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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39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61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39화

#39화. 신입랭킹전

 

 

 

 

 

선우영은 붉은 스킬석들을 유심히 살폈다.

 

복불복이다.

 

사기급이냐, 아니면 쓰레기 스킬을 얻느냐.

 

오직 두 가지 상황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우영은 걱정되지 않았다.

 

‘스킬 융합이 있으니, 쓰레기 스킬이어도 괜찮아.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어.’

 

고심 따윈 무용.

 

선우영은 조그마한 붉은 스킬석을 집었다.

 

백열등에 반짝이는 게, 마치 값비싼 루비 보석을 보는 듯하였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선우영이 대답하자, 신용한이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선우영을 바라보며 한 말씀 하셨다.

 

“그간의 공적과 신뢰가 있으니,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붉은 스킬석도 줬으니, 앞으로 더 많은 공적을 쌓도록 하게나.”

 

“명심하겠습니다.”

 

선우영은 그리 대답하며 뭔가 이상하단 느낌이 들었다.

 

신용한이 저렇게 말이 길었나?

 

호전적인 성격이라 한번 줬으면, 이래저래 말이 없을 텐데.

 

‘뭔가 원하는 게 있나?’

 

어째 슬슬 분위기가 뭘 요구할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밑밥을 깔았던 신용한이 본론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자네 신입랭킹전을 알고 있나?”

 

“각 길드에서 경력 2년 미만의 신입 3명을 뽑아 치루는 랭킹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잘 알고 있군.”

 

“한데, 그걸 왜 물어보시는지······.”

 

“이번 신입랭킹전에 우리 길드도 참가하기로 했네. 김철수와 백영희. 이렇게 둘을 데리고 참가하게.”

 

“영광입니다. 길드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우영은 고개를 숙였다.

 

신입랭킹전은 각 길드의 신입헌터들이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명목상으론 친분 다지기와 교류회이지만.

 

그게 진짜 목표는 아니다.

 

대회에서 우승하면 당연히 인지도가 따라온다.

 

길드의 이미지도 올라간다.

 

덩달아 정부로부터 게이트 토벌권을 따오기가 더 수월해진다.

 

우린 이렇게 대단한 인재를 키우고 있으니 안심하시고 게이트를 맡겨주십시오, 라고 광고할 수 있는 절호의 장이다.

 

그 때문에 각 길드에선 뛰어난 신입들을 출전시킨다.

 

신용한의 선택은 선우영 일행이었다.

 

그들의 실적이 뛰어났으니까.

 

선우영과 백영희 그리고 김철수가 이룬 업적은 동기 중 최고였다.

 

신용한은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이런 일에 보상이 없으면 섭섭하니까.

 

“신입랭킹전에서 우승하면 원하는 걸 들어주도록 하지.”

 

“정말입니까!!”

 

선우영이 고개를 들며 소리쳤다.

 

우승만 하면 붉은 스킬석을 또 요구할 수 있다.

 

의욕이 샘솟았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우영은 신용한에게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는 엘리베이터 난간에 기댔다.

 

“신입랭킹전이라···.”

 

신입들끼리 싸우면 당연히 선우영이 승리한다.

 

누가 그를 이기겠나.

 

“문제는 꼼수를 쓰는 녀석들이 있단 건데.”

 

신입랭킹전에 걸린 게 크다 보니, 비겁하게 싸우는 놈들이 존재해왔다.

 

“심판 매수하는 새끼들도 많았지.”

 

저런 놈들이 꼭 한둘은 출몰했다.

 

실력만 뛰어날 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술수를 걸어올지 신경을 써야 했다.

 

“뭐, 그건 그거고.”

 

선우영은 자신의 손에 쥔 붉은 스킬석을 바라보았다.

 

어떤 스킬이 나올까?

 

궁금해 미치겠다.

 

‘빨리 퇴근하고 붉은 스킬석 흡수하고 싶다.’

