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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14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8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4화

#14화. 직장 상사는 언제나 X새끼

 

 

 

 

 

게이트로 들어간 선우영 일행.

 

F급 게이트 때와 달랐다.

 

대기에서 스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내부도 꽤 넓었다.

 

저번에 들어간 F급 게이트의 크기가 기다란 복도에 보스방이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거대한 저택 안이었다.

 

“으윽···.”

 

민영수는 속이 매스꺼워 신음을 흘렸다.

 

대기에서 느껴지는 스산한 기운이 기분 나빴다.

 

“괜찮으세요?”

 

“심호흡을 길게 해보세요.”

 

이한영과 윤동한이 그를 걱정하자 박찬수가 성질을 냈다.

 

“고작 이거 가지고 난리야!!”

 

선우영이 박찬수를 째려보았다.

 

‘저 멍청한 자식.’

 

E급 게이트부터 느껴지는 스산한 기운은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20~30초면 된다.

 

윽박지를 게 아니라······.

 

신입한테 호흡을 고를 여유만 주면 됐다고!!

 

팀을 이끄는 입장이면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옳았다.

 

선우영은 민영수의 등을 문질러주며 말했다.

 

“좀 참으세요. 20~30초 정도만 견디면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그 말에 민영수가 고개를 힘겹게 끄덕였다. 심호흡을 몇 번 하자 정말 익숙해졌다.

 

박찬수를 혀를 찼다.

 

“쯧쯧. 재능도 없어 보이는데, 헌터는 그만두지 그래.”

 

놈이 입을 험하게 다뤘다.

 

민영수는 대꾸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들은 저택을 거닐었다.

 

크기만 따지면 웬만한 학교 건물 수준이었다.

 

선우영은 주변을 살폈다.

 

‘1층엔 아무것도 없군.’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2층부터 가고일들이 나타나는 모양새였다.

 

‘꼭대기 층이 보스방이겠지?’

 

선우영은 그리 추측했다.

 

다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박찬수가 무작정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

 

선우영이 그를 말렸다.

 

“잠깐만요! 딜러랑 탱커의 포메이션은 짜고 움직여야죠.”

 

“조용히 따라와, 너희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박찬수가 또 성질을 부렸다.

 

선우영은 주변 동료들의 표정을 번갈아 보았다.

 

다들 불안 가득한 얼굴이었다.

 

E급 게이트는 처음이라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선우영이 그들에게 물었다.

 

“1년 동안 길드에서 훈련을 받으셨죠?”

 

“네.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압니다.”

 

“그러면 기본 포메이션을 유지하며 가고일을 쓰러뜨립시다.”

 

“네, 알겠습니다.”

 

이한영과 윤동한과 민영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이런 건 리더가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번 게이트에선 선우영이 맡아야 할 것 같았다.

 

‘귀찮게 됐네.’

 

선우영이 속으로 꿍얼거렸다.

 

2층으로 올라가자, 가고일 무리들이 보였다.

 

숫자는 10마리.

 

먼저 올라와 있던 박찬수가 도끼를 들며 명령을 내렸다.

 

“몬스터다!! 싸워라.”

 

지시가 너무 두루뭉술했다.

 

안 그래도 다들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내려온 지시가 저따위라 우왕좌왕거렸다.

 

선우영이 박찬수를 대신해 상세한 지시를 내렸다.

 

“탱커 돌격!! 가고일에게 빈틈이 생기면 딜러가 진입해 싸웁시다.”

 

방패를 들고 있던 민영수와 윤동한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텅텅텅.

 

가고일들이 방패를 때리고.

 

“크에엑-!!”

 

괴성을 지르며 광분했다.

 

민영수와 윤동한은 E급 게이트가 처음이었지만 분전했다.

 

그들은 방어형 스킬을 쓰며 가고일들의 주의를 끌었고 덕분에 빈틈이 생겨났다.

 

타닷.

 

그 틈을 타 선우영과 이한영이 검을 들고 빠르게 가고일들에게 달려들었다.

 

카앙-!

 

돌덩이라 그런지 베는 맛이 껄끄럽다.

 

선우영은 단숨에 녀석들의 머리를 잘라냈지만, 이한영은 그러지 못했다.

 

잘해야 녀석들의 돌로 된 피부를 자르고 근육에 상처를 살짝 내는 수준이었다.

 

그 정도는 몬스터들에겐 치명상도 안 된다.

 

선우영이 얼른 소리쳤다.

 

“가고일들의 급소는 인간과 비슷합니다. 목의 동맥을 노리세요.”

 

그 말을 들은 이한영이 얼른 녀석들의 목으로 검을 휘둘렀다.

 

스걱-!!

 

머리와 몸통을 분리하진 못했지만, 동맥을 잘라 과다출혈로 쓰러뜨리는 건 가능했다.

