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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312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74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1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12화

마계 (9)

 

“큭큭큭…….”

무혁은 의자와 한 몸이 되어 널브러져 있던 메카르만의 웃음소리에 눈을 찌푸렸다.

“웃어?”

드드드드드드!

메카르만의 주변이 진동을 일으키며 부서진 의자의 파편들과 새카만 대리석과도 같은 바닥들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블링크.”

심상찮다는 것을 느낀 무혁은 재빨리 블링크 스킬로 뒤로 훌쩍 물러났다.

그리고 곧바로.

파파파파파파팟-!

허공으로 튀어 오른 의자의 파편들과 바닥재들이 사방으로 미사일처럼 쏘아지더니 방안은 말 그대로 폭탄이라도 터진 것 마냥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렸다.

무혁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방안을 바라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조금만 늦게 블링크를 사용했다면 파편 세례를 정면으로 맞았을 테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군.”

천천히 메카르만이 몸을 일으켰다.

분명 무혁의 주먹에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타격을 받지 않은 거야? 아니면, 회복이 빠른 거야?’

무혁은 묵직하게 느꼈었던 자신의 타격감을 떠올리며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보통의 마족이라면 그 한 방에 머리통이 박살이 났어야 했다.

그런데 메카르만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당황스럽다기보다는 황당함이 더 컸다.

‘마왕이라 이거지?’

무혁은 조금 더 긴장을 해야겠다며 메카르만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꽈드드득! 꽈드드득!

메카르만이 목을 좌우로 꺾을 때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그는 손목을 돌리고 허리, 발목 등 신체 구석구석을 풀어댔다.

그 모습이 아주 태연하고도 자연스러워서 무혁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3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몸을 푸는 메카르만을 바라보며 무혁은 프랄지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메카르만은 말 그대로 괴물이다. 보통의 마왕들은 각자만의 특기가 있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눠서 근접 전투에 특화가 되어 있는 마왕이 있고, 그 반대인 경우가 있지. 그 중 몇몇 마왕들만이 두 가지 모두에 특화가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한 명이 바로 메카르만이다. 메카르만을 만나보면 알겠지만, 그 거대한 체격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속도는 정말…….’

 

후- 앙!

바람결이 그대로 폭발하듯이 터져 나갔다.

그렇게 폭발하듯 터져 나간 바람결을 뚫고 메카르만의 거구가 무혁의 눈앞으로 달려들었다.

‘…어?’

콰앙!

무혁은 황급하게 실드를 펼쳤지만, 메카르만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듯 커다란 주먹으로 5겹의 실드를 그대로 박살내버렸다.

“제법 단단하지만!”

어깨가 부풀어 올랐다.

분명히 무혁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팔 전체가, 또 다시 주먹이 두 배 가까이 커지더니 그대로 무혁의 실드를 모조리 박살내버렸다.

이 모든 것이 아주 찰나에 벌어진 일이었다.

쿠- 왕!

양팔을 교차해서 메카르만의 주먹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혁의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실드를 깨면서 파워가 상당히 떨어졌을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나도 속절없이 밀려나버려서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더불어 양팔을 시작으로 어깨와 허리까지 찌릿할 정도의 통증이 느껴졌다.

속도와 파워, 어느 것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아니, 오히려 넘칠 정도의 힘을 갖추고 있는 메카르만이었기에 무혁은 어째서 프랄지카가 그토록 조심하라고 몇 차례나 당부를 했었는지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식이면 서열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야?’

무혁은 서열만 생각하고 함부로 마왕을 잡겠다고 달려들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여겼다.

“그래, 그 정도는 막아줘야지.”

메카르만은 자신의 주먹질을 막아낸 무혁을 바라보며 징그럽게 웃었다.

마치, 자신이 당한 것의 몇 배 아니, 몇 십, 몇 백 배를 되갚아 줄 때까지는 무혁이 반드시 버티고 서 있기를 바라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최소한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살려둘 테니까.”

히죽- 웃는 메카르만의 모습을 바라보던 무혁도 이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뭔가 착각이라도 하는 모양인데, 그 정도 속도는…….”

파- 앙!

메카르만의 눈앞으로 다가온 무혁이 주먹을 다시 한 번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나도 낼 수 있다고.”

쾅!

