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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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9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7화 쌓아 올리는 것들 (7)
“저, 저희는 정말 이 지하에서 가난하게 지내는 터라…… 재산 따윈 없습니다! 이, 이해해 주십시오!”
유렌은 필사적으로 말리는 한 늙은 드워프를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선반 속이나 창고 등을 간단히 살펴보기만 했는데도, 작은 조각상들 여러 개가 집안 곳곳에서 발견되어 나왔다.
-으하하핫-! 그렇다면, 놈들에 대해서 제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지하 근방에 금맥은 없으니, 놈들에게 금화는 없을 겁니다. 그럼, 그 대신……!
‘하이아킨이 설명해준 그대로군.’
드워프들이 모으는 재산은 인간과는 다르게 금화나 은화가 아니었다.
훌륭한 무구나 저렇게 장인의 기술이 녹아있는 금속제 물건들이었다.
“뭐, 확실히 돈은 아니로군. 하지만, 돈으로 쳐주지.”
슈욱-
유렌은 안절부절못하는 드워프 앞에서 조각상들을 공간 속에 넣은 후, 냉정히 말했다.
“좋아. 코스키넨. 이걸로 금화 100개 탕감이다.”
“허억-! 내, 내 조각상들이……!”
코스키넨이라는 드워프는 잠시 수염을 쥐어뜯다가, 포기했는지 곧 추욱 늘어져 주저앉았다.
불만이야 당연히 많았지만, 그들에게 반항할 방법이 없었다.
조금 전, 저들이 그 답도 안 나오던 벌레 놈들을 압도적으로 깨부수는 것을 봤으니까.
여기서 덤벼봐야 그냥 수명만 줄이는 꼴이 될 게 뻔하다.
“그, 그럼 그것으로 만족해주십시오. 비록 그 이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긴 하지만, 정말로 그게 제 전 재산입니다. 저에게 남은 건 이 집뿐이지만, 설마 이 지하의 낡은 돌집을 가져가실 건 아니시잖습니까?”
‘……뭐, 마음만 먹으면 가져갈 수도 있지만.’
늙은 드워프가 애처롭게 애원하고 있었지만, 유렌은 전혀 동정이라는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애초에 지금 이들이 겪는 것은, 자신이 행한 업보의 부메랑이다.
하이아킨의 재산을 부당하게 나눠 가지고, 다시오면 아내도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 채 내쫓은 것은 그들이었다.
이제 그 대가를 조금이나마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56년이 지난 후라도 말이다.
애초에 재산이 남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말이고.
“레이칸.”
“옙! 마스터.”
유렌의 지시에 레이칸은 집 안에 있는 작은 작업실에 들어갔다.
그리곤 그대로 발에 체중을 실어 작업실의 바닥을 내려찍었다.
빠가각-!
작업실의 바닥은 그대로 박살이 나며, 숨겨진 지하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에는 척 봐도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여러 무구들이 번쩍이며 장식되어 있었다.
“흐음. 이상하네. 분명히 너는 숨겨둔 재산이 없다고, 이 집이 마지막 재산이라고 했는데…… 저건 뭐지? 주인이 없는 것이라면 내가 멋대로 가져가도 되겠군.”
“어, 어떻게…… 그걸…….”
어떻긴 뭘 어떻게야.
-으하하하핫-! 그놈들, 보나 마나 갚을 재산은 더 없다면서 찡찡거릴 게 뻔합니다. 하지만 드워프는 드워프! 모두 집안에 숨겨진 자신만의 비밀 장소는 있는 법이죠! 보통은 작업실의 밑에 땅을 파거나, 2층의 침실 사이 두꺼운 벽 속에 있는 작은 방에……!
같은 드워프이자, 네놈들의 피해자로부터의 제보지.
슈욱- 슈우욱-
지하실의 무구가 전부 차원의 저편으로 사라지자, 그걸 바라보던 드워프는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어……어…….”
조금 전. 아직 재산이 남아있는 때와는 달리, 이젠 정말 ‘무너졌다’라는 게 느낄 정도의 힘없는 주저앉음이었다.
“안심해라. 값어치는 쳐줄 테니까. 뭐, 그래도 아직 이자를 갚으려면 한참이나 남았지만, 이건 나중에 생각해보지.”
유렌은 그렇게 말하고, 일행들과 다음 집으로 향했다.
아직, 받을 것은 많고도 많았다.
* *
“흠, 이거 좋아 보이긴 함다!”
“아이고오! 그건 제 목숨과도 같은……!”
“관리도 제대로 안 돼서, 끝부분에 녹까지 슨게 네 목숨과도 같은 건가? 그것 참, 싸구려 목숨도 다 있군.”
