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융합 1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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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0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나 혼자 스킬융합 169화
#169화 탈환전의 결과.
벨제부브는 빠르게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뭐야? 이 자식 어디 갔어?’
선우영은 투명화를 써서 놈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환영진을 사용했다.
그러자, 벨제부브와 파리들이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크윽?!”
벨제부브는 환영을 보았다.
눈앞에 커다란 고기가 놓여있는 환영.
육즙이 줄줄 흐르고.
맛있는 냄새마저 나는 듯했다.
벨제부브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갑자기 눈앞에 거대한 고기가 있다?
비정상적이다.
그리 생각했는데, 자꾸만 본능이 먹으라고 부추겼다.
점점 생각이 단순해졌다.
의심이 사그라들었다.
환영진의 무서운 점은 환영이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마저 지배하는 효과에 있었다.
벨제부브가 환영 속 고기를 먹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선우영은 용광검의 검강을 더욱 강화했다.
벨제부브의 등 뒤.
놈의 갑옷과 투구 사이에 생긴 아주 미세한 틈.
그곳에 칼날을 쑤셔 넣었다.
일정 시간 동안 회복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스킬, 출혈.
그 효과가 발동했다.
“크윽!!”
벨제부브는 신음성을 터뜨렸다.
목덜미 쪽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평소라면 금방 회복되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다?’
벨제부브는 그제야 환영진의 효과에서 벗어났다.
놈은 뒤를 향해 철퇴를 휘둘렀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선우영을 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휘익.
선우영은 쉽게 뒤로 뛰어 피해냈다.
철퇴는 그의 몸을 스치지도 못했다. 선우영은 녀석의 빈틈을 계속해서 노렸다.
갑옷의 관절 부분.
그 빈틈에 칼날을 쑤셔 넣어 계속 상처를 입혔다.
벨제부브는 격노했다.
회복되지 않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점점 불리해졌다.
관절이 베여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았다.
특히나 목덜미에 생긴 상처.
‘피가 너무 많이 흐른다.’
군단장 수준의 생명력 덕분에 버텼지, 본래였다면 첫 번째 일격에 사망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지구의 인간이 이 정도라고?’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정도 실력이면 군단장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최소한 레비아탄급이야. 내가 어떻게 해볼 만한 상대가 아니야.’
선우영은 벨제부브와 싸우며 시간을 쟀다.
‘3분 15초.’
상처가 치료되지 않도록 만드는 시간은 5분이 한계다.
남은 시간 고작 1분 45초.
‘슬슬 승부를 걸어야겠군.’
선우영은 다른 스킬을 발동시켰다.
본래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스킬을 동시에 발동한 사람은 여태까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선우영은 가능했다.
‘수노 광산에서 얻은 붉은 스킬석.’
그것 덕분에 다른 스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다.
‘뭐, 10분이 한계이지만.’
선우영은 황금 가루를 만들어냈다.
그걸 비수로 만들었다.
회복되지 않는 상처. 그곳에 비수를 꽂아 넣고 독을 주입했다.
“크으윽!!”
벨제부브는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치료되지 않는 상처.
거기에 독이 주입되자 현기증이 올라왔다.
“빌어먹을!!”
벨제부브는 욕설을 지껄였다.
머리가 어지럽다.
구토 증상까지 나타났다.
심장이 타들어 간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커헉, 커헉.”
각혈을 동반한 기침이 터져 나왔다.
몸이 뜻대로 안 움직인다.
관절이 베이고 중독당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선우영은 혀를 찼다.
‘가능하면 나도 한 방에 보내고 싶지. 근데 이 녀석 생명력이 심각하게 끈질긴데?’
아주 징글징글할 정도였다.
갑옷의 틈새로 입힐 수 있는 상처는 전부 입혔다.
선우영은 벨제부브의 몸속에 박힌 비수의 크기와 무게를 확 늘렸다.
살을 파고 들어가 거대해진 비수.
반대편 살가죽을 뚫고 나왔다.
“커헉!!”
그게 심장을 타격했다.
어디 심장뿐이었겠는가, 관절은 물론이고 척추까지 건드려 움직임을 완벽히 봉쇄했다.
‘제기랄!!’
벨제부브는 눈이 시뻘게졌다.
굴욕이다.
루시퍼를 제외하면 군단장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방어 능력을 지녔는데.
그런데 그런 자신이 이런 꼬락서니라니?!
