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124화
무료소설 나 혼자 스킬융합: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1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24화
#124화 후계자 수업
텔레비전 아나운서가 아침 뉴스를 전했다.
“크루그먼 길드의 선우영 헌터가 어제 S급 헌터로 승급했단 소식입니다. 그러면 이 일이 앞으로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보겠습니다.”
아나운서는 옆자리에 있던 대학교수를 소개했다.
“성화대 헌터학과 백승한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제 한국에 5번째 S급 헌터가 생겼는데, 이게 어떤 효과가 있는 겁니까?”
“한국이 보다 게이트 안전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국제 신용도 평가가 높아지고, 외국투자자들도 한국 증시에 관심을 둘 겁니다. 특히나 게이트 안전국에 공장이나 산업체들이 몰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말씀은 적극적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단 말씀입니까?”
“네. 보다 강한 헌터가 있는 국가야말로 몬스터로부터 안전하고 일상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요.”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픽.
선우영은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껐다.
자신도 오늘부터 S급이다.
그 덕분에 인터넷이며 뉴스며 전부 자기 이야기뿐이었다.
‘뭐, 난리 날 만하지.’
S급 헌터가 한 명 늘어났단 사실은 국가적 축제였다.
강한 헌터가 많을수록 게이트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되고, 외국 자본이 많이 흘러들어올 수밖에 없다.
공장도 많이 생겨 일자리도 늘어난다.
실업률 저하.
주가 상승.
많은 세수 확보.
그 세수를 통한 복지 및 신규 사업 활성화 등등.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래서 S급 헌터는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인재였다.
선우영은 소파에서 일어났다.
창문을 통해 밖을 쳐다보니,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자길 기다렸다.
‘저게 다 몇 명이야?’
머릿수만 대충 살펴도 100명은 넘어 보인다.
대한민국을 뒤흔들 소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루그먼 길드의 회장 신용한이 충격적인 소식을 발표했다.
- 선우영을 차기 후계자로 키울 생각입니다.
파급력은 엄청났다.
선우영이 미래에 크루그먼 길드를 이끌게 될 거란 의미였으니까.
후계자 경쟁도 끝났다.
남은 사람들이 아무리 대단한 활약을 펼쳐도 S급의 반열에 오른 선우영을 넘어설 순 없었다.
선우영은 양복을 입었다.
현재 시각 오전 8시 30분.
슬슬 출근해야 한다.
정운은 이미 학교에 갔다.
자기만 나서면 된다.
그는 집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포르쉐에 몸을 싣고, 액셀을 밟았다.
부르릉.
포르쉐가 지하 주차장을 나섰다.
“어, 선우영이다!?”
“선우영 헌터님, 인터뷰 한 번만 해주십시오!”
“S급이 된 심경이 어떱니까?”
선우영은 기자들을 무시했다.
100명이나 되는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질문받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또 무슨 질문이 나올지 어떻게 아나? 특종 잡겠다고 무례한 질문이 날아올 게 뻔한데 말이다.
선우영의 포르쉐는 도로를 달렸다.
기자들은 멀어져가는 포르쉐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에잇, 또야!!”
“왜 인터뷰를 저렇게 싫어하는 거야.”
“이런, 썅! 부장한테 또 깨지게 생겼네.”
기자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 * *
길드로 출근한 선우영.
그는 복도에서 김용대 부장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김용대 부장님.”
선우영은 고개 숙여 인사했다.
김용대는 껄껄 웃으며 그의 인사에 대꾸하였다.
“하하하, 이젠 자네가 나보다 더 강하고 직급도 높아질 텐데. 아직도 정중하게 인사하는군, 이거 몸 둘 바를 모르겠는걸?”
“에이, 무슨 농담을 그리 섭섭하게 하십니까? 김용대 부장님께서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주지 않으셨으면 여기까지 성장하는 건 불가능했을 겁니다.”
“하하하, 자네 혼자 성장한 듯싶은데?”
“종종 인생 조언들 해주시지 않았습니까. 여러모로 도움도 주시고. 항상 감사한 마음 갖고 있습니다.”
선우영의 말에 김용대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S급이 되었다고 자만해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선우영은 변함없이 듬직했다.
실력과 인품 모두 맘에 든다.
‘내가 은퇴하더라도 크루그먼 길드는 잘 나가겠군.’
김용대는 그리 판단했다.
