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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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4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0화 운수 좋은 날 (2)
“허억, 흐어어억…….”
산적 두목 - 브루노는 스태프를 집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슬쩍 주변을 둘러보자, 이미 그의 부하들 – 즉 산적들은 절반이 넘게 흙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제, 젠장할.”
다행히 가슴이 들썩거리는 것으로 보아 죽은 이는 없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전력이 안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브루노는 스태프를 강하게 움켜잡고, 자신과 부하들을 이렇게 몰아놓은 이들을 노려보았다.
아직 10대로 보이는 금발 머리의 소년과 자줏빛 머리의 소녀.
그리고 남색 머리의 두 쌍둥이 소년까지.
갈색 로브를 입은 4명의 견습 마법사들이, 이쪽을 경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신체 강화마법도 안 쓰는 견습들이 저렇게 움직여?!
브루노는 다시 스태프를 꽈악 쥐면서, 10여 분 전의 일을 떠올렸다.
-모,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브루노와 산적들은, 줄줄이 나온 마법사들을 보는 순간 동시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올렸다.
그들의 이런 반응은, 너무나도 당연한 행동이었다.
전력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3위계 메이지인 브루노는, 만약 20여 명의 부하와 자신 혼자 싸우더라도 그들을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의 부하 중, 그리 대단한 전사는 없었으니까.
즉, 자신과 부하들의 전력은, 3위계 메이지 둘에게도 밀린다는 소리였다.
-산적들? 참 간만이우!
-그러게. 이 주변은 예전에 우리가 다 족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저쪽엔 4위계 세이지만 최소 둘이다. 견습들은 내버려 두더라도, 3위계 역시 추가로 둘이 더 있었고.
덤볐다간, 그대로 몰살이었다.
-마침 잘 됐군. 쥬드, 에리나, 듀나스, 듀렌즈. 전투 준비해라.
-네에?
-예, 옙!
그런 와중, 왜인지 이 일행의 리더로 보이는 적갈색 머리의 메이지가 이상한 제안을 해왔다.
-너희들. 이 4명과 전투를 벌여봐라. 만약 이긴다면 그냥 놓아주지.
-저, 정말이십니까?!
-그래. 대신 살상마법은 서로 금지다. 아, 이쪽은 4명이니까 덤으로 신체 강화마법도 안 쓰는 것으로 해두마.
-야, 약속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브루노와 부하들은 겨우 살아날 길이 보여, 간신히 작게 웃었다.
딱 봐도, 싸움 경력이 거의 없어 보이는 어린애들이다.
거기에 견습 마법사들의 전투력을 가장 쉽게 올려주는, 신체 강화마법마저 쓰지 못하는 핸디캡까지 있다.
-자식들아! C 형태로 덤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최선을 다해!
-예, 옙!
수 명 단위로 나눠진 부하들이 이리저리 움직여 혼란을 주고, 그 사이 자신이 하나씩 제압한다.
비록 부하들 몇 명은 쓰러지더라도, 전체적으로 무난히 자신들이 이겼어야 하는 전력이었다.
그런데…….
“하압!”
자주색 머리의 소녀가, 돌진하는 산적의 몽둥이를 가볍게 피해, 마법 화살을 날렸다.
퍼어억-!
“끄어억-!”
다행히 살상력은 없었는지, 그 산적은 두 눈깔을 뒤집고 기절하는 데서 그치긴 했다.
“하아압-!”
아예 옆에선, 금발 머리의 소년이 스태프로 산적을 후려 패고 있었다.
따악-!
“으악!”
종아리를 제대로 맞은 산적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자 금발 소년은 재빠르게 스태프 끝에 실드를 치곤 그것으로 거침없이 후려쳤다.
빠악-!
“켁-!”
이 모든 게, 신체 강화마법을 걸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그들의 기본 신체 능력은 성인 남성인 부하들보다 훌쩍 앞서있었다.
“젠장!”
브루노는 자신의 앞에서 마법을 전부 막아내고 있는 남색의 쌍둥이를 노려보았다.
분명 자신이 내는 공격 마법은, 저 쌍둥이가 치는 두 겹의 실드보다 화력이 강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저 호흡이 딱딱 맞는 쌍둥이는 교묘하게 각도를 비틀어, 자신의 마법을 빗겨서 막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파앗-
브루노는 재빨리 신체 강화마법을 건 후, 혼자 조금 떨어져 있는 소녀를 목표로 삼은 채 달려 나갔다.
다다다-
순간적이지만 기사급의 스피드를 낸 그는, 쌍둥이 소년들을 간단히 제쳤다.
