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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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9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4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4화 없으면 만들어라 (3)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은 유렌은, 쓰러진 자신의 제자의 곁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아아아악-! 내, 내 팔!”
“썅! 너, 넌 뭐야?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두 흑마법사가 각자 큰 소리를 질러댔지만, 유렌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적을 견제하긴 커녕, 쓰러져 있는 에리나에게 마력을 퍼부어 그녀 위로 반원 모양의 실드를 친 것이다.
상당한 마력을 쏟아 부은 두 겹의 강력한 실드는,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튼튼히 완성되었다.
“너! 네가 그 유렌이란 새끼군! 네놈이 지금, 누구를 공격했는지 아나?!”
양손에서 작은 번개를 들고 있는 흑마법사가, 이를 으드득 갈며 외쳤다.
“글쎄다. 곧 자기 발로는 걷지도 못할 쥐새끼?”
“……! 이, 이 자식이!”
의뢰인 쪽에서 놈을 직접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그의 뇌 속에 그런 당부 따윈 남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자제력이 충분했다면 흑마법사가 됐을 리가 없다.
단지 지금 그의 뇌에 있는 것은, 동료가 다쳤다는 불쾌 1%와 자신이 모욕당했다는 분노 99%였다.
“뒈져!”
지지지직-!
전격을 다루는 흑마법사가 온 힘을 다해 번개를 끌어 모으는 그 순간.
“두 개째.”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온 유렌이, 마력이 담긴 주먹을 휘둘렀다.
빠드드득-
“끄아아아아!”
흑마법사의 왼쪽 팔에 정확히 틀어박힌 유렌의 오른 주먹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뼈를 우그러트렸다.
“아아아아악! 미친! 이, 이게 뭐야?!”
흑마법사의 얼굴이 의문과 고통으로 가득 찼다.
분명 7~8m가량은 떨어져 있던 유렌이, 한순간에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부작용을 각오한, 아주 고강도의 신체 강화마법이라도 썼다면 몰라도 상대의 몸엔 녹색 빛 하나 없었다.
‘대체, 뭐가 뭐야……?!’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의 의문은 곧바로 사라졌다.
“세 개째.”
뻐어어억-!
“끄어어어억!”
마력이 담긴 유렌의 오른발이, 흑마법사의 왼쪽 정강이를 호쾌하게 차버린 것이다.
팔다리의 뼈가 부서지는 고통이, 거센 격류처럼 그의 전신에 타고 흘렀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이를 너무 강하게 깨물었는지, 쇠 맛이 느껴졌다.
도저히 의문 따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이, 이런 씨팔!”
쿼터스태프를 맞고 한쪽 팔이 부러진 흑마법사가, 그 꼴을 보더니 이를 악물며 캐스팅을 끝냈다.
“일어나라!”
부스스슥-
한쪽 팔만 부러진 흑마법사의 앞에서, 흙으로 만든 인형이 일어섰다.
대략 건장한 성인 크기의 이 흙인 형은, 움푹 파인 눈구멍으로 유렌을 노려보았다.
클레이 고렘보다 한 단계 낮은 단계의 소환수 – 클레이 돌이 굵은 팔을 휘두르며, 유렌에게 달려들었다.
“좋아! 머리를 빠개버려! ……어?”
신나게 한 손으로 클레이 돌을 조종하던 흑마법사의 얼굴이 굳었다.
‘뭐, 뭐야? 크, 클레이 돌이 안 움직여!’
흑마법사는 이를 앙다물고 마력을 퍼부어가며 애를 썼지만, 클레이 돌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건 마치, 엄청나게 큰 거인이 클레이 돌의 조종을 강제로 뺏은 듯한…….
부스스-
“허접하군.”
“……?! 설, 설마 네놈이!”
까딱-
유렌이 검지를 움직이자, 클레이 돌은 그 즉시 뒤를 돌아, 움푹 파인 눈구멍으로 흑마법사를 노려보았다.
“마, 말도 안 돼! 소환수의 통제권을 이렇게 쉽게 뺏는다고?! 그럼 최소한 2레벨의 차이는 나야……!”
말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클레이 돌이 냉큼 원 소환자에게 달려가, 그의 왼팔을 힘껏 후려쳤다는 것이었다.
우드드득-!
“크아아아아아!”
어두운 골목길에서, 팔다리가 부러져가는 흑마법사들의 처절한 비명이 계속되었다.
