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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이러 갑니다. 332화

무료소설 신을 죽이러 갑니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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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32화

신을 죽이러 갑니다 (3)

 

“프랄지카.”

레오가 이름을 부르자 자연스럽게 프랄지카가 그를 돌아봤다.

첫 단추를 좋지 못하게 꿰기는 했지만, 수개월을 함께 하다보니 어느새 킬 라시온 멤버들과 프랄지카의 사이도 상당히 가까워져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등을 믿고 맡길 정도는 아니었으나 구태여 비유를 하자면 비즈니스적 관계라고나 할까?

그렇다보니 서로의 이익관계가 상충한다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었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꽤나 훌륭한 동업자라고 할 만했다- 라고 킬 라시온 멤버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왜 부르지?”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 건데, 마왕들이 왜 뻔히 죽을 걸 알면서도 찔끔찔끔- 덤벼드는 건데? 그냥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오면 깨끗하게 끝날 일이잖아? 뭐, 우리야 그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까지 마왕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아서 말이야. 넌 그래도 같은 마족이니까 대충 그 이유라도 알고 있는 건가 싶어서 묻는 거야.”

레오의 물음은 킬 라시온 멤버들 전체의 궁금증이기도 했다.

로드 역시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솔직히 마왕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프랄지카는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자존심 때문이지.”

“자존심? 그런 것 때문에 동료 마왕들이 죽어나가고 있고, 제 목숨 줄까지 노리고 있는 우리를 그냥 가만히 두는 거라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상식적이지 않다는 르케임의 말에 프랄지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건 너희 인간들의 기준에서 봤을 때나 그렇다. 마왕은 사실상 마계에서 가장 고등하며, 우월한 존재들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동급의 존재는 오직 천계의 천사들뿐이지. 그런데 한낱 인간 따위를 상대로 그 우월한 존재들이 떼로 몰려다닌다고?”

프랄지카는 코웃음을 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자꾸 한낱 인간, 미개한 존재, 미천한 종족이라고 우릴 비하하는데, 현실을 똑바로 봐야지. 지금 그 미천하고도 저열한 인간들에게 마왕들이 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레오의 말에 프랄지카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대꾸했다.

“무혁 님의 능력이 마왕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래도 마왕들은 절대 여럿이 함께 움직이는 일이 없을 거다. 그들은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테니까.”

“만약, 우리가 인간이 아닌 천사였다면? 아니, 너와 똑같은 마족이거나, 다른 마신의 마왕이었다면?”

“그렇다면 상황이 변했겠지.”

천계의 천사는 마계의 마왕과 동급의 존재, 즉 자존심이나 명예보다는 먼저 상대의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숙적이니 여러 명의 마왕들이 협동을 하는 건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마신의 마왕 역시도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경우도 없었지만, 있었다 하더라도 그건 마신들간의 전쟁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기에 그 역시 상대방을 먼저 죽여야 한다는 원칙이 가장 먼저 적용되어 마왕들의 단체 행동에 대한 명분이 생긴다.

하지만, 마족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공식적인 루트는 아니더라도 일개 마족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력하다면 마왕들로서는 당연히 일대일로 도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마족 주제에 강하다고 그를 무조건 찍어 누르기 위해 마왕들이 단체 행동을 한다는 건 결국, 마왕들의 자리를 죽을 때까지 보존하겠다는 의미 밖에 되지 않으니 당연히 저보다 더 강한 마족이 도전을 해온다면 마땅히 그 도전을 이겨낼 자격을 갖추어야만 했다.

대신, 공식적인 기간 내에 절차를 밟아서 마왕에게 도전을 하지 않았기에 마계의 질서를 어지럽힌 대가로 마신 라시온에게 벌을 받게 되는 것만큼은 피할 수가 없었다.

“마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면 무슨 벌을 받게 되지?”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라면 그 자리에서 라시온 님의 손에 소멸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보통은 다음 마왕 서열전에서 무조건 높은 서열의 마왕에게 도전을 해야만 한다. 뭐, 보통은 대부분 죽고 말았지만.”

한 마디로 질서를 무시하면서까지 제 실력을 자랑하고 싶었으니, 정식으로 더 강한 마왕에게 마음껏 도전을 하라는 의미다.