그리곤 소녀를 향해 왼손을 내밀었다.
“하앗-!”
파지직-
그의 숨겨진 비장의 수인, 전격 마법이 작렬했다.
브루노의 왼손에서 나온 하얀 번개가, 재빠르게 소녀를 노리며 뻗어나갔다.
비록 위력은 약하지만, 속도를 비약적으로 올린 그만의 커스텀 마법이다.
이것에 기습당한 마법사는, 막으려는 시도도 하지 못한 채 맞고 기절하는 게 보통이었다.
‘기습당한’ 마법사는 말이다.
“에잇!”
언제 눈치를 챈 것일까.
에리나는 이미 단단한 실드로 몸을 지키고 있었다.
파스스-
속도만 빠른 그의 번개가, 혼신을 다한 그녀의 실드를 뚫지 못하고 여러 갈래로 나눠 바스러졌다.
“헤헤. 이미 한 번 크게 당해 봤으니, 이젠 소리만 들어도 눈치 챌 수 있어요!”
아니, 난 지금 처음 쓰는데.
허탈한 눈을 한 브루노에게, 금발 머리 소년과 남색 머리의 쌍둥이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큭!”
주변을 보니, 이미 부하들은 죄다 눈을 까집은 채 기절해있었다.
죄다 당한 것이다.
“하아-.”
브루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젠 더 떨어질 곳도 없었다.
흑마법사에 산적 두목이란 지위만으로도 이미 바닥까지 내려간 줄 알았는데.
설마 바닥에도 그 밑이 있을 줄이야.
지하까지 처박힌 자신이, 너무도 한심해서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번뜩-
브루노는 다시 눈을 떴다.
길게 찢어진 그의 눈 속에선, 무언가에 대한 강한 의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끝날 수는 없었다.
“……!”
네 명의 소년 소년들이 그 눈을 보고 경계를 높이는 그 순간, 브루노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쿵-
앞으로 뛰어들어 무릎을 꿇고는, 재빠르게 이마를 흙에 박은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절절하고도 구슬픈 목소리로 목숨 구걸을 시작했다.
“저희가 졌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아앗-!”
“…….”
“……큭큭큭.”
모두가 할 말을 잃은 사이, 유렌의 웃음소리와 애절한 브루노의 목소리만이 산길 위로 울려 퍼졌다.
* *
“그, 그러니까 이 산과 주변 땅의 새 주인이시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보다, 너 생각보다 간도 크군.”
“예, 에?”
“이 땅. 원래 공주님의 땅인 거 몰랐나? 그런 곳에서 불법 침입에, 미수라지만 산적질 시도까지. 잡히면 평범한 교수형으로 끝날 리가 없을 텐데?”
“히이익-!”
유렌과 함께 산길을 오르던 브루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약 30여 분 전.
유렌은 강력한 삶의 의지를 가진 브루노가 살짝 마음에 들었는지, 노집사에게 그의 산적단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아, 저자가 흑마법사 브루노입니까? 그와 그 패거리라면 알고 있습니다. 세력도 약하면서 사람도 죽이지 않는다고 하여, 괴짜로 이름이 알려져 있죠.
물론 수배가 걸려있긴 합니다마는.
그가 악질적인 악당은 아니라는 말을 듣자, 유렌은 조금 더 마음에 들었는지 그에게 살길을 제시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의 주인은 공주님이 아니라 나다.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제대로 길 안내만 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약속하지.”
“예엡-! 감사합니다! 나으리!”
‘마침 잘 됐군. 비공식적으로 활용 가능한 메이지와 일꾼 20여 명이라. 쓸모가 많겠어.’
유렌은 산적들의 치료와 감시를 위해, 견습 제자 4명과 노집사. 그리고 실행부대원 중 페닌을 산 밑에 머무르게 했다.
‘아직 애들은 그 변종과 만나는 건 위험해. 뭐, 그래도 아까 싸우는 걸 보니 제법 성장은 한 모양이지만.’
그렇게 전투력이 있는 유렌과 레이칸. 그리고 실행부대원 2명이, 브루노와 더불어 산을 쑥쑥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그 변종이란 놈은 어떻게 생긴 괴물이야? 얼마나 특이하게 생겼기에?”
실행부대원 중 하나가, 호기심이 어린 말투로 브루노에게 물었다.
“음, 그게…… 상당히 특이합니다. 아마도 베이스는 트롤로 보입니다만…….”
브루노는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해하며 답했다.
