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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3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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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23화 없으면 만들어라 (2)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위저드 툰드라! 그럼 저희 주변에 배신자가 있다는 말입니까?!”

우지직-!

어느 창문 하나 없는, 작고 어두운 방.

은과 적이 어우러진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여기사가, 작은 책상을 부수며 소리쳤다.

“……클레이스 경. 그런 뜻이 아니라고 방금 제가 말했잖아요? 게다가 지금 전하 앞에서 뭐 하는 짓이죠?”

“죄, 죄송합니다. 공주님!”

툰드라가 싸늘하게 그녀를 꾸짖자, 여기사도 자신이 한 짓을 눈치 챘는지 안색을 바꾸고 고개를 숙였다.

기사의 사죄를 받은 공주 – 3왕녀 에레니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클레이스 경. 충분히 흥분할 이야기였으니까요. 다만, 기물은 소중히 하세요. 방금 위저드 툰드라의 이야기대로라면, 이곳에서 저 책상을 치우는 것 역시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공주님.”

“흥. 난폭하긴.”

툰드라가 삐쭉거렸지만, 클레이스는 입술을 깨물고 참았다.

방금은 확실한 자신의 실수이자, 무례였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위저드 툰드라. 그 메이지 유렌이 말한 이야기는 믿을만한 건가요?”

“……전하. 죄송하지만 저로서도 정확한 판단은 불가능합니다. 그는 너무도 수상하고 믿기 힘들었지만, 반대로 그가 보여준 힘은 진짜였으니까요.”

툰드라는 자신의 손에서 반짝이는 고대의 금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공간이 갈라지고, 거기에 물건들을 넣었다 뺄 수 있다니.

고대 책 몇 권에서 분명 그런 이야기들이 적혀 있긴 했다.

하지만 그녀를 비롯한 마법사들은 그저 먼 고대에서나 잠깐 닿았던, 지금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적어도 요 수백 년간은, 차원이니 공간이니 하는 것들을 다룬 마도구나 마법사는 아무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가요. 당신이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처음 보는군요.”

언제나 표정을 침착하게 관리하던 공주- 에레니안도 생각이 복잡한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불확실한 점이 많았다.

“어쨌든, 놈을 내버려 두면 위험하다는 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일단 놈부터 잡고 생각하시죠! 목을 자르든, 손을 잡든!”

둘을 번갈아 보던 공주의 근위 기사 – 클레이스가 건틀릿을 불끈 쥐며 자신 있게 소리치자, 툰드라는 머리를 짚었다.

기사들은 왜 죄다 저렇게 뇌까지 근육으로 되어 있는 것일까?

툰드라는 자신이 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던 것을 마음속으로 깊이 감사했다.

“제발 머리가 있으면, 제발 생각이란 걸 좀 하시죠. 클레이스 경.”

“뭐, 뭐야?!”

“마도구든 뭐든, 공간을 조정하는 자입니다. 게다가 그 뒤엔 뭐가 있을지 알 수 없고요. 게다가, 조금 전에 분명히 말했듯 제 마법조차 무효화했습니다. 이는 그가 어떻게든 실력을 숨기고 있거나, 몸을 지킬 다른 상상도 못 할 마도구가 있다는 뜻이죠. 그런 그를 잡아보자고요?”

툰드라는 벙쪄있는 있는 여기사를 상대로 쐐기를 박았다,

“거기에 잡든, 못 잡든 그를 적대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이나 해본 건가요? 최소가 저와 전하 간의 관계가 들통 나는 것이고, 어쩌면 아예 그 조직이 왕자 쪽에 붙을 수도 있습니다.”

“……위저드 툰드라의 말씀이 다 맞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공주까지 툰드라의 말의 동의 하자, 여기사는 그저 고개를 움츠릴 뿐이었다.

“여기서 말들을 더 해봐야, 결국 뾰쪽한 의견은 나오지 않을 것 같군요. 다른 가신들을 만나도 마찬가지겠죠.”

에레니안 공주는 그렇게 말하곤,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곤 툰드라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선언했다.

“제가 직접 그 메이지 유렌을 만나보겠습니다.”

“전하!”

“공주님!”

“미안하지만, 지금 여러분들의 반대는 받지 않겠습니다.”

공주는 검푸른 머리를 매만지며, 의지가 가득 담긴 눈으로 툰드라에게 말했다.

“위저드 툰드라. 수고스럽겠지만, 그와의 약속을 잡아주세요.”

“……하아. 알겠습니다. 전하.”

