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1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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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45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16화
#116화 로얄 젤리
소녀에게서 살기가 폭사했다.
동시에 오러의 기운이 느껴졌다.
선우영은 역시나 싶었다.
그래, 이상했지. 어떻게 이 상황에서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게 말이 되나.
선우영은 소녀를 적으로 인식했다.
그리고 불꽃을 열기를 키웠다. 저주의 효과로 이제부터 그녀는 몸이 난도질당하는 고통을 맛볼 거다.
“큭!!”
소녀는 신음을 흘렸다.
몸을 난도질당하는 통증이 전신을 강타했다.
참을 수 없었다.
“이 자식!!”
소녀는 위로 치솟아 천장을 부수고 밖으로 나갔다.
천장이 부서지며 건물 잔해가 떨어졌지만, 선우영은 맹화의 폭발력을 이용해 전부 튕겨냈다.
콰아앙.
소녀는 본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의 몸이 아니다.
곤충의 육체.
사람과 흡사하지만, 전혀 다르다.
분명 얼굴은 사람이다.
그러나 목 아래는 인벌들을 닮아있었다.
등 뒤에는 날개가 달려 있었고, 목 아래로 털이 나 있었다.
갑각류처럼 딱딱한 피부가 보였다.
손가락은 3개.
선우영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생긴 걸 보니, 인벌 여왕인가.’
모든 퍼즐이 맞아떨어졌다.
왜 인벌들과 유충들이 이곳에 몰려 있었는지, 왜 그렇게 처절하게 싸웠는지 말이다.
‘여기에 인벌 여왕이 있어서 그랬어.’
현재 쓰시마 섬에 있는 인벌 여왕은 2마리다.
둘 다 한곳에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따로 찢어져서 활동하는 모양새다.
선우영은 인벌 여왕을 노려봤다.
놈은 입도 뻐끔거리지 않고 텔레파시로 대화를 걸었다.
- 눈치가 빠르군. 내 정체를 알아내다니. 인간치고 쓸만하구나.
선우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아까 전, 한국어로 대화한 건 텔레파시를 이용한 거겠지.
인벌 여왕들의 특징이었다.
텔레파시로 말을 걸고, 적당히 속이기 위해 입만 뻐끔거렸을 거다.
두꺼운 옷을 입은 이유는 몸을 숨기기 위해서.
다만,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게 있었다.
“어떻게 인벌 여왕이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아무리 인간과 흡사하다지만, 팔다리나 육체의 구조가 비슷한 정도일 텐데.”
인벌의 얼굴은 인간과 벌의 형태를 반반 섞었다.
대표적으로 눈이 다르다.
눈의 구조는 벌을 닮아있었으니까.
그런데 저 인벌 여왕은 다르다.
어째서일까?
- 타고난 스킬이 있어서 얼굴까진 변신할 수 있었는데. 들켰으니 필요 없겠군.
인벌 여왕은 텔레파시를 보내며 피식 웃었다.
곧이어 녀석의 얼굴이 변했다.
손으로 안면을 쓸어내리자, 인벌의 본래 모습이 나타났다.
선우영은 눈 밑이 꿈틀거렸다.
이제 알겠다.
‘특수한 스킬로 얼굴만 사람으로 변했단 건가?!’
본래 쓰시마 토벌전에서는 한일 양국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온다. 헌터들의 피해도 컸다.
아마, 저 녀석 때문이겠지.
‘아까처럼 생존자로 위장해 헌터들을 사냥할 계획이었구나.’
간악한 녀석이다.
사람의 동정심을 이용해 함정을 파다니.
‘용서가 안 되는 놈이군.’
그리 생각할 때쯤.
콘크리트 바닥을 가르고 인벌과 유충들이 등장했다.
“젠장, 함정이었나.”
“빌어먹을.”
선우영의 일행들은 욕설을 내뱉었다.
안 그래도 연이은 전투로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였다.