무혁의 주먹이 또 한 번 메카르만의 큼지막한 안면을 가격했다.

물론, 이번에는 메카르만 역시 호락호락하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꾸욱-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작은 무혁의 주먹을 감싸 쥔 메카르만이 낄낄- 웃었다.

“빠르다는 건 인정해주지. 하지만, 그게 전부라면 너는 굉장히 무모한 짓을 한 거다.”

단숨에 무혁의 주먹을 으스러트리겠다는 듯 메카르만이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빠르기만 할 것 같아? 사태 파악을 정확하게 해야지.”

무혁은 메카르만에게 잡혀 있는 주먹을 그대로 밀어 넣었다.

퍼억!

무혁의 주먹을 감싸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카르만은 힘에서 밀리면서 제 뺨을 얻어맞자 아릿한 고통보다도 이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상황에 말문이 턱- 막혔다.

“이, 인간 따…….” 

“진짜 지겹다. 그 말!”

콰작!

무혁의 발이 메카르만의 목을 강하게 후려 찼다.

발은 손보다 그 파괴력이 최소 3배가 넘는다. 그리고 무혁은 그러한 일반적인 상식을 훨씬 더 뛰어넘었다.

“…큽!”

신음을 흘리면서 메카르만이 비척비척- 옆걸음질을 쳤다.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며 힘을 주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무혁이 아니었다.

주먹과 발이 쉬지 않고 메카르만의 몸을 두들겨댔다.

쾅쾅쾅! 퍽퍽퍽!

3미터나 되는 거대한 체격이 이때만큼은 아주 훌륭한 샌드백에 불과했다.

정신없이 두들겨 맞던 메카르만이 마왕성 전체가 흔들릴 만큼의 기합을 터트렸다.

“크아아아아-!”

주변 공간이 아주 잠시 물결처럼 흔들리더니 곧바로 산산이 부서지며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조각 난 신의 힘들을 모두 흡수하기 전이라면 이러한 공기 중의 흐름을 절대 파악하지 못했을 무혁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고, 그에 따른 파장까지도 자연스럽게 예측이 가능했다.

“수룡.”

무혁은 곧바로 수룡 스킬을 이용해서 몸을 보호했다.

콰득! 콰득! 콰득!

단단한 수룡이 메카르만이 만들어 낸 기합의 파장에 의해 뒤로 튕겨져 나가면서 사정없이 부서진다.

수룡이 아닌 맨 몸으로 받아냈다면 크던 적던 피해를 입었을 것이 분명했다.

“재밌군! 아주 재밌어!”

흥분한 메카르만이 다시 무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얻어맞아도 재밌다니… 진짜 미친놈이네.”

무혁은 그렇게 대꾸하며 마주 달렸다.

그리고 이어진 한 인간과 한 마왕의 신명나는 타격전.

체격 차이만 본다면 다 큰 성인과 초등학생처럼 보였지만, 서로를 노리고 휘두르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보고 있자면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무혁이 더 많은 유효 타격을 성공시키고 있었지만, 메카르만의 방어력과 회복력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로 뛰어났기에 쓰러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정신없이 서로의 몸을 두들겨대던 무혁과 메카르만의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이런 상태로는 서로 승부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걸 동시에 깨달은 듯한 눈빛들이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무혁의 오른 주먹이 한 발의 미사일처럼 메카르만의 가슴팍에 강하게 꽂혔고, 동시에 퍽- 하며 메카르만의 발이 대포알처럼 무혁의 복부를 강타했다.

“큭!”

“흡!”

서로 뒤로 튕겨져 나간 무혁과 메카르만.

둘은 서로를 노려보며 거칠어졌던 호흡을 빠르게 골랐다.

“이제 준비 운동 끝났다.”

“이제야 굳었던 몸이 좀 풀리는 군.”

무혁의 말에 메카르만 역시 지지 않고 그렇게 맞받아쳤다.

무혁이 먼저 블랙 본 장검을 만들어냈고, 뒤이어 메카르만 역시 새카만 연기가 뭉클뭉클- 피어오르는 거대한 대검을 오른 손에 쥐었다.

“내가 인간 따위를 상대하기 위해서 메가쉬론을 들게 될 줄이야. 영광으로 알아라.”