사실 놈과 맞닥뜨린 첫 전투만 제외하면. 계속 도망만 다녀 놈에 대한 정보는 많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브루노는 그걸 지금 굳이 그대로 얘기할 정도의 바보는 아니었다.
“일단 색깔은 황색이 아니라 옅은 파란색에, 보통 트롤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그만큼 힘이 강했고요. 하지만, 뭣보다 무서운 건-.”
꿀꺽-
브루노는 침을 삼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놈의 앞에선, 마법이 이상해진다는 겁니다.”
“마법이 말임까?”
레이칸이, 이게 무슨 말이지 하는 표정으로 브루노를 바라보았다.
워낙 험악한 그 얼굴에, 브루노는 잠시 손발이 조금 떨렸지만, 꾹 참고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일단 마법 저항력이 강한 거야 둘째치더라도, 그놈 곁에 있으면 뭐랄까…… 제대로 안 써진다고나 할까요? 신체 강화마법이 중간에 훅 풀려버리더군요. 그래도 발걸음은 느린 편이라 간신히 도망치긴 했습니다만은.”
“……확실하군.”
“예?”
유렌은 브루노의 말을 듣고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음을 확실하고 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두 실행부대원에게 고개를 돌린 후,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놈의 앞에선, 신체 강화마법은 쓰지 마십시오. 금방 풀려버릴 테니까.”
“예?”
“……진짭니까?”
유렌은 반신반의하는 실행부대원들에게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었다.
놈은 ‘페나단의 악몽’을 먹고, 몸이 변화된 변종 몬스터였다.
* *
페나단의 악몽.
10여 년 후. 전장은 물론, 일반 전투에서도 마법사들의 신체 강화마법을 전부 사장해버린 기념비적인 ‘독초.’
원래는 아주 극소수의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보기 드물지만, 한편으론 그저 평범한 독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독초를 기름과 함께 빻은 후, 불에 태우기만 하면, 말 그대로 마법사들에게 악몽이 시작되었다.
-뭐, 뭐야! 갑자기 왜 신체 강화마법이 풀리는 거지??
-너, 너도 그래? 이런 젠장! 놈들이 저렇게 몰려오는데!
-으아아악!
페나단 평지에서 벌어진 제국과 왕국의 대규모 야전.
그때까지 압도적으로 유리하던 마도 왕국은, 그 야전 한 방으로 엄청난 수의 마법사를 잃고 수도 베르헨 근처까지 밀리게 되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하면서도 허무했다.
바로 제국의 기사나 병사들이 각자 주머니에 넣은 한 독초의 잿가루 때문이었다.
-저, 정말로 놈들이 그 빌어먹을 녹색 빛을 못 내뿜잖아?
-으하하하! 이 약초 잿덩이 만세다! 쓸어버려!
겨우 타다 남은 잿덩이에서 나오는 미미한 향기만으로, 반경 수백 미터의 신체 강화마법‘만’ 해제시켜 버리는 말도 안 되는 효과.
원래는 이름조차 없는 희귀한 독초였지만, 그 이후로 ‘페나단의 악몽’이라 불리게 된 이 독초는 참으로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렇게 소량의 향기로, 다른 것도 아닌 신체 강화마법만 해제하는가.
왜 그렇게 희귀했던 독초가, 그 야전 이후 전 대륙 곳곳에서 흔히 자라게 되었는가.
아니, 애초에 누가 이 효과를 알고 제국의 상위층에 알려 보급을 했는가.
이 모든 것은 그 빌어먹을 ‘흑막들’이 드러나는 수년 후까지 풀리지 않는 대표적인 의문들이었다.
어쨌건, 왕국의 마법사들은 모두 머리를 싸매고 독초의 해독을 고민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무슨 수를 써도 소용이 없어! 설사 호흡을 막아도, 그 잿가루가 수십 미터 근방에 있으면 마법이 분해되어버리네!
-360도 구형으로 모든 걸 틀어막으면 되긴 한데……. 그러면 이쪽도 움직이지 못하니 의미가 없지 않은가!
마법사들은 결국 신체 강화마법을 포기했다.
제국뿐만이 아닌, 용병이나 산적까지 잔뜩 채취해서 태우고 다니는데, 뭘 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기껏 이쪽에서 모아 태워봐야, 저쪽에서 금방 자라나니 소각시켜도 소용없었고 말이다.
독초의 효과를 받지 않는 새로운 강화마법을 개발해보기도 했지만, 효율이 너무 낮아 쓸모가 없었다.
‘……뭐 지금 생각하면, 그 신체 강화마법 자체를, 흑막 놈들이 예전에 만든 것이겠지.’
