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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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7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48화
#48화. 스폰서
선우영은 AMS코리아와 만났다.
그들에게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자 크루그먼 길드로 찾아왔다.
주선 장소는 회의실.
그들은 자리에 앉아 서로를 바라봤다.
AMS코리아의 대표, 마이클 킴이 선우영에게 어눌한 한국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AMS코리아의 대표 마이클 킴입니다.”
마이클 킴의 외모는 전형적인 동양인이었다.
검은 머리와 흑색 눈동자.
자글자글한 주름이 세월의 흐름을 짐작하게 했다.
아마도 40대가 아닐까 싶다.
마이클 킴은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계약 제안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선우영은 미소를 보였다.
마이클 킴은 빳빳한 황색 서류 봉투를 그에게 건넸다.
스윽.
선우영은 안에서 계약서를 꺼냈다.
분명 내용만 보면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대우들뿐이었다.
하지만.
선우영은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툭.
그는 계약서는 책상으로 던졌다.
마이클 킴은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감정을 숨겼다.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AMS코리아에 대해선 굉장히 잘 알고 있었다.
‘미래에선 꽤 구설수가 많았지.’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기업답게 아주 지저분한 일을 많이 했으니까.
예로 들어 세금 문제!
이 녀석들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 온갖 꼼수를 썼다.
거대한 자본을 이용해 다른 회사들을 집어삼키고 기술독점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당연히 노동자들 대우는 개판이었고.
‘놈들이 거대 자본으로 다른 회사 집어삼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5년.’
아, 물론 대한민국 정부는 놈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정당하게 징수했고, 국회의사당에선 이런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지 못하게 법안으로 AMS코리아를 꽁꽁 결박했지만 말이다.
근데, 이 녀석들이 제대로 된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려 할까?
이 나쁜 놈들이?
‘아니지.’
결코 그럴 리가 없다.
무언가 함정에 빠뜨려 이용할 때로 이용하고 버리려고 하겠지.
선우영은 계약서에서 빠진 중요한 사실을 집어냈다.
“스킬석을 매달 2개씩 준다고 쓰여있는데, 정확히 어떤 금액대에 스킬석을 구해주는지 안 적혀있네요?”
“…….”
마이클 킴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의 눈썹이 미묘하게 움찔거렸다.
감정을 애써 숨겼지만, 신경질이 눈동자에서 훤히 다 드러났다.
이 와중에도 녀석은 가증스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선우영은 녀석을 보며 한 소리 했다.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이런 함정도 파놓으시고.”
“무슨 말씀이신지요?”
마이클 킴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선우영은 능구렁이 같은 녀석에게 또박또박 따졌다.
“매달 2개씩 스킬석을 준다…… 하지만 그게 좋은 스킬석인지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스킬석인지는 안 적혀 있잖습니까.”
“하하하, 그건 생각 못 했네요.”
마이클 킴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였다.
그럴 의도가 없었단 듯이 행동하는 게 굉장히 역겨웠다.
속마음은 전혀 다르면서!
‘선우영, 생각보다 눈치가 빠른 녀석이군.’
적당히 속여먹고 단물만 쪽 빨아버릴 생각이었는데, 제법 눈치가 있다.
마이클 킴은 최소비용으로 최대이익을 원했다.
속이려고 했단 사실이 드러났으니, 더 이상 속일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잘 구슬려서 계약조건을 낮춰야겠다.
마이클 킴이 입을 떼려는 순간.
선우영이 먼저 말한다.
“매달 3개씩, 제가 정해주는 스킬석들을 구해준단 조건으로 수정하면 계약하겠습니다.”
“…….”
마이클 킴의 말문이 막혔다.
머리를 굴려 얼마가 깨질지 대략 계산해봤는데, 예측조차 힘들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 깨질 거야.’
이익보단 손해가 크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고심하던 그때!
선우영이 이어 재미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하고 싶은 사업이 있잖아요.”
“네?”
“새로 개발된 포션 사업.”
“!!”
마이클 킴의 미소가 순간 흔들렸다.
선우영은 AMS가 노리는 사업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새로 개발된 포션 사업의 진척이 잘 되고 있지 않잖아요, 별별 루머도 다 들리고.”
“하, 하하….”
마이클 킴은 어눌한 웃음소리를 냈다.
어찌나 당혹했는지, 미소로 감췄던 감정이 한꺼번에 다 드러났다.
놈은 시선까지 회피했다.
