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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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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화 달라진 입지 (2)

 

 

 

“이것이 저희의 조건입니다. 한 번 봐보시지요.”

“알겠습니다.”

마도 왕국의 수도, 베르헨의 거대하고 휘황찬란한 평의회 본부 건물.

그곳의 한 화려한 집무실에서, 유렌은 차분히 계약 완료를 위한 서류를 살피고 있었다.

‘30%라. 딱 예상대로긴 한데.’

애당초 유렌이 예상한 평의회의 지분은 약 25~35% 정도.

마도 왕국의 법률상, 마법사는 평의회에 세금을 대납해야 했다.

보물을 양지로 꺼낸 이상, 세금 10%는 일단 무조건 내야 하는 돈이었다.

나머지는 이 보물을 맡아주며 운송과 보관. 감정, 출품과 대리 판매 등.

자잘하다는 말로 끝나지 않을 수고를 대신해 주는 비용이었다.

그것으로 대략 15~25% 정도를 떼어가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세금을 제외하면 수수료는 20%입니다. 총합 30%죠. 이 정도면 상당히 낮은 수수료입니다.”

보라색 로브를 입은, 4위계의 푸근한 인상의 재무 관리관은 계약에 관해 이런저런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럼 설명은 이상입니다. 혹시, 저에게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비율 쪽 문제라던가…….”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눈초리.

그리고 슬쩍슬쩍 혀로 훔치는 입가.

은근히 '비율'을 언급한 저 말까지.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티가 진하게 났다.

‘뇌물이로군.’

뭐, 어차피 이제 돈이야 많다.

저놈이 바라는 대로 주며 비율을 약간이라도 조정한다면, 분명 이득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안 그래도 깎을 수 있는데.

“흠. 이상하군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뇨, 분명…… 위저드 툰드라께선 이 비율로 말씀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만? 저와 같이 갔던 공동 발견자가, 그분의 심복이라 마법으로 메시지를 보내셨거든요.”

“……!”

담당관의 얼굴이 잠깐 하얗게 변했다가, 재빠르게 되돌아왔다.

역시. 이놈, 자기 멋대로 비율을 올려서 내밀었군.

“그……렇습니까? 허헛. 하지만 이 비율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중간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그래요? 그럼 한 번 여쭤보고 오겠습니다. 마침 이 이후에, 위저드 툰드라와 약속이 잡혀있으니.”

벌떡.

유렌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담당관은 재빨리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필사적으로 그를 말렸다.

“아아아 아니, 아닙니다. 예. 잠시 착오가 있었습니다! 총합 25%, 예. 25%입니다! 세금을 제외하면, 15%만 받아 가겠습니다!”

담당관은 그렇게 말하곤, 품속에서 다른 서류를 재빨리 꺼냈다.

“아, 착오군요. 착오.”

“예. 하하하. 그렇습니다. 단순 착오입니다!”

“…….”

“…….”

당연히 씨알도 안 먹힐 소리라는 걸 스스로 알았는지, 담당관은 머리를 깊게 숙였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이건, 그러니까…….”

“20%”

“예……에?”

“총 20%.”

유렌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눈치 챈 그는, 이제야말로 눈보다 더 새하얗게 질려갔다.

“그, 그건 정말로 안 됩니다! 총 25%는 이미 위에서 결정되어 내려온 수치입니다!”

“20%”

“메, 메이지 유렌! 전, 정말 권한이 없습니다!”

이젠 아예 울먹이는 그를 보고, 유렌은 마지막 미끼를 던졌다.

“좋습니다. 그럼 총 25%. 그 대신, 저에게 뭘 더 해주실 수 있습니까?”

“예에?”

“그쪽 권한으로, 저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 말입니다.”

“혜, 혜택 말입니까? 그, 그게…….”

담당관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권한과 인맥 등. 동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한 결과, 한 가지가 떠올랐다.

“호, 호위 어떠십니까! 단순 호위 한 명이 아니라, 호위대 말입니다!”

“호위……부대요?”

“예! 두 달, 아니 석 달은 붙여 드릴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유렌은 고개를 갸웃했다.

호위? 나한테? 그게 왜 필요하지?

유렌의 반응이 생각보다 시큰둥하자, 담당관은 애가 달았는지 방방 뛰며 빠르게 말했다.

“이, 이런 말씀을 드리긴 좀 뭐하지만, 위저드 네이슨과 메그넘 자작가가 메이지 유렌께 이를 갈고 있다는 사실은 평의회 내에서도 꽤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위저드 툰드라와의 충돌을 꺼려 지금까지 쉽게 움직이진 못했지만요.”

