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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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97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85화
#85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2
삐이익.
시합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
윤이문을 중심으로 B급 헌터들이 모여 선우영에게 달려들었다.
선두는 탱커였다.
자기 상체만 한 방패를 들고 있었다.
윤이문은 선우영을 째려보며 계산에 들어갔다.
선우영은 얼마나 강할까?
‘아무리 강해봤자 A급에 도전하는 입장. 아마도 나랑 비슷하겠지.’
윤이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저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나랑 동급…… 제길, 나랑 동급이라니!!’
생각해보니 살짝 울컥했다.
자신은 19년을 노력해 간신히 A급 수준에 이르렀는데, 선우영은 스킬융합 능력으로 겨우 6개월 만에 A급 수준에 이르렀다.
뭔가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으드득.
윤이문은 어금니를 갈았다.
‘반드시 저놈을 묵사발 내고 보너스 300억을 얻어내고야 말겠어.’
어차피 상황은 자신이 유리했다.
훈련용이지만 무기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B급 헌터들이 곁에 있다.
반면 선우영은 혼자다.
거기다 건방지게 훈련용 무기조차 들고 오지 않았다.
맨손이면 충분하단다.
‘그 오만함이 스스로의 무덤을 팠다!! 이 햇병아리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선우영은 정면을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윤이문은 흠칫했다.
틀림없이 화염 공격이라 생각했다.
“빙결!!”
윤이문이 소리쳤다.
그는 빙결 스킬을 지녔다.
윤이문을 따르는 B급 헌터들도 전부 물과 관련된 스킬을 지니고 있었다.
꽈드득.
B급 헌터들과 윤이문은 두꺼운 얼음 방벽을 만들었다.
‘선우영, 너의 화염스킬은 강력하지. 하지만 그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그러니 거기에 대비해 헌터들을 뽑았다.’
윤이문은 히죽였다.
이 정도 얼음 방벽이라면 능히 공격을 막아낼 줄 알았다.
그러나.
퐈아아아악!!
붉은 스킬석들로 강력해진 선우영의 화염.
얼음방벽?
그딴 건 녹여버리다 못해 폭발하듯 부셨다.
공기의 팽창을 이용해 화력과 폭발력을 극대화했다. 그 위력은 상식을 초월하였다.
“크윽!!”
“크아아악!!”
비명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어마어마한 격차였다.
B급 헌터들 중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화염이 닿지도 않았는데, 고통을 호소하는 헌터들이 속출했다.
“크어어어, 아파!!”
“몸이 난도질당하는… 으아아악!!”
화염 검기와 융합된 저주 스킬의 효과였다. 조금만 열기에 노출되어도 몸이 찢어발겨지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물론 윤이문도 그 고통을 느꼈다.
A급 수준이라서 어찌어찌 버텨냈지만, 역시나 통증 때문에 싸우기가 버거웠다.
놈은 침을 삼켰다.
“이런 젠장.”
입 밖으로 나오는 거친 욕설.
‘선우영이 강하단 사실은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자신의 예상을 아득히 초월했다.
선우영의 장단점을 자세히 분석해 약점을 노릴 수 있는 5명이 모였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게 어쨌냐는 듯이 힘으로 찍어눌러 버렸다.
상대가 안 됐다.
선우영은 윗사람이 내려다보듯 윤이문을 쳐다봤다.
“어떻게? 계속 싸울 겁니까?”
사실 승패는 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윤이문은 눈을 부릅떴다.
여기서 이기면 300억이 따라온다.
심지어 그걸 위해 A급 승급시험을 뒤로 미루기까지 했다.
절대 물러나기 싫었다.
“덤벼라, 이 애송아!! 19년 경력을 허투루 쌓은 게 아니란 걸 보여주마.”
“오호, 물러나지 않으시겠다?”
선우영은 피식 웃으며 윤이문한테 다가갔다.
마침 잘됐다.
새롭게 익힌 스킬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다.
‘어제, 신용한 회장님께서 주신 5개의 붉은 스킬석. 그중 마지막에 얻은 스킬이 제법 괜찮았단 말이지.’
그 스킬은 투명화와 융합시켰다.
선우영은 불꽃을 꺼뜨렸다.