“아까 못 들었어? 인간 따위가 아니라고 했잖아.”

말과 동시에 무혁이 블랙 본 장검을 휘둘렀다.

블랙 본 장검을 통해서 뿜어져 나온 검은 색의 선들이 바람결을 타고 흘러나가더니 순식간에 수십 갈래로 갈라지며 메카르만의 전신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사방에서 검은 가시가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것만 같았다.

“큭.”

같잖다는 듯 그렇게 코웃음을 치며 메카르만이 손에 쥔 메가쉬론을 가볍게 휘둘렀다.

새카만 연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메카르만의 몸을 감싸며 무혁의 공격을 너무나도 손쉽게 방어해버렸다.

“이번에는 내 차례군.”

쿠- 웅!

크게 한 발 내딛으며 메카르만이 메가쉬론을 휘둘렀다.

후와아아악- 하는 바람결을 뒤덮는 소리와 함께 검은 장막이 무혁을 뒤덮기 위해 몰려들었다.

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황당한 공격이었지만, 검은 장막에 부딪히는 바람결이 속절없이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을 보며 무혁은 그 위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무혁 또한 검은 장막을 찢어버리겠다는 듯 블랙 본 장검을 휘둘렀다.

콰자자자작!

얼음 조각이 박살이 나는 듯한 굉음과 함께 검은 장막이 블랙 본 장검에 의해 부서지고, 파괴되며 사방으로 그 파편이 날아 다녔다.

“응?”

검은 장막을 박살내던 무혁의 눈꼬리가 살짝 일그러졌다.

사방으로 흩어지듯 날아갔던 검은 장막의 파편들이 어느새 꾸물꾸물- 다시 하나의 덩어리로 뭉치더니 거대한 창의 형상을 만들어내며 무혁을 향해 빠른 속도 날아왔기 때문이다.

“실드.”

퍽! 퍽! 퍽! 퍽! 퍽!

겹겹이 쌓아 놓은 일곱 겹의 실드가 빠르게 하나, 하나 박살이 났다.

마지막 남은 일곱 번째 실드마저 박살이 나는 순간에 무혁은 블랙 본 장검을 휘둘러서 정확하게 창의 형상을 띄고 있는 검은 덩어리를 힘껏 후려쳤다.

콰- 창!

또 다시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검은 덩어리들. 아니, 그건 연기에 가까웠고 놀랍게도 그 연기들은 또 다시 살아 있는 생명체마냥 허공에서 저희들끼리 뭉치며 이번에는 도끼의 형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짜증나네.”

부숴 지지 않는 검은 연기에 무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크하하하!”

무혁이 인상을 쓰는 모습에 메카르만이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 사이 무혁은 도끼의 형상마저 깨부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또다시 거대한 검의 형상을 만들어가는 검은 연기를 보며 무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식으로는 끝이 없다 이거지? 그렇다면 그 주체를 박살내버리는 수밖에!”

검은 연기는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을 만들어내는 혹은, 그것을 다루는 주체를 쓰러트린다.

무혁의 검 끝이 메카르만을 향했다.

그리고 사형선고를 내리는 준엄한 대법관의 판결과도 같은 무거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다크 문.”

그그그그그그극……!

다크 문이 생겨남과 동시에 마왕성이 통째로 흔들렸다.

당장이라도 다크 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에 마왕성 전체가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다.

자바하 역시도 다크 문을 피하거나, 막아내질 못했었다.

메카르만이 아무리 자바하보다 배 이상 강하다고 하더라도 다크 문의 위력을 웃으며 받아 낼 수는 없었다.

“…크흡!”

역시나 메카르만 역시 자신의 머리 위에서 나타난 다크 문의 거대한 압력에 얼굴 전체를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메카르만이 빠르게 손에 쥔 메가쉬론을 휘둘렀다.

새카만 연기가 빠르게 메카르만의 머리 위로 돔 형태의 방어막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하나로는 불안했던 걸까?

메가쉬론에서 뿜어져 나온 새카만 연기가 재차 방어막 위를 덧씌워갔다.

그렇게 두 겹, 세 겹… 다섯 겹이나 되는 방어막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메카르만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외쳤다.

“절대 뚫을 수 없을 거다!”

“그래? 해보면 알겠지!”

무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크 문이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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