‘……그랬나?’

알고 자시고, 아직 툰드라와 만나본 적도 없는 유렌이 그런 것까지 알 리는 없었다.

애초에 이야기를 나눴다거나, 약속했었다거나 하는 것 자체가 저놈을 낚기 위한 거짓이었으니까.

‘그렇군. 네이슨도 툰드라는 꺼려한다라…….’

유렌은 마음속에서 툰드라에 대한 정보를 갱신했다.

“그래서 호위대를 말씀 하신 겁니까?”

“예, 예! 그렇습니다. 설마 위저드 네이슨도 평의회 소속이 지키고 있는데, 손을 쓰긴 힘들 것입니다!”

확실히 그럴 가능성은 높았다.

게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일단 손이 여러 개면 나쁠 것은 없었다.

평의회 소속이라면 어지간한 어중이떠중이들보단 훨씬 나을 테고.

실력자랑 몇 달간 함께 있는 것이라면, 호위를 떠나 그냥 좋은 선택이었다.

“뭐, 정 그러시다면 받기로 하죠.”

“아! 가, 감사합니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담당관은 살았다는 듯, 고개를 몇 번이고 깊게 꾸벅였다.

하마터면 얼음덩어리가 될 뻔했던, 자신의 몸뚱이의 무사하게 되었음을 기뻐하면서.

 

* *

 

베르헨의 한 메이지 전용의 숙소 건물.

이 건물의 1층은 한가했던 평소와는 달리, 수십 명의 사람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이 건물에 방이 있는 – 유렌 슈나이더가 오늘 돌아왔다는 소식이 쫙 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자, 잠시만요.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건물의 관리인은 그들을 어떻게든 통제하려 했지만, 모두 헛수고로 끝나고 있었다.

겨우 견습 마법사에 불과한 그보다, 명망 높은 인물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끼익-

정문으로 들어오는 유렌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그 명사들은 악을 쓰며 달려들었다.

“이봐! 후배! 잠깐 이야기 좀 하지!”

“이번 보물에 대해 꼭 저희 상단과 상담을……! 이쪽입니다. 메이지 유렌!”

“미티어 마탑에서 왔네! 이리와 시간 좀 내게나!”

마치 고깃덩어리에 몰려드는 개떼 같군.

하지만 유렌은 그런 속마음과는 반대로, 차분히 입을 열었다.

“모여주신 여러분들. 깊은 관심 감사합니다만, 지금은 제가 탐사와 여행으로 피로가 많이 쌓여 대응이 힘든 상태입니다. 제가 나중에 연락을 드릴 테니 쪽지에 성함을 남겨주고 가주시죠.”

수십 명의 악다구니 앞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차분한 대응에, 로비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

그리고 곧 아쉬움과 당황. 그리고 분노의 감정이 쭈욱 퍼져나갔다.

“……자네.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한 것 아닌가?”

한 장년의 4위계 마법사가 앞으로 나서며, 분노를 담아 씩씩거렸다.

“여기엔 저런 하찮은 장사치들만 모인 게 아닐세! 나 같은 마력의 선배들도 이렇게나 많아! 우리가 여기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

그런데 뭐? 나중에 연락할 테니 돌아가라고? 에잉, 운 좀 좋게 보물을 좀 주웠다고 아주!”

꼬장꼬장한 4위계 세이지가 그렇게 혀를 차자, 주변의 반응은 둘로 갈라졌다.

상단 관계자들은 황당한 얼굴로 변했지만, 마법사들은 상당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오랫동안 기다린 선배들한테 너무 건방진 거 아니냐?”

“보물 좀 찾았다고 ‘그 유렌’이 배가 불렀네. 불렀어.”

심지어는 큰 소리로 그에 동조하는 마법사들까지 몇 있었다.

‘……마법만 파더니 단체로 미친 거 아냐?’

‘어떻게든 잘 보여야 하는 상대에게 저딴 말을 한다고?’

상단원들이 경악의 눈으로 보든 말든, 목소리를 높인 마법사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당당한 얼굴로, 앞으로 나서기까지 했다.

‘좋아. 이렇게까지 했으면 곧 고개를 숙이겠지.’

‘그 유렌 놈이 뭘 더 어쩌겠어?’

아직 그들에게 유렌은, 겁 많고, 능력 없고, 찌질한. 그저 ‘멍청이’일 뿐이었다.

이런 식으로 겁을 주면, 먼저 깨갱해 고개를 숙이는 겁쟁이 말이다.