유렌은 산의 정상으로 올라가며,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보통의 인간이 만들었다기엔 효율성도 너무 좋았고, 또 독초 하나에 힘없이 무력화되는 것도 이상했다.
애초에 처음 만들 때부터, 그것을 사장 시킬 방법 역시 만들어 두었다고 봐야 했다.
결국 그 마법은 놈들이 멋대로 주었다가, 멋대로 빼앗은 것에 불과했다.
마치 인형에게 장난감 칼을 쥐어 줬다가, 마음대로 다시 빼앗은 것처럼.
“바로, 저 위입니다.”
“알겠다. 그럼, 여기는 우리가 처리할 테니, 넌 밑에서 보고 있어도 상관없어. 도망치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도, 도망은 안 칩니다. 그래봐야 금방 잡혀 목이 매달릴 게 뻔한데요. 그럼 힘내십시오!”
타다닥-
재빠르게 삶의 의지를 챙기며 물러나는 브루노를 보곤, 유렌은 슬쩍 웃음을 지었다.
전장에서 하도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잃은 탓일까?
저렇게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은 싫지 않았다.
“자. 그러면 여기서부턴 정상을 포위하는 형태로 갑시다. 제 왼쪽으론 레이칸. 오른쪽으론 둘이 함께 가십시오.”
“알겠슴다!”
“옙.”
유렌에 지시에 따라 각기 갈라진 일행은 조금씩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미래에도, 이렇게 가끔 ‘페나단의 악몽’을 먹고 변형되어 향기를 뿜어내는 몬스터가 있었다.
다만, 그때는 하도 독초가 흔해져서 덤으로 나타난 돌연변이인 줄 알았는데, 설마 이 시대에도 있을 줄이야.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건가?’
독초에 중독된 놈들은, 사냥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독초 근처에 멍하니 서 있는다.
즉, 놈들을 찾으면 곧 근처에 그 독초가 있는 셈이었다.
‘독초를 찾으러 산 전체를 뒤지지 않아도 되니까.’
킁킁-
바로 그때. 유렌의 코에 아주 약간의 달콤하면서 시큼한 향기가 들어왔다.
꿀과 오래된 식초를 섞은 듯한, 전장에서 항상 맡고 다녔던 이 냄새.
태우지 않아도 맡을 수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이 근방에 자생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왕이면, 좀 많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는데’
퍼트리든 써먹든, 어떻게 이용하든 아직 희귀한 풀이다. 가능하면 많은 게 앞으로의 계획에도 좋았다.
“모두. 이 근방에 놈이 있는 것 같으니 조심……!”
유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캬아아아-!!”
거대한 푸른색 털 뭉치가 고함을 지르며 달려 나왔다.
보통의 트롤보다 1.5배는 큰, 4m 가까이 되는 그놈은, 쿵쿵거리며 가장 가까운 레이칸에게 달려들었다.
“흐아아압!”
레이칸 역시 사람의 허벅지만한 두께의 스태프를 붕붕 돌리며, 들이닥치는 트롤을 노려보았다.
“지금 간다! 레이칸! 음? 크억!”
“캬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두 실행부대원에게도 비슷한 덩치의 변종 트롤이 달려들었다.
변종 몬스터는 한 마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여기에도 또 있고 말이지. 흠, 네가 보스냐?”
“크캬아아아악-!!”
그리고 유렌의 앞에, 다른 변종 놈들보다 더욱더 커다란- 5m는 훌쩍 넘는 은청색 털의 트롤이 나타났다.
다른 두 놈과는 다르게, 이마엔 여러 개의 뿔까지 돋아난 그놈은, 유렌을 보며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이거, 그 독초가 얼마나 많으면 이런 놈까지 나와?”
유렌은 진하게 미소 지으며, 스태프를 강하게 잡았다.
예상치 못한 변종 몬스터 패거리와의 만남.
과연 이것이 행운일까 불행일까.
그거야 이놈들에게 당하면 불행이겠고, 잡으면 행운이겠지.
그리고, 유렌은 당연히 이 상황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덤벼봐라. 이 독초에 취한 반쪽 유인원 자식아.”
“크캬아아아아-!!”
유렌은 스태프의 끝에서 돌돌 도는 변형된 실드 창날을 느끼며, 그대로 – 그 창날을 발사시켰다.
푸우욱-!
“크캬아악-?!”
산꼭대기 근방.
보스 트롤의 분노어린 비명과 함께, 인간과 변형 트롤들의 전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