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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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8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58화
#58화 돈지랄.
선우영은 선글라스를 꼈다.
옆에 있는 정운도 선글라스를 끼며 팔짱을 꼈다. 아주 거만하게!
둘은 높이 솟은 타워를 올려다봤다.
“아저씨.”
“그래.”
오늘 이곳에 집 계약하러 왔다.
정운과 선우영은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계약하러 가요. 로탈타워 시근닐 레…… 레던…… 팔콘 있음?”
정운이 버벅거리자 선우영이 대신 말해줬다.
“롯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I타입, 발코니 있음. 거기가 앞으로 우리 집이 될 곳이다.”
“넵.”
비장한 모습으로 둘은 타워에 들어갔다.
오늘은 PS웨펀 장사 이틀째 되는 날이다. 그의 통장에는 이미 250억이 꽂혀있었다.
소문을 타자 PS웨펀의 무기가 더욱 많이, 그리고 비싸게 팔렸다.
지금은 돈을 줘도 못 구한다.
덕분에 부자의 반열에 올라선 선우영.
그토록 바라던 상위 0.1%들의 거주지 롯템 타워에 입성했다.
오늘은 집 계약하러 왔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타워에서 일하는 안내데스크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롯템 타워 직원들은 때깔부터가 달랐다.
한눈에 봐도 비싼 정장.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절도 있었다.
“집을 구매하러 왔습니다.”
선우영이 선글라스를 위로 올리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의 얼굴을 본 안내데스크 직원들. 신문이나 뉴스에 자주 나오는 인물이 앞에 있음에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기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 뉴스나 신문에 안 나와 본 사람이 없었으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안내데스크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또 다른 타워 직원 2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타났다.
그들은 선우영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타워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선우영은 타워 안에 있는 회의실에 들어갔다.
책상에는 서류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타워에 입주할 때 필요한 각종 문서들이었다.
“현재 60평과 100평짜리 룸이 비어있는데, 어느 곳으로 선택하시겠습니까?”
“100평이요.”
“한강 뷰가 잘 보이는 쪽을 원하십니까? 69층에 좋은 룸이 있습니다.”
“그거로 하죠.”
“네, 가격대는 100억입니다.”
선우영은 씩 웃으며 지갑에서 골드카드를 꺼냈다!
“일시금으로 부탁드립니다-!!”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는 선우영.
직원은 두 손으로 카드를 받아들고 타블렛 PC로 톡톡 뭘 누르더니.
“네. 거래가 끝났습니다.”
금방 끝났단다.
선우영은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통장 잔고를 확인해봤다.
‘크으~! 100억이 증발했네.’
그래도 즐겁다.
이제부턴 상위 0.1%의 삶을 누리게 될 테니까.
이후 선우영은 서류를 작성하여 이곳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제 주민센터에 가서 신고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갑자기 타워 직원들이 열쇠를 여러 개 뭉텅이로 가져왔다.
‘저건 뭐지?’
선우영이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사이.
타워 직원의 설명이 시작됐다.
이 열쇠들이 어디에 쓰이는지부터 시작해, 입주자 생활 규칙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타워의 시설을 이용하려면 뭘 어떻게 하란 내용이 주였다.
말이 길었지만, 간략히 요약하자면 예약제니까 신청부터 하고 이용하란 소리였다.
그다음에서야,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키를 받았다.
악어가죽 케이스로 감싼 키였다.
‘드디어 설명 끝났네.’
그리 생각하고 정운을 바라보니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다. 설명이 하도 길어서 도중에 졸았나 보다.
“그럼 룸 안내와 검침 도와드리겠습니다.”
타워 직원들이 공손히 아뢰었다.
선우영은 졸고 있던 정운을 흔들어 깨웠다.
“헉?!”
“일어나라, 이제 집에 들어가면 돼.”
“진짜요?”
정운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의 거울 벽면으로 한강 뷰가 보였다.
심지어 구름도 보인다.
간혹 새가 날아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69층이라고 하더니, 풍경이 장관이다.
“우와!!”
정운이 거실 거울 벽면에 찰싹 붙어 바깥을 구경했다.
