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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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33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34화
#34화. 정운3
교주 부부가 무기를 꺼내자, 선우영도 무기를 꺼냈다.
스르릉.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놈들이 으르렁거렸다.
“죽어라!!”
“고작 혼자서 우릴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더냐.”
선우영은 여유로웠다.
검기를 제대로 다루는 각성자들이었지만, 검술에 허점이 많았다.
일단, 간격 재는 방법부터 틀렸다.
검술에서 간격이란 상대방의 공격 범위에 들어가느냐 못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단계다.
그런데 무작정 돌격한다?
상대방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기 전에?
‘견제로 실력부터 확인했어야지.’
선우영은 놈들의 전투센스가 꽝이란 걸 금방 알아챘다.
‘어느 정도 등급에 이르면 최소한의 기본기는 갖춰져 있는 법인데, 이놈들은 그것조차 없군.’
채앵.
선우영이 삼환검을 펼쳤다.
부드러운 동작과 함께 칼날이 허공에서 춤춘다.
떨어지는 벚꽃처럼 아름다운 궤적으로 적들의 공격을 순식간에 흘려 넘겼다.
“앗?!”
교주 부부가 화들짝 놀랐다.
물 흐르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공격이 빗나갔다.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선우영이 그들의 공세를 방어해내며, 일격을 날리려는 순간.
찌이잉.
교주 부부가 그에게 손바닥을 보였다.
거기엔 빛이 맺혀있었다.
“!!”
선우영은 순간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원거리 공격 스킬?!’
그는 얼른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놈들의 손바닥에 맺힌 빛이 그를 빗나가 벽을 부쉈다.
이후에도 얼음이나 화염을 쏘아댔다.
전부 강력한 스킬들이었다.
그걸 피해내자, 이번엔 온몸의 근육이 부풀기 시작했다.
저것마저도 스킬이었다.
교주 부부가 강력한 근력을 앞세워 검을 휘둘렀다.
선우영은 삼환검의 보법을 극대화해 전부 회피하며 반격에 나섰다.
검술의 성질 또한 파괴적으로 바꾸었다.
스걱-!
교주 부부는 손을 베였다.
“크윽!”
비명과 함께 손가락에 힘이 빠져 무기를 놓쳤다.
선우영은 눈을 부릅떴다.
나무 기둥에 묶인 아이들은 가짜 창에 찔려 멍투성이가 되었다.
그걸 갚아줄 때가 왔다.
“너네도 똑같이 당해봐라, 이 새끼들아!!”
선우영은 연속 찌르기 공격을 날려 녀석들의 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크아아악!!”
교주 부부는 고통을 호소하며 뒤로 자빠졌다.
“아프냐? 너네가 학대한 얘들도 고통스러웠어, 새끼들아!!”
선우영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교주 부부는 그러함에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었다.
“닥쳐, 그래봤자 고아잖아.”
선우영은 기가 찼다.
저 새끼들은 절대 꺼내면 안 될 말을 꺼내버렸다.
선우영이 놈들의 목에 칼을 겨누며 마지막 경고를 날렸다.
“항복하고. 너희들 때문에 고통받은 아이들한테 사죄해라, 그러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마.”
그러함에도 그들은 살기를 거두지 않았다.
싸우겠다며 이빨을 보였다. 녀석들은 몰래 숨겨뒀던 단검을 소매에서 꺼냈다.
선우영은 예상했단 듯이 콧바람을 불었다.
“그래, 그런 식으로 나올 줄 알았다. 너네 같은 놈들은 살려두면 안 되지.”
선우영이 곧바로 머리를 잘라냈다.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천장을 시뻘겋게 적셨다.
스르릉.
선우영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속이 다 시원했다.
하여튼 어린아이들을 괴롭히는 쓰레기들은 모가지를 쳐야 된다.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제 사건은 끝났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 녀석들, 분명 전투 방식은 초보자였어.’
그런데 어째서일까.
‘가지고 있는 스킬들은 전부 비싸고 좋은 것들뿐이야.’
돌아가는 판국을 대강 알겠다.
이 자식들은 신도들 헌금으로 값비싼 스킬석을 구매한 거였다.
선우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스킬석이 아깝네. 이딴 쓰레기들한테 쓰이다니.’
종교 육해양의 정체.
그건 각성자였던 교주 부부가 신도들을 속여서 거둔 돈으로 스킬석을 구매한 사기였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선우영은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데?’
교주 부부의 목표는 좋은 스킬석을 얻는 것일 텐데.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스킬들을 얻었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종교조직을 이끌었지?’
목표를 이뤘으면 버리면 될 것을.
양자까지 들이는 번잡스러움마저 감수하고 왜 계속하느냐 말이다.
각성자가 익힐 수 있는 스킬은 평균 5개.
뭐, 그 이상을 익히는 녀석들도 있겠지만······ 놈들은 그래 보이지 않았다.