 

선우영은 붉은 스킬석을 안주머니에 넣으며 활기찬 얼굴을 했다.

 

띵!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다시 1팀으로 돌아온 선우영.

 

김철수와 백영희가 그에게 다가가 상황을 물었다.

 

“어떻게 되셨어요?”

 

“붉은 스킬석 받아오신 거예요?”

 

“회장님이 뭐라 핀잔하시진 않았죠?”

 

질문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선우영은 씨익 웃으며 안주머니에 있는 붉은 스킬석을 보여줬다.

 

김철수는 눈을 똥그랗게 떴다.

 

“대박!!”

 

그가 엄지를 보이며 감탄했다.

 

백영희도 저걸 받아올 거라 생각지 못했는지 당황한 기색이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녀가 그리 말하며 선우영에게 궁금한 점을 콕 집어 물었다.

 

“근데, 왜 스킬석에 집착하세요? 선우영 씨는 더 이상 스킬을 익히실 수 없잖아요.”

 

“말 못 할 사정이 있습니다.”

 

“우리한테도 안 되나요?”

 

“나중에 때가 되면 전부 말씀드릴게요.”

 

선우영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화제를 꺼냈다.

 

“회장님께서 우리보고 신입랭킹전에 나가라고 하시네요.”

 

“예?”

 

김철수가 눈을 껌뻑였다.

 

선우영이 붉은 스킬석 요구했다가 회장님한테 불려가서··· 혹시 욕이라도 먹는 거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회장님한테 신입랭킹전 제안을 받았단다.

 

“저한테만 따로 말씀하셨으니, 조만간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선우영의 말에 김철수의 입이 귀에 걸렸다.

 

너무나 기뻤다.

 

신입랭킹전에 참가한단 이야기는 그만큼 실력을 인정한단 뜻이다.

 

“키야! 기분 째진다.”

 

김철수는 박수를 치고,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춤췄다.

 

“신입랭킹전에서 우승하면 승진이랑 보너스가 나오겠죠? 크흐흐, 꼭 우승합시다.”

 

김철수가 웃음소리를 냈다.

 

반대로 백영희는 표정이 진중해졌다.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사뭇 비장함이 흘렀다.

 

“신입랭킹전···.”

 

그곳에서 우승하면 떨어졌던 삼환검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아버지의 도장을 일으켜 세울 기회다.

 

‘삼환검의 부흥 첫걸음은 신입랭킹전 우승이다!!’

 

백영희도 열의에 불탔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무조건 우승하겠다.

 

결단코 말이다!!

 

선우영과 백영희 그리고 김철수는 각자 이유가 달랐지만, 우승이라는 목표 아래에 단결했다.

 

 

 

 

 

* * *

 

 

 

 

 

째깍, 째깍.

 

시곗바늘이 6시를 향해 움직였다.

 

현재 시각, 5시 59분.

 

퇴근 시간이 임박했다.

 

긴바늘이 정확히 12에 도달한 순간, 선우영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재킷을 입고 모두에게 고개 숙였다.

 

“먼저 퇴근해보겠습니다.”

 

선우영은 재킷을 걸치고 얼른 건물 밖으로 나왔다.

 

삑삑.

 

차 키를 눌러 자동차 시동을 걸고, 안전띠를 맸다.

 

그가 액셀을 밟자 경차가 질주했다.

 

선우영은 얼른 집으로 향했다. 안주머니에 있는 붉은 스킬석을 만지작거리면서.

 

“크크크.”

 

이놈의 주책없는 웃음이 계속 나왔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재킷에서 붉은 스킬석을 꺼냈다.

 

때마침, 정운은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있었다.

 

끼이이익. 쿵.

 

선우영은 방문을 잠갔다.

 

그다음, 가부좌를 틀고 붉은 스킬석에 오러를 불어넣었다.

 

그러자 붉은 스킬석이 빛 입자가 되어 그의 몸속으로 단숨에 스며들어 갔다.