“아저씨 대박이에요!! 숲이랑 강이 한눈에 보여요! 풍경 진짜 예쁘다. 우리 앞으로 맨날 아침마다 이런 풍경 보는 거예요?”
“하하하, 당연하지.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의 집이니까!!”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얹었다.
이제 가구만 배치하고 살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타워 직원들이 또 설명에 들어갔다.
‘뭐야? 설명충인가? 말을 못 하면 죽는 병이라도 걸렸나??’
리모컨을 꺼내 냉장고나 천장에 달린 공기청정기와 화재경보기 등등을 이야기해 주더니, 나중에는 전구의 개수부터 시작해 별별 걸 다 설명했다.
아, 화장실 변기 커버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은 좀 신기했다.
“그럼 안내와 검침이 모두 끝났습니다.”
저놈의 설명을 1시간 정도 더 들어줘서야 간신히 모든 절차가 끝났다.
타워 직원은 나가기 전에 선우영에게 허리를 숙였다.
“상위 0.1%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선우영은 그 말을 듣자 순간 가슴을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다.
저 말을 듣고 싶었다!!
‘나도 이제 상위 0.1%가 됐다.’
어깨가 절로 으쓱 올라가고 기분이 한껏 고양되었다.
정운은 집을 마구 탐사했다.
“아저씨, 여기 방이 6개가 넘어요!”
“당연하지, 100평짜리 집인데.”
“제 방은 어디에요?”
“원하는 방 하나 잡아라, 거기가 네 방이다.”
“!!”
정운은 감동한 표정으로 눈을 반짝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금까지 자기 방이 따로 없었던 정운.
그런데 오늘 자기 방이 생긴단다.
이렇게 넓고 좋은 집에서!
“아싸!! 아저씨 최고.”
정운은 뷰가 가장 좋아 보이는 방에 대자로 누우며 실실 웃었다.
“나도 내 방이 생겼다. 흐흐흐.”
그리도 좋나 보다.
선우영은 거실 거울 외벽에 몸을 기대며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꼈다.
“나도 성공했군.”
회귀 이전, 고시원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고 살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와 확연히 달라졌다.
상위 0.1%만이 산다는 타워에 입성하지 않았나.
정말 출세했다.
그리 감상에 젖어있는데, 정운이 후다닥 그에게 달려왔다.
“아저씨, 우리 가구는 언제 사요?”
“가구?”
“네.”
“지금 당장 사러 가면 되지!! 가구 사러 가는 김에 자동차도 포르쉐로 바꾸러 가자!!”
선우영은 다시 선글라스를 끼며 소리쳤다.
정운은 신나서 그와 함께 집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일단 주민센터로 가서 전입신고와 부동산 관련 업무를 끝내고, 포르쉐 매장으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자동차 딜러가 말끔한 미소와 함께 선우영 일행을 반겼다.
유명인을 봤는데도 호들갑 떨지 않았다.
선우영 일행이 소파에 앉자, 딜러는 곧바로 음료와 과자를 내왔다.
딜러가 그의 비위를 맞추기 바빴다.
“그 유명한 선우영 헌터님이 저희 매장을 찾아주시다니, 이거 사진으로라도 남겨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자동차 딜러의 입담이 생각보다 대단했다.
사람 기분을 붕붕 띄우는 재주가 아주 탁월했다.
선우영의 입술이 귀에 걸렸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대접받다니!
역시 돈이 많고 볼 일이구나 싶다.
“그런데, 선우영 헌터님은 어떤 차종을 원하십니까?”
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정운이 손을 번쩍 들었다.
“뚜껑! 뚜껑이 열리는 거요!!”
“아, 저희 차종은 모두 뚜껑이 열립니다.”
“?!”
정운은 신세계를 발견했단 눈빛으로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이 아이가 아는 건 하나였다.
뚜껑 없는 차량이 비싸다는 것.
그런데 여기 있는 모든 차량이 뚜껑 열린단다.
얼마나 신기했겠나.
선우영은 사고 싶었던 포르쉐 차종이 하나 있었다.
“포르쉐 로마A 콜로세움. 그것 좀 구경해봅시다. 그게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저희 회사 신종 말씀이시군요.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성능 하나는 최고거든요.”