* *
“으……으어.”
“아……아.”
꿈틀꿈틀.
인간 애벌레.
심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말보다 지금의 두 사람에게 잘 맞는 말은 없었다.
두 흑마법사는 양팔, 양다리가 모두 분질러진 채, 땅 위를 꿈틀꿈틀 기고 있었다.
“와~. 좋은 취미네요~!”
어느샌가 나타난 셀레나가, 두 흑마법사의 꼴을 보고 싱글싱글 웃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시간에 올 수 있었으니.”
“당신한테 고맙다는 말을 듣다니~! 이거 참 기쁘네요~?”
약 20여 분 전.
유렌의 지령으로 에리나의 주변을 살피던 셀레나는 납치 준비를 하는 두 흑마법사를 발견, 유렌에게 곧 흑마법사들이 에리나를 습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흠, 혹시나 했는데……. 알겠습니다.
셀레나와 그녀의 부대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유렌의 호위.’
셀레나는 호위 대상의 부탁으로 정찰 등 이런저런 잡일들은 받아 들였지만, 다른 사람의 호위는 거절했다.
그건 엄연히 유렌의 호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호위가 되는 것이니까.
셀레나는, 의외로 임무의 큰 틀에 대해선 부하들보다 훨씬 고지식한 편이었다.
유렌은 셀레나에게 간단한 감사 인사를 한 후, 쓰러져 있는 에리나에게 다가가 실드를 해제시켰다.
“화상이 꽤 크게 났는데요~? 치료 마법사를 부를까요~?”
“그럴 필욘 없습니다.”
파아앗-
밝고 따뜻한 빛이 에리나의 전신에 달렸다.
유렌의 마법은, 절대 초급 치료 마법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에리나의 화상을 아물게 했다.
화상이 어떻게 피부를 상하게 하는가를 알고 있는 지식.
그리고 그 얇은 피부 사이사이를 절묘하게 통과하는 섬세함.
이 두 가지가 더해지자, 마치 중급 치료 마법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저 사람은 못 하는 게 뭘까~?’
유독 치료 마법이 약한 셀레나가, 유렌의 치료 마법을 보며 입술을 핥았다.
공격 마법은 말 할 것도 없고 치료 마법까지. 게다가 아까 보여준 것은…….
조금 전, 전격 마법을 지지직거리는 애송이를 상대할 당시.
셀레나는 골목의 어둠 속에서 분명히 보았다.
유렌이 몸의 마나를 마치 기사와 비슷하게 다루는 것을.
‘……신체 강화마법 대신~ 기사처럼 순수한 마력으로 몸을 강화시키며 움직이고 있었어~.’
물론, 진짜 기사에 비하면 아직 육체도, 신체에 순수하게 쌓은 마력도 적은 편이니 확실히 그보단 모자라긴 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도록 정교한 마력의 컨트롤과, 믿기 힘들 정도의 숙련도의 체술로 그것을 커버하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흑마법사의 앞으로 한순간에 나타난 그것은 분명 기사의 기술이었다.
신체의 마력을 소규모로 폭발시켜, 그 반동으로 단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기술 ‘돌격’.
예전 셀레나가 하마터면 그 기술에 목이 날아갈 뻔했던지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흐음~. 기사라~?’
그녀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굳이 ‘기사’라는 단어를 넣고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 유렌이 하는 훈련이 기사의 방식과 닮았다는 것을 재인식했다.
‘……재밌네~!’
마법사가 기사 식으로 훈련을 한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조합이, 실은 이미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게 아닌가.
부르르-
역시, 재미있는 게 계속 튀어나온다.
셀레나는 흥분으로 몸을 조금씩 떨며, 제자를 치료하는 유렌을 지켜보았다.
아니, 지켜보려 했다.
“세이지 셀레나.”
“네~? 무슨 일이시죠~?”
“저 애벌레 놈들의 심문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죽지만 않게 하고, 모든 정보를 토해 내게 말이죠.”
부르르르르-!
유렌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시키기 전까진 말이다.
아아. 이 얼마나 멋지고, 오래간만에 듣는 말인가. 심문!
“기꺼이요~!!”
셀레나는 히죽히죽 웃으며 꿈틀거리는 애벌레들에게 다가갔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비명을 지를지, 기대하면서.
* *
약 30여 분 후.
인적이 없다시피 한 어느 뒷골목.
심문을 끝낸 셀레나는, 유렌의 부탁으로 에리나를 데리고 여자 숙소로 돌아갔다.
