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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 62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4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62화

#62화 뭘 달라고요?

 

 

 

 

 

오전 11시 30분.

 

크루그먼 길드의 회장, 신용한.

 

그는 직접 정부로부터 흥미로운 공문을 받았다.

 

‘북한을 수복하겠다?’

 

내용은 간단했다.

 

 

 

 

 

- 북한에 몬스터가 급증하여, 겨울에 남하할 것 같으니 사전에 공격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

 

 

 

 

 

그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

 

신용한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북한에서 내려오는 몬스터를 정부가 여태껏 완벽하게 막아왔는데.

 

도대체 얼마나 숫자가 불어난 걸까?

 

정부가 이렇게 난리를 치는 걸 보면 무지막지하게 늘어난 모양새 같은데.

 

‘거기다 헌터들까지 대동하고 싶다고? 나보고 파견 보내란 소리잖아?’

 

정부 소속 각성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길드의 헌터들을 데려가고 싶다니.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닌 모양이군.’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따로 있었다.

 

‘북한 수복전에 참가한 헌터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말라니……. 그것도 대통령 명령으로?’

 

이 정도면 통보다.

 

귀찮게 방해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통보.

 

신용한은 눈을 감고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북한 수복전에서 크게 활약한 헌터는 몸값이 확 뛰어오르겠군.’

 

수많은 유망주가 태어나고.

 

또 베테랑 헌터들이 탄생하기 좋은 무대였다.

 

‘거기다 몬스터한테 마석을 채취하면, 꽤 큰 돈도 벌 수 있고 말이야.’

 

크루그먼 길드 소속 헌터들이 북한 수복전에 참가한다면 방해할 생각 따윈 없었다.

 

큰 활약을 해준다면 길드 주가가 또 상승할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북한 수복전은 위험해.’

 

자기가 선발해서 보낼 순 없다.

 

굉장히 위험한 임무니, 스스로 지원한 사람만 보낼 생각이다.

 

‘가뜩이나 위험한 임무를 가기 싫어하는 사람 보내면…… 결과가 어떨지 뻔하지.’

 

신용한은 고개를 저었다.

 

상상하기조차 하기 싫었다.

 

딸깍.

 

그는 수화기를 들고 몬스터 방어부 장관 문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희 길드는 지원자에 한해서만 북한 수복전에 파견하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무를 생각이 없었다.

 

문태진은 여러 차례 설득하려 했지만 소용없자 알았다고 말하며 통화를 끊었다.

 

“하, 나 참. 일이 꼬이려니까….”

 

문태진은 정부청사 옥상에 올라가 포켓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칙칙칙.

 

일이 안 풀리려니까, 라이터도 고장이다.

 

“젠장.”

 

문태진은 담배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난간에 기댔다.

 

“지원자에 한해서 파견하겠다라.”

 

그러면 선우영은?

 

그 슈퍼 루키가 이번 북한 수복전에 나설까?

 

안 그래도 북한 수복전에 헌터를 파견하겠단 길드가 적어서, 꽤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대통령께선 참가율을 어떻게든 올리란 명령까지 하셨고.

 

‘참가율을 올리려면… 유명한 헌터들을 꼬셔서 홍보하는 수밖에 없는데.’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우영.

 

문태진은 그가 필요했다.

 

그래야 저조한 북한 수복전 참가율이 팍팍 오를 테니까.

 

‘젠장, 또 만나서 꼬셔봐야겠군.’

 

문태진은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는 곧장 선우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선우영 씨! 몬스터 방어부 장관 문태진입니다.”

 

“아이고, 제 번호는 어떻게 아셨대요? 가르쳐 드린 적 없는데.”

 

“하하하, 뭐 이런저런 방법이 있죠. 그나저나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점심이나 한번 같이 할 수 있습니까?”

 

“점심이요?”

 

“네, 아. 물론 제가 사는 거로 하죠.”

 

“그거 좋군요.”

 

“그러면 HS호텔의 타둔 식당에서 보도록 하죠. 룸식당이라 조용히 식사할 수 있거든요.”

 

“그럼, 거기서 뵙죠.”

 

선우영은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룸식당.

 

특정한 방에 들어가서 식사하는 곳.

 

상류층들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이 비밀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간혹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 곳을 굳이 잡았다? 회장님께서 지원자만 북한 수복전에 보내겠다고 하셨나 보군.’

 

밥 먹으면서 무슨 말이 나올지 훤히 다 보였다.

 

“이번 주는 무슨 날인가, 자꾸만 재미있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네?”

 

선우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 *

 

 

 

 

 

HS호텔의 타둔 중식 레스토랑.

 

룸형식의 식당에서 선우영과 문태진이 만났다.

 

“이야, 보통 비싼 곳이 아닌 것 같은데. 김영란법 신경 안 쓰이세요?”

 

선우영이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문태진은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김영란법…… 그러니까, 뇌물수수 청탁금지법은 공무원이 받았을 때 문제가 되는 겁니다. 지금처럼 사드리는 건 문제 없어요.”

