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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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6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9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9화 화려한 대폭발 (1)
「그,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메리아는 상당히 긴장했는지 침을 꿀꺽 삼키곤,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마탑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투자 계약서였다.
내용은 한 달 후 남방으로 출발하는 어떤 무역선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건이었고.
‘배, 배가 가라앉지는 않겠지?’
그동안 탑주로서 자잘한 계약이나 만남 등은 겪어왔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잡일에 가까운 일들.
흔히들 생각하는 ‘탑주로서의 중요한 일’과는 거리가 먼일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려 수천 개의 금화를 투자하는 일에, 유렌 없이 자신 혼자만 나왔다.
물론 이것 역시, 유렌이 애초부터 귀띔을 준 일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건 자신이라 생각하자, 손발이 떨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이 숫자가 전부 금화라고? 세상에.’
이것과 비슷한 금액은커녕, 그 1/10조차 제대로 다룬 적 없는 그녀에겐, 말 그대로 손과 발이 덜덜 떨리는 금액이었다.
【후-하. 후-하.】
아메리아가 그렇게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는 사이, 상대편에 앉은 계약자는 껄껄 웃으며 진정시켰다.
“으하하핫-! 아무 걱정하지 마시길! 만약 배가 가라앉기라도 한다면, 제 사재를 털어서라도 원금의 최소 3배를 보상해드릴 테니!”
그녀보다 머리 한 개 이상 작은 키. 그리고 머리카락은커녕 눈썹도 없는 반짝이는 얼굴.
은행장 하이아킨이었다.
그의 호언장담에, 아메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 행장님이 너무 손해가 아닌가요?」
“으하하핫-! 괜찮습니다. 전 이미 유렌님께 너무나도 많은 투자를 받았슴죠! 이 정도는 그 발끝도 못 미칩니다!”
「그, 그렇다면야…….」
유렌이 믿어도 된다고 한 그가 이렇게 호언장담하자, 아메리아는 이제야 안심하며 마력으로 스슥 사인했다.
‘흐음. 고위 마법사들은 대부분 성격이 까다롭기 그지없는데, 그 중에선 극히 보기 드문 타입이군.’
하이아킨은 눈앞의 마탑주를 천천히 탐색했다. 아무리 명목상인 탑주라지만, 그의 은인이 그 밑에 속해있었으니까.
탑주가 혹시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지를 떠보려던 그는, 곧 자신이 쓸데없는 짓을 하려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분명 언령 마법을 쓰는 마법사라고 했지? 그렇다면야 뭐. 굳이 이럴 필요도 없겠군. 유렌님이라면 틀림없이 그 언령을 이용해서 그녀를 묶었을 테니.’
그렇다면, 이번엔 유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았다.
일단 위저드에 언령을 사용하는 마법사라는 것만으로, 두말할 것도 없이 큰 도움이 되겠지.
게다가 실제든, 언령이든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면 더더욱.
‘탑주로선 좀 순진해 보이고, 운영 관련 지식이 부족해 보이긴 하는데…….’
하지만 그런 거야 새로 배우고 채우면 된다.
너무나 순진해 빠졌던 자신도, 지하에서의 추방 이후 모든 걸 새로 배우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자신이 그녀를 도와, 유렌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인재로 거듭나게 도와주면 된다.
“위저드 아메리아. 다른 분들은, 이미 모두 마탑을 짓는 현장으로 떠나셨다고요?”
「예. 맞아요. 저는 여기서 한 달 정도 이런저런 일들을 마치고 가야 해요. 막 크게 중요한 건 없지만……. 창립 초반엔 탑주가 해야 할 게 워낙 많더라고요.」
“으하핫-! 그거 잘 됐군요. 그럼 그 시간 동안, 금융 관리 쪽을 짧게나마 저에게 배워 보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예? 제가 금융 쪽을요?」
아메리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지만, 곧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잘 부탁드려요! 저, 유렌님에게 더 도움이 되고 싶으니까.」
“으하하핫-! 그거 좋군요. 좋습니다. 그렇담 함께 힘내도록 하죠!”
인간 여성 위저드와
드워프 남성 금융가.
덥썩-
많은 게 다르지만, 은인은 같은 이 두 사람은 활짝 웃어가며 악수를 나눴다.
자신의 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위해서 말이다.
* *
약 2주 후.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 현장.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 저게 대체 뭐예요?!”
조금 전, 공주 쪽의 메시지와 마탑 건물의 현장을 보러온 툰드라의 목소리가 높이 울려 퍼졌다.
그녀는 감정 조절에 실패했는지, 냉기를 슈욱슈욱 뿜어대며 마탑 현장을 가리켰다.
