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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11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6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1화

#11화. 게이트 진입

 

 

 

 

 

게이트로 들어온 선우영.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탐색에 들어갔다.

 

내부가 좁았다.

 

게이트는 등급이 높아질수록 환경이 달라진다.

 

더욱 넓어지고.

 

대기에서 스산한 기운이 짙게 풍긴다.

 

이곳은 F급 게이트.

 

내부 크기도 작고, 특유의 스산한 기운도 그다지 없었다.

 

‘그 정도로 쉽단 얘기지.’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주변 풍경은 그저 그랬다.

 

시커먼 통로가 쭉 늘어서 있었으니까.

 

벽에는 횃불이 달려있었다.

 

미약한 주홍빛 불빛이 간신히 주변을 밝혀줬다.

 

“크르애엑!!”

 

저 멀리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선우영은 전투 자세를 잡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전방을 주시하니, 고블린 무리들이 보였다.

 

‘숫자는 대략 5마리.’

 

백영희와 대련하며 익힌 삼환검을 시험해 보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선우영은 고블린들에게 돌격했다.

 

“크르애액!!”

 

놈들이 괴성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소용없었다.

 

스걱-!

 

선우영이 유려한 칼솜씨를 보이며 춤추듯 검을 휘둘렀다.

 

고블린들의 공격은 그에게 닿지도 못했으며, 선우영의 롱소드가 반원을 그릴 때마다 고블린들의 머리가 잘려 나갔다.

 

피가 허공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흡사 바람에 흩날리는 붉은 꽃을 보는 듯하였다.

 

털썩.

 

고블린 5마리가 순식간에 시체로 돌변했다.

 

“쯧.”

 

선우영은 혀를 찼다.

 

검술을 시험해 보고 싶었는데, 고블린이 너무 약하다.

 

“젠장, 거의 두부 자르는 수준이잖아.”

 

이래선 검술을 시험해 보지도 못하겠다.

 

선우영은 시체들의 한곳으로 모아 분해하기 시작했다.

 

스윽.

 

칼날로 가슴팍을 가르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마석을 꺼냈다.

 

그걸 따로 챙겨뒀다.

 

마석은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는 광물이었다.

 

오직 몬스터들한테서만 얻을 수 있었는데, 이게 값어치가 꽤나 나간다.

 

‘하지만 끝내 석유를 대체하진 못했지.’

 

기업들이 원하는 양은 많은데, 게이트에서 얻어낼 수 있는 수량이 따라가질 못했다.

 

게다가 주요 고객층은 공기업들이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핵발전소에 몬스터가 나타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몬스터 때문에 사람 몇몇이 죽었습니다, 수준으로 안 끝난다.

 

핵연료가 폭발해버리면 그 지역은 수복 불능!

 

그 때문에 대체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야 했던 공기업은 핵연료 같은 위험한 방식보단 마석을 사용했다.

 

그게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이 좋으니까.

 

‘뭐,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 마석이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값이 더 올라가게 되지.’

 

물론 그것도 게이트가 사라지면서 옛날 일이 되었지만.

 

선우영은 자신에겐 과거이자 앞으로 있을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마석을 담았다.

 

‘옛날 생각나네.’

 

그는 봉투에 담은 마석을 주머니에 넣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 * *

 

 

 

 

 

이후에도 계속해서 고블린들이 나타났다.

 

10마리가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했고, 어쩔 땐 9마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선우영의 상대는 안 됐다.

 

전부 고깃덩이로 변해 손가락 하나 까딱이질 못했다.

 

복도를 계속 걷던 선우영.

 

저 멀리서 거대한 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스방인가.’

 

그는 어깨에 롱소드를 기대며 생각했다.

 

각 게이트에는 몬스터들을 통솔하는 보스들이 존재한다.

 

놈들을 죽여야만 게이트가 닫힌다.

 

여기가 게이트의 끝자락이었다.

 

끼이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피부가 붉은 고블린이 보였다.

 

일명 레드 고블린.

 

다른 녀석들에 비해 근력이 3배 정도 강하다.

 

놈의 목에는 나무로 만든 목걸이가 착용되어 있었다.

 

무기는 거대한 도끼.

 

“크르에엑!!”

 

놈이 침을 튀기며 더러운 성질머리를 어김없이 내보였다.

 

선우영은 눈 하나 깜빡도 안 했다.

 

‘그래봤자, 고블린이지.’

 

선우영은 롱소드에 더욱 오러를 불어넣어 검기를 강화시켰다.