 

“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저한테 청탁하러 오신 건 맞잖아요??”

 

“…….”

 

문태진은 대답을 회피했다.

 

곧이어 문이 열리며 웨이터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웨이터는 그들에게 메뉴판을 줬다.

 

선우영은 물 한 모금을 머시며 메뉴판을 열어 가격을 봤다.

 

‘오, 꽤 비싼데?’

 

뭔 음식이 1인분에 12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롯템 타워 시그니엘에서 룸서비스로 메로구이 먹었을 때도 이렇게 비싸지 않았다.

 

문태진이 메뉴판을 덮었다.

 

“선우영 씨, 감사보양 스페셜 코스는 어떠십니까?”

 

“그걸로 하죠.”

 

선우영도 메뉴판을 덮었다.

 

기본 찬이 나왔다.

 

오이와 무로 만든 피클.

 

자차이로 조미된 견과류.

 

이후 키위 소스와 가리비 전채 요리가 나오고, 북경 오리와 전병이 내어졌다.

 

샥스핀찜이 세 번째로 나오고.

 

파파야 원즙으로 만든 장어.

 

해물누룽지탕.

 

어마어마하게 비싼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나왔다.

 

하나같이 맛있었다.

 

콜키지 프리라서 얼음에 차갑게 식힌 음료도 맛볼 수 있었다.

 

식사가 대강 끝나고.

 

후식으로 각종 과일을 졸여서 만든 디저트가 나왔다.

 

웨이터는 룸에서 나갔다.

 

이제 이곳엔 선우영과 문태진만이 남았다.

 

문태진이 슬슬 본심을 드러냈다.

 

“선우영 씨.”

 

“예?”

 

선우영은 조려진 과일을 씹으며 대답했다.

 

그는 입안의 디저트를 꿀꺽 삼키고, 문태진이 다음에 할 말을 가로챘다.

 

“정부 소속 각성자가 되어달라고요?”

 

“아닙니다. 그저…….”

 

“아니면 북한 수복전?”

 

“……회장님이 벌써 말씀하셨나 보군요. 알고 계신다니 이야기가 빠르겠습니다.”

 

“말씀해보세요.”

 

“신용한 회장님께서 지원자만 북한 수복전에 파견하겠다고 하십니다.”

 

선우영은 역시나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문태진은 숟가락을 놓았다.

 

“북한 수복전에 지원해 주십시오. 지원해주신다면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보상이라…. 구미가 당기는군요. 보상이 뭡니까?”

 

문태진은 마른 입술로 침을 삼키며 그를 지긋이 응시했다.

 

“PS웨펀의 무기를 구매하겠습니다.”

 

“저희 무기를요?”

 

“네.”

 

“북한 수복전이 공식 발표되면 무기값이 치솟을 테니, 미리 준비하는 김에 우리 업체를 이용하시겠다?”

 

“그렇습니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네요.”

 

정부에서 무기를 구매한다면 대량으로 사들일 거다.

 

그 값만 따져도 엄청날 게 틀림없다.

 

거기서 딱 끝일 줄 알았는데….

 

“그리고 선우영 씨가 북한 수복전에서 큰 활약을 해주신다면 정부에서 PS웨펀의 세금감면도 고려해보겠습니다.”

 

“오, 그건 더욱 파격적인 제안이네요? 그래서 얼마 정도 감면해주시나요?”

 

“5%”

 

“예?”

 

“현 대통령님이 계시는 2년 동안 세금을 5%로 동결하겠습니다. 대통령 명령으로요!!”

 

“네에?!”

 

선우영은 당혹감에 언성이 높아졌다.

 

순간 아차 싶어서 헛기침하고 다시 목소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세율 5%라니!

 

너무 파격적이라서 심장이 벌렁거린다.

 

법인 세율은 현재 18.9%다.

 

그걸 5%까지 내리겠다니!

 

정부가 대기업 세율을 1%만 늘려도 최소 1조 8천억의 세수가 증가한다.

 

13.9%나 세율을 낮춰준다면, PS웨펀에겐 큰 이득이었다.

 

세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무기를 싸게 팔아 경쟁업체와 가격경쟁에서 이기니, 수익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괜찮은 조건이지요?”

 

문태진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선우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가 정말 칼을 갈았나 보다.

 

이렇게 파격적인 제안을 들이미는 것 보니까.

 

“북한 수복전에 참가하겠습니다.”

 

선우영이 확답을 내놓자, 문태진은 숟가락을 들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과일을 떠먹었다.

 

선우영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북한 수복전에서 활약하면 세금을 감면해 주겠다라…….’

 

북한 사람들을 구해주고, 수복전에서 죽어야 할 헌터들을 생환시킬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보상이 걸려버렸다.

 

 

 

 

 

* * *

 

 

 

 

 

다음날.

 

선우영은 크루그먼 길드에 출근했다.

 

‘북한 수복전에 참가하기로 했으니…… 이제 믿음직한 동료가 필요한데.’