정곡을 제대로 찔렸다.
AMS이 새로운 공법으로 개발한 포션.
현재까지는 트롤의 피를 이용해 포션을 개발해왔다.
그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트롤이 출현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결정되었으니까.
게이트에서 원하는 몬스터가 척척 나와 줄 리 없지 않은가.
AMS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트롤의 피를 복제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였다.
이 사업에 투자된 돈만 따져도 6조가 넘어갔고, 투입된 과학자만 200명이 넘어갔다.
덕분에 포션의 가격을 확 낮출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AMS의 계략은 이랬다.
싼 가격에 포션을 팔아 고객을 확보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다른 포션 회사를 합병하려 했다.
그렇게 포션 사업을 독점하여 비싼 값에 팔려고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아주 큰 차질이!
사람들이 트롤의 피를 복제하여 만든 포션의 성능을 의심했다.
진짜 별별 루머가 다 돌았다.
- AMS 회장이 가짜 포션으로 우리를 조종하려 한다.
- AMS의 포션을 사용하면 DNA가 변형되어 아무런 생각도 못 하는 바보가 된다.
저런 거짓 소문이 나돌았다.
물론, 그간 AMS이 쌓아온 악명에서 비롯된 불신이었지만 말이다.
진짜로 저런 일이 가능했으면, AMS가 벌써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을 거다.
AMS 그룹은 이 문제로 꽤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루머가 최대 난제였다.
그걸 잠식시키기 위해 선우영의 스폰서가 되기로 했다.
악당을 물리치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에 대중이 환호하였으니까.
AMS는 그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거짓 루머를 잠재우기 위한 선우영의 이미지가!!
그래서 접근했는데….
마이클 킴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뭐지? 싸움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사업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이었나?!’
참으로 기묘했다.
AMS 기업은 다른 헌터들의 스폰서 노릇도 하고 있었다.
직접 찾아가 계약서를 체결할 때 만났던 헌터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싸움은 잘하지만.
‘사업이나 계약에 관한 지식은 미비했어.’
하지만 선우영은 달랐다.
계약서의 약점을 찾아내는 솜씨 하며, AMS의 목적을 꿰뚫어 보는 눈까지!
보통내기가 아니다.
선우영은 더 나아가 협상을 주도했다.
“제 조건을 받아주신다면, 새로 개발하신 포션을 제일 먼저 사용하겠습니다. 위험이 없단 걸 증명해드리죠.”
“흐음…….”
마이클 킴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유명인의 파급력은 상식을 초월한다.
그 옛날, X론 머스크가 도X 코인 관련 내용을 SNS에 내보내자, 그 가치가 폭등했다.
이젠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야기였다.
‘한국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선우영이 나서서 포션의 안전성을 직접 보여준다면, 포션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될 거야.’
그뿐만이겠는가, 주가도 올라갈걸?
선한 이미지로 점철된 선우영이기에,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다.
‘어떡하지?’
마이클 킴은 생각이 많아졌다.
선우영의 조건을 받아들이면 돈이 무진장 깨지겠지만, 현재 떠안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고심 끝에 그가 답을 내렸다.
“좋습니다. 선우영 씨가 원하는 내용으로 계약서를 수정하죠.”
“옳으신 판단입니다.”
선우영은 손을 내밀어 마이클 킴과 악수를 하였다.
그렇게 계약이 성사되었다.
아, 물론 선우영은 AMS가 포션사업을 독점하게 내버려 둘 생각 따윈 없었다.
사실, 미래에서 AMS는 포션 사업을 독점하는 일에 실패했다.
새로운 포션 제조법이 나타나며 사업 계획이 완전히 물거품으로 변했으니까.
‘3개월 뒤, 일본에 나타난 B급 신종 게이트에서 포션을 만들 수 있는 허브가 발견됐지.’
그 허브를 재배하여 포션을 만드니, 독점하기도 어려워지고 값도 그만큼 싸졌다.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좀 더 빠르게 강해져, 그 게이트에 나오는 허브를 챙겨올 생각이다.
‘계약서에는 경쟁업체 포션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시되어있지만, 경쟁 산업에 뛰어들지 말란 이야기는 없잖아?’
이래서 계약서 작성에 신중해야 한다.
선우영은 포션 사업에 뛰어들면서, 동시에 스킬석을 AMS에게 공짜로 얻어올 심상이었다.
‘비싼 스킬석으로만 골라서 달라고 해야지!’