‘패시브 스킬 1개와 액티브 스킬이 4개.’
선우영이 봤을 적엔 교주 부부의 스킬 구성이 저래 보였다.
만약 더 많은 스킬을 익혔다면, 전투 도중 다른 능력들도 보여줬을 거다.
‘이미 익힐 수 있는 스킬을 초과했어. 그런데도 쓸모없는 스킬석을 계속 모아야 하는 이유가 존재했다?’
그렇다면 그게 뭘까.
‘자기들 이외에 스킬석을 익혀야 할 존재가 있는 건가?’
선우영은 잠시 곰곰이 생각했다.
아니면 단순히 교주로 활동하는 게 수입 짭짤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점점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그때였다.
경찰특공대가 그에게 다가왔다.
“범죄자들을 전부 체포했습니다. 선우영 헌터님도 이만 돌아가시죠.”
“아, 예. 알겠습니다.”
선우영은 건물을 빠져나와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교주 부부한테 무언가 비밀이 있어 보이는데······. 그걸 찾아낼 방도가 없을까 싶어서 괜스레 마당을 서성거렸다.
그러다
쿵!
신발에 무언가 밟혔다.
땅바닥이 아니다.
겉보기엔 흙으로 덮여있지만, 무언가 이질적인 느낌이 확 든다.
넓은 철판은 밟은 듯한 감각이다.
‘뭐지?’
혹시 숨겨진 장소라도 되는 걸까.
선우영이 흙을 손으로 파자,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나타났다.
“숨겨진 비밀장소?!”
선우영이 놀라 소리쳤다.
그 장면은 주변에 있던 다른 경찰특공대도 함께 봤다.
선우영은 그들 몇몇과 함께 지하 비밀 장소로 내려갔다.
안은 굉장히 어두웠다.
스마트폰을 꺼내 손전등 어플을 켰다.
계단을 여러 차례 내려가자, 녹슨 문이 보였다. 거길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휘황찬란한 광경이 펼쳐졌다.
상당한 양이 황금과 보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와아아!!”
경찰특공대들은 눈앞의 황금에 눈이 돌아갔다.
저거 하나만 챙겨도 부자가 될 수 있으니, 솔직히 욕심이 안 나면 그게 이상했다.
그들이 황금과 보석에 눈을 못 떼는 순간.
선우영은 혹여나 스킬석이 없을까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보이질 않았다.
대신, 구석에 있는 선반을 발견했다. 그곳엔 몇 권의 책들이 꽂혀있었다.
눈대중으로 제목을 확인해봤는데, 전부 이상한 것들뿐이었다.
[각성자 우생론]
‘설마 이 새끼들, 우생론 따위를 믿은 건가?!’
우수한 DNA를 가진 사람끼리 만나 아이를 가지면, 그 아이도 부모의 DNA를 물려받아 우수한 인간이 된단 주장!
그게 우생론이다.
각성자들끼리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면, 그 아이 또한 각성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이론이 바로 이거다.
‘이거 전부 가짜로 판명됐는데.’
우생론은 거짓말이다.
각성자들끼리 결혼했다고 자식까지 각성자가 된단 보장은 없다.
‘허 참, 어이없네.’
사이비 종교 교주가 사실은 개소리를 믿고 있었다니.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
교주 부부는 자신들이 아이를 낳으면 각성자가 될 거라 판단한 듯싶었다.
그러니 어찌하고 싶었겠나.
‘미래에 태어날 자기 자식에게 최고의 스킬석을 선물해주고 싶었겠지.’
선우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놈들이 숨겨놓은 스킬석들이 어딘가에 있다!
그게 어디일까.
스킬석처럼 중요한 물건을 남들 눈에 띄는 장소에 둘 리 없다.
‘집?’
그런 곳에 두었다면, 입양했던 정운이 알아챘을 거다.
‘종교시설?’
그래, 이곳은 교주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신도들이 있다.
이곳이 무언가를 숨기기 가장 안전하겠지.
뭔가 힌트가 없을까 싶어서 선반에 올려진 책을 펼쳐보았는데.
‘이 자식들.’
책 속에 스킬석이 숨겨져 있었다.
‘시답잖은 잔꾀를 쓰다니.’
책 안의 종이 가운데 부분을 오리고 그곳에 스킬석을 숨겨뒀다.
이러면 펼치기 전까진 모른다.
겉보기엔 멀쩡한 책들처럼 보일 테니까.
선반에 올려진 책들은 5권.
전부 펼쳐 확인해보자 스킬석 5개가 나왔다.
‘와, 스킬들이 다 탐나는데?!’
꽤나 괜찮은 스킬석들이었다. 이걸 흡수해 다른 스킬과 융합시키면 단숨에 확 강해질 수 있었다.
‘이거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볼까?’
지금 당장은 가질 수 없다.
증거니까.
하지만 김용대 부장님과 친분이 있는 경찰 총경에게 부탁하면 들어주지 않을까?