만족으로 빛나는, 반짝반짝한 얼굴로 말이다.
그 대신, 페닌을 비롯한 셀레나의 부하 대원 4명이 모여 자초지종을 들었다.
“이런 망할 놈의 새끼들! 싸그리 죽여버리겠수다!”
제자들과 같이 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애들에게 약하기까지 한 페닌은 당연히 분노로 길길이 날뛰었다.
그리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제자들에게 조금씩 정이 들기 시작한 다른 부대원들도 좋은 얼굴은 아니었다.
“그 두 명은 이미 세이지 셀레나에게 심문을 받았습니다.”
“아, 음. 죽이겠단 말은 취소우다. 이미 죽음보다 못한 꼴이 되었겠수.”
“……쯧쯧.”
“재수도 없지.”
하지만 그들의 그런 분노는 유렌의 말에, 금방 푸시식 식어 내렸다.
그 셀레나의 심문이다.
목숨만 살아있지 정신이나 육체 모두 멀쩡하진 않을 것이다.
대원들 사이에는, 이미 ‘만약 자신들이 당할 바에는 그냥 목숨을 끊는 게 낫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니.
어쨌든, 그 심문을 통해 알아낸 것은 여러 가지였다.
-메그, 메그넘! 그 자작가인 그곳! 그놈들이 데려오라고……! 히이이익! 다 말했으니, 제발, 제발 살려줘! 으아아아악!
이미 짐작은 한 데려오라는 놈들의 정체부터.
-그래서~? 그 귀여운 아가씨를 어디로 납치하려고 했지~?
-흐어어엉. 조, 조금 벗어난 외곽 지역에 있는…… 그 가문의 별장입니다! 거기 헛간에 잡아 놓은 놈이랑, 저희가 잡아갈 사람이랑 합쳐서 뭘 어떻게 한다고……!
저, 정말 그 내용은 몰라요! 끄아아아악!
그곳의 관련 장소까지.
유렌은 조용히 4명의 실행 대원들을 둘러보았다.
“난 지금부터 그곳에 가서, 사람 하나 구하고 깽판을 좀 쳐볼까 하는데. 말릴 사람 있습니까?”
“…….”
아무도 말이 없었다.
원래 호위 대상이 ‘위험한 상황’에 가는 건 당연히 말려야 하지만…….
대원들이 스스로 본 것과 대장에게 들은 것을 취합하면, 지금 이 행동으론 그가 위험에 빠질 거란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았다.
“그럼, 난 잠시 다녀올 테니, 따라오시든 아니든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탓-
유렌이 그렇게 말하고 허공에 몸을 띄우자, 곧 페닌이 그를 따랐다.
“훈련 때 신세를 졌고, 앞으로도 질 건데 그냥 놀고 있진 않겠수다! 사실 에리나를 노린 것도, 아직 화가 다 안 풀리긴 했수!”
할 말은 다 하고 가는 페린을 보고, 다른 부대원들도 피식거리면서 공중에 몸을 띄웠다.
“대장도 없어서 임무 위반이니 뭐니 하는 소리도 안 듣겠고…… 거기에 일단, 재미있어 보이지?”
“뭐, 요새 근질근질하니까.”
“그럼 너도 훈련이나 해 보던가. 페린 저 놈은 아예 죽으려고 하던데? 근질거릴 틈도 없을 걸?”
“흐음, 진짜 한번 해 볼까?”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말이다.
* *
짜아악-!
어느 외각 지역 쪽에 있는 허름한 헛간.
땀과 오물과 먼지가 그득히 찬 이곳에, 가죽과 가죽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벌써 죽은 거야? 할아범. 힘 좀 내봐.”
“쿨럭, 쿨럭-.”
“그래, 아직 안 죽었네! 이래야, 우리 가문의 전 2집사답지!”
“……도련님.”
그 외에 소리는, 20대로 들리는 젊은 청년의 거만한 목소리와, 다 죽어가는 노인의 신음소리 뿐이었다.
“응? 하하. 이제 와서 반 시체가 말을 하네? 좋아. 난 관대하니까, 들어주겠어. 뭔데? 유스니안 할아범.”
“전, 정말 배신을…….”
메그넘 가문의 옛 2집사. 유스니안이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다시 한 번 청년의 손이 휘둘러졌다.
짜아악-!
“컥…….”