“선우영 씨, 이제 어떡합니까?”
“지시를 내려주세요.”
다들 검과 창으로 주변에 있는 인벌을 겨누며 소리쳤다.
선우영은 고심했다.
‘몇 마리인지 감도 안 잡히네.’
일단 더럽게 많다.
이놈들 하나하나 다 상대했다간 아무리 자신이라도 체력이 못 버틸 거다.
그렇다고 여기서 도망치면?
‘인벌 여왕은 하루에 알을 200~300개 정도 낳아. 이대로 놓치면 인벌과 유충의 숫자가 불어나 상대하기 어렵겠지.’
선우영은 작전을 수립했다.
아주 간단했다.
‘인벌 여왕만 해치우고 이곳을 탈출한다.’
그거면 된다.
녀석만 죽이면 당분간 인벌은 태어나지 않는다.
남은 로열젤리로 새 여왕이 나타난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터.
남은 녀석들은 나중에 해치워도 된다. 지금은 오로지 눈앞의 인벌 여왕만 쓰러뜨리는 걸 생각했다.
선우영이 일행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저 혼자 인벌 여왕을 처치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미리 퇴로를 만들어주십시오.”
일행들은 침을 삼켰다.
굉장히 담백한 어투로 지시를 내렸지만, 저거 해내기 무진장 어려울 거다.
하지만 이해는 됐다.
여기서 인벌 여왕을 놓치면 앞으로가 고달파질 거다.
선우영은 무선 이어폰으로 해변을 사수하던 헌터들에게 연락을 넣었다.
“여긴 A팀 토벌대. 인벌 여왕과 조우했다. 현재 인벌과 유충에게 포위를 당한 상태다. 지원요청 바란다.”
그걸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선우영은 허공을 밟아 뛰며 인벌 여왕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부우웅.
다른 인벌들이 선우영의 앞길을 막았다. 자신들의 여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선우영은 화염을 인벌들에게 쏘았다.
길을 뚫으려 했는데.
워낙 숫자가 많아서 불태워도 길이 뚫리지 않는다.
부우웅.
녀석들은 선우영에게 달려들었다.
입 안에 있는 독침을 앞세워서!
선우영은 이미 독에 대한 내성이 있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문제는 인벌 여왕이다.
녀석은 부하들에게 모든 처리를 맡기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여기서 놓치면 장기간 전투가 이어질 거다.
거기다 저놈은 한반도를 노린다. 만약 부산에 몰래 당도해 세력을 불리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다.
부우웅.
인벌들이 상하좌우 모든 곳에서 선우영을 덮쳤다.
햇볕조차 들어갈 틈이 없는 포위망. 선우영의 시야에 인벌들의 징그러운 얼굴만이 드리웠다.
“선우영 씨!!”
“이런 젠장.”
일행들은 기겁하며 그 광경을 지켜봤다.
속이 울렁거렸다.
설마 천하의 선우영이 이렇게 당해버린 건가?!
이제 어떡해야 하나.
머릿속이 혼란에 빠져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때였다.
느닷없이 인벌 여왕이 도망치는 방향으로 무언가가 반짝였다.
햇볕에 반짝이는 칼날.
일행들은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인벌 여왕은 가슴을 꿰뚫린 채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녀석의 모가지를 누군가 움켜쥐고 있었다.
일행들은 말을 더듬었다.
“저, 저건. 설마?!”
“선우영 씨?”
어마어마한 인벌 무리에게 포위당해 공격당했던 선우영.
그러나 어느새인가 인벌 여왕의 앞에 이동해 있었다.
선우영에게는 맹화 이외에도 다른 스킬이 있다. 투명화 스킬이 말이다.
몸을 투명화시키고.
심지어 텔레포트까지 가능하다.
투명화 상태에서 공격하면 일시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거기에 인벌 여왕이 당했다.