“마탑의 공사 현장이잖습니까.”
“아니! 그건, 저도 알아요! 그 말이 아니라!”
마치 냉방용 마도구처럼 한기를 한참이나 뿜어낸 툰드라는, 양손으로 은빛 머리를 움켜잡았다.
‘끄응. 왜 이 사람 앞에만 서면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거지?’
짧은 시간 혼란에 빠졌던 툰드라는, 은빛 머리를 훌훌 털며 쓸데없는 생각을 날려버렸다.
‘그래 왜긴 왜겠어. 맨날 저런 식으로 놀리듯 대하니까 그런 거겠지.’
얼음의 위저드는 최대한 감정을 가라앉히며 다시 물었다.
“이제 건물 확보 마감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왜 땅만 고르고 있냐고 묻는 거예요.”
툰드라가 가리킨 그곳에는, 거대한 건물이 들어갈 ‘공간’이 멋들어지게 비어있었다.
정확히는 바닥의 기초 공사만 끝나, 평평한 석재 바닥이 넓게 깔려있었고, 그 위는 말 그대로 텅 비어있었다.
“저건 그냥 평평하게 잘 마무리한 석재 운동장에 불과하잖아요! 빼돌린 드워프들로 몰래 공사를 시키고 있다기에, 적어도 절반 정도는 진행이 된 줄 알았더니……. 저건 10%도 안 된 상태이지 않아요?”
“아뇨, 10%는 아닙니다. 저 상태는 대략 90% 정도겠군요.”
“……예?”
툰드라는 유렌의 말을 듣곤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 남자. 항상 모든 면에서 엄청나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일에 실패하면 그걸 부정하여 받아들이지 않는 타입이었나.
“후우. 알겠어요. 그럼 제가 다시 평의회에 가서 창립 조건을 어떻게든 수정해보죠.”
“응? 그건 꽤나 어려운 일일 텐데요?”
유렌은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랐다.
한 마디로, 마탑 건물의 제한 기간을 연장해보겠다는 이야기였다.
당연히도 마스터들의 설득 등의, 수많은 난관이 눈앞에 닥칠 터.
하지만 그녀는 그 역할을 자연스럽게 자신이 맡는다고 자원한 것이다.
“뭐, 그거야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하지만 일단 연장을 조건을 수정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지원이 깎이고 몇 년간 권한이 제한받는 등, 상당한 페널티는 각오해야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창립이 취소되는 것보단 100배 나으니까.”
확실히 툰드라의 말은 정론이었다.
애초에, 그 난리를 쳐서 반쯤은 무리하게 창립 인정을 받은 마탑이다.
그런 주제에 기본적인 창립 조건도 통과하지 못해 취소?
재신청을 해봐야 당연히 계속 거부당할 게 뻔하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어림도 없는 이야기에요. 다만, 당신이 드워프를 발견한 게 마스터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서 가능할 것도 같아요. 뭐, 그걸 감안해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요…….”
툰드라는 그 어려운 일을 자신이 해준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듯했지만, 곧 유렌이 고개를 젓는 것을 보고 눈이 커졌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위저드 툰드라.”
“예에?”
“흠, 확실히 저것만 보면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죠. 하지만, 아까 한 말은 거짓도, 회피도 아닙니다. 마침 오늘이 ‘그 단계’를 끝낼 예정이었으니, 잠깐 이쪽으로 같이 오시죠.”
툰드라는 얼굴이 의문으로 가득 찬 채로, 유렌을 따라갔다.
아니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지?
모두가 공사 터에서 한참이나 떨어지고 난 후.
유렌은 왼손을 품속으로 넣으며, 툰드라에게 입을 열었다.
“이 근처엔 질 좋은 돌들이 없어서 말입니다.”
“예?”
“여기서 이틀 정도 걸리는 곳에, 질 좋은 석산을 하나 발견했죠. 돌은 튼튼하고, 속을 가르자 흑색과 백색이 적절히 섞여 있어 보기도 좋더군요. 그래서 그 산을 통째로 샀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죠? 석재 광산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인가요?”
“뭐, 비슷합니다. 그 돌들을 재료로 건물을 지으려고 한 거니까요. 다만 막상 돌을 캐러 가보니, 드워프들은 그 산 전체에 반하더군요.”
-사, 사도님! 이건, 이건 무조건 통째로 지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그편이, 훨씬 빠르고 멋지고 튼튼할 겁니다!
유렌은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으쓱였다.
두근-!
“뭐 인간의 시점에선 솔직히 이해가 안 갔습니다만, 그들은 드워프니까요. 그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겠죠.”