스르륵.
그의 모습이 세상에 녹아들 듯 투명하게 변해 사라졌다.
윤이문은 침을 삼켰다.
‘투명화. 선우영이 사라졌어.’
소리로 그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타아아앗!!”
조급해진 윤이문은 뾰족한 얼음송곳들을 만들어 사방에 쏘았다.
360도 전부.
상하좌우.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동시에 쐈다. 그 숫자만 100개가 넘었다.
무작위로 쏘다 보면 맞지 않겠나 싶어서 저지른 행동이었건만.
싸늘한 고요가 귓가를 맴돌았다.
선우영이 얼음송곳에 맞았다면 뭔가 반응이 있을 텐데, 전혀 없었다.
‘전부 회피한 건가?’
도대체 어떻게?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공격했는데, 그걸 다 피했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윤이문은 느닷없이 눈앞이 흐릿해졌다.
“어?”
턱을 정통으로 맞은 듯한 느낌.
뇌진탕이 올라왔다.
윤이문은 몸에 힘이 쭉 빠져 쓰러졌다.
이윽고.
투명화로 사라졌던 선우영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거, 쓸만한데?”
선우영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투명화와 합쳐진 스킬은 ‘텔레포트’였다.
원하는 위치로 순간이동 하는 사기급 스킬이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1시간의 쿨타임이 지나야 재차 사용할 수 있다.
선우영은 윤이문이 사방으로 얼음송곳을 날렸을 때, 텔레포트로 가뿐히 피하고 반격했다.
덕분에 쉽게 이겼다.
텔레포트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지금처럼 기습도 좋고.
도주나 공격 후 이탈, 잠입 등등.
전략적으로 굉장히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
‘그래서 투명화와 융합시켰지.’
투명화도 전략적 선택지가 넓은 스킬이니, 텔레포트와 궁합이 잘 맞았다.
선우영은 남아있는 B급 헌터들에게 시선을 줬다.
“자, 어때? 계속할래요?”
“…….”
그들은 무기를 버리고 두 손을 높이 들었다.
항복선언이었다.
대결은 선우영의 승리였다.
중계카메라는 그 장면을 고스란히 찍어 생중계했다.
스트리밍 사이트.
TV, 너튜브.
모든 동영상 플랫폼이 선우영의 승리 영상으로 도배됐다.
기자들은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맙소사.”
“경기 시간 얼마야?”
“고작 1분 10초입니다. 선우영이 상대방한테 항복 의사를 물어보며 시간을 끌지 않았다면 아마 40초 안짝으로 끝났을 거예요.”
“이런 세상에, 오늘 특종은 이거다!!”
기자들은 들뜬 얼굴로 자기들끼리 말을 주고받았다.
선우영은 대련장을 내려왔다.
그를 바라보는 대형길드 관계자들.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거기 아저씨들, 이제 불만 없죠?”
선우영이 짝다리로 물어보자, 그들은 헛기침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대답은 없어요?”
“선우영 헌터님의 A급 승급시험 자격 여부에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거기 기자님들, 들으셨죠? 이거 꼭 기사로 써서 올려주세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쓰여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선우영 헌터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우영은 크루그먼 길드로 돌아갔다.
그리고
인터넷은 한바탕 불타올랐다.
[댓글]
토끼공듀 : 진짜 선우영이 이겼네? 맨손으로?
↳ G : 상대도 안 되던데ㅋㅋ
보급형 핫산 : 솔직히 이번 특별 시험 자체가 선우영 발목 잡으려고 한 거 아니냐?
↳ 중성마녀 : 발목도 못 잡고 망했네.
↳ 뉴타입중년 : 개망신!!
붕어빵 : 아무리 그래도 맨손으로 싸우는데, 그걸 지냐?
선우영이 맨손으로 대련장에 올라간 것도 놀라운데, 그걸 또 이겼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그러니 왜 인터넷에 선우영의 이야기가 안 나오겠나.
대형길드 관계자들은 혀를 찼다.
패배한 선우영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기자와 중계카메라까지 대동했거늘.
‘선우영이 너무 압도적으로 이겨서…….’
오히려 선우영을 띄워주는 용도가 되어버렸다.