선우영은 모형 자동차에 시승했다.
카시트가 푹신푹신하다.
핸들의 그립감도 굉장히 좋았다. 아주 손에 촥 달라붙었다.
정운도 옆좌석에 앉았다.
“이거 뚜껑이 있는데요? 조금 전에 자동차 아저씨가 뚜껑 없다고 하셨는데??”
선우영이 보란 듯이 버튼을 누르자 자동차의 뚜껑이 뒤로 접혔다.
“우와-!!”
뚜껑이 사라지자 정운은 감탄사를 내질렀다.
“아저씨, 이거 엄청 좋아 보여요.”
“그래, 나도 맘에 든다. 우리 이걸로 하자.”
선우영이 골드카드를 자동차 딜러에게 주자, 그가 넙죽 카드를 받으며 목청껏 소리쳤다.
“감사합니다. 선우영 헌터님.”
이후 선우영은 포르쉐를 몰며, 가구점에서 맞춤 제품을 주문하고.
점심 겸 아침으로 호텔 뷔페에서 밥을 먹었다.
‘돈이 있으니까 삶의 질이 달라지네.’
한층 여유로워진 선우영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 * *
정부 소속 각성자.
그들을 관리하는 부처, 몬스터 방어부.
“흐음.”
몬스터 방어부 장관 문태진은 보고서를 읽으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는 좌우를 바라보았다.
왼편에는 경찰총장.
오른편엔 국방부 장관.
정면에는 무려 대통령님께서 계셨다.
국가 안보를 위해 모두가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보고서를 찬찬히 읽어보시던 대통령께서 안경을 벗고 손목에 이마를 기대셨다.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차분한 목소리에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촤악!!
대통령은 책상에 보고서를 내리쳤다.
“쯧, 내 언젠가 이럴 줄 알았지.”
대통령은 혀를 찼다.
보고서에는 북한 영토의 그림과 몬스터 사진이 실려 있었다.
국방부 장관의 표정도 심각해졌다.
북한은 사람이 살기 힘든, 이제는 몬스터들의 땅이 되었다.
이 녀석들은 사람을 잡아먹고 다녔다.
몇몇 몬스터들이 무리를 이뤄 남한으로 내려왔지만.
정부 소속 각성자들이 잘 막아왔다.
그런데 드론을 날려 확인해본 결과, 지금까지와 비교도 안 되는 숫자의 몬스터가 포착되었다.
겨울이 되어 먹잇감이 부족해지면 남한으로 내려올 텐데…….
국방부 장관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번 겨울이면 몬스터들이 38선에 도착할 거로 보입니다.”
경찰총장은 분노했다.
“도대체 북한에 있는 군벌 놈들은 뭘 하는 건지!!”
군벌이 만연한 북한은 막장 형식으로 굴러가고 있지만, 그래도 몬스터가 보이면 즉각 싸우긴 했었다.
근데, 지금 불어난 몬스터들의 양으로 보면……. 전혀 몬스터 퇴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최소 몇 달은 말이다.
몬스터 방어부 장관, 문태진이 입을 열었다.
“대다수의 북한 군벌들이 몬스터한테 당했겠죠.”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몬스터의 급증…… 그리고 최근 우리가 접촉하려 했던 북한 군벌 쪽에서 연락이 없습니다. 이게 뭘 뜻하겠습니까?”
순간 회의실에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문태진은 이어 충격적인 작전을 내놓았다.
“이제 북한 땅을 가만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수복해야 합니다.”
문태진이 보고서에 적힌 북한 영토를 검지로 눌렀다.
모두들 조용해졌다.
다들 머릿속에 떠올려봤던 작전이다.
다만, 정부 소속 각성자들과 군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어서 생각으로 그쳤지.
“대통령님, 길드와 헌터들에게 협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물론, 길드와 헌터들을 대동한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특혜를 줘야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다들 대통령님에게 시선을 옮겼다.
최고 결정권자는 말이 없었다.
심사숙고 끝에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
“4개월 동안 길드와 헌터들을 설득해 반드시 협조하도록 만드세요. 이건 대통령 명령입니다.”
“알겠습니다.”
각 부처 장관들이 진중한 얼굴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