“……그래서, 그 돌산을 깎아서 건물을 만든다는 건가요? 하지만 드워프 분들은 다 여기에 있는데요? 수도에 한 명 뺀, 당신이 숨긴 5명이 전부 다…….”
두근두근-!
의문을 띄우던 툰드라의 얼굴에, 경악의 표정이 더해졌다.
유렌이 저질렀던, 지난 일이 머릿속을 스쳐 간 것이었다.
게다가, 조금 전부터 들려오는 저 소리와 느껴지는 이 마력은?
설마.
“자, 잠깐만요. 잠깐잠까안!”
“오호. 역시 눈치가 빠르군요.”
“다, 당신 미쳤어요?! 설마? 아니겠죠?!”
두근두근두근-!
유렌의 심장이 미친 듯이 폭주하며, 마력을 쭉쭉 뽑아내기 시작했다.
‘저번’에는 본인의 마력만으론 모자라, 주변과 실행부대원들의 마력을 함께 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레벨 상승으로 마력이 몇 배로 늘기도 했지만, 굳이 저 먼 하늘 위로 열 필요는 없으니 소모는 훨씬 적다.
공사 터의 위로, 대규모의 공간이 구불거리기 시작했다.
“미쳤어! 미쳤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걸 통째로!”
툰드라가 악을 쓰든 말든, 유렌은 정신을 집중했다.
노리는 높이는 바닥으로부터 10cm 정도의 높이.
보통의 마법사라면, 오차 범위 안에 들어서 위험했겠지만 유렌이라면 그럴 일이 없었다.
타고나 극한에 다다른 그의 마력 컨트롤은, 더 적은 단위도 문제없이 조종할 수 있었으니까.
슈우우우욱-
커다란 차원의 균열이 열리면서, 모두의 눈앞에 엄청난 크기의 5층 건물이 갑작스레 나타났다.
너비가 약 100여m, 높이만 30m가 넘어 보이는 넓적한 그 거물은, 허공에 갑자기 나타나 보는 모두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전했다.
“꺄악!”
“허억!”
이미 알고 있어도, 모두의 입에서 신음과 비명이 나올 그때.
“모두 귀 막아!”
유렌의 외침과 함께, 건물은 10cm 밑으로 떨어졌다.
쿠우우우우웅-!!
엄청난 소리와 진동. 그리고 먼지가 일행을 덮쳤다.
그리고 잠시 후.
먼지가 걷힌 그곳에는 흰색과 검은색이 조화롭게 섞인, 멋들어지게 생긴 커다란 석재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좋아. 멋지군. 자, 이제 건물과 바닥 부분을 드워프들이 합쳐주기만 하면 완성입니다. 지반 붕괴야 드워프들이 문제없다고 계산이 끝났으니 걱정할 것 없고.”
“…….”
툰드라는 그저 할 말을 잃은 채, 흡족한 미소를 띠고 있는 유렌을 바라보았다.
“건물이 엄청 크고 멋짐다!”
“아하하하~! 이거, 정말 미쳤네~! 건물을 이런 식으로 올리다니~! 아하하하~!”
“그래도 그 바위 언덕보단 훨씬 나은 거요. 그땐 정말 죽을 뻔했수.”
“맞아. 그땐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지. 이 정도야 뭐!”
“오오! 역시 사도는 다르시군! 저것을 단숨에!”
“좋아! 어서 빨리 완성하자! 상수도는 저쪽으로 파!”
그리고 툰드라는, 놀라기보단 좋아하고 있는 마탑의 일원들도 둘러보았다.
‘……내가 이상한 건가? 여기서는 그런 거야?’
점점 자신까지 상식이 망가지고 있는 것을 느낀 툰드라는, 그저 냉기가 섞인 한숨만을 쉬어댔다.
그렇게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본부 건물은, 단숨에 완성 직전까지 진행되었다.
* *
다음 날 밤.
유렌의 마탑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진 한 어두운 야산.
“크크크큭! 좋아, 좋아! 다들 모였나?”
“예. 위저드 네이슨.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지금 이곳엔 완전 무장을 한 사람 70여 명이 살기를 띠며 눈에 띄지 않게 앉아있었다.
“흥. 백작님도 참. 추가 지원들을 이제야 더 보내주시다니. 판단이 느리신 건지, 빠르신 건지. 킥킥킥!”
“……위저드 네이슨.”
백작의 수하 중 하나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자, 네이슨은 곧 그에게 달려가 멱살을 움켜쥐었다.
콰악-!
“커억! 이게 무슨 짓……!”