물론 결투를 봤거나 이제 옛 소문을 믿지 않는 마법사들도 있었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흠…….”

아직도 이런 멍청이들이 많았나.

유렌은 잠시 세이지와 그에 동조한 마법사들을 뻔히 바라보더니, 곧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렇게나 바쁘신데 오랫동안 기다리셨다니, 제가 미처 몰랐군요. 선배분들께 참 실례가 많았습니다. 어디서 오셨는지, 한 분씩 소속과 이름을 말씀해주시죠.”

‘역시!’

유렌을 비난한 마법사들은,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렇지. 제깟 놈이 어디서 뻗대겠는가.

“크흠! 나는 미티어 마탑 소속의……!”

꼬장꼬장한 세이지를 비롯해. 큰 소리를 낸 마법사 몇 명이 당당히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혔다.

마도구점이 한 곳. 작은 마탑이 네 곳. 특정 연구회 둘.

커다란 단체서 나온 이는 없는 것을 보고, 유렌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 고만고만한 놈들이 더한다는 말이 나온 거군.’

유렌은 주저 없이, 등 뒤에 있는 문을 향해 소리쳤다.

“그럼 부탁합니다!”

“예엡~!”

콰앙-!

외침과 거의 동시에, 다섯 명의 보라색 로브의 마법사들이 문을 거칠게 열며 들이닥쳤다.

“네~ 물러나 주세요! 어? 거기 안 들리나요? 뒤로 좀 물러나시라고요~!”

그중 가장 앞에 선, 긴 흑발의 여마법사는 활기차게 외치며 앞으로 파고들었다.

싱글싱글 웃는 상의 그녀는, 4명의 날카로운 분위기의 마법사들을 이끌고 유렌의 앞에 섰다.

“저것들은 뭐야?”

“응? 헉! 저, 저건!”

그들의 가슴 오른쪽에, 쌍두머리의 황금색 그리폰 문양이 번쩍였다.

온갖 위험한 일에 나타나기로 악명 높은, 평의회 실행부대의 문양이었다.

“저, 저 부대가 유렌의 말에 움직인다고?”

“그 보물들이 그렇게 가치가 높았나?”

“아무리 그래도 저런 놈이 어떻게…….”

아무래도 그 담당관. 정말이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한 것 같았다.

설마, 저런 정예대가 올 줄이야.

게다가 저 대장인 셀레나라는 여마법사는 분명…….

유렌은 고개를 돌려, 조금 전 자신에게 소리치며 앞으로 나선 일곱 명의 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어리둥절한 것이, 아마 지금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겠지.

그렇다면, 제대로 인식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실행부대 분들. 제 말을 평의회에 전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유렌은 일부러, 모두가 듣게 크게 소리쳤다.

“네~. 전해 드릴게요.”

셀레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렌은 실행부대 중 한 명에게 쪽지를 건넸다.

“여기 적힌 곳들은 이번 물건들을 거래하기엔 너무나 바쁘시다고 하시는군요. 그런고로 제 물건들은 이쪽으로 넘기시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 어?”

“자, 잠깐!”

이제야 상황을 인식한 마법사들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아. 물론 다른 곳을 걸쳐 흘러가지 않게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바쁘시다는 분들이, 다른 누군가를 끼고 상업 활동을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예.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물론 유렌은 그러거나 말거나, 쐐기를 박아버렸지만.

“메, 메이지 유렌! 잠시만!”

“방금은…… 우리가 그만 큰 실수를 했네!”

자신의 손으로, 소속 집단에 들어올 마법 재료의 수급을 막아버렸다.

그것도 다른 경쟁 집단들 앞에서.

이것은 작게는 문책, 심하면 제명까지 당할 수 있는 큰 실책.

해당 마법사들은 새하얗게 질려 말이 떨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있었다.

“이분들, 여기서 좀 사라지게 해주시죠.”

“네~! 알겠습니다! 거기 멍뜨신 분들! 실수고 자시고 이리 나와 주세요~!”

셀레나는 싱글싱글 웃으며, 실행부대와 함께 해당 마법사들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숫자야 그들이 배 가까이 많았지만, 어쩌겠는가. 실력으로나 배경으로나 완전히 밀리는데.

이제 조용해서 좋군.

유렌은 조용해진 1층 로비를 바라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그럼, 저에게 뭐 더 하실 말씀들 있으십니까?”

“…….”

“없으시면 전 올라가 보겠습니다.”

유유히 2층으로 올라가는 유렌을 보며, 1층에 있는 사람들은 동시에 느꼈다.