녀석은 몸을 덜덜 떨며 눈앞에 있는 선우영을 바라봤다.
- 사, 살려주면 뭐든 해주겠다. 그러니 제발…….
선우영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가슴을 꿰뚫은 칼날을 돌려 뺐다. 그러자 핏물이 촤아악 분수처럼 쏟아져나왔다.
인벌 여왕의 눈동자가 메말라갔다.
생기를 잃어갔다.
선우영은 인벌 여왕의 털 속에 묻어있는 무슨 물체를 발견했다.
물컹거리는 물체.
선우영은 그걸 손으로 낚아챘다.
‘로열젤리?’
운수가 좋다. 이걸 여기서 얻게 된다니.
나중에 복용해야겠다.
선우영은 호주머니에서 비닐 주머니를 꺼내 로열젤리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모든 인벌들이 선우영에게 달려들었다.
완전 악에 받쳐있었다.
선우영은 확인 사살 차원에서 인벌 여왕의 목을 잘랐다.
머리와 분리된 몸통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선우영은 녀석의 머리마저 땅바닥을 향해 휙 던졌다.
그러나 인벌들은 여왕의 시체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여왕은 죽었으니까.
모든 인벌들이 선우영과 그가 챙긴 로열젤리를 바라봤다.
이제 저게 필요했다.
새로운 인벌 여왕을 탄생시키려면 로열젤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종족의 번식을 이어갈 수 있다.
“쳇.”
선우영은 혀를 찼다.
인벌 여왕을 죽이고 로열젤리도 얻었지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인벌의 숫자가 너무 많다.
숨 고를 틈도 없다.
여태껏 전투 치르느라 체력소모도 심한데 말이다.
게다가 일행들은 아직 퇴로를 만들지도 못했다.
뭐,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워낙 인벌의 숫자가 많으니 해내기 어려웠을 거다.
‘젠장, 이래선 도망도 힘들겠는데?’
싸우긴 해야 할 것 같다.
선우영은 화염을 쏘아 인벌들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어떻게든 무사히 도망쳐야 한다. 일행들까지 데리고서!!
‘정면 돌파?’
그게 가능했으면 벌써 했다.
‘분신을 이용한 미끼 작전?’
그것도 안 된다.
그게 통할 정도로 인벌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
“크아악!!”
일행 중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선우영은 아래를 바라봤다.
인벌과 유충에게 공격당하는 일행이 보였다.
상처가 심각하다.
게다가 한둘이 당한 게 아니다.
제법 여럿이 당했다.
선우영은 곧바로 아래로 내려가 인벌과 유충을 해치웠다.
그리고 부상자에게 포션을 던져줬다.
자상하게 치료해줄 시간 없다.
지금도 인벌과 유충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려오고 있다.
‘위기네.’
혼자라면 어떻게 도망치겠지만, 일행들을 두고 갈 순 없다.
‘방법이 없을까.’
인벌들을 베어내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해답이 안 나왔다.
인벌들은 파도처럼 몰려왔다. 햇빛마저 가릴 정도로 촘촘한 포위망을 형성했다.
선우영은 이를 악물었다.
머릿수가 주는 압도감.
티끌만 한 희망도 없어 보이던 그때!!
화아악.
갑자기 노란빛이 물결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선우영은 갑자기 힘이 생겨났다.
피로가 풀리며 오러와 근육이 증대되는 걸 느꼈다.
‘이건 설마?!’
그는 빛이 펴져 나온 시작점을 바라봤다.
“선우영 부장님!!”
조용석이다. 그가 군용트럭을 타고 깃발을 높이 들었다.
덕분에 버프가 들어왔다.
그의 옆에는 김철수와 백영희 그리고 정운이 있었다.
또 다른 트럭에는 이소율이 보였다.
다들 선우영의 지원요청을 듣고 달려온 모양새였다.
그들 뿐만이 아니다.