“힘만 있으면 그만일 줄 알았더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군.”

헬-라시온이 마계의 축소판과 같았기에 킬 라시온 멤버들은 마계라고 뭐가 다를까 싶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마계는 훨씬 더 복잡했으며, 나름의 질서가 확실하게 잡혀 있는 세계였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인간이라 좋아해야 하는 건 맞는 거네.”

마왕들의 그 잘나신 자존심과 명예 덕분에 그들을 각개격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킬 라시온 멤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안심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송정민은 그렇게 경고를 하며 두 명씩 마왕이 자신들의 앞에 나섰던 적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송정민의 경고를 무겁게 여기진 않았다.

무혁이 모두 쓰러트렸으니까.

“남은 마왕들이 전부 한꺼번에 달려든다면 모를까, 이제는 솔직히 안심해도 되는 상황이지 않을까요?”

르케임의 반박에 다른 멤버들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마왕은 고작 7명뿐이다.

모두 최상위 서열의 마왕들뿐이었지만, 무혁의 능력 또한 그들과 동급일 정도로 강해졌기에 솔직히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여기는 킬 라시온 멤버들이었다.

송정민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또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그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모두에게 당부를 했다.

“남아 있는 마왕들도 두 명씩만 덤벼들면 좋겠는데.”

“프랄지카 말을 어디로 들은 거야? 남은 놈들이 한꺼번에 달려들 가능성은 없다잖아. 그러니까 걱정 마. 어차피 마왕들과의 싸움은 우리의 승리로 끝이 날 테니까.”

방구름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르케임이 그렇게 말했고, 뒤이어 레오도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을 보탰다.

“르케임 말이 맞아. 어차피 마족들이야 얼마가 몰려오더라도 우리의 상대가 아닌데 걱정할 게 뭐 있어? 우리는 그냥 무혁이가 편안하게 마왕 놈들만 잡을 수 있도록 주변 정리만 해두면 되는 거야.”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마족이야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다고.

그런데 무혁과 킬 라시온 앞에 전혀 엉뚱한 상대가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아델리오?”

무혁의 눈가가 일그러졌다.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수백 명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 속에서도 눈부신 존재감을 발산하는 순백의 기사단 복장을 한 늘씬한 미녀는 분명 도시 길드 아델리오의 길드장인 로페시 아델리오였다.

“당신… 역시 살아 있었군요.”

무혁의 얼굴을 확인한 로페시 아델리오가 미미하게 반가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무혁은 갑작스럽게 마계에서 그녀를 만난 사실이 결코 반갑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섭허룬 지부장?”

알라바바 상회의 록펠 지부장인 섭허룬이 분명했다. 그런 그의 곁에는 빙빙 또한 함께 서 있었다.

“로사?”

“페드로야!”

“보들!”

다른 킬 라시온 멤버들 또한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놀라긴 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당연히 죽었을 것이라고 여겼던 킬 라시온 멤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자 너나 할 것 없이 황당하면서도 반가워했다.

하지만, 그러한 반가움도 잠시였을 뿐이었다.

“고향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네!”

허공에 둥둥- 떠 있는 한 명의 마족이 킬 라시온 멤버들과 다른 인간들을 내려다보며 이죽거렸다.

“자, 그럼 이제부터 특별 이벤트! 선택 받은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강제 사냥이 시작된다!”

“강제 사냥이라고?”

무혁과 킬 라시온 멤버들이 얼굴을 찌푸리는 동안에도 마족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저기 있는 저들은 현재 마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아주 나쁜 악당들이지. 그러니까 부담 없이 저들을 죽여. 그게 이번 특별 이벤트 강제 사냥의 유일한 목적이니까! 참고로 저 악당들은 굉장히 강해. 저들 중에 섞여 있는 마족도 보이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적이니까 최선을 다해야만 할 거다. 물론, 보상은 굉장히 두둑하게 지급 될 거야! 한 명을 죽일 때마다 너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10억 포인트가 지급 될 거니까!”

“뭐?”

“10… 억?”

마족의 말에 모두가 경악을 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킬 라시온 멤버들 한 명 당 10억 포인트라니!

그것도 모두에게 동일하게 분배된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정말로 10억 포인트를 준다고? 한 명을 죽일 때마다?”