툰드라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그녀의 고집을 꺾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떠올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클레이스 경. 경은 저와 함께 가서 저를 지켜주세요.”

“마, 맡겨주십시오! 공주님!”

안절부절못하던 여기사는, 곧 자신의 흉갑을 쾅쾅 때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렌 슈나이더……. 그리고 그의 뒤에 있는 알 수 없는 조직. 위험한 도박이지만 저희는 한 번 걸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공주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떨리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았다.

그 미스테리한 ‘조직’이, 사실 이제 뼈대만 구성되고 있는 단계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로.

 

* *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걸까~? 페닌~.”

마치 폭풍과도 같은 유렌의 아침 훈련이 끝나고, 셀레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페닌을 쿡쿡 찌르며 물었다.

“으어어어! 죽을 것 같으니, 건드리지 마쇼! 대장!”

“실행부대의 일원이라는 게~. 참 한심도 하긴~.”

“아무리 대장이라도, 맨몸으로 그걸 받으면 나랑 비슷할거우다!”

셀레나는 건방진 부하의 얼굴을 꾸욱 밟았고, 당연히 페닌은 죽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잠시의 소동이 지난 후. 셀레나는 이제야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페닌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땠어~?”

“훈련말이우까? 대장도 봤잖수! 세상에! 나만 맨몸으로 10kg짜리를 몇 개나……!”

“알면서 그러긴~. 우리 호위 대상 말이야~. 너, 어제 싸워봤지~?”

사악-.

셀레나의 분위기가 위험하게 변하자, 페닌은 작게 한숨을 쉬며 그녀의 말에 답했다.

“그렇수다. 싸워봤수다. 그는 그냥 괴물이우.”

페닌은 자신이 솔직하게 느낀 점을 말했다.

솔직히, 어제의 대련은 대련이라고 말하기도 곤란한 어떤 것이었다.

결국 그가 쓴 마법은 실드 뿐이었으며, 그런데도 그냥 몽둥이에 두들겨 맞다가 끝났으니까.

하지만, 페닌은 그 대련 아닌 대련에서도 확실히 느꼈다.

유렌의 그 말도 안 되는 마력 컨트롤의 힘을.

“아마, 대장도 못 당할거우다.”

“그으래~?”

히죽-

셀레나는 입이 거의 찢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깊게 미소 지었다.

이래봬도 페닌은 자신의 부하들 중 꽤 실력이 있는 녀석.

그런 녀석이 3레벨에게 완전히 압살 당하곤, 그 밑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끈적한 감정까지 품고 있는 이 녀석이, 질투심이고 뭐고 그저 강함에 감탄해서!

셀레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 못해, 침까지 뚝뚝 흘리며 아랫입술을 핥았다.

“페닌 아저씨! 괜찮아요? ……꺄악!”

“응? 뭐야, 왜 그래 엘레나? ……헉!”

마침 옆에서 훈련을 마치고 다가오던 쥬드와 에리나가, 셀레나의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뭐지? 저건? 혹시 발작병인가?

“……흐음~. 아무것도 아니야~.”

셀레나는 침을 쓰윽 하고 닦더니, 훈련장을 나가던 유렌을 따라가며 말을 걸었다.

“끝나자마자 어딜 그렇게 가세요~? 응? 면접~? 재밌겠네요~. 예? 전 따라오지 말라고요~?”

아직 당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두 제자에게, 이제야 겨우 일어난 페닌이 충고했다.

“……대장은 솔직히 좀 많이 미쳤으니. 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수다.”

페닌이 그녀에게 품은 연심으로도, 저 모습에 콩깍지를 씌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냥 미친 건, 미친 거다.

페닌의 진심 어린 충고에, 두 제자는 조용히, 그리고 격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 *

 

“안타깝지만, 불합격입니다. 그럼, 메이지 레이칸? 그럼 다음 분을…….”

“옙!”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유렌의 칼 같은 냉정한 통보에, 30대로 보이는 지원자가 벌떡 일어났다.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메이지 유렌! 저같이 상재에 밝고, 입이 무거운 이는 없습……”

“그래서, 이 간단한 장부 정리 문제에 이렇게나 틀리셨습니까?”

유렌은 조용히, 조금 전 지원자가 끙끙거리며 작성한 장부를 보여주었다.

그리 길지 않은 종이에도, 빨간색으로 체크 된 부분이 몇 개나 눈에 띄었다.

“그, 그건 제가 평소 사용하던 장부 정리 방식이 아니라서……!”