“…….”
촌장은 자신의 애병인 양손 망치를 레이칸에게 빼앗기고 고개를 푸욱 숙였다.
저것은 자신들 드워프가 쇠락하기 전, 인간들의 마도구사와 힘을 합쳐 만들어낸 드워프제 마도구.
이 마을에도 몇 안 남은, 말 그대로 보물 중 보물이었다.
이젠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관리도 못 해왔지만, 그것을 뺏기자 자신의 젊은 날들이 전부 사라진 듯한 허탈감이 가슴에 가득 찼다.
“흠, 다 좋은데 좀 작슴다. 그럼……?”
사실 드워프에게나 양손 망치이지, 키와 덩치가 월등한 레이칸에겐 그냥 한 손 망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크기였다.
하지만 레이칸이 마력을 흘러 넣자, 그 망치는 쑥쑥 커져 그 배 이상으로 커지는 게 아닌가.
“으하하! 이거, 좋슴다!”
부우웅-! 부우웅-!
레이칸이 자신의 키만 한 망치를 자유자재로 휘두르자, 촌장은 그저 입만을 쩌억 벌렸다.
‘분명 크기가 커진 이상으로, 무게가 몇십 배나 늘어났을 텐데? 저걸 저리 가볍게?’
“흠, 이건 뭐지?”
유렌은 계속 촌장의 비밀 창고를 뒤지다가, 은빛의 팔찌를 하나 발견하고 촌장에게 물었다.
구석에 처박혀 있어, 혹시 숨겨놓은 게 아닌가 떠본 것이었다.
“어? 이게 아직 있었습니까? 이런 거야 얼마든지 가져가셔도 상관없지만, 실패작인지라…….”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는 촌장의 얼굴엔, ‘이번에는’ 거짓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분명히…… 마력을 급속도로 끌어 모으는 팔찌일 겁니다. 하지만 그 끌어온 마력은 제어가 불가능한 실패작입니다. 예전에 처분하려 했는데, 구석에 남아있을지는 몰랐군요.”
“마력이라……?”
유렌은 팔찌에 슬쩍 마력을 흘러놓은 채, 마력을 모아보았다.
슈우욱-!
“……!!”
그러자 평상시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마력이 빠르게 팔찌 근처로 모이는 게 아닌가.
“조, 조심하십시오! 그건 자칫하면 마력 폭주가……! 어?”
스르륵-
하지만, 촌장이 걱정하는 일은 없었다.
그 격정적인 마력은, 곧바로 유렌이 조종하는 대로 둥둥 움직이더니 곧 공중으로 흩어져버렸다.
“어……? 어?”
분명, 200년도 더 전에는 고위 마법사들도 컨트롤을 못하고 폭주를 했었는데.
촌장이 혼란해 하든 말든, 유렌은 살짝 웃으며 팔찌를 챙겼다.
“좋아. 이건 쓸만해 보이는군. 1,000개를 추가 변제 해주지.”
“……!!”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실패작인 팔찌가, 자신의 애병 만큼이나 받자 촌장의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가, 감사합니다!”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유렌은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의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망치를 웃으며 붕붕 돌리는 레이칸.
짧은 로드 대신, 두 개의 짧은 검으로 마력을 다루고 있는 셀레나.
마침 자신도 이제 스태프를 써볼 생각이었다며, 금속제 스태프를 돌려보는 페닌.
그리고 끙끙거리며 드워프제 금속 방패를 들고 있는 아메리아까지.
자신의 지시대로, 스스로에게 쓸만한 것들을 잘 챙기고 있는 그들을 보며, 유렌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대충 1/4쯤 채워진 건가?’
하이아킨은 말 그대로 ‘건실한’ 계약을 했기에, 단리 이자로 계산했다.
하지만 대륙법으로 인정되는 기간은 45년까지.
그 이후는 자동적으로 갱신을 하게 되는데, ‘보통은’ 같은 조건으로 갱신을 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당연히도, 하이아킨은 그들에게 같은 계약을 줄 생각 따윈 없었다.
그래서 그가 쓴 차용증엔, 45년을 뺀, 뒷 11년은 복리계산으로 바뀌어 있었다.
덕분에 100골드를 채 빌리지 않은 촌장의 빚은, 무려 1만 골드에 도달해 있던 것이다.
그런고로, 애초에 재산과 물건 등으로 다 채울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재산이 없으면, 남은 건 노동력뿐인데.’
그렇다고,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촌장 같은 놈을 지상에 데려가고 싶진 않았다.
자신은 함께 일을 할, 가능하면 마탑이 완성된 후에도 같이 할 인재가 필요했다.