“닥쳐! 여기서 모든 것을 지휘하는 건 바로 나다! 쓸데없이 사소한 거로 하나하나 토나 달 거라면……!”
수하를 노려보는 네이슨의 눈에서, 이글거리는 화염의 불꽃이 넘실거렸다.
“그냥 태워줄까? 응?! 그 빌어먹을 연놈들보다 먼저?!”
“……! 아, 아닙니다. 위저드 네이슨. 예민하게 군 점. 사과드립니다.”
“큭큭큭. 그래그래. 역시 혀는 잘 돌아가.”
휘익-
네이슨은 백작의 수하를 그대로 놓아버리곤, 휘적휘적 움직이기 시작했다.
“따라와라! 멍청이들아! 돈이든 충성이든 원한이든 뭐든 간에!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으면 말이야!”
네이슨의 그 말에, 살기 섞인 집단들이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큭큭큭. 조금만 기다려라. 이 연놈들……!”
바드드득-
네이슨은 이미 너무 갈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어금니를 계속 바득바득 갈아댔다.
그래, 이빨 정도야 이제 없어도 상관없었다.
그 연놈들을 불태워 죽여버리면, 이깟 몸뚱이 어떻게 되어버리든 더는 알 바 아닐 테니까.
네이슨은 지금부터 죽일 놈들과 자신의 전력을 비교해보기 시작했다.
‘놈들의 주된 전력은, 그 유렌 놈과 툰드라 년. 그리고 셀레나와 실행부대 놈들!’
네이슨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100여 명의 집단을 바라보았다.
‘일단 툰드라 그년은, 저놈에게 맡긴다. 저놈을 고용하려고 준비금의 절반 가까이 썼으니.’
네이슨은, 가장 뒤에서 어기적어기적 따라오는 5위계 위저드 한 명을 바라보았다.
흑마법사 칼로스.
흑마법사 중에선 상당히 드문 5레벨로서, 얼음 계열에 유리한 속성을 가진 마법사.
그 재수 없는 얼음 년의 카운터나 다름없는 놈이었다.
‘그 실행부대 연놈들은, 백작의 수하들에게 맡기고.’
조금 전 열이 받아 멱살을 쥐긴 했지만, 그래도 백작의 수하들은 하나하나가 꽤나 실력 있는 3, 4레벨의 실력자들이었다.
그런 놈들이 총합 20명에 각자 비밀 병기들까지 가지고 있다.
아무리 실행부대라고 하지만. 5명 정도야 충분히 제압이 가능할 터.
그리고 남은 50여 명은 2, 3레벨의 흑마법사들과 방패막이로 써먹을 용병 놈들.
나머지 다른 놈들을 죽이다가, 만약 다른 강자들을 상대하는 집단이 불리하면 방패로 써먹는다.
‘그리고 그 빌어먹을 유렌 놈은, 바로 내가 직접 죽인다!’
아무리 4레벨에 올랐다고 해도, 결국 4레벨은 4레벨.
5레벨인 자신이 ‘그것’까지 쓴다면 절대 패배할 리가 없었다.
바드드득!
네이슨은 다시 이를 갈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렇게 30여 분.
유렌의 땅에 다다른 네이슨과 습격자들은, 뜻밖에 광경에 발을 멈췄다.
“이, 이게 뭐지? 돌로 만든…… 벽?!”
“뭐야, 벽이 왜 이렇게 높아?”
그건 바로 높이가 5m는 되어 보이는 돌로 만든 벽들이었다.
그 벽들은 이곳저곳이 울퉁불퉁 복잡한 모양으로, 땅 전체를 뺑 두르고 있었다.
“위, 위저드 네이슨! 이건! 혹시 저희의 계획이 샌 것이 아닐지?!”
네이슨은 다시 한 번 이를 바드드득 갈며, 돌벽을 노려보았다.
계획이 샜다면,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겨우 이런 돌벽으로, 자신들을 막겠다는 말인가?
네이슨이 강대한 마력을 끌어올려 마법을 쓰려고 할 바로 그때.
우웅 우웅-
어디선가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들은 기억이 있던 윙윙거리는 소리였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닌, 무려 열 개 이상 겹쳐서 나는 소리였다.
“저, 저건!”
밤눈이 밝은 한 백작의 수하가, 벽 위에서 나는 그것들의 정체를 눈치채고 소리쳤다.
저건 분명, 백작의 저택과 별장의 정원에 있는 방범 마도구 아닌가.
아니, 저게 돌벽 위에 왜 있는……!
콰아아앙-!
콰아아앙-!
어둡고 어두운 한밤중의 산 밑.
그곳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올, 더 큰 폭발들의 예고편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