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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76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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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76화

제1장 무신 대 혈신 2 (1)

 

천지만물을 압도하는 존재감.

단 두 명이 뿜어내는 위압감이 자금성 전체를 뒤덮고도 남았다. 자금성조차 무진과 무성의 존재감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쩌저저저적!

기세로 인해서 건청궁에 균열이 발생하며 허물어져 갔다. 예리한 칼과 같은 바람이 대기를 휘저었다. 그저 마주 보고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극의 기운이 발현되었다.

천지자연마저 지배하는 압도적인 두 존재가 1장 거리까지 접근했다.

철무성은 내부에 숨 쉬고 있는 혈신의 기운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 무진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혈신에 대항할 수 있는 자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무진도 철무성을 본 순간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무공을 완성한 순간부터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는 만나지 못했다. 중원을 대표하는 천하16대고수조차 무진에게는 평범한 무인과 다르지 않았다.

씨익!

희열(喜悅).

무진과 무성은 웃었다.

대적할 수 있는 호적수의 등장에 전율과 동시에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무인의 전사적 습성이었다. 그들은 피를 흘리는 전투만이 살아가는 흔적을 남길 수 있다고 여겼다.

-대륙을 지배할 정복자.

-초원의 제국을 부활시키려는 제왕.

지금까지의 목적은 거추장스러운 것들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 전투를 통해 강함을 증명하고 싶은 무인의 본능이 눈을 떴다.

폭풍 같은 기세, 산악을 지배하는 패도적인 기운이 하늘을 관통했다.

우우우우우웅!

눈과 눈이 마주치고, 기세와 기세가 부딪쳤다.

호각지세(互角之勢), 백중지세(伯仲之勢), 용호상박(龍虎相搏).

어느 누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폭풍이 휘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함과는 차원이 달랐다. 강함을 초월한 절대자들만이 지닐 수 있는 지고의 경지에 올라서 있었다.

“황궁을 수호하는 자인가?”

“아니.”

“그렇겠지. 너만한 자가 있다면 저런 버러지 같은 놈이 황제가 되지는 않았겠지.”

무진과 무성에게 명 제국의 황제 따위는 버러지에 불과했다. 죽일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놈이었다. 명 황제는 무진과 무성에게 잊힌 존재가 되었다.

그는 힘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반쯤 실신해 있었다. 황제의 기백과 기품 따위는 애초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대륙을 지배할 자.”

“그렇군. 하지만 내가 있는 이상 대륙을 지배할 수는 없다.”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당연하지.”

“좋군. 그럼 어디 실력을 볼까.”

“좋지.”

무진과 무성은 서로를 인정했다. 그러자 좀 전의 사나운 기세와는 차원이 다른 극강의 기운이 소용돌이쳤다. 세상을 압도하는 폭풍 같은 기세가 확장되어 나갔다. 반경 50장이 기세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

휘이이이이이잉!

카카카카카캉!

칼을 맞대고 대결을 하는 듯한 파공성이 퍼져 나갔다. 실제로 바람은 명검의 날카로움을 능가하고 있었다. 바람에 닿는 모든 것들이 여지없이 잘려나갔다. 거친 기세는 멈출 줄 모르고 솟구쳐 올랐다.

무진의 기세는 패력이다. 그에 맞서는 무성의 기세는 혈기였다.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교차되어 어우러졌다. 화살이 발사되기 직전의 숨 막히는 순간이다.

무진과 무성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자존심은 하늘도 꺾을 수 없다. 하늘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패력이 무진의 전신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혈신의 기운이 무성을 휘감았다.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먹이를 노리는 야수와 같은 광폭함이 번뜩였다. 눈빛만으로도 절대고수를 제압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무공이 극에 이르면 세상만사에 달관하여 무아의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물욕에서 벗어나 만상의 조화를 이루어 우화등선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무진과 무성은 달랐다. 욕망의 절제 따위는 없다. 본능이 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것이다.

파팟!

신형이 움직였다.

바람을 없앴다. 바람마저 무용지물이다. 흔들림조차 없는 무진과 무성의 신형은 바람을 초월하였다. 마치 공간을 이동한 것처럼 보였다. 3장 안에서 무진과 무성은 서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모든 공간 안에 무진과 무성이 있는 것 같았다.