이런 놈을 데려갔다간, 어떻게 될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래서 그들에게 ‘시험’을 시켜둔 거였고.
유렌은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무언가를 쓱쓱 적었다.
옆에서 아메리아도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추가했다.
“자, 촌장. 이제 우리는 슬슬 가보도록 하겠다.”
“……!! 그, 그러십니까?”
“너무 좋아하는 게 티가 나네. 남은 금액은…… 이걸로 받지.”
촌장은 유렌이 준 종이를 보자마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 이건……!”
“열심히 해봐. 안 그러면, 다음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유렌은 그렇게 말하고, 일행과 함께 그대로 마을 밖으로 나아갔다.
“으으으.”
종이를 들고 부들부들 떠는 촌장은, 더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 *
“후우. 촌장. 그 망할 인간 놈들, 이제 겨우 간 거지? 흥! 아직도 한참을 못 받았네 뭐네 했다마는, 우린 더 줄 것도 없는데 어쩔 거야.”
“…….”
몇 시간 후. 촌장의 집.
지금 이곳엔 원로 몇 명이 모여, 그 빌어먹을 인간들에 대해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들 전부가 옛 하이아킨에게 돈을 빌리고 내쫓은, 즉 오늘 유렌에게 전 재산을 탈탈 털린 드워프들이었다.
“좋게 생각하자고. 비록 재산은 털렸지만, 그놈들은 이제 갔잖아? 그럼 다시 마을 젊은 것을 살살 꾀어서 어떻게든 다시…….”
“……자네들. 앞으로 이 집으로 모이지 말게. 아니, 모일 시간도 없을 걸세. 그리고 녹슨 자네들의 망치도 빨리 수리하는 게 좋을 것이고.”
다 포기한 듯한 촌장의 말에, 원로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니, 이 친구가 충격이 커 미쳐버렸나?
촤악-
촌장은 아무 말도 없이, 아까 받은 종이를 쫙 펴 원로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이건!”
“모자란 금액은, 전부 우리가 만드는 물건으로 갚아나가라는 내용일세. 대행자가 석 달에 한 번꼴로 물건을 가지러 올 때. 할당량에 부족하면…… 그 벌레를 찾아 먹이로 줘버린다고 하더군.”
촌장과 서류를 번갈아 보던 원로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오크보다도 질긴 인간 녀석.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던가.
“그, 그럼 우리 대신 젊은 애들에게 대신 만들라고 해서……!”
“서류를 끝까지 보게! 가끔 그 언령을 쓰는 마법사랑 같이 온다고 하고 있어! 언령 앞에선 모든 거짓이 소용이 없다는 것, 자네들도 알지 않는가!”
촌장의 일갈에 원로들의 고개가 내려갔다.
이건……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얌전히 만들기나 하게나. 나도, 자네들도.”
그렇게 최소 백 년 단위는 남아있는, 지옥의 빚 갚기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삐끗하면 그 즉시 벌레 밥이 된다는, 가혹한 페널티를 가지고서.
* *
“흠, 그럼 우리가 들어온 쪽이 저쪽인가?”
“옙! 그렇슴다. 아마, 아까 보낸 이들도 거기 있을 검다.”
-너희들, 지상에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있나?
마을을 돌기 전. 유렌은 매키넨과 그의 주변에 모인 젊은 드워프들에게 물었다.
-……!! 예! 예! 반드시, 반드시 가고 싶습니다아악-!! 꼭, 저랑, 이 신도들을 데려가 주십시오, 사도니임-!!
유렌은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인 그들에게, 한 가지 과제를 내렸다.
마을 바로 근처에 자그마한 석재 이층집을 지어보라고 말이다.
‘아무리 드워프라도 겨우 6명이어선 며칠은 걸릴 테지.’
인간이라면 월 단위로 걸릴 공사다. 아무리 드워프라도 한나절로선 무리겠지.
유렌은 여기서 며칠이나 머무를 생각은 없었기에, 짓는 과정의 속도와 완성도를 볼 생각이었다.
“그래도, 기본 뼈대는 올라가고 있지 않았겠수?”
“벌써~? 아무리 드워프라도 인원이 그 지경이면 힘들어~. 전 아직 기초도 다 못 끝내고 있다고 봐요~. 다만 인간보단 훨씬 완성도 깊게 했을 것 같긴 하지만~.”
「전 기초 공사는 끝났을 것 같아요. 젊어도 드워프 분들이니까.」
일행과 도란도란 말을 하며 걸어가는 중.
가장 시력이 좋은 레이칸이 입을 열었다.
“……다 지었슴다.”
“응~?”
“벌써 다 지었슴다! 저 드워프들, 대단함다!”