 

“크륵!!”

 

가고일들은 핏물 대신 시뻘건 모래를 쏟아내며 쓰러졌다.

 

선우영 일행이 분전해준 덕분에 가고일들은 박찬수에게 시선도 주지 못했다.

 

박찬수는 전황을 찬찬히 살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녀석들끼리 다 잡을 것 같은데?’

 

보아하니 가고일의 숫자도 얼마 남지 않았고······.

 

‘슬슬 숟가락 좀 얹어볼까.’

 

관망하며 편하게 있던 박찬수가 도끼를 어깨에 올렸다.

 

타닷.

 

놈이 전투에 가세했다.

 

그러자 선우영 일행이 화들짝 놀랐다.

 

박찬수가 급작스레 참전하면서 몬스터들의 주의가 확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선우영은 이를 악물었다.

 

몬스터가 흩어지면, 기껏 짜놓은 포메이션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그것도 전투 도중에!!

 

‘저 씹X끼, 사고 칠 것 같더라니.’

 

선우영은 흩어지려는 몬스터들을 보며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것도 모르고 박찬수가 기합성을 내질렀다.

 

“흐아압!!”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러 가고일의 가슴을 쪼갰다.

 

제법 강렬한 공세였지만.

 

‘동작에 빈틈이 많고 너무 느리다.’

 

선우영의 볼 적엔 그랬다.

 

아니나 다를까.

 

박찬수의 빈틈을 노리고 다른 가고일이 공격해 들어왔다.

 

탱커 윤동한이 방패로 그를 보호했다.

 

“박찬수 주임님!!”

 

윤동한이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막고 있는 틈에 얼른 공격하라는 외침.

 

그러나 박찬수의 도끼는 아까 처치한 가고일의 가슴에 단단히 박혀있었다. 뒤로 잡아 빼도 도무지 뽑힐 기미가 안 보였다.

 

“이, 이게 왜 이리 안 빠져!”

 

박찬수는 바보짓을 혼자 다 하고 있었다.

 

그 행동의 대가는 혹독했다.

 

“키르에엑!!”

 

가고일 하나가 박찬수의 옆구리를 할퀴었다.

 

돌덩이로 만들어진 발톱.

 

살가죽을 찢어놓기 아주 좋은 상황이었다.

 

“크억!!”

 

박찬수는 부상을 입고 비명을 질렀다.

 

시뻘건 핏물이 상처에서 질질 흘러나왔다.

 

급작스레 펼쳐진 위기 상황.

 

가슴 철렁한 기분을 모두가 느끼던 그때··· 선우영은 삼환검의 검술을 펼쳤다.

 

스르륵.

 

부드러운 발놀림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가 박찬수를 공격한 가고일의 허리를 잘랐다.

 

그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촤아악!!

 

붉은 모래가 사방으로 튀었다.

 

몸통이 위아래로 나뉜 가고일이 비명을 지르며 숨을 거뒀다.

 

선우영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포메이션이 무너졌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침착하면 언제나 탈출구가 생기는 법이다.

 

선우영이 즉시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탱커는 박찬수 주임을 보호! 딜러는 나와 함께 싸운다.”

 

다행히 남은 가고일의 숫자가 적었다.

 

동료들이 선우영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대처해 나갔다.

 

선우영은 나머지 가고일들도 전부 상대했다.

 

검이 허공을 돌며 가고일들의 머리를 무참하게 베었다.

 

이한영도 분전하며 소소한 보탬을 주었다.

 

그리 첫 번째 전투가 끝났다.

 

민영수와 윤동한 그리고 이한영이 감탄하는 눈빛으로 선우영을 바라봤다.

 

“우와, 선우영 씨 대단하다.”

 

“혼자 날아다니던데. 검술이······ 차원이 달랐어.”

 

“전투에서 내리는 지시는 어떻고? 덕분에 위기 상황을 잘 넘겼잖아.”

 

선우영은 강했다.

 

게다가 조언도 잘해주고 적재적소에 지시도 잘 내려줬다.

 

사실상, 팀을 선우영이 이끌고 있었다.

 

그때, 박찬수가 신음을 흘렸다.

 

“크윽-!”

 

놈은 핏물이 흘러나오는 상처를 손바닥으로 지혈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화끈한 통증에 괜히 윤동한에게 시비를 걸었다.

 

“얌마, 왜 이렇게 느려 터졌어!! 아까 가고일이 나를 공격하려 했을 땐, 더 빨리 움직였어야지.”

 

“죄, 죄송합니다.”

 

윤동한이 시뻘게진 얼굴로 답했다. 죄송하다 말했지만, 속으로는 열불이 터졌다.

 

아니, 급작스럽게 참전해서 포메이션 다 부셔놓고.

 

이제는 자신을 탓하다니.

