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이러 갑니다. 3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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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6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6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6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7)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수백 개의 돌덩어리, 혹은 유성으로 추정되는 그것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질식시킬 듯한 압박감과 공포심을 만들어냈다.
하나, 하나가 집체만한 바위 덩어리의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새카만 표면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검푸른 불길은 정말 소행성이 쪼개져서 덮쳐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레이트 실드 돔!”
가장 먼저 아르케니아가 킬 라시온 멤버를 모두 감쌀 정도의 실드를 만들어냈다.
뒤이어 엘리엇이 수십 개의 실드 방패를 곳곳에 세웠으며, 마크와 미첼 등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어 스킬들을 최대한으로 펼쳐보였다.
로드 역시 수백 개의 그림자를 만들어내더니 아르케니아가 만들어 낸 그레이트 실드 돔을 더욱더 견고하게 감싸기 시작했다.
“…미, 미친…….”
창대를 꽉- 움켜잡은 르케임이 입술을 짓씹으며 곧 이어질 충격에 대비했다.
다른 멤버들 또한 두 눈을 부릅뜨고 혹시라도 방어벽을 뚫고 들어올 공격을 파괴할 준비를 했다.
“막아보겠다?”
루카모프가 가소롭다는 얼굴로 킬 라시온 멤버들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반면, 벨라이온은 지금의 상황들이 조금도 관심 없다는 듯 오로지 무혁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첫 번째 충돌이 일어났다.
콰- 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검푸른 불길이 방어막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마어마한 충격이 아르케니아와 로드가 힘을 더한 방어막을 뒤흔들었다.
당장이라도 와장창- 소리와 함께 깨져버릴 것만 같은 강력한 위력에 실드를 유지하고 있는 아르케니아의 얼굴은 빠르게 핏기를 잃어갔고, 로드 역시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꽉- 깨문 입술이 찢어져 있었다.
문제는 이제 겨우 첫 번째 충돌이었다는 사실이다.
“…또 온다.”
잔뜩 긴장한 르케임의 말처럼 두 번째 돌덩어리가 실드를 강타했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지는 무차별적인 돌덩어리들의 폭격!
콰앙! 쾅쾅! 콰가가강! 쿠콰- 아앙!
“…큭!”
잠시도 쉬지 않고 두들겨대는 돌덩어리들로 인해서 아르케니아가 억눌린 신음을 토해냈다.
“아르케니아! 괜찮아?”
어느새 코에서도 피가 주륵- 흘러내리고 있는 아르케니아의 모습에 미첼의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렇게 물었지만, 실드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쏟아 붓고 있는 그녀로서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로드 역시 몸 전체가 잔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힘겨워했다.
“모, 못 버티겠… 쿨럭!”
기어이 아르케니아가 먼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기침을 하며 주저앉은 그녀의 입 주변은 붉은 핏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크읍!”
아르케니아의 실드가 깨져버리자, 로드가 감당해야 할 충격의 강도가 2배 이상 상승하자 그 역시 얼마 버티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콰창! 퍽! 퍽! 쾅쾅!
엘리엇과 마크, 미첼 등이 만들어 놓았던 방어벽들이 차례차례 깨져나갔다.
자신들의 머리 위를 막아주고 있던 실드가 깨져버리자 킬 라시온 멤버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로드와 아르케니아를 보호하듯 자리를 잡고 섰다.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돌덩어리를 파괴하기 위해 무기를 들어 올리는 킬 라시온 멤버들 중 첫 번째는 실비아였다.
“인피니티 소드!”
실비아의 검 끝에서 영롱할 정도로 밝은 빛깔을 자랑하는 노란 형광 색깔의 검기 다발이 하늘로 치솟았다.
능력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위력이 증가한 실비아의 인피니티 소드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과 몇 배나 증가된 검기의 수로 인해 마족들조차 공포로 몰아넣었었다.
쾅쾅쾅쾅쾅쾅쾅쾅!
허공에서 충돌하는 검기와 돌덩어리들은 화려한 불꽃놀이를 연상케 만들었다.
“사십오연격!”
“앱솔루트 스피어!”