“……허.”
레이칸의 말에, 재빨리 마력에 눈을 넣어본 유렌은 감탄사를 흘렸다.
정말 집이 다 지어져 있었다.
전 재료가 석재로 된, 튼튼한 이층집이 굳건히 새로 서 있었다.
만약 목재 집이었다면, 벽 사이에 들어간 진흙이나 회반죽이 채 마르지도 못할 시간.
하지만 그들은 돌을 마치 부드러운 진흙 다듬듯 마음대로 움직여 그것으로 튼튼한 집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아-! 사도님! 벌써 오셨군요! 비록, 저희가 부족한 탓에 아직 엉성해 부끄럽습니다만, 다 지었습니다!”
“……엉성해?”
“이게~?”
집안에 들어선 유렌과 일행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니, 이거 오히려 마을 안에 있는 집들보다 나은 거 아냐?
집 구석구석을 감탄사를 내뱉으며 둘러보는 유렌 일행에게, 매키넨과 젊은 드워프들은 한탄의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
“이런 부족한 집을 보여드리게 되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사도님!”
“하지만 어설프게나마, 짧은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지어보았으니 잘 봐주십시오!”
그들의 외침은 처절하기 그지없었다.
이 어두운 지하에서 태어난 지 40~50여 년. 그들에겐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었다.
이들 모두가 매키넨처럼 얻어맞으며 학대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피 끓는 젊은이들인 그들은, 이곳 지하에서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항상 그들의 눈에 비추는 빛은, 그 밝다던 태양의 빛이 아닌 흐릿한 야광석의 빛.
그들에게 고기란 거대 두더지의 그 구릿한 고기뿐이고, 식물이란 바위 사이에 나는 지하 이끼뿐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원래 본받아야 할 어른들은, 예전에 망치를 버리고 술병만을 들었다.
훨씬 뛰어나야 할 어른들의 기술 역시 이미 녹으로 뒤덮였다.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먹고만 사는, 성장과 발전 없이 그대로 말라 죽어가는.
그러한 삶이었다.
-신! 신님께서, 우리를 구해주신다고 하셨어!
그래서 헛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매키넨의 ‘신’을 따라 믿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좋아.”
그런 와중, 정말로 지상에서 신의 사도들이 왔다.
저 썩은 어른들이 모두 무서워서 벌벌 떠는, 그런 신의 사도가.
“같이 나가자.”
그리고 이제는 자신들을 지상으로 데려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 말로만 듣던 태양 빛의 아래로.
“감사, 감사합니다-!!”
“무슨,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으하하핫-! 사도님들 만세!!”
그들은 기뻐 일어나 모두 흥겹게 춤을 추었다.
팔 다리가 짧아 멋지진 않았지만 보는 이들까지 절로 흥이 나게 하는, 신기한 춤이었다.
‘응? 저건, 설마 그 춤임까?’
‘그래! 바로 저거요! 옛이야기에서 나오는, 흥겨울 때 드워프가 절로 춘다는 춤!’
‘나도 들은 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흥이 겨워진다는 그 춤 말이지~? 아하하~. 확실히 그렇네~.’
「뭔가, 이제야 우리가 상상한 드워프를 보는 느낌이에요. 아까 마을의 드워프들과는 느낌이 전혀 달라요.」
소곤소곤 속삭이며 젊은 드워프들의 춤을 보는 동료들의 말에, 유렌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어릴 적, 옛이야기 속에서 많이 듣던 그들은 오늘 본 그놈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자부심 넘치고, 언제나 향상적이었으며 항상 흥이 넘치고 즐거워하는 땅의 종족이었다.
“사도님 만세-!”
“으하하핫-! 만세-!”
지금 그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었다. 솔직히, 아직 눈을 보면 약간 맛이 가 있다는 건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그들이 지상에 나서서, 좀 더 정신을 차리고 시간이 지나면 어떨까.
거기에 괴짜라지만, 지상에 잘 적응해 사는 아버지이자 선배 드워프를 만나면 더 변하지 않을까?
그날, 지하에선 여섯 명의 드워프가 모습을 감췄다.
“아아아아-!! 이게, 이게 햇빛-!! 하핫! 정말로 눈이 부셔!”
“세상에! 이 향과 저 푸르른 녹색은……. 이, 이게 이끼가 아니라 진짜 나무-!!”
“새, 저거 새 맞지?! 세상에! 벌레가 아니더라도, 공중을 날고 있어!”
그리고 같은 날.
지상에 존재하는 드워프의 숫자가 일곱으로 늘어났다.
이제 하이아킨은 지상 최후의 자유 드워프가 아니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쭉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