 

‘아오, 저 새끼 때문에 오히려 위기 상황이 펼쳐졌는데······ 욕은 내가 먹어야 한다니.’

 

윤동한은 반발심이 올라왔지만 따지진 못했다.

 

박찬수의 직급이 자신보다 높으니 별수 있나.

 

꾹 참아야지.

 

그런데 선우영의 경우엔 아니었다.

 

그는 챙겨주는 척 갚아줬다.

 

“박찬수 주임님, 일단 지혈부터 하죠.”

 

옷을 찢어 붕대 대신 사용했다.

 

상처 부위를 힘주어 꽉 동여매자 박찬수가 자지러지듯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악, 아파, 아프다고!!”

 

선우영은 속으로 깨소금 맛이다, 요놈아 라고 생각했다.

 

일부러 아파지라고 더욱 강하게 동여맸다.

 

만약 짐꾼이 있었다면 붕대와 약품으로 적절한 조치를 했겠지만, 지금은 고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선우영은 놈의 부상이 걱정스럽지도 않았다.

 

‘뭐, 괜찮겠지. 장기를 다치진 않았으니까, 상처 부위가 넓어서 그렇지, 죽진 않을 거야.’

 

선우영은 마지막으로 놈의 자존심에 쐐기를 박았다.

 

“오늘 있었던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서에 작성하겠습니다.”

 

“······머, 뭐어?!”

 

박찬수는 고통이 엄습하는 와중에도 간담이 서늘해졌다.

 

순간 자신의 행동들을 되돌아보았다.

 

‘팀원은 챙기지도 못해, 전투에는 방해 요소, 자길 도와준 후배에겐 악담.’

 

X됐다.

 

진짜로 X됐다.

 

저게 전부 보고서로 올라가면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등등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을 텐데.

 

‘그럼 다 소문나는 거 아니야.’

 

자신이 이번 게이트 클리어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후배들 방해 요소만 되었단 사실이 말이다.

 

박찬수가 황급히 소리쳤다.

 

“잠깐, 보고서는 내가 작성을······.”

 

“아니요. 아니요!! 감히 신입 따위가 주임님께 그런 고생을 시키겠습니까, 제가 서포트 부서와 친분이 있으니 직접 하겠습니다.”

 

선우영은 어찌 그럴 수 있겠느냐며 과장된 표정으로 자신이 하겠노라 답했다.

 

목소리도 연기 톤이었다.

 

“아니, 신입이······ 그 상급자······.”

 

박찬수를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자신이 그렇게 시비를 걸었는데, 선우영이 그냥 넘어갈 리는 없고.

 

서포트 부서와 친분이 있다고 하니, 그의 입김이 엄청 강하게 작용할 텐데.

 

‘망했다.’

 

진짜 어찌할 방도도 없이 망했다.

 

박찬수는 울상이 되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안 떠올랐다.

 

뒤이어 그동안 부조리를 참아왔던 윤동한과 이한영, 민영수도 반격에 가담했다.

 

“저희도 보고서 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이서 선우영 씨를 도울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자자, 이제 방해······ 부상자는 게이트로 나가서 치료를 받도록 하죠.”

 

윤동한과 이한영이 박찬수를 부축해 게이트 밖으로 내쫓았다.

 

놈은 곧장 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윤동한과 이한영이 다시 게이트로 돌아와 동료들과 합류했다.

 

그들은 통쾌하단 표정을 지었다.

 

웃음보가 파악 터졌다.

 

“이야, 저 새끼 꺼지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

 

“그러니까요!! 저 X새끼 나갈 때 표정 봤어요?”

 

“깨소금 맛이던데요? 십 년 묵은 채증이 확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민영수도 한마음으로 맞장구쳤다.

 

그때, 윤동한이 살짝 걱정이 된단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근데, 이제 4명밖에 없는데······ 우리끼리 게이트를 닫을 수 있을까요? 보통은 5명이 하잖아요.”

 

그러자 민영수가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소리친다.

 

“전투하는 거 보니까, 가능하겠던데요? 아까부터 리더 역할을 선우영 씨가 다 하지 않았습니까.”

 

“맞아요. 박찬수, 그 새끼는 오히려 방해만 됐잖아요. 방해 요소 사라졌으니 오히려 낫죠.”

 

이한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영은 눈을 깜빡이며 자길 가리켰다.

 

“제가 리더가 된 건가요?”

 

“당연하죠.”

 

“선우영 씨 아니면 누가 합니까.”

 

“깜냥이 다르시던데요?”

 

모두들 존경의 눈빛으로 선우영을 바라봤다.

 

선우영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어···. 뭐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내가 리더가 됐는데?’

 

아무렴 어떤가.

 

팀원들이 지시에 잘 따르면 편하기만 하지.

 

선우영은 리더의 책무를 받아들고 그들을 이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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