다.

그러니 형체조차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로 변해버린 양쪽 팔을 로드는 두 번 다시 쓸 수가 없었다.

니니스는 그렇게 확신했다.

무혁이 나서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리커버리.”

무혁은 양쪽 팔이 회복 불가능의 피해를 입은 로드에게 자신의 권능인 리커버리를 사용했다.

설사 니니스 본인이라 하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할 상처였지만, 무혁이 사용한 리커버리의 회복력은 고작 마왕 따위의 공격은 우습다는 듯 아주 멀쩡하게 두 팔을 회복시켜버렸다.

“…어떻게!”

니니스만큼이나 다른 마왕들 또한 놀란 얼굴로 무혁과 두 팔이 멀쩡해진 로드를 번갈아봤다.

“좋은 판단이었다.”

무혁은 로드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이리저리 재가면서 싸웠다면 분명 로드는 상당히 오랜 시간 포레이드와 싸워야 했을 것이고,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로드는 두 팔이 아니라 다른 신체 부위에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며, 승리한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훨씬 더 많은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리커버리를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겠지만…….

‘지금과 같은 강렬한 임펙트를 줄 순 없었겠지.’

지금 마왕들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굉장히 복잡했다.

단순히 리커버리에 대한 놀라움과 경탄보다도 과감하고도 저돌적인 로드의 전투 스타일에 상당한 고민을 떠안은 얼굴들이었다.

로드가 포레이드를 상대로 길고도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면, 승리했다 하더라도 마왕들의 머릿속에 충분히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 줬을 것이다.

하지만, 로드가 단시간에 포레이드를 쓰러트리는 바람에 어쩌면 상대에게 질 수도 있다라는 부정적인 염려를 머릿속에 심어버린 것이다.

물론,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어떤 상처라도 회복시켜버리는 리커버리 덕분이겠지만.

어쨌든 포레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실력을 가진 니니스, 그리고 또 한 명의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왕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마왕들은 아무리 포레이드보다 서열이 높다 하더라도 로드와의 싸움이 다소 부담스러워진 것은 사실이었다.

‘니니스의 왼쪽에 서 있는 놈이 서열 39위의 마왕이겠군.’

그럼 나머지 마왕들의 서열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로드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세 마왕들의 서열은 45위, 44위, 43위가 분명했다.

마왕들의 경우 서열 한 단계마다 그 실력의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봐야 어차피 40위 밖의 실력들이었고, 현재 로드의 실력에다가 리커버리라는 사기적인 회복 능력을 믿고 포레이드를 상대했던 것처럼 과감하게 공격을 퍼붓는다면 일대일로는 충분히 상대를 할만 했다.

하지만, 여기서 무혁은 로드를 더 이상 소모시킬 생각이 없었다.

“이번에는 단체전으로 가볼까?”

무혁은 곧바로 송정민과 필립, 레오, 실비아 등 로드와 프랄지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킬 라시온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무혁은 서열 45위부터 43위의 마왕들을 손가락으로 콕콕콕- 지목했다.

“너희 셋. 설마 하찮게 여기는 인간들을 상대로 쪽수나 따지는 찌질한 놈들은 아니겠지?”

무혁의 지목을 받은 마왕들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서열 45위, 베크만의 말을 레오가 잘라먹었다.

“재밌겠네. 난 자신 있는데? 그쪽은 그렇지 않은가봐?”

레오가 뒤집어쓰고 있던 후드를 벗으며 그렇게 이죽거렸다.

더 이상 정체를 숨길 필요가 없었기에 시원하게 제 얼굴을 드러낸 것이었다.

레오와 마찬가지로 킬 라시온 멤버들 또한 그렇지 않아도 답답했던 후드를 하나, 둘 벗었다.

총 11명의 킬 라시온 멤버들과 3명의 마왕들과의 단체전.

솔직히 무혁은 승산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로드가 합세를 한다 하더라도 확실하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과거 자바하에게 받았던 트라우마를 이번 기회에 극복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니니스와 일대일 대결을 제안하려고 했었던 무혁이었지만, 그녀가 받아줄 것인지도 의문이었고, 생각해보니 지금 서열 낮은 마왕들이 아니라면 킬 라시온 멤버들이 또 언제 마왕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을까 싶었다.