 

“후우.”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어떤 스킬이 걸렸을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머리가 붕 뜨는 듯한 기분이다.

 

굵은 모래가 손가락에 한 움큼 잡히는 촉감마저 느껴진다.

 

그걸 던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거 설마···.”

 

선우영은 이 스킬의 정체를 깨달았다.

 

“원거리 공격형 스킬!?”

 

틀림없다.

 

손가락 끝에 오러를 살짝 모아 던져봤다.

 

위력을 약하게 조종했다.

 

잘해봐야 유리구슬 던지는 수준의 위력이었다.

 

슈우웅.

 

그의 손가락에서 발사된 오러가 공중에서 흩어져버렸다.

 

선우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운수가 좋은데?”

 

쓰레기 스킬이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좋은 놈이 걸렸다.

 

‘원거리 공격형 스킬은 얻기가 힘든데, 그걸 붉은 스킬석으로 구하다니!!’

 

분명 위력이 엄청날 거다.

 

이걸 화염검기와 합치면 어떤 능력이 생길까.

 

‘화염을 쏠 수 있는 거 아냐?’

 

기대된다.

 

선우영은 얼른 스킬 융합을 발동했다.

 

새로이 얻은 원거리 공격형 스킬과 화염검기를 융합시켰다.

 

그러자 변화가 일어났다.

 

배 속에서 끓던 열기가 순식간에 머리까지 치솟는 느낌!

 

잠깐이지만 어질했다.

 

선우영은 진정하기 위해 일단 숨을 골랐다.

 

“후우, 후우, 후우.”

 

그렇게 몇 분 숨을 고르자 몸이 진정되었다.

 

선우영은 아주 미약한 화염을 손가락 끝에 만들어냈다.

 

잘해봐야 성냥개비 수준.

 

그 불꽃을 가볍게 쏘아 허공에 띄웠다.

 

“좋았어, 화염으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졌다!!”

 

선우영은 쾌조를 불렀다.

 

동시에, 이 이상을 해낼 수 있단 느낌이 들었다.

 

아니, 확신이 생겼다.

 

스킬을 운용할 때 느껴지는 감각이 말해주고 있었다.

 

선우영은 허공에 떠 있는 불꽃을 조종했다.

 

화르륵.

 

불꽃은 그의 생각대로 상하좌우 움직였다.

 

“오호라!?”

 

이 능력은 분명 아까 흡수한 붉은 스킬석의 효과다.

 

‘원거리 공격형 스킬은 화살처럼 쏘기만 할 뿐, 이렇게 조종하지는 못하는데.’

 

아주 좋은 능력이다.

 

적절히 이용하면 유도미사일처럼 쓸 수 있겠다.

 

“아주 대박 스킬들만 걸리는군.”

 

선우영은 팔을 위로 쭉 피며 기지개를 켰다.

 

그는 뒤로 벌러덩 누웠다.

 

‘이제, 신입랭킹전만 신경 쓰면 되겠구나.’

 

선우영은 문득 어떤 기억이 떠올라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잠깐만, 신입랭킹전 때··· 무슨 사고가 있지 않았나?’

 

그게 언제였더라.

 

큰 사건이 터져 대회가 도중에 중지된 시기가 있었다.

 

그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선수 숙소에서 몰래 마약 파티를 벌였던 미X놈이 있었는데, 약에 취해 동료들과 숙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칼부림을 펼쳤다.

 

그것도 모두가 잠자고 있는 시각에!

 

그 탓에 많은 헌터들이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온 국민들이 충격에 빠지고.

 

신입랭킹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확 돌변했다.

 

‘그 미X놈 이름이 뭐였더라? 정수진······ 그래 정수진이었어.’

 

그 새끼가 마약파티를 벌일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였다.

 

‘이번 대회에 스폰서 노릇을 하는 대기업 회장님의 손자였으니까.’