마르고 상처투성이로 묶인 노인의 몸에, 작지만 질긴 말채찍이 파고들었다.
노인 – 유스니안은 순간 정신을 놓을 뻔했지만, 이를 악물며 간신히 참았다.
‘안 돼, 내가 정신을 잃으면…… 수잔이…….’
노인은 초인적인 인내로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자신을 벌레 보듯 보고 있는 도련님에게 의식을 쥐어짜며 말했다.
“무능도…… 잘못이니, 제 잘못이…… 분명 맞습니다. 하지만, 정말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50년 넘게. 충성을 다해온 가문을…… 배신할 리가…….”
“닥쳐!”
파악-!
청년은 흥분하여 말채찍을 옆으로 집어 던지고는,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 보물이 발견되기 전부터 도망간 놈의 말을 믿으라고?! 그건 분명, 네가 보물이 있다는 걸 알고, 놈에게 일부러 넘긴 거겠지!”
“……전, 정말 몰랐습…….”
“닥쳐, 닥쳐, 닥쳐! 그럼 그게 다 누구 잘못이라는 거야! 애초에, 네놈이 교섭을 잘못해서 던전까지 넘기게 된 거잖아! 그걸, 숙부님 핑계나 대고!”
“…….”
노집사 – 유스니안은, 이미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했다.
자신은, 무슨 말을 해도 죄를 덮어씌워져서 죽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예, 도련님…… 모두, 이 미천한 자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제 아내…… 수잔은 죄가 없습니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늙어빠진 아녀자일 뿐입니다……. 전 어떻게 되든 좋으니, 그녀만큼은…….”
“……응? 수잔?”
씩씩거리던 청년은,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그대로 낄낄거리며 웃었다.
“푸하하핫! 어쩐지 미칠 정도로 끈질기다 했더니만, 뭐야, 그런 거였어? 그 늙은 년을 살려 보겠다고, 지금껏 이런 거야?”
“도……련님?”
이미 노숙한 그는 자신이 느낀 불길함이 뭔지 눈치를 챘지만, 필사적으로 부정하려 했다.
“수잔이…… 어떻게 됐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희망을 찾는 듯 청년을 불렀다.
물론, 청년은 이 이용 가치가 떨어진 개에게 희망 따윈 주지 않았다.
“죽었지. 당연히.”
“……!!”
“하하하핫! 그것도 널 잡은 첫날에! 몰랐던 거야? 널 마차에 태우자마자, 용병들이 그냥 단칼에 두 동강을 내버리고 개밥으로…….”
“아아아아아-!!”
반은 죽어가는 작은 노인의 몸속에서, 어디에 그런 힘이 남았던 것일까.
유스니안은 피눈물을 흘리며, 옛 도련님을 노려보았다.
“메그넘, 메그넘가-!! 이런 돼지 같은 놈들! 이게 평생 충성을 바친 보답이냐!!”
“이, 이 자식이 미쳤나?!”
“저주 받을 것이다! 이 사악한 흰 뱀 같은 것들!! 마지막 아기가 숨이 끊어질 때까지 저주받아라아-!!”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 유스니안의 모습에, 청년은 기가 꺾여나갔다.
그가 보고 싶었던 건 절망하고, 흐느끼는 약자의 모습이었지 이런 꿈속에 나올듯한 모습이 아니었다.
“크, 흠. 미친놈을 상대해줄 시간은 없지!”
“도망가지 마라-! 카넬 메그넘-!! 이 쓰레기 가문의 셋째 사생아 놈!!”
카넬 메그넘은 후다닥 헛간의 문으로 향했다.
어차피, 저런 꼴로 계속 울부짖다간 오늘 밤도 못 넘기고 죽을 것이다.
그래, 고상한 귀족인 자신이 저런 천한 배신자 하인놈의 단말마까지 다 들어줄 필요는 없다.
카넬은 그렇게 숙부인 네이슨과 비슷한 자기합리화를 하며 문으로 다가간 순간 -
콰앙-!
문이 난폭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뭐, 뭐야?!”
“응? ……넌?”
문을 부수며 들어오는 상대의 얼굴을 보자, 카넬의 입이 절로 쩍 하고 벌어졌다.
“너, 너, 너는……!!”
“응? 아. 그 고블린 불알보다 작은 그놈이군.”
유렌 슈나이더.
자신의 턱과 이빨을 장갑으로 부숴버린 – 그 악마 같은 놈이 거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