 

자신의 승리는 변하지 않는다.

 

타닷.

 

그는 땅을 박차고 섬광처럼 움직였다.

 

단숨에 놈과 거리를 좁혔다.

 

선우영은 삼환검의 검법 중 가장 파괴적인 검술을 선보였다.

 

왼쪽 발을 회전축으로 삼아 몸을 돌리며 칼날에 가능한 많은 체중을 실었다.

 

“크륵?!”

 

레드 고블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서슬 퍼런 칼날이 눈앞에 당도해 있었다.

 

반응조차 못 했다.

 

스-으으걱!!

 

칼날이 레드 고블린의 목을 통과해 나왔다.

 

놈의 대가리가 허공을 날아다니더니, 이내 땅바닥에 떨어져 데구루루 굴러다녔다.

 

선우영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흠, 역시 시시하군.”

 

F급 게이트라 보스급 몬스터도 약해빠졌다.

 

선우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보상으로 주는 마석도 별 볼 일 없겠지.’

 

그리 생각하며 쭈그려 앉아 놈의 시체를 분해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보상이 떨어졌다.

 

“어, 스킬석?!”

 

이야, 설마 F급 게이트에서 스킬석을 얻을 줄이야.

 

“운수 좋은데??”

 

그는 스킬석에 묻은 피를 소매로 닦았다.

 

“어디 보자 무슨 능력이냐······.”

 

스킬석에 쓰여진 글자.

 

선우영은 그 문자를 회귀 전에 전부 배웠다.

 

 

 

 

 

[평타강화]

 

스킬이 아닌 공격을 10% 강화시켜준다.

 

 

 

 

 

“공격강화형 패시브 스킬이로군.”

 

선우영은 스킬석에 적힌 문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지금 그에겐 육체강화 패시브 스킬이 전부였다.

 

물론 그 패시브 스킬이 엄청나게 사기적이지만, 그거 하나에만 매달린 순 없는 노릇이었다.

 

슬슬 다른 스킬도 익혀야 할 때였다.

 

“일단 첫 단추는 이걸로 풀어야겠군.”

 

선우영은 평타 강화 스킬을 흡수하였다.

 

스킬석이 빛으로 변하며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갔다.

 

효과만 따지면 그렇게 좋은 스킬은 아니었다.

 

고작 평타를 10% 강화시켜주는 게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앞으로 얻을 다른 스킬들과 융합시키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선우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잠깐만 이거 평타 강화 스킬이니까······ 그 스킬이랑 합치면 괜찮겠는데?!”

 

그의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이 떠올랐다.

 

앞으로 한 달 뒤, 부산에 게이트 하나가 나타나는데 평타 강화 스킬과 섞으면 괜찮은 스킬이 나올 법한 스킬석을 얻을 수 있다.

 

‘뭐, 그러려면 그 사건을 내가 해결해야 하나?’

 

선우영은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E급 게이트에 들어간 헌터들이 모조리 사망하는 사건.

 

신종 보스 몬스터의 약점을 파쇄하지 못해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스킬석을 얻으려면 그 사건에 뛰어들어야겠네.’

 

귀찮지만 말이다.

 

선우영은 레드 고블린의 시체에서 마석을 마저 채취했다.

 

“이제 끝났다!”

 

선우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째, 싸울 때보다 마석이랑 스킬석 찾겠다고 몬스터 시체 해체한 게 더 피곤했다.

 

“그럼, 돌아가 보실까.”

 

선우영은 게이트 밖으로 걸어 나갔다.

 

 

 

 

 

* * *

 

 

 

 

 

이태식은 자동차에 앉아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팔짱을 끼었다.

 

선우영이 게이트로 진입한 지 이제 겨우 20분 정도 흘렀다.

 

‘아무리 대단한 신입이라도 1시간은 걸리겠지?’

 

이태식은 푹신한 시트 등받이에 기대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난 좀 누워서 쉬어야겠다.”

 

서울부터 인천까지 운전하느라 피곤했다.

 

그는 눈을 감았다.

 

가끔은 이렇게 농땡이도 쳐줘야 업무 볼 때 능률이 올라가지 않겠는가.

 

선우영이 오랜 시간 동안 게이트에서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걸 걱정하는 건 나중 일이었다.

 

‘이제 겨우 20분 지났는데 뭘. 게다가 F급 게이트고.’

 

한숨 잘까 싶었는데.

 

똑똑똑.

 

누가 창문을 두들겼다.