방적삼과 르케임의 창이 수십 갈래로 갈라지며 떨어져 내리는 돌덩어리와 충돌했다.
그 외에도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 또한 각자 가장 자신 있는 공격을 펼침으로써 돌덩어리의 접근을 막아냈다.
폭음이 쉬지 않고 하나의 연주마냥 허공에서 울려댔고, 조각난 돌덩어리와 함께 검푸른 불길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킬 라시온 멤버들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돌덩어리들의 수는 너무나도 많았다.
“구름아!”
레오는 자신이 미처 막아내지 못한 돌덩어리가 하필이면 아르케니아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자 다급하게 방구름의 이름을 불렀다.
“신의 방패!”
걱정하지 말라는 듯 방구름이 아르케니아와 자신의 머리 위로 투명한 사각형의 방패를 만들어냈다.
쿠- 웅!
면적은 아르케니아의 그레이트 실드 돔과 비교할 수 없지만, 방어력만 놓고 본다면 킬 라시온 멤버들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방구름의 신의 방패였기에 돌덩어리는 그 방어력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허공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킬 라시온 멤버들이 돌덩어리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에도 무혁은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아니, 움직이려고 했으나 자신만을 빤히 노려보고 있는 벨라이온으로 인해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움직이면 모두 죽는다!
벨라이온은 그렇게 경고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마저도 슬슬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실드! 수룡!”
무혁은 손발이 어지러워지면서 비틀거리던 미첼의 머리 위에 일곱 겹의 실드를 만들었고, 다른 멤버들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하게 많은 돌덩어리를 막아내느라 체력이 급격하게 소모되어 버린 실비아를 보호하기 위해 수룡을 일으켰다.
강력했던 돌덩어리도 무혁의 실드를 뚫지 못했으며, 수룡 또한 돌덩어리를 몸으로 방어하느라 사방으로 얼음조각이 부서졌으나 실비아만큼은 확실하게 지켜냈다.
“제법 버티는데?”
루카모프가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자존심이 상했다는 증거였다.
최소한 절반,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수가 죽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그만큼 자신의 공격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인간들은 자신의 생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
그렇다고 긴장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벨라이온 앞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기에 그는 그것을 회복하고자 더욱더 강력한 공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선 저놈부터.”
루카모프의 시선이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방구름에게 고정되었다.
그만큼 신의 방패가 보여주는 방어력은 독보적이었다.
만약, 방어 면적이 넓기까지 했다면 자신의 공격이 조금도 먹히지 않았을 것이었기에 루카모프는 그의 방어력부터 산산조각을 내버려야 마음이 편할 것만 같았다.
루카모프가 오른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고는 허공에서 무언가를 꽉- 움켜쥐더니 꽤나 경직된 표정으로 손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저게 뭐… 야?”
방구름은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거대하고도 뾰족한 돌덩어리의 모습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전까지의 돌덩어리들은 애들 장난이었다는 듯한 크기에 빠르게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무혁 또한 방구름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압도적 크기의 돌덩어리, 마치 작은 산 하나가 거꾸로 떨어져 내리는 듯한 모습에 그를 돕고 싶었지만, 온 몸을 압박해오는 벨라이온의 마기와 살기로 인해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잠깐 주춤거리는 사이,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돌이 일어났다.
쿠콰가가가가가가가……!
“…크으윽!”
방구름은 온 몸을 짓누르는 어마어마한 압력에 주먹을 꽉- 쥐었고, 입술이 터져라 이를 깨물었다.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어서 신의 방패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상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쩌… 쩌저저적!
스킬 조합을 통해 얻은 신의 방패 스킬은 방구름의 능력이 상승할수록 더욱더 견고해졌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마족들의 공격을 굳건하게 막아냈고, 심지어 마왕의 공격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렇게 믿음직스러웠던 신의 방패가 균열을 일으켰다.
“…버, 버텨야… 컥!”
가진 힘을 쥐어짜내며 신의 방패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끝내 방구름은 입으로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그렇게 박살이 난 신의 방패를 지나쳐서 돌덩어리가 방구름과 아르케니아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온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는 돌덩어리를 바라보던 방구름의 눈앞이 검은 그림자에 가려졌다.