그는 선우영과 몇 마디 더 나누고 자신의 부서로 돌아갔다.
선우영은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헌터 5팀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집무실을 바라봤다.
문에 적힌 글자를 읽어봤다.
[선우영 부회장 집무실]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얹었다.
신용한은 자신의 후계자로 선우영을 지목하자마자 부회장으로 승진시켜줬다.
끼이익.
그는 문을 열고 집무실로 향했다.
고풍스러운 의자와 책상.
선우영은 의자에 앉았다.
오늘부터 신용한의 곁에서 후계자 수업을 듣는다.
헌터 5팀은 백영희가 이끌기로 했다.
이미 그녀의 실력은 A급.
조만간 A급 승급시험을 볼 예정이었다.
선우영은 책상에 올려진 서류들을 확인해봤다.
펄럭.
서류가 굉장히 많았다.
특히나 길드에 속한 헌터들의 실력 현황과 발전 가능성이 적힌 정보들이 눈에 띄었다.
길드 회장의 중요 업무.
그중 하나가 실력에 맞는 업무를 맡기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 기초적인 것조차 못하면 길드원들은 전부 떠난다.
‘이야, 우리 길드원들 참 많네.’
이렇게 서류로 한 명 한 명 살펴보니 꽤 숫자가 됐다.
선우영은 의자에 기댔다.
이런 유형의 보고서가 책상에 올려져 있단 건….
‘길드의 모든 정보를 숙지하란 의미겠지?’
그게 신용한이 선우영에게 준 첫 번째 가르침이었다.
‘뭐, 공부 열심히 해야겠네.’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서류를 책상에 올려뒀다.
그때였다.
띠리리, 띠리리.
책상에 올려져 있는 내선 전화기가 울렸다.
선우영은 수화기를 들었다.
“네, 선우영 부회장입니다.”
“선우영이!!”
우렁찬 목소리가 수화기로 들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신용한 회장님?”
“이제부터 헌터 협회에서 열리는 헌터 발표회에 가지 않겠나?”
“헌터 발표회요?”
“왜? 처음 들어보나?”
선우영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런 게 있다고 얼추 들어봤는데……. 발표회에서 뭘 하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하하하. 그러면 꼭 따라와야겠군. 지금 당장 나와 함께 가자고!!”
신용한은 통화를 끊었다.
선우영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고개를 갸웃했다.
헌터 협회에서 하는 발표회.
뭐, 여러 가지 발표가 있기는 한데…… 그게 일반대중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어려운 내용도 많아서 잘 모르는 헌터들이 다수였다.
게다가,
‘발표회의 참가 조건이 길드의 회장과 임원 자격이니까.’
무슨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다.
선우영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이것도 후계자 수업 중 하나라는 거겠지.’
열심히 경청해야겠다.
선우영은 신용한과 헌터 협회로 향했다.
* * *
협회에 도착한 선우영과 신용한.
그들은 복도를 거닐었다.
발표장으로 가는 길에 아는 사람을 만났다.
이한성이었다.
그의 옆에는 이소율도 함께였다.
“어? 선우영 씨.”
이소율이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선우영은 웃으며 인사했다.
“S급 승급 축하드립니다. 크루그먼 길드의 부회장님이 되셨다면서요? 진짜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제가 좀 대단하죠. 근데, 이소율 씨도 발표회 때문에 오셨어요?”
“네. 후계자 수업 일부라서요.”
둘이서 친근하게 얘기하는데, 이소율의 아버지 이한선이 대뜸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선우영 씨, S급 헌터가 된 거 축하드려요. 그나저나 정말로 우리 길드로 이직해볼 생각 없어요?”
그 말을 들은 신용한이 불편한 듯 헛기침을 했다.
“크흠!! 농담이 좀 심하십니다. 이한성 회장님.”
“아, 농담 아닌데.”
이한성이 장난치듯 눈썹을 위로 올리며 말했다.
신용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로 농담이 아니면 싸우겠단 눈빛이었다.
이한성은 웃음보가 터졌다.
“푸하하, 신용한 회장님!! 농담 좀 한 거 가지고 너무 민감하십니다.”
“S급 헌터를 날름 가져갈 생각 하셨으면서 농담이요? 만약 선우영이 이직하고 싶다고 하면, 저랑 법정 싸움해서라도 데려가실 거잖아요.”