움직임을 봉쇄당한 벨제부브.
선우영은 녀석의 안면에 발차기를 날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부러진 치아가 옥수수처럼 입 밖으로 쏟아졌다.
쿠웅.
육중한 몸무게를 자랑하는 벨제부브.
녀석이 지상으로 추락하자 거대한 구덩이와 함께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다.
선우영은 황금 가루를 재차 생성해 방패를 만들었다.
반짝.
방패에 빛무리가 모이기 시작했다.
콰아앙.
방패에 모인 빛이 쏘아졌다.
“크아악-!!”
기합인지 비명인지 모를 괴성을 질러대는 벨제부브.
녀석은 광선에 직격당했다.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으니 너무나 당연했다.
‘이 스킬은 뭐야!?’
갑옷이 광선에 닿자마자 바스러지듯 사라진다.
‘극한으로 응축한 오러를 쏘아서 공격하는 건가? 이런 스킬을 어떻게 익혔지?’
곧이어 살가죽도 사라졌다.
핏물도 안 나온다.
마치 육체 자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
“커어억!!”
어마어마한 고통이 전신을 강타했다.
벨제부브는 벌레처럼 몸을 꿈틀거리다 이내 빛무리와 함께 사라졌다.
시체도 남지 않았다.
모든 게 분해되어 사라져버렸다.
선우영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꽤 귀찮은 상대였다.’
그는 벨제부브가 있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극한 재생능력.
그리고 방어력.
그것 때문에 힘으로 찍어누르지 못하고 뛰어난 전투 센스로 무찔렀다.
물론 광선을 쏘면 녀석을 분해해 쉽게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스킬은 단점이 너무 명확해.’
오러 소모가 너무나 심하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심신이 지칠 지경이다.
그러니 신중해야 했다.
‘일대일 전투, 그리고 반드시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만 써야 하지.’
빗맞았다간 오히려 선우영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이 스킬을 쓰기 전에 항상 적들이 움직이기 힘든 상황을 만들었다.
“자, 벨제부브도 해치웠으니.”
선우영은 허공에 거대한 불길을 만들어냈다.
어마어마한 열기.
적들에게 고통을 선사하는 열기가 자비 없이 지상을 강타했다.
“끄아악.”
“으아아악.”
몬스터들은 고통에 시달렸다.
선우영은 아군을 향해 소리쳤다.
“벨제부브를 쓰러뜨렸다. 우리의 승리는 사실상 확실시 되었다. 남은 잔당들을 모조리 소탕하라-!!”
그의 말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헌터들은 함성을 질렀다.
“우와아아!!”
“몬스터들을 모조리 추살하자!!”
김철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목청껏 웃었다.
“역시 선우영 회장님!! 이길 줄 알았다니까.”
“우리도 분발하죠.”
정운은 신난 얼굴로 소리쳤다.
그림자를 파도 모양으로 만들어 몬스터들을 공격해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았다.
몬스터들은 식겁했다.
벨제부브도 죽은 이 마당에 싸움은 무슨 싸움인가.
도망쳐야지.
그런데 정운의 그림자에 발목이 잡혀 움직이질 못했다.
설상가상 선우영의 열기가 만들어낸 고통에 오장육부가 전부 뒤틀리는 기분이다.
도망도 싸움도 힘들었다.
페일이 은빛 기사단을 향해 소리쳤다.
“동포들이여, 형제들이여!! 몬스터들을 모조리 죽여라. 복수하자. 우리의 울분을 씻어내자-!! 오늘 우리는 헤스본을 탈환할 것이다.”
은빛 기사단들은 싸우는 도중 눈물이 왈칵 터졌다.
빼앗겼던 조국.
드디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
복받치는 감정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싸우자. 나라를 되찾자.”
“국왕 폐하, 우리의 모습을 천국에서 지켜보소서”
“헤스본을 위하여!!”
은빛 기사단들은 몬스터들을 도륙 내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총을 쏘았다.
“단 한 마리도 놓치지 마.”
“단 한 마리라도 도망치면, 우리가 어나더에 왔단 사실을 다른 군단장들이 알게 될 거야.”
“그걸 막아야 이점을 유지할 수 있어!!”
“발사, 발사.”
탱크와 총구가 불꽃을 뿜었다.
포탄과 총탄이 멀리 있는 몬스터들을 죽였다.
그렇게 전투는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급습한 탓에 몬스터들은 전서구를 날려 다른 군단장들한테 연락할 수 없는 상태였고.