“다루는 것이 일정 가게 규모만 넘어가도, 이 ‘제이크 방식’이 일반적 아닙니까?”

“……!”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이군요. 됐습니다. 가세요.”

지원자는 뭐라고 더 말을 하려는 얼굴이었지만, 레이칸이 쿵쿵거리며 다가오자 재빠르게 문밖으로 사라졌다.

“후우- 역시 이렇게 갑작스레 구하는 건 무린가?”

유렌은 다음 면접자의 서류를 뒤척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현재 지배인을 찾고 있었다.

지배인.

귀족가에선 ‘집사’라고 불리는 존재로서, 재무, 인사, 시설 등의 관리 등, 조직이나 가문의 굵직한 내정을 책임지는 자리였다.

‘나 혼자 다 하기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거야. 조직의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당장 난리가 날 테니, 이렇게 미리 구해두는 게 맞긴 한데……. 후. 쉽진 않군.’

당연히도, 이런 자리는 한 사람에게 수많은 능력과 경험을 요구한다.

따라서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걸로 9명째…… 왠지 제가 봐도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임다.”

“정말이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합니다. 괜히 귀족가가 아카데미에 후원까지 해가며 차기 집사 감을 기르는 게 아니군요.”

뭐, 그런 인재를 그냥 버리는 멍청한 가문도 있긴 하지만.

유렌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길드에 소개비를 내고 ‘인재’들을 소개받았지만, 다들 눈에 차지 않았다.

물론, 유렌이 요구하는 조건이 워낙 까다롭기도 했다.

일단 기본 업무는 당연히 높아야 하고, 아무래도 그림자 속에 숨어서 해야 하는 것들도 많을 테니 어느 정도 음지의 경험 역시 필수다.

돈과 보물들도 다룰 테니, 당연히 신용도 역시 빠질 수 없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런 극소수의 사람들은 이미 좋은 가문이나 조직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렇다고 신뢰 가능한 사람을 돈으로 빼오는 건 모순이고.’

돈으로 만든 인연은, 결국 돈으로 끊기기 마련이니까.

“음, 혹시 평의회에서 소개받으면 안 됨까? 거긴 마법사 외에도 재능 있는 사람이 많슴다!”

웬일인지 몰라도 레이칸이 그럴듯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유렌은 그저 고개를 내저었다.

“음, 그건 신뢰도의 문제지요. 아무래도 그쪽은 평의회가 먼저거나, 그쪽이 심어놓은 인물일 가능성이……. 아. 물론 메이지 레이칸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유렌은 드물게도 약간 당황하며 허공으로 손을 휘저었다.

레이칸은 당연히 안다는 듯 온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럼에도 온화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음 마지막 지원자는 여러모로 경력이 좋군요. 제법 유명한 아카데미 출신에 여러모로 험한 일도 해봤답니다.”

“오오! 그렇슴까! 다행임다! 분명 우리랑 꼭 함께 할검다!”

지금껏 한숨만 쉬던 유렌의 긍정적인 말에, 레이칸은 자신까지 신이 나 활짝 웃으며 달려 나갔다.

쿵-쿵-!

“얼른 데려 오겠슴다!”

안 그래도 험악한 그의 오우거 같은 얼굴을 미소로 더 일그러트리면서.

“다음 분! 들어오는 검다!”

“으, 으아악! 죄, 죄송합니다!”

“……어, 어디 가는 검까?!”

그렇게 10번째 지명자는, 레이칸의 웃는 얼굴을 버티지 못한 도주로 인해 자동으로 탈락 되었다.

“험한 일은 개뿔.”

유렌은 한숨 섞인 투덜거림과 함께, 마지막 면접자의 서류를 던져버렸다.

 

* *

 

“흐흐음~!”

유렌의 제자 중 한 명.

자줏빛 머리의 소녀 에리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여자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 훈련을 끝내고 샤워를 한 그녀의 머리카락이 곱게 찰랑거렸다.

“흐흐으음~!”

어두운 길에 인적이 드문 곳을 홀로 가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걱정 하나 없었다.

아무리 견습이라지만, 이래봬도 아카데미를 나온 2레벨의 마법사.

게다가, 최근의 훈련으로 더 강해지는 중이다.

보통의 깡패들 따위, 열 명이 덤벼들어도 그녀를 어찌할 수 없다.

“헤헤-!”

에리나는 콧노래를 부르다 못해, 배시시 혼자 웃었다.

불과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암울했던 상황은 많이도 바뀌어 있었다.

도움은커녕 오히려 앞길을 막는 마스터.