트럭 뒤에는 탱크가 보였고, 해변을 지키고 있던 A급 헌터들도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선우영은 입꼬리를 씨익 울렸다.
자신은 강해졌지만, 반대로 인벌과 유충들은 약해졌다.
거기다 다른 A급이 합류했다.
상황이 반전됐다.
“타이밍 딱 좋게 지원군이 도착했네.”
그는 인벌들을 노려봤다.
“그럼, 벌레 놈들아. 그러면 마저 싸워볼까?”
화르륵.
용광검에 화염이 맺혔다.
인벌 때문에 고생 좀 했으니, 이젠 되갚아줄 시간이다.
선우영이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 * *
부르릉.
트럭이 움직였다.
선우영은 덜컹거리는 트럭 안에서 팔짱을 끼었다.
그 많았던 인벌을 싹 토벌했다.
사망자는 없었다.
적당한 타이밍에 지원군이 도착한 덕분이었다.
“이야, 어떻게 도망칠까 고심하던 그때 다들 등장하다니! 무슨 영화 보는 줄 알았습니다.”
선우영이 우스갯소리를 냈다.
뭐, 실제로 그랬다.
완벽한 타이밍에 도착한 동료들 덕분에 위기를 벗어났다.
김철수는 가슴을 두들겼다.
“아, 선우영 부장님이 지원 요청하셨는데 어떻게 뭉그적뭉그적 오겠습니까? 한걸음에 달려왔죠.”
“맞습니다!”
조용석이 옆에서 맞장구쳤다.
정운은 질세라 소리쳤다.
“저도 아저씨가 위험할까 봐 얼른 가자고 했어요.”
“그래, 고맙다.”
선우영은 정운의 머리가 헝클어질 정도로 쓰다듬어줬다.
백영희는 안도했단 표정을 지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그 둘은 그윽한 눈빛을 나눴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백영희는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닦달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A급 헌터들을 가능한 많이 데려야 가한다고 주장했던 인물도 그녀였다.
김철수는 큰 목소리를 냈다.
“백영희 씨가 얼마나 선우영 부장님을 걱정하던지, 빨리 가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셨다니깐요?! 그렇게 목소리가 큰 백영희 씨는 처음 봤습니다.”
“……그만 하세요.”
백영희는 얼굴을 붉혔다.
선우영은 그녀가 마음 써줘서 고마웠다.
김철수는 이어 이소율도 칭찬했다.
“백영희 씨가 A급 헌터를 가능한 한 많이 데려가야 한다고 했는데, 군인들이 살짝 주저하더라고요. 그때 이소율 씨가 나서서 한 번에 설득해주셨습니다.”
“오호, 그렇습니까?”
선우영이 흥미롭단 얼굴을 했다.
헌터의 재능만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람들 설득하는 재주도 있었을 줄이야.
그건 미처 몰랐다.
이소율은 자신만만하게 어깨를 폈다.
“선우영 씨의 라이벌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떠드는 사이.
해변으로 도착했다.
몬스터와 싸우느라 부상당한 사람들은 포션으로 치료를 받았다.
군인들이 말해주길 S급 토벌대가 마지막 인벌 여왕을 무찔렀다고 한다.
이제 인벌의 숫자가 늘어날 일은 없다.
급할 필요 없다.
느긋하고 꼼꼼하게 섬에 남아있는 인벌을 처치하면 됐다.
‘이제 좀 편해지려나.’
선우영은 기지개를 켰다.
그런데 인벌 여왕을 무찌르고 돌아온 S급 토벌대에 색다른 인물이 끼어있었다.
신용한이 선우영을 불렀다.
“이보게, 선우영이!”
“네. 회장님.”
“자네를 보고 싶단 분이 계시네.”
“예? 누구십니까?”
신용한은 턱짓으로 한 인물을 가리켰다.
선우영은 자신을 보고 싶단 사람을 바라봤다.
“어?! 저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