묵 빛에 휩싸인 검은 그림자는 송정민이었다.
공간 점프를 사용해서 방구름의 머리 위로 이동한 송정민은 자신의 몸처럼 검은 묵 빛에 휩싸인 두 자루의 대검을 교차해서 들어 올렸다.
콰아아앙!
로드를 제외하곤 킬 라시온 멤버들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송정민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 역시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공격이었다.
콰창! 콰창!
“…큭!”
투왕기에 휩싸여 있던 두 자루의 대검이 차례대로 박살이 나면서 송정민은 그대로 방구름, 아르케니아와 함께 돌덩어리에 뒤덮여버렸다.
“송 고문님!”
“구름아!”
“아르케니아-!”
거대한 돌덩어리에 뒤덮여버린 세 사람의 이름을 킬 라시온 멤버들이 부르짖었다.
무혁 또한 벨라이온의 압박을 힘으로 깨트리며 다급하게 세 사람의 곁으로 다가갔다.
세 사람의 모습을 처참했다.
양쪽 팔이 뭉개져버린 송정민의 입에서는 검붉은 핏물이 울컥울컥- 흘러나왔으며, 하체가 끔찍할 정도로 짓눌린 방구름은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처럼 껄떡였다.
그나마 아르케니아의 경우 송정민과 방구름의 보호로 인해 상태가 제일 나은 편이었지만, 그녀 또한 전투 불능의 중상을 입은 상황이었다.
“무혁아!”
1초가 급하다는 듯 필립이 무혁의 이름을 불렀고, 그 역시 잘 안다는 듯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외쳤다.
“리커버리!”
무혁이 가진 첫 번째 권능이자, 2단계에 올라선 리커버리가 발현되자 순식간에 그의 몸에서부터 새하얀 빛이 거대한 기둥처럼 솟구쳐 올랐다.
빛의 기둥은 꽤나 넓은 곳까지 확장되며 순식간에 킬 라시온 멤버들 모두를 감싸 안았다.
“이, 이건!”
“…에르마우엘!”
리커버리의 빛에 나름 자존심을 회복했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고 있던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의 표정이 동시에 딱딱하게 경직되어버렸다.
천계의 대천사, 천계의 균형과 질서를 유지하는 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권능을 가진 유일한 대천사인 에르마우엘의 힘이 분명했다.
그것도 어떠한 상태라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기적의 회복력을 가진 힘이었기에 마계에서는 가장 두려워하는 능력이기도 했다.
특히나,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은 에르마우엘의 능력을 제 두 눈으로 목격한 마왕들 중 일부이기도 했다.
천계와의 전쟁 시절, 다 이겨놓았던 대규모 전투에서 에르마우엘이 나타나 죽어가던 천계의 전사들과 천사들을 한 순간에 모두 회복시켜놓는 바람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도주했던 치욕적인 경험을 했기에 더욱더 잊을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인간 따위가 에르마우엘의 힘을 가질 수 있는 거지?”
루카모프가 말까지 더듬거렸다.
에르마우엘은 여전히 천계에 남아 있기에 그의 힘을 인간이 계승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벨라이온 또한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무혁이 계승한 천사의 힘은 라미엘이었으니까.
새하얀 빛의 기둥이 사라지고, 무혁을 중심으로 다시금 멀쩡하게 회복한 킬 라시온 멤버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은 자신들이 결코 착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묻고 싶은 것, 들어야 할 것이 많은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너희 둘은 너무 위험해.”
아차하는 순간, 멤버들이 죽을 수 있다.
무혁은 그만큼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이 강력한 힘을 가진 마왕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그들에게 더 이상의 기회를 제공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한 순간에 쓰러트린다.
반격을 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
무혁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을 바라보며 블랙 본 장검을 들어 올렸다.
첫 번째 권능, 리커버리에 이은 두 번째 권능을 발현할 시간이었다.
“심판의 검.”
스킬에서 권능으로 진화한 심판의 검은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루카모프와 벨라이온이라 하더라도 거역할 수 없는,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