누군가가 그렇게 묻자, 마족이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강제 사냥의 보상이 지급되지 않았거나, 바뀐 적이 있었던가?”

물음을 건넸던 이는 물론이고, 귀를 기울이고 있던 다른 사람들 역시도 모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강제 사냥에서 이뤄지는 보상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지켜졌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마족의 말을 불신할 수밖에 없는 건 10억 포인트였기 때문이다.

“너희가 죽여야 할 악당들은 모두 14명이네. 그럼 저들 모두를 죽였을 때 받을 수 있는 포인트는…….”

“140억!”

누군가가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그렇게 외쳤다.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는 듯 그는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140억 포인트라면 헬-라시온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가 있게 된다.

최고의 무구는 물론이고, 성장 약물을 대량으로 복용해서 전체적인 정밀 수치의 등급을 올릴 수 있었으며, 값비싼 최고의 스킬들도 원하는 만큼 익힐 수가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탐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하더라도 수십 억 포인트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인간들의 눈동자에 탐욕이 차오르자 그걸 지켜보는 마족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여기에 내가 또 하나의 추가 선물을 준비했다! 누구든 먼저 공격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번 강제 사냥이 끝나고 받을 포인트의 두 배를……!”

“그만 좀 닥쳐.”

블링크를 이용해서 마족의 옆으로 이동한 무혁은 가차 없이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서걱-!

“……!”

단 한 번의 칼질로 마족의 머리를 깨끗하게 날려버린 무혁의 모습에 그걸 지켜본 모든 이들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커졌다.

쿵- 소리와 함께 머리를 잃은 마족의 몸뚱이가 바닥에 떨어지자 그제야 사람들이 헛바람을 들이키거나,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기겁을 하며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하아… 진짜.”

무혁은 자신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채로 한숨을 내뱉었다.

설마하니 헬-라시온의 인간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앞길을 막으려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당황스러우면서도 화가 솟구쳤다.

안면이 없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짜증이 날 상황인데,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들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니 무혁으로서는 이따위 짓거리를 준비한 마족이든, 마왕이든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머리통을 부숴놓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선은 사람들부터 진정시켜놓아야 했기에 무혁은 모두가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말했다.

“포인트가 욕심이 나겠지만, 괜한 짓 하지 마. 여기서 마족 죽일 수 있는 사람 있어? 없지? 우리는 모두가 마족을 쉽게 죽일 정도로 강하다.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 중 가장 약한 사람만 혼자 싸워도 너희 모두를 죽일 수 있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승산 자체가 없는 싸움에 소중한 목숨 내던지지 마. 이건 경고야.”

부탁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더불어 말투 역시도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으니까.

너희 모두가 무슨 짓을 한다 하더라도 절대 승산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하지만, 무혁의 뜻대로 일이 흘러가진 않았다.

“싸우지 않는 놈은 죽이겠다. 그러니까 무조건 싸워라.”

강대한 마기를 풍기며 등장한 마왕, 요하메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방에서 천여 명이 넘는 마족들이 킬 라시온 멤버들과 인간들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인간들 중 싸움을 하지 않는 놈이 있거든 죽여라.”

요하메스의 말에 마족들이 저마다 마기를 풀풀- 풍기면서 인간들을 압박했다.

“너냐? 이 X같은 짓을 계획한 게?”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무혁을 바라보며 요하메스가 대꾸했다.

“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다. 헬-라시온에 남겨둔 동료들을 꽤나 믿고 의지한다고 해서 좋은 자리를 마련한 것인데,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군.”

“죽고 싶어서…….”

무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요하메스가 빠른 속도로 거리를 벌리며 이동했다.

갑작스럽게 도망을 가버리는 요하메스의 모습에 무혁은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싶어 미간의 골이 더욱더 깊어졌다.

인간들과 대치하고 있는 킬 라시온 멤버들을 바라보던 무혁은 이윽고, 요하메스를 쫓아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요하메스를 먼저 처리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무혁이 요하메스의 뒤를 따라서 사라져버리자 남은 킬 라시온 멤버들로서는 그를 따라 갈 수도 없어 그저 자리를 지키고 서 있어야만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마족 한 명이 가장 가까운 곳에 서 있던 인간의 머리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싸우지 않으면 모두 이렇게 죽이겠다. 당장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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