헌터협회장 홍대호는 흐뭇했다.
후배가 저렇게 잘 성장하고 있으니, 한국의 장래가 참 밝다.
‘허허허, 참 대단한 인물이야.’
어쩌면.
S급 헌터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세계랭킹전에, 선우영이 조만간 나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던 세계랭킹 1위의 자리를 선우영이 차지하게 될지도…. 허허허, 그러면 세계가 발칵 뒤집히겠어.’
홍대호는 껄껄 웃었다.
* * *
길드로 돌아온 선우영.
그의 시합으로 인해 길드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가장 좋아한 사람은 신용한.
“크하하하. 거, 놈들 꼬락서니 보라지. 선우영의 발목을 잡겠다고 하더니, 발목은커녕 발톱도 못 건드렸네.”
아주 고소해 죽겠단 반응이었다.
조용석과 김철수는 선우영의 대결 영상을 보고 곧장 훈련에 들어갔다.
“선우영 씨가 A급이 되면….”
“아직 C급인 우리들은 같이 게이트에 들어가기 힘들 거예요.”
“최소한 B급까지 성장해야….”
”선우영 씨랑 게이트 들어갈 수 있어요.”
조용석과 김철수는 죽어라 오러를 단련하며, 실력 연마에 들어갔다.
둘 다 재능이 출중하니, 조만간 B급에 올라갈 수 있을 거다.
선우영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눈을 감았다.
“이제 뭘 해야 하나?”
스킬석을 구할 다른 루트도 개척해보고.
대형길드들의 견제에 대응할 방책들도 마련해야겠다.
뭐, 이것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좋지 않을까?
‘A급 승급시험.’
일단 거기에 합격해야 한다.
솔직히 합격은 자신 있었다.
‘그래도 좀 쓸만한 게이트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어?’
좋은 스킬석을 주는 게이트.
그런 곳에 들어가면 승급시험도 합격하고 스킬석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선우영은 간만에 수화기를 들어 서포트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딸깍.
“여보세요?”
서포트 부서의 부장 김말단.
그가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에 전화하네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선우영과 김말단은 나름의 친분이 있었다.
“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실은 구해주셨으면 하는 게이트가 있거든요.”
“말만 하세요. 선우영 씨가 원하는 게이트라면 뭐든 구해다 드리겠습니다.”
김말단이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화곡동 우장산에 나타날 게이트를 확보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화곡동 우장산이요?”
“네. 그쪽에 B급 게이트가 생기면 확보 좀 해주십시오.”
김말단은 고개를 갸웃했다.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선우영의 부탁은 참 특이하다.
꼭 저기에 게이트가 나타날 걸 아는 사람처럼 나오니, 별나단 느낌이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화곡동 우장산에 게이트가 나타나면 곧바로 잡아넣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믿고 맡겨주십시오. 제가 이래 보여도, 한번 찍은 게이트는 반드시 따오는 사람입니다.”
“듬직하네요. 그럼 나중에 밥이나 한 끼 하죠.”
“네네. 그럼 끊겠습니다.”
김말단과 선우영은 통화를 끊었다.
선우영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기지개를 켰다.
그가 원하는 게이트.
거기엔 원숭이 형태의 몬스터가 나온다.
보스는 황금 원숭이.
무시무시한 괴력을 소유했으며 손에 쥔 칼로 싸운다.
게다가 검기까지 사용한다.
‘그 원숭이 녀석들, 지능도 높아서 무리를 지어 다니지.’
하나하나 상황을 뜯어보면 절대 쉬운 몬스터가 아니다.
하지만 선우영에겐 다수를 상대해도 이길 수 있는 비책이 있었다.
‘화염 검기에 저주를 융합시켰으니, 그걸 이용하면 머릿수가 많아도 쉽게 이길 수 있어.’
게다가 게이트를 클리어했을 시, 나오는 보상도 짭짤했다.
‘좋은 스킬석을 얻을 기회잖아?’
선우영이 노리는 스킬석.
그건 바로 [유탄]!
‘이 스킬이 또 화염검기랑 아주 기막히게 어울리거든!!’
이 스킬까지 익힌다면 화염 검기는 어마어마한 범위공격을 손에 넣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