그 결과.
헤스본 탈환에 완벽히 성공했다.
주변에 쓰러져있는 몬스터 시체.
땅바닥은 핏물로 웅덩이가 졌고, 헌터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김철수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운도 그랬다.
조용석은 부서진 건물 잔해에 앉아 손등으로 땀을 닦았다.
백영희는 칼을 검집에 넣었다.
길었던 전투가 드디어 끝났다.
페일과 은빛 기사단들은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해냈다.”
“헤스본을 탈환했다.”
“벨제부브를 쓰러뜨렸어. 우리가 해냈다고.”
은빛 기사단들에게 감격이 밀려왔다.
조국을 되찾았단 생각에 공기가 맑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동시에 슬픔도 느꼈다.
이 좋은 순간에 다른 동료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이미 죽었던 동료들이 말이다.
만약 살아있었다면 같이 얼싸안고 함께 춤췄을 거다.
조국을 되찾았지만.
동시에 희생된 사람도 많았다.
잃어버린 것도 적지 않다.
국왕 폐하는 돌아가시고, 더 이상 남은 왕족도 없다.
새로운 왕을 선출해야 한다.
백성들은 또 어떤가.
너무나 많은 사람이 벨제부브의 먹잇감이 되어 죽었다.
물자와 자원도 부족하다.
식량은 당연하고.
무기조차 변변치 않은 상황.
흩어진 백성들까지 모으는 걸 생각하면…….
“할 일이 태산이네.”
페일은 그리 중얼거리며 태양을 바라봤다.
선우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뭘 그리 걱정하세요. 지구에서 가져온 물자가 얼마나 많은데. 지원 팍팍할 거니까, 걱정을 붙들어 매세요.”
“감사합니다.”
페일은 선우영에게 고개를 숙였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았다.
전부 선우영이 옆에 있어 줬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헤스본은 여전히 벨제부브의 것이었을 거다.
“정말 감사합니다.”
페일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다.
뒤이어 은빛 기사단이 선우영에게 무릎 꿇으며 고개 숙였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
마지막으로 페일이 무릎 꿇으려 하자 선우영이 팔뚝을 붙잡아 말렸다.
“그만 하세요. 우리 사이에 이러면 오히려 섭섭합니다.”
“선우영 씨.”
“나중에 맥주 한잔 쏘는 걸로, 어때요?”
“그거 좋네요.”
페일과 선우영은 피식 웃었다.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얹었다.
“자, 그럼. 이제 헤스본의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데.”
선우영이 말하자 페일이 숨을 길게 내쉬며 걱정스러운 언사를 내비쳤다.
“왕가의 핏줄이 끊어졌으니, 새로 왕을 추대해야 하는데……. 적당한 인물이 생각나지 않네요.”
“네? 무슨 소리세요?”
“……?”
“페일 씨가 왕이 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네에?!”
페일은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단 듯이 말이다.
* * *
루시퍼.
군단장 1위인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무기 조달이 늦어.’
마몬이 제조한 무기가 오지 않는다.
평소였다면 벌써 왔을 텐데.
‘날 견제하느라 그런 건가? 군단장 1위가 되고 싶어서?’
그럴 수 있다.
마몬은 자신을 시기했고 질투했다.
그럴듯한 이야기다.
하지만,
‘각 군단장에게 무기를 만들어 조달하는 건 마몬의 일이거늘.’
그것도 사이타나의 명령이다.
‘그런데 갑자기 무기 조달이 늦는다? 그건 사이타나 님의 명령을 무시하는 것과 똑같다.’
마몬이 질투를 보이긴 했어도, 사이타나의 명령을 무시한 적은 없었다.
‘느낌이 좋지 않은데.’
루시퍼는 성벽에서 블레셋이 있는 방향을 쳐다봤다.
‘설마, 페일이 지구에서 돌아왔나? 마몬이 녀석에게 당해서…….’
루시퍼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놈은 자신의 수하를 불렀다.
“벨리알.”
검은 날개를 가진 여성이 루시퍼의 뒤로 날아와 무릎을 꿇었다.
“부르셨습니까, 루시퍼 님.”
“무기 조달이 되지 않는다. 마몬의 상태를 살펴라. 만약 적들에게 죽었을 경우 전투를 피하고 빠르게 돌아와 보고하라.”
“알겠습니다.”
벨리알이 날갯짓하며 블레셋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