 

‘누구야? 경찰인가?’

 

이태식은 눈을 뜨며 차창을 바라봤다.

 

“어?!”

 

시야에 선우영이 보였다.

 

이태식은 화들짝 놀라 몸을 흠칫 떨었다.

 

“게이트가······.”

 

그는 게이트가 있던 장소로 고개를 휙 돌렸다.

 

“게이트가 없어?!”

 

이태식은 그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어안이 벙벙했다.

 

단 20분 만에 게이트를 클리어하다니, 이런 신입은 처음이었다.

 

‘진짜? 벌써 끝났다고?’

 

이태식은 간만에 물건을 발견했단 표정으로 선우영을 바라봤다.

 

이 정도면 신입 수준이 아니다.

 

완전한 베태랑이지.

 

이태식은 얼른 차에서 내려 선우영에게 굽실거렸다.

 

“이야, 대단하십니다. 이 단시간에 게이트를 클리어하시다뇨.”

 

“운수가 좀 따랐습니다.”

 

선우영은 그리 말하면서 이태식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근데 아까 주무시려던 것 같던데.”

 

“예? 아··· 그게요.”

 

“제가 힘들게 몬스터 잡는 동안 농땡이 피울 생각은 아니셨죠?”

 

“아휴, 당연하죠.”

 

이태식은 손을 싹싹 비비며 비위를 맞췄다.

 

농땡이 부리려 했단 얘기가 길드에 들어가면 평판이 나빠질 테니까.

 

이태식은 얼른 변명거리를 만들어냈다.

 

“선우영 헌터님이 게이트에 나오시면 어떤 업무를 지원해야 하나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이태식은 얼른 트렁크를 열어 옷을 한 벌 꺼냈다.

 

그걸 선우영에게 건네며 넉살 좋은 웃음을 보였다.

 

“몬스터 잡느라고 옷이 더러워졌네요. 얼른 이걸로 갈아입으시죠.”

 

확실히 선우영의 옷은 더러웠다.

 

고블린들의 피가 셔츠나 바지에 묻어 찝찝한 냄새를 풍겼다.

 

‘준비성은 좋네.’

 

선우영은 차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사이즈가 조금 크긴 했지만, 피 묻은 옷을 입고 있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곧이어 차에 이태식이 탔다.

 

“그럼, 오늘은 집에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게이트를 닫은 헌터는 바로 퇴근하는 게 길드 방침이거든요.”

 

“그렇습니까?”

 

“예. 그래도 제가 보고서를 써서 상부에 올려야 하니, 운전하는 동안 게이트에 있었던 얘기 좀 들려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이태식이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인천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 선우영은 게이트에 있었던 얘기를 들려줬다.

 

“검을 휙 하고 휘두르니까 고블린 머리가 쓱 하고 잘렸어요.”

 

“예? 그게 끝인가요?”

 

“네.”

 

“······.”

 

이태식을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뭔가 얘기하지 않는 게 있을까 싶어서 몇 번이고 물어봤지만 소용없었다.

 

계속 저 말만 반복했다.

 

‘아이씨, 보고서 작성 어떻게 하냐. 저렇게 한 줄 딸랑 쓸 순 없잖아!!’

 

이러다가 된통 깨지게 생겼다.

 

미치겠다.

 

헌터의 실력 향상 및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고서 작성은 필수였다.

 

정말 자세하게 작성해야 했다.

 

몬스터들의 숫자부터 어떤 방식으로 전투를 벌였는지, 보스 몬스터의 능력은 어땠는지 등등.

 

근데, 아까부터 선우영은 저러한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태식의 표정이 구겨졌다.

 

옆 좌석에서 그걸 본 선우영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맺혔다.

 

그는 삽시간에 표정을 딱딱하게 바꿨다.

 

“게이트에 있었던 일을 차 안에서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래도 자세하게 말씀을 해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된 거······ 제가 서포트 부서에 가서 보고서 작성을 도와드릴까요?”

 

“예?!”

 

이태식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변했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선우영은 일부러 이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 달 뒤, 부산에 생길 게이트에 들어가려면 서포트 부서의 입김이 필요했다.

 

‘이쪽 부서가 정부한테 게이트 토벌권을 얻는 실무를 담당하니까’

 

그들과 친분을 쌓아놔야 자신이 원하는 게이트를 쏙쏙 물어올 것 아닌가.

 

자연스럽게 그들과 친분을 쌓으려면···.

 

‘역시나 보고서 작성 도와준단 핑계가 최고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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