‘기존의 정보는 어서 폐기처분 하라고 해야겠군.’

‘입지가 달라진 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과거의 정보로 저 메이지를 우습게 봤다간, 당해도 단단히 당할 것이라고.

 

* *

 

실행부대의 대장.

세이지 셀레나는 따분했다.

“흐응~ 이제야 임무가 내려왔다 싶었더니만, 겨우 보물 찾은 메이지의 호위? 장난치는 건가~?”

조금 전까지 싱글싱글 웃던 그녀는, 어느새 표정 없이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말투만은 조금 전과 같은 명랑한 톤이라 강한 위화감을 느끼게 했다.

협상의 ‘ㅎ’자도 모르는 멍청한 마법사들을 내쫓은 이후.

유렌은 한 실내 훈련장으로 향했다.

제자들과 만난다나 뭐라나?

“이것까지 쫓아가야 해~?”

셀레나가 투덜거리자, 그녀의 성격을 아는 부하들이 얼른 채근했다.

“대장, 좀 참아보쇼. 호위잖소.”

“그래요. 아까까진, 연기도 잘만 하더만.”

“연기는 무슨 연기~! 임무 땐 웃는 게 내 좌우명이라고~!”

“그걸 연기라고 하는 겁니다.”

셀레나는 부하들과 투닥거리며, 호위 대상을 따라 실내로 들어갔다.

영 마음에 들지 않은 임무지만, 어쨌든 임무는 임무. 농땡이 칠 수는 없었다.

물론 따분하다는 것은 변하진 않지만.

‘아아-. 범죄자들이나 팍팍 죽이고 싶은데~, 하다못해 몬스터라도~.’

눈 속 깊은 곳에서 위험한 빛이 번뜩이는 그녀는, 호위 대상이 제자들이랑 만나는 것을 따분히 지켜보았다.

“마스터! 저, 이 장갑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어제까지 눈물 줄줄 흘리면서 팔 아프다고 찡찡거리던 게 누구였더라?”

“맞아. 누구였더라?”

“울진 않았어! 이런 망할 쌍둥이들 같으니!”

두꺼운 장갑을 들곤, 스승에게 자신의 성취를 자랑하는 금발의 소년 마법사.

그리고 그런 동기를 놀리는 남색 머리의 쌍둥이 소년들.

성인들이 보면 훈훈한 청춘의 광경일 수도 있었으나, 적어도 셀레나에겐 아니었다.

‘하아암~. 차라리 암살자라도 왔으면 좋겠네~. 완벽하게 지킬 거니 상관없지 않나~?’

호위로선 하지 말아야 할 생각까지 한 그녀의 눈에, 한 자줏빛 머리의 소녀- 에리나가 눈에 들어왔다.

“저, 저도 열심히 했어요! 마스터!”

그녀는 그 증거를 위해 마법 화살을 소환하더니, 오만상을 쓰며 그것을 ‘비틀었다.’

우득-

마법 화살은 1/3, 아니 1/4 바퀴 정도 비틀린 게 다였지만, 그래도 에리나는 자랑스러운지 에헴 거리며 가슴을 쭉 폈다.

“……어~?”

그리고 셀레나는 그것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야, 마법을 ‘비틀었다’고? 그저 일개 견습 메이지가?

“대장. 방금…….”

“그래~.”

옆에 있던 부하 역시 숨을 강하게 들이마셨다.

분명 저건, 실전에서 10년 단위로 구르는 현장파에서나 가끔 보이는 ‘마법 비틀기.’

그녀와 부하들도 가능하긴 했지만, 오랜 실전에서나 얻은. 소위 말하는 ‘비기’ 중 하나다.

아직 실전 경험도 없어 보이는 저런 꼬마 아가씨가 얻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저걸 쓰면서 스승에게 성취라고 보여준다?

그 말인즉슨…….

“대장. 헛소문이라고 생각해 내가 말을 안 했는데 말이요. 한 달 전 우리가 임무로 자리를 비웠을 때, 저 호위 대상인 유렌이라는 양반이…….”

부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그래, 오래간만에 내가 시범을 보여주마.”

호위 대상의 머리 위로, 여덟 개의 마법 화살이 동시에 나타나더니 동시에 ‘비틀렸다.’

우드드드득-

한 바퀴, 두 바퀴. 그리고.

빠드드드득-

세 바퀴.

“어……어~?”

“으헉?!”

“허억!”

쩌어억-

셀레나와 부하들의 입들 다섯 개가, 이보다 더 벌어질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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