 

대회 관계자들이 정수진과 아는 사이였다.

 

그 때문에 대회가 놈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으로 흘러갔었다.

 

“근데, 그 사건이 언제 일어났었는지 기억 안 난단 말이야. 진짜 언제였더라?”

 

선우영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번 신입 랭킹전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뜻을 오늘 이해했다.

 

 

 

 

 

[자성그룹 손자 정수진, 신입랭킹전에 참가하기로.]

 

 

 

 

 

스마트폰을 들었던 선우영의 손이 추락하듯 바닥에 떨어졌다.

 

“설마, 이번 대회였냐.”

 

아무래도 이번 신입랭킹전은 조용히 끝나기 글렀다.

 

선우영은 스마트폰을 껐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유망주가 PTSD로 헌터를 그만뒀었지.’

 

생각해보면 피해자들도 참 불쌍했다.

 

약에 취한 재벌 3세에게 습격당해 창창한 미래를 빼앗겼으니, 얼마나 참담했겠나.

 

‘날개가 부러진 독수리와 똑같은 신세지.’

 

이번엔 그걸 막아볼까?

 

그 사건을 막아 앞날이 창창한 유망주들 지켜주고, 대회에서 우승까지 한다면?

 

‘그림 최고겠네.’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였다.

 

샤워를 마친 정운이 머리칼을 수건을 탈탈 털며 나왔다.

 

“아저씨!!”

 

정운은 선우영을 보자 한걸음에 달려가 오늘 도장에서 배운 검술을 보여줬다.

 

“어쭈, 짜식 잘하는데?”

 

선우영이 그리 말하며 칭찬하자 정운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당연하죠! 저는 미래에 헌터가 될 몸이라고요.”

 

“그래, 그래.”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정운을 빤히 바라봤다.

 

신입랭킹전이 시작되면 정운 혼자서 집에 있어야 한다. 겨우 11살 된 아이를 혼자 두는 건 좀 그렇지 않나.

 

‘부모님한테 부탁드려서 며칠만 맡아달라고 해야겠다.’

 

 

 

 

 

* * *

 

 

 

 

 

둠칫둠칫.

 

오색 현란한 불빛이 비치는 클럽.

 

그곳에 한 남자가 낄낄 웃으며 제왕처럼 의자에 앉아있었다.

 

놈의 이름은 정수진.

 

벌컥벌컥.

 

술병을 확 기울여 목구멍에 맥주를 흘려 넣었다.

 

“캬하!!”

 

놈이 살겠단 듯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따, 형님! 그렇게 술 드셔도 되는 겁니까? 신입랭킹전에 나가신다면서요.”

 

정수진과 술을 마시던 덩치가 물었다.

 

“낄낄낄, 별걱정을 다 하네. 야, 내가 맘만 먹으면 1등 하거든?”

 

“그래도 요즘 쟁쟁한 놈들 많던데. 방심하시면···”

 

“어이, 임태식.”

 

“예, 형님.”

 

“왜 이리 말이 많아. 아까부터 술맛 떨어지게.”

 

“아니, 그게. 요즘 선우영이라고 떠오르는 신성이 있으니까, 저는 그저 걱정이 돼서······”

 

정수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놈이 술병을 거꾸로 쥐고 걱정을 해주던 덩치의 머리를 후려쳤다.

 

쨍그랑.

 

“으아아악-!!”

 

덩치는 머리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깨진 유리병 파편이 주변에 튀었다.

 

정수진은 입가에 묻은 맥주를 손등으로 휙 털어냈다.

 

“선우영? 그 새끼 별거 없다니까. 거참 시끄럽게 하네.”

 

정수진은 씩씩거리며 말을 잇는다.

 

“선우영 그 새끼, 1회전부터 탈락시켜주면 되잖아. 엉? 우리 할아버지가 이번 대회 스폰서라고. 알아들었어!!”

 

놈은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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