초식의 형은 무진과 무성에게 의미가 없다. 그저 뻗고 휘두르는 것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무적의 무공이 되었다.

무진의 주먹에 와류가 형성되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빨려 들어갔다. 사방을 옥죄는 무시무시한 기류였다. 그저 주먹을 움켜쥐었을 뿐인데, 그 힘의 여파가 상상을 불허하고 있었다.

무성의 주먹에도 붉은 기류가 휘몰아쳤다. 그 역시 사방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기운을 발산하여 와류를 형성한 것이 아니다. 그저 힘의 중심점을 형성했을 뿐이다. 소용돌이치는 물의 정중앙이 고요한 것처럼 중심에 서 있는 무성은 한 점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다.

둘의 공격은 비슷했다. 형을 초월한 주먹질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위력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전부를 초월했다. 천하무림의 정점에 올라선 무진과 무성의 무력이 발휘되었다.

슈웅!

쿠꽈꽈과과꽝!

권에서 뻗어 나온 바람과 바람이 부딪쳤다. 권풍과 권풍이 충돌을 일으키자 그 주변이 초토화되었다. 단 일수에 거대한 웅덩이가 생겨났다.

대포에 점화가 된 순간이다. 일수는 시작에 불과했다. 무진과 무성의 권풍이 자금성 전체를 무대로 펼쳐졌다.

푸우웅! 꽈과과광!

권풍에 맞은 전각과 궁이 폭탄을 맞은 것처럼 통째로 소멸되어 버렸다. 무성과 무진은 주변의 상황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무진은 권풍에 패력을 담았다. 응축된 기운은 강기와 강환을 넘어섰다. 이제까지 전력을 쏟은 상대는 아무도 없다. 사부에게조차 진실 된 힘은 보이지 않았다. 그 절반에 달하는 무력으로 천하무림을 집어삼킬 수 있었다.

“재밌군!”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맞수를 만나는 순간부터 무진은 과거의 무진이 아니게 되었다. 호적수로 인해 무진의 내부에 숨 쉬고 있는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그것은 무성도 마찬가지였다. 혈신의 기운을 완벽하게 갈무리했다고 여겼지만 그 힘은 아직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제대로 된 적수가 없는 경우 힘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력이 가일층하는 무진과 무성이다.

무진은 살천마해를 사용하지 않았다. 투선문의 살천마해가 살인을 위한 최적의 무공이라고 했지만 결국에는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무진은 살천마해를 완벽하게 하나로 융합한 상태다. 따라서 무진의 무공은 살천마해의 형을 초월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무진의 일격이 섬광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혼을 무너뜨리는 살천마해의 무혼살이 녹아들었다.

추우우웅!

공간을 뚫어버린 무진의 일격이 무성의 얼굴을 스쳤다. 가공할 회전력을 머금은 권격이 혈기를 흐트러뜨렸다. 혈신의 기운이 보호하고 있는 무성의 육신에 상처를 입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성은 눈썹 하나 끄떡하지 않고 반격을 가했다.

주르르륵!

무진과 무성의 뺨에 핏물이 흐른다. 수라탄강기와 혈천강기가 운용되는 신체는 강기도 튕겨내 버린다. 권격으로 인해 상처가 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더군다나 직접적인 타격도 아니었다. 그 위력은 고스란히 서로의 반대편을 박살내 버렸다. 반경 100장이나 되는 궁이 산화되는 말도 안 되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몇 수의 공방으로 1천 장에 달하는 공간이 쑥대밭이 되었다. 명 제국의 화려함과 굳건함을 상징하는 자금성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전의와 투지가 불타올랐다. 무성과 무진의 뺨에 흐르는 핏물은 순식간에 멈추었다.

몸의 자체적인 재생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인간의 상식을 불허하는 괴물들의 사투였다.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려는지 눈빛이 달라졌다. 거리를 둔 공격으로는 무용하다는 것을 체감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몸과 몸이 부딪치는 치열함이 남아 있을 뿐이다.

쿠우우웅!

5장을 격하고 부딪쳤다. 자금성이 들썩이는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일권과 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촌각의 거리조차 무의미한 상황에서 서로의 공격은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가거나 막혔다.

수라탄강기와 혈천강기가 부딪치며 서로의 중심에 타격을 주었다. 산을 뭉개버리는 극강의 타격임에도 불구하고 무진과 무성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는 미소가 걸리고 있었다.