 

김철수, 백영희, 정운, 조용석.

 

재능만 따지면 대한민국 최고의 유망주들이다.

 

‘북한 수복전에 동료들이 따라와 줄까?’

 

김철수와 백영희, 정운 그리고 조용석을 데려가고 싶다. 물론 그들이 허락했을 때 가능하겠지만.

 

선우영은 그들을 불렀다.

 

조용석은 자신의 고유능력을 깨닫고 선우영을 따라 크루그먼 길드에 가입한 상태였다.

 

옥상에 홀로 있는 선우영.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칼이 뒤로 쓸렸다.

 

“선우영 씨!!”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곧이어 김철수가 문을 열고 나타났다. 줄줄이 소시지처럼 백영희와 정운 그리고 조용석도 등장했다.

 

선우영은 팔짱을 끼며 난간에 기댔다.

 

“모두한테 할 중요한 얘기가 하나 있는데요.”

 

“그게 뭡니까?”

 

“정부 쪽에서 저한테 접촉해왔습니다.”

 

“정부에서요?”

 

김철수가 고개를 갸웃하자, 선우영이 목소리를 낮췄다.

 

“북한 수복전. 북한에 있는 몬스터를 몰아내고 그곳을 수복하겠답니다.”

 

“예?!”

 

“이거 아직까진 비밀이니까, 어디 가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김철수는 당황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와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왜 그걸 저희한테…….”

 

“같이 가자는 말씀이군요.”

 

백영희가 단숨에 선우영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선우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싫다고 하셔도 됩니다. 위험한 일이라 강제로 데려갈 생각은 없습니다.”

 

과연 몇몇이나 자신과 함께할까.

 

선우영도 장담할 수 없었다.

 

백영희는 자신의 옆구리에 찬 검에 손을 올렸다.

 

“함께하겠습니다. 북한 수복전에서 활약하면 삼환검 도장의 이름이 높아질 테니까요.”

 

“저도요, 아저씨랑 같이 갈래요.”

 

뒤이어 정운이 손을 들었다.

 

조용석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가겠습니다. 선우영 씨의 말씀이라면 불길이라도 뛰어들겠습니다.”

 

충신처럼 이야기하는 조용석.

 

김철수는 양 주먹을 강철로 바꾸고 부딪혔다.

 

“하하하, 다들 가는데 저만 빠지면 섭하죠! 우리 멤버의 탱커는 저 한 명뿐이지 않습니까.”

 

우렁찬 목소리를 내는 김철수.

 

다들 일말의 고심도 하지 않고 선우영을 따랐다.

 

그만큼 신뢰했으니까.

 

선우영은 순간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을 맛봤다.

 

‘내가 사회생활을 잘했나 보네.’

 

이걸로 북한 수복전에 데려갈 멤버는 전부 정해졌다.

 

 

 

 

 

* * *

 

 

 

 

 

신용한은 의자에 기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똑똑똑.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들어오세요.”

 

들어오라 말하자 선우영이 문을 열었다.

 

신용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자네, 무슨 일인가.”

 

선우영은 그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며, 책상에 놓인 공문을 슬쩍 곁눈질했다.

 

그리고 말했다.

 

“저희 팀원 모두가 북한 수복전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가. 문태진을 만난 모양이군.”

 

삐걱.

 

신용한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선우영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싶었는데, 역시나였다.

 

“자네, 지금 등급이 어떻게 되지?”

 

“D급이지만, 실제로는 B급에 도달해 있다고 자부합니다.”

 

“크하하하, 거참 흥미롭군.”

 

신용한은 양복 재킷을 벗어 의자 머리에 올렸다.

 

“북한에 가는 건 말리지 않겠네. 다만,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어떤가? 자네 팀원들 모두 나한테 특훈을 받아보는 게.”

 

“특훈이요?!”

 

“3개월 정도면 충분하지. 자네들이 한 단계 강해지는 건 말이야.”

 

신용한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 투지를 보였다.

 

선우영은 눈매를 좁혔다.

 

북한에 가겠다고 말한 건 자신인데, 오히려 신용한 회장님이 더 열의에 불탄다.

 

그게 이상했다.

 

“회장님.”

 

“왜 그런가?”

 

“혹시, 이번 북한 수복전에서 저희 활약으로 길드 주가 올라가길 바라시는 건 아니죠? 만약에 저희 덕분에 주가 올라가면 보너스 두둑이 챙겨주시는 겁니다?”

 

일단 한번 찔러봤는데.

 

정답이었던 걸까.

 

신용한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이 양반, 그걸 노렸다니!! 길드의 회장님 아니랄까 봐 머릿속으로 계산기 두들기고 계셨네.’

 

하여튼, 어디 순진한 구석이 없다.

 

뭐, 어쨌든!!

 

신용한은 선우영 일행을 데리고 대련장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시켰다.

 

“크억!”

 

“으어억!!”

 

반쯤 곡소리 비슷한 비명이 대련장에 울려 퍼지고.

 

그렇게 4개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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