“이야, 독심술이라도 익히셨습니까? 제 속마음을 꿰뚫어 보십니다?”
“그러다 나중에 천벌 받아요.”
신용한이 한마디 하자 이한성은 입에 지퍼를 잠그는 시늉을 했다.
조용히 하겠단 의미였다.
그들은 발표장으로 들어가 의자에 착석했다.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인벌 토벌 때 봤던 S급 헌터들부터 중소길드들을 단합시킨 남희찬도 보였다.
이젠 남희찬도 R길드 회장이었다.
중소길드들은 그를 중심으로 모여 단합하였다.
남희찬은 눈인사를 했다.
그와 선우영은 꽤 두터운 친분이 있었다.
여동생이 그를 암살하려고 했을 때, 선우영이 짐꾼으로 변장해서 도와줬으니까.
덕분에 남희찬은 살 수 있었다.
훗날 국제 길드를 창설하려 할 때, 남희찬이 도와줄 수 있으니 친분을 잘 유지하는 게 좋았다.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의자에 허리를 기댔다.
곧이어 단상으로 홍대호가 올라왔다.
“그럼 정기 발표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발표회에 참석해주신 길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홍대호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오고.
PPT 발표가 시작됐다.
처음엔 신종 몬스터의 약점 및 퇴치법이 나왔다.
선우영도 다 아는 내용이다.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는 심드렁한 얼굴로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두 번째 발표 주제 앞에선 그의 눈빛도 또렷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 저런 걸 가르쳐준다고?’
별생각 없이 듣고 있던 그가 목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였다.
전 세계 마석 채취량과 거래 근황.
그것도 어제 자료였다.
신용한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정보를 들었다.
선우영도 이 정보의 중요성을 알아챘다.
마석의 채취량과 거래 근황은 아주 중요한 데이터였다.
‘마석의 시세를 알 수 있으니까.’
어느 국가에 팔아야 더 비싸게 값을 받을지 알 수 있다.
세 번째 주제도 의미 깊었다.
어느 기업이 어떤 몬스터 시체 부산물을 필요로 하는가, 그걸 국제 단위로 상세히 가르쳐줬다.
몬스터 시체 부산물을 가진 길드가 어디에 팔아야 할지 가르쳐준 셈이다.
‘원래 이런 정보는….’
솔직히 말해 영업을 뛰던가, 발품을 팔아야 얻을 수 있다.
한국의 어느 기업이 몬스터 시체 부산물을 구입하겠다고 공고하면, 그쪽에 길드들이 몰릴 수 있다.
판매 경쟁이 심화할 거다.
하지만 국제단위로 판매 루트가 넓어지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해진다.
그러니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경우엔 대형길드보단 중소길드들이 반길 정보겠군.’
선우영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외에도 스킬석 획득 숫자라던가, 헌터들의 증감 추세.
게이트의 발생 빈도까지 가르쳐줬다.
게이트 발생 빈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최후의 S급 게이트.’
그게 나타나기 전까지 게이트는 등장 빈도수가 점점 늘어난다.
그것도 높은 등급으로!!
그 때문에 국제 길드 창설은 시기의 문제였지,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뭐, 국제 길드 창설이 빨라질수록 이런 문제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발표회가 끝났다.
선우영과 신용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봐, 선우영.”
“네. 회장님.”
“자네가 볼 적에 이번 발표회는 어땠지?”
선우영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전부 이야기해줬다.
신용한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끄덕였다.
“그래, 잘 봤네. 이런 정보를 쥐고 있어서 헌터 협회의 위상이 높은 거야.”
“길드들이 필요한 정보. 그걸 제공해주는 역할로 협회가 길드들 사이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군요.”
“그래. 우린 그들의 정보가 필요하니까.”
“권력은 정보에서 나온다?”
“정확히 봤네. 협회에 의견을 피력할 순 있어도 거스르지 말게. 정보 취득에 불리해질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선우영은 명심하겠단 표정을 지었다.
신용한은 맘에 들었는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발표회도 끝나고.
이제 크루그먼 길드로 돌아가려는 순간.
홍대호가 선우영을 불렀다.
“선우영 부회장님.”
“아! 네. 무슨 일이십니까?”
“실은 헌터님을 만나 뵙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십니다.”
“네? 누굽니까?”
선우영이 묻자 홍대호가 귓속말로 대답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