이번에도 김용대 부장님의 힘이 필요할 것 같았다.
* * *
육해양 사건이 끝나고.
세상은 이번 일로 아주 떠들썩해졌다.
기자들은 연신 이 소식을 전했고, 사람들은 매일같이 반응을 내비쳤다.
[씨X, 저출산 국가에서 얘들한테 뭐 하는 짓거리야!!]
[이런 놈들이 죽어서 속 시원하다. 이번 사건 해결에 선우영이 있었다며?]
↳[ㅇㅇ 선우영 덕분에 단서를 잡을 수 있었대.]
↳[진짜 대단하지 않냐? 보통 신인이 아닌 듯.]
선우영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니까.
사람들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물론, 아주 기쁜 소식이지만······ 선우영의 가슴을 뛰게 만든 소식은 따로 있었다.
김용대 부장이 선우영을 따로 불렀다.
크루그먼 길드의 옥상.
그곳에서 단둘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자네 부탁대로 경찰 총경에게 말하니, 교주가 가지고 있던 스킬석들을 주더군.”
“증거물이라서 이렇게 빨리 주기 힘들었을 텐데, 총경님이 힘 좀 쓰셨나 보네요?”
“뭐, 그거 말고도 증거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니까. 범인도 죽고 신도들 중 몇몇이 사실을 불기 시작해서······ 이미 사건 종결됐다더군.”
“그렇습니까?”
“스킬석처럼 중요한 물품은 사진으로 증거를 남기고, 헌터들에게 줄 생각이었다 하더군. 워낙 귀중한 물건이 아닌가. 몬스터는 국가 치안과도 맞물린 문제이고.”
김용대 부장이 스킬석을 건네줬다.
선우영은 그걸 얼른 챙겼다.
빨리 스킬석을 사용하고 싶단 욕구가 솟구쳤다.
김용대는 한 가지 말을 덧붙였다.
“근데, 총경이 그러더군. 스킬석을 주는 대신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신도들 중에 경찰이 있었단 얘기는 비밀로 해달라고. 경찰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다며 말이야.”
“알겠습니다.”
선우영은 그리 대답하였다.
어쩐지, 이렇게 빨리 스킬석을 주는 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사이비 종교에 협조한 경찰이 있으니, 그걸 비밀로 해달란 조건이 따라왔다.
‘스킬석을 줄 테니까 입을 좀 닫아달라 이건가? 하긴, 신도들 중에 경찰이 있었단 기사가 없어서 뭔가 이상하다 했지.’
뭐, 아무렴 어떤가.
나쁜 놈들은 몽땅 감옥으로 이송되었다.
전부 처벌받는 중이다.
심지어 무기를 들고 싸웠단 죄질이 적용되어 대다수가 무기징역을 받았다.
탈출할 수 없는 감옥에 갇혔다고 들었다.
만약 그놈들이 벌을 받지 않았다면 선우영은 스킬석을 안 받고 사실을 밝혔으리라.
하지만 그게 아니지 않나.
‘조건대로 스킬석 받고 입 다물고 있지, 뭐.’
선우영은 그리해주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양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덕분에 정운 같은 아이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모양새다.
그리고 정운의 거취는 어젯밤 아이가 힘겹게 짜낸 의견에 따라 결정되었다.
- 저, 아저씨랑 살고 싶어요. 말 잘 듣고 착한 아이 할게요. 같이 살면 안 돼요?
그렇게 선우영이 후견인으로서 정운을 돌봐주기로 하였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살인마가 될 운이의 인생을 내가 구하게 될 줄이야.’
인연이란 게 참으로 신비롭다.
이번 일을 해결하며 깨달은 바가 많았다.
“비전을 따라야 한다.”
선우영이 중얼거렸다.
김용대는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오호, 비전이 생긴 건가?”
“뭐, 거창한 건 아니고요.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건 헌터로서인가?”
“네.”
“푸하하하.”
김용대는 크게 웃어버렸다.
살면서 별별 인간들 다 만나봤지만, 선우영처럼 재미있는 비전은 또 처음이었다.
“뭐, 그게 자네 비전이라면 응원하겠네.”
김용대는 그의 등을 두들기고 옥상 계단을 천천히 내려갔다.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그는 미래를 알고 있으며, 스킬 융합까지 지녔다.
맘만 먹으면 앞으로 벌어질 문제들을 혼자만의 힘으로 전부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 돌이켜보면 10년 동안 사건사고 많았지.’
인류가 위험에 처할 정도의 상황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항상 줄지어 나타났었다.
그 탓에 죽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내가 나서면 그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겠지. 혹은 어떤 사람의 인생을 구원해줄 수도 있어.’
정운처럼 말이다.
원래 목표였던 돈이야, 박인혁과 공방을 열면 어마어마하게 벌 거다.
이제 돈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내가 미래를 바꾼다라···. 꽤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
선우영은 유쾌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