파파파파파팟!

40장 밖에서 공수를 주고받던 무진이 어느새 10여 장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공격을 막고 밀리는 순간 활로를 열기 위해서 거리를 벌리다가 역습을 가한 것이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은 쉬지 않고 지속되었다. 핏빛 강기와 청색 강기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러나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그 무시무시한 위력에 어둠마저 진저리를 쳤다.

 

자금성의 서북쪽에서 일을 주도하고 있었던 주하영은 한밤중의 소란에 놀랐다. 무엇이 어찌 된 일인지 살피려고 할 때 상상하기도 두려운 기운이 용트림을 하듯이 퍼져 나왔다. 감히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을 지경이다.

“도대체 이게 뭐야?”

절정고수인 주하영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에 떠는 것은 주하영뿐만이 아니었다. 밀천의 십대고수들조차 낯빛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그들의 실력은 주하영보다 위에 있었다.

“인…간의 기운이 아닙니다!”

“만약 인간이라면 맞서선 안 됩니다!”

밀천의 고수들이 두려움에 미리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천주인 주하영은 그 모습에 화를 내지 못했다. 그녀조차 두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자금성 전체를 뒤흔드는 기운이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여기까지 소름끼치는 기파가 전해졌다.

어찌해야 할지 답을 내놓기 힘들었다.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 밀천의 수호대주 조진형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그의 얼굴에는 다급함과 더불어 절망감이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이냐?”

“그…것이!”

설명하기도 난감했다. 그가 멀리서 본 것이 사실인지 환상인지 감이 잡히지도 않았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서 믿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침입자입니다!”

“수는?”

“그것이 1명입…니다!”

“뭐라고!”

“그로 인해 황궁의 금의위가 전멸하고, 수만의 병력이 일수에 소멸되었습니다. 그는 인…간…이 아닙니다!”

수호대주 조진형의 말을 들은 주하영과 밀천십대고수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금의위의 무력을 알고 있는 그들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조진형의 말을 흘려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끊임없이 상승하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느끼자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느껴지는 기파는 한 명이 아니에요. 적어도 둘이잖아요!”

“그렇습니다. 누군가 싸우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조진형의 설명대로라면 침입자는 인간의 경지를 한참이나 벗어난 존재다. 그런 존재와 쌍벽을 이룬다는 것은 상대 역시 인간의 경지를 벗어났다는 뜻이 된다. 황궁에 그런 괴물이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주하영은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생각 같아서는 괴물들의 면상을 대면해 싶었다. 그러나 감히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솔직히 기파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침입자가 누군지 알고 있나?”

“정확한 정체는 모릅니다. 저도 멀찍이 떨어져 있었기에 무사했을 뿐입니다. 다만 초원의 제왕이라고 했습니다!”

“초원의 제왕이라!”

“아무래도 그들인 것 같습니다.”

초원의 제왕을 칭하는 세력은 한 곳뿐이다. 명 제국 이전에 대제국을 건설했던 원 제국이다. 원에 의한 중원대륙의 수탈과 탄압은 극에 달했었다.

당시의 일은 중원인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다. 명 제국으로서는 가장 껄끄러우면서 적대시하는 세력이다. 또한 일전에 주하영을 납치하려고 했던 세력과 일치했다.

주하영은 오싹한 한기를 느꼈다.

‘설마 나를 노리고!’

몽고놈들이 미치지 않고서 황궁을 노리지는 않을 것이라 여겼다. 대범함을 넘어 무모한 짓이었다. 그러나 지금 느껴지는 존재가 주하영을 노린다면 황궁이라고 해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황궁수비군을 일수에 피떡으로 만들어 버리는 존재를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빌어먹을! 왜 자꾸 나를 노리는 거야! 내가 예쁜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하는 것 아냐!’

놈이 무슨 목적으로 자신을 노리는 알고 싶었다. 이유라도 알고 있으면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은 황궁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주하영은 고민이 되었다. 빠져나간다고 해도 어찌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인간의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를 맞상대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이대로는 제국을 보전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잠시만 더 기다려 봐야겠어.”

“위험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그자를 상대하는 자가 이기기를 바라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침입자를 막는다는 것은 황궁을 수호하는 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 되었다. 만약 주하영이 생각하는 대로라면 제국은 훌륭한 아군을 얻는 것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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