때문에 무혁은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 3명의 마왕들을 상대하라 한 것이었다.

어차피 무혁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다면 죽을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혼란한 틈을 타서 니니스를 잡는다면 그 역시도 무혁에게는 나쁠 것 없었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따위 저열한 수법에 우리가 걸려들 것 같은 거냐?”

서열 44위, 프라크론이 콧방귀를 끼며 무혁의 제안을 거부했다.

곁에 서 있는 서열 43위의 마왕, 이디아칼 역시도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일이라는 듯 팔짱을 끼고 서 있을 뿐이었다.

막말로 마왕들 입장에서는 이미 로드라는 변수를 확인한 이상 구태여 무혁의 제안을 승낙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저렇게 자신 있게 나서는 것을 봤을 때, 분명 무언가가 있다 여겨졌기에 더욱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닌 말로, 자신들의 뒤에 도열해 있는 마족들에게 명령만 내리고 자신들은 뒤로 빠져 있다가 적당한 기회를 봐서 목숨만 거둬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무혁의 제안을 흥미롭게 받아들인 이가 있었다.

“그거 재밌겠네.”

“니니스!”

프라크론이 니니스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왜? 설마, 인간 따위가 두려워?”

“뭐?”

프라크론은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듯 얼굴을 사납게 일그러트렸다.

“두렵지 않다면 한 번 해봐. 인간 놈들에게 공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라고.”

“니니스, 네가 직접 하는 건 어때?”

이디아칼이 여전히 팔짱을 낀 상태로 니니스에게 그렇게 말했다.

“저 인간이 지목을 한 건 너희잖아.”

“꼭 지목을 했다고 우리가 할 필요는 없지. 언제부터 우리가 인간들의 말을 따랐다고?”

“그렇지! 인간들의 말 따위 무시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재밌을 것 같다니 니니스, 네가 하면 되겠군.”

세 명의 마왕이 한 마음이 되어 니니스를 몰아붙였지만, 그녀는 코웃음만 쳤다.

“명색이 마왕이라는 것들이 인간 따위를 두려워하는 꼴이라니.”

니니스의 비웃음에 세 명의 마왕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마냥 그녀를 노려봤다.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냐?”

니니스 역시 세 명의 마왕을 무섭게 쏘아봤다.

마기와 살기가 사방으로 들끓자 그 모습을 지켜보는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로서는 왜 저희들끼리 싸우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어쨌든 같은 편끼리 싸워준다면야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었기에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들의 대치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왕들간의 싸움을 벌어지지 않았다.

“그만하지. 인간들은 나 혼자 상대할 테니까.”

지금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 있던 서열 39위의 마왕, 히드로크가 니니스와 세 마왕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당장이라도 서로를 향해 공격을 퍼부을 것만 같았던 니니스와 세 마왕들도 히드로크가 나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마기와 살기를 거둬들였다.

“이놈들을 모두 찢어 죽이고, 그 다음에 네놈을 찢어 죽이면 되는 건가?”

히드로크의 말에 무혁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도 생각이 바뀌었어. 내가 직접 네놈을 상대해주지.”

무혁의 말에 킬 라시온 멤버들이 왜 그러냐는 듯 그를 바라봤다.

“무혁아, 우리도 충분히…….”

레오의 말에 무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세 명의 마왕과 히드로크의 수준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한 순간에 멤버들 중 한두 명은 즉사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기에 무혁으로서는 지금만큼은 그들이 아닌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무혁의 단호한 표정에 레오와 멤버들 모두 아쉬움을 뒤로하고 물러났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히드로크가 무혁에게 말했다.

“확실히 네놈이 저들을 모두 합쳐놓은 것보다 강하다. 하지만, 혼자서 날 상대하기엔 부족하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라. 너희 모두가 덤벼들어도 난 상관없다.”

히드로크의 말에 무혁이 피식- 웃었다.

“자신감이 굉장히 지나쳐. 그런 소리는… 함부로 내뱉는 게 아니야.”