악덕기업 AMS!
그들은 선우영의 손바닥에 놀아나고 있었다.
* * *
선우영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이제 스킬석 얻을 걱정은 없겠군.’
아주 맘에 드는 상황이다.
스킬석을 얻는 데 들어갈 노력이 줄어들었다.
완전 개꿀이다.
‘뭐, AMS의 포션이 안전하다고,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하지만 말이야.’
이건 차차 나중에 하기로 하고.
‘어떤 스킬석을 구해달라고 할지 정해볼까?’
선우영은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
이번 한국 경매장에 나오는 스킬석 물품들을 살피며 콧노래를 불렀다.
‘좋은 패시브 스킬석이 1개 있네. 이거 달라고 요청해야겠다.’
선우영은 싱긋 웃으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기분 좋게 있는데.
어쩌다 실시간 인터넷 검색어 순위를 보게 됐다.
‘몬스터 사육?!’
선우영이 마우스를 클릭했다.
[몬스터 사육 사건 발생?!]
몇몇 사업장에서 불법으로 몬스터를 기르는 것이 판명됐다. 그들은 사육한 몬스터에게 마석을 채취하여 판매할 목적으로…….
그래, 이런 사건도 있었다.
몬스터를 사육하여 마석을 채취하려는 놈들이 존재했다.
물론 몬스터 사육은 불법이다.
몬스터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가! 움직이지 못하게 가둬둔다 한들 탈출이라도 하는 날에는 대량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저 짓거리 하는 놈들도 알고 있을 거다.
그래도 하는 거겠지.
사육한 몬스터에게서 마석을 채취할 목적으로!
놈들의 업무는 간단하였다.
몬스터들을 교배시켜 새로운 새끼가 태어나면, 그 자리에서 해체해 마석을 채취했다.
마치 목장처럼 말이다.
놈들도 강한 몬스터는 사육하지 않았다. 고블린처럼 약한 녀석들을 키우지만, 그래도 위험한 건 매한가지였다.
‘나중에 몬스터가 탈출해서 한때, 큰 사건이 벌어졌었지.’
사육장으로 운반하던 D급 몬스터 미노타우로스들이 탈출한 탓에 초등학교가 습격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때, 꽤 많은 아이가 죽어버렸다.
사람의 욕심이 빚어낸 참사.
‘이거, 곧바로 움직여야겠는데.’
선우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엇보다 그 사건이 터졌던 곳이 서울이었다.
사고가 터질 학교의 이름은 면목초등학교.
정운이 다니는 초등학교였다.
몬스터 사육에 관한 기사가 뜨던 날에 발생한 참사였다.
아마 3시간 정도 뒤에 일어나겠지.
“으이차.”
선우영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었으니까.
* * *
부르릉.
뚜껑이 덮인 트럭이 도로 위를 달렸다.
운전수가 차창을 내리며 담배를 벅벅 피워댔다. 잿빛 연기와 담배 불똥이 뒤로 날아갔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녀석이 운전수한테 쫑알거렸다.
“인마, 조심해. 너 그러다 사고 난다.”
“내가 뭘…….”
운전수는 입가를 씰룩이며 별게 다 걱정이란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옆자리 녀석이 핀잔을 줬다.
“너, 이번에 운반하는 물건이 뭔지 알고 그러는 거냐?”
그러자 운전수가 입을 뻐끔거렸다.
말이 아닌 입 모양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몬.스.터.들
그의 입 모양을 본 옆자리 녀석이 팔짱을 꼈다.
“뭔지 알고 있으면 다행이네! 괜히 사고 냈다가 물건들이 탈출이라도 하는 날에는 각오하라고!”
“하하하, 저게 탈출한다고? 걱정도 팔자다. 헌터들이 스킬로 결박하고 약물로 정신까지 잃어버리게 했는데.”
“야, 헌터들이 한 말 잊었어? [결박] 스킬은 오러를 이용해 만든 줄로 대상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지만, 외부 충격에 약해서 부서질 수 있다고!!”
“아, 거참. 알았다니까.”
운전수는 귀찮게 굴지 말라고 짜증 내며 가래침을 도로에 뱉었다.
놈의 머리가 차창 밖으로 나온 순간.
트럭은 사거리에 진입했고, 하필이면 이때 신호가 바뀌었다.
끼이익.
신호를 어기고 사거리에 진입한 트럭은 곧바로 달려오던 승용차와 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