아카데미를 졸업했는데도 너무나 멀어 보이는 정식 마법사의 자리.

그런 상황에서, 함께 빙글빙글 헛돌고 있었던 쥬드와 두 쌍둥이.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밝게 보였다.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또 엄청나게 멋있어진 자신의 마스터.

그로 인해, 항상 불만투성이였던 쥬드와 쌍둥이들도 많이 변했다.

게다가 최근엔 덩치 큰 거인 마법사와, 강하기로 유명한 실행부대원들까지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 대장이란 사람은 좀 무섭긴 하지만.

‘또, 이번에 새로 열었다는 고기집도 기대되구! 맛있는 가게였으면 좋겠다!’

에리나는 마스터가 사줬던 스르르 녹았던 스테이크를 생각하자 절로 미소가 깊어졌다.

그리고, 이제 골목길을 빠져나가려 몸을 트는 순간-

파지직-!

새하얀 섬광이 그녀를 덮쳤다.

“꺄악?!”

에리나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빼며 주저앉자, 새하얀 번개가 바로 앞으로 지지직거리며 지나갔다.

“……뭐야. 이걸 피했다고? 꼴랑 견습마법사 년이?”

“크하핫! 너 뭐하냐? 겨우 저거 하나 못 잡고!”

주저앉아버린 그녀의 앞에, 웬 깡패 같은 옷차림의 남자 두 명이 건들거리며 나타났다.

그중 한 명의 손에서 파지직 하고 번개가 튀는 것이, 아무래도 희귀 계열이라는 전격 마법인 것 같았다.

‘……흑마법사! 그것도 두 명 다 최소 3레벨 이상이야!’

에리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자신의 첫 실전이, 한없이 불리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다.

흑마법사.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친 마법사들의 통칭.

당연하지만, 그들은 로브나 어깨의 천으로 자신을 마법사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바로 저 두 사람처럼.

“야. 너. 귀찮으니까, 그냥 순순히 따라와라. 웬 고상하신 어르신이 널 찾으니까.”

“가, 갈 리가 없잖아요!”

“네년 뜻 따윈 안 물었어. 그냥 따라오라는 거야.”

에리나의 항변에 오른쪽의 흑마법사는, 귀찮다는 듯 팔을 공중에 쑤욱 내밀었다.

‘따, 땅이! 이건!’

발을 디디고 있는 땅이 흐물거린다고 느껴지는 순간, 에리나는 반사적으로 폴짝 뛰면서 주문을 외웠다.

“에어 워크!”

두둥실-

에리나의 몸이 공중에서 멈춘 순간, 그녀 밑의 땅이 늪처럼 녹아내렸다.

얼마 전, 마스터와 레이칸이 보여준 늪 마법의 발동 순간이 떠오른 덕이었다.

“……얼씨구? 이것도 피했다고?”

“이거 추가금도 받아야겠는데? 저년, 견습 맞냐?”

견습 마법사의 생각도 못 한 선전에, 두 흑마법사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에리나가 공중에서 미끄러지며 달아나기 시작하자, 재빨리 마력을 전개했다.

“씨발! 진짜 귀찮게 하네! 야! 지져!”

파지지지직-!

어두운 골목에 번개가 강하게 번쩍였다.

“꺄아아아악!”

에리나는 재빠르게 실드를 쳤지만, 번개의 일부가 뚫고 들어와 그녀를 몸을 맹렬히 훑었다.

“아,아-.”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쓰러졌다.

온몸이 마비되어, 이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아, 이 년 진짜 끝까지 귀찮게 하네.”

“그냥 팔다리 죄다 분질러서 데려갈까?”

“오. 그거 좋네. 데려가기 편하게.”

두 흑마법사가 낄낄거리며 그녀에게 다가올 그때.

“그래, 그것참 끝내주는 아이디어군.”

으르렁거리는 듯한 낮은 목소리와 함께, 웬 쿼터스태프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들었다.

빠가각-!

한 흑마법사의 오른팔에 정확히 꽂힌 스태프는, 그의 오른팔의 뼈들을 여러 조각으로 박살냈다.

“으아아아아?!”

놀란 흑마법사가 이상한 모양으로 구부러진 오른팔을 높이 드는 순간-

“네놈들 팔다리, 죄다 박살내서 데려간다.”

어두운 골목 속에서, 눈에 이글거리는 불똥을 담은 유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7개 남았지?”

고통과 공포에 질린 흑마법사의 비명이, 어두운 뒷골목 위로 높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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