무혁은 곧바로 히드로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히드로크의 서열은 고작 39위일 뿐이다.

심판의 검을 얻기 이전에도 일대일로는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었다.

하물며, 심판의 검을 얻고 수많은 마왕들을 쓰러트리며 그들의 영혼을 흡수하며 성장한 지금의 무혁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한 실력처럼 초반부터 히드로크는 무혁의 공격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퍼억! 퍽! 퍽! 퍽!

우선 속도에서부터 무혁은 히드로크를 압도했다.

“큭! 컥!”

거기에 파워까지도 히드로크가 감당해내기 쉽지 않을 정도였기에 자신 있게 나섰던 모습을 깨끗하게 지워버릴 정도로 창피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더 이상 지켜보지 않아도 답이 나오는 결과였다.

히드로크는 무혁의 상대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방어도 하지 못하며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고 있는 히드로크의 모습에 세 명의 마왕은 굉장히 당황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윽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를 돕기 위해 싸움에 끼어들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니니스 역시도 합세하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마저 싸움에 가세하면 마왕의 체면과 명예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았기에 억지로 참고 있었던 것이다.

무혁은 4명의 마왕을 상대로 싸우면서도 연신 니니스의 움직임을 살폈다.

사실상 무혁에게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니니스였기에 그녀가 싸움에 합세하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마왕을 처리하는 것이 더욱더 자신과 킬 라시온 멤버들에게 안전한 일이었다.

‘심판의 검을 쓸 수는 없지만.’

무혁에게는 강력한 한 방을 자랑하는 다크 문이 있다.

“다크 문!”

무혁은 우선 가장 약한 마왕, 서열 45위 베크만을 노렸다.

오른 손에 만들어 놓은 다크 문을 베크만의 복부에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콰- 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베크만의 신형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복부가 뻥- 뚫려버린 베크만은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연신 입 밖으로 검붉은 핏물을 토해내기 바빴다.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질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목숨은 여전히 붙어 있었다.

“죽어라!”

베크만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전투 불능이 되는 모습을 보며 프라크론이 위기감을 느꼈는지, 양손에 새카만 마기를 응축시켜 무혁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흡사 손에서 검은 색의 광선을 쏘아내는 것만 같은 프라크론의 공격에 무혁은 실드를 겹겹이 만들어냄과 동시에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이디아칼을 노렸다.

때마침 강력한 한 방을 준비 중이던 이디아칼은 무혁이 자신에게로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내리그었다.

공간마저 갈라지는 이디아칼의 공격에 무혁은 재빨리 수룡을 일으켰다.

쩌저저저저저저적!

무혁의 몸을 보호하듯 나타난 수룡과 이디아칼의 공격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사방팔방으로 수룡의 몸을 이루고 있던 얼음 조각들이 깨지며 부서져 나갔다.

프라크론의 공격에 이어서 이디아칼의 공격까지도 막아 내버리는 무혁의 모습에 히드로크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야만 했다.

‘놈은 결코 인간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힘을 더한 것보다 더욱더 강한 상대다!’

무혁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은 히드로크는 과거 천계와의 전투에서도 쉽사리 사용하지 않았던 공격을 준비했다.

후유증이 너무 컸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전투를 벌여야 했던 천계와의 전쟁 기간에는 결코 자주 사용할 수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후유증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히드로크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히드로크의 몸 전체에서 마기가 풀풀- 피어올랐다.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구쳤으며, 온 몸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기까지 했다.

“미, 미친!”

히드로크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해가자 이디아칼과 프라크론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히드로크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두 마왕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큭큭큭!”

히드로크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얼굴로 웃음을 흘렸다.

“…설마?”

무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히드로크를 바라보는 사이, 이디아칼과 프라크론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급하게 몸을 날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거대한 폭발!

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놀랍게도 히드로크의 공격은 바로 제 몸을 폭발시키는 것이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위력을 자랑하는 폭발력에 주변 공간이 완전히 분해가 될 정도였다.

“무혁아!”

“오빠-!”

그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을 것 같은 폭발에 킬 라시온 멤버 모두 무혁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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