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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0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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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40화 세상의 이치 (4)

 

 

 

수도 베르헨. 메그넘 자작가의 본가 저택.

넓고 아름다운 정원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화려한 저택은 보기만 해도 그들의 세와 부를 짐작하게 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오후.

지금까지는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의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콰아앙-!!

정원에서 폭음이 울려 퍼지기 전까진 말이다.

“주, 주, 주인님! 큰일 났습니다!”

메그넘 자작가의 가주.

즉, 메그넘 자작인 세르딕 메그넘은, 폭음 뒤에 달려온 3집사의 모습에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일어났음을 느꼈다.

“무슨 일이냐! 똑바로 말하지 못해!”

“죄, 죄송합니다. 그, 그게!”

메그넘 자작은 허둥거리며 말을 똑바로 하지 못하는 집사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어지는 집사의 말에 그 역시 경악하여 입을 쩍- 하고 벌릴 수밖에 없었다.

“6, 6위계 마스터분들이 이 저택을 습격하고 계십니다!”

“……뭐, 뭐야?!”

콰아아앙-!!

다시 한번, 정원에서 거대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분노한 마법사들의 목소리가 저택 전체에 울리기 시작했다.

[내 예산 빼돌린 거 내놓거라! 이 도둑놈들아!]

“……어, 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메그넘 자작이, 비틀비틀 창문으로 나아가 저택 앞에 둥둥 떠 있는 마스터들을 바라보았다.

“헉!”

분노한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마력은, 이 저택 자체를 짓누르고도 남을 정도로 흉흉한 기세를 띄고 있었다.

[거기 있었나! 이 도적의 수장 놈!]

[저번에 그 실험이 실패한 것도, 다 네놈 때문이다! 젠장. 돈만 조금 충분했어도, 진품 셀레멘더의 눈동자를 쓸 수 있었어!]

콰르르릉-!

전설 속의 7위계 – 대마도사를 제외하면, 현재 마법사 중에서 가장 높은 위계라는 6위계 – 마스터.

그런 그들이 한 명도 아니고, 무려 세 명이 한자리에 모여 분노하고 있었다.

손가락만 까딱해도 저택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거대한 마력을 마구 뿜어대면서.

“아아…….”

털썩.

메그넘 자작은 바닥에 주저앉아 신음성을 내지르며 직감했다.

오늘 이후. 자칫하면 이 메그넘 자작가가 존속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 *

 

그날 이후.

수도 베르헨은 여러 가지 화제로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소식 들었어? 새로운 마탑이 창립되었는데, 무려, 그 탑주의 대리인이 그 멍청이 유렌이래!”

“넌, 대체 언제 적 소릴 하는 거야? 메이지 유렌이 왜 멍청이야? 말조심해!”

“마탑의 이름이 ‘스태프 오브 파워’라고? 정말 괴상한 이름이구만.”

하나는 바로, 새로 창립된 마탑에 대해서였다.

일단, 정식 마탑이 새로이 창립된 것은 5년 만의 일로,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듣자 하니, 그 창립에 아주 큰 역할을 한 게 겨우 3위계에 불과한, 여러 가지로 유명한 유렌이라고 했다.

거기에 더해, 그 마탑이 추구로 하는 것이. 마법사들이 기피하는 육체 쪽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베르헨에서 제일 떠들썩하게 떠들어야 할 주제가 되어야 마땅했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다.

“들었어? 마스터들이 단체로 메그넘 자작가로 몰려가서, 저택을 통째로 불태워버릴 뻔했었데!”

“평의회 수뇌부가 직접 가서 마스터들을 겨우 말렸다지? 물론, 메그넘가에는 바로 공식적으로 사찰단을 보냈고.”

“곧 베이어른 백작가에게도 공식적으로 사찰이 갈 예정이라더군!”

“평의회에서만 빼먹은 게 아니라서, 왕궁에서도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일이 엄청나게 커지려나 봐.”

“젠장! 그 도둑놈의 자식들! 해처먹어도, 적당히 해처먹어야지! 무려 마스터들께서도 펄쩍 뛰실 정도면, 우리 견습들의 예산에선 대체 얼마나 훔쳐 간 거야!”

그보다 더 폭발적인 것은 바로, 이름 있는 두 귀족가가 저지른 비리들의 발각이었다.

단순히 어느 상단 돈을 떼어먹었다, 어디 가게를 핍박했다. 이런 수준이 아니었다.

무려 이 나라에서 가장 강대한 두 세력인 평의회와 왕가가 모두 그 두 가문의 비리와 엮여 있었다.

그것도, 무려 피해자의 역할로.

화가 난 마스터들의 무력시위와 서둘러 움직이는 평의회의 사찰단.

그리고 항상 침묵에만 빠져있던, 왕궁이 움직인다는 소문까지.

이 희귀하고도 흥미진진한 소식은, 말 그대로 일파만파로 베르헨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툰드라와 공주가 바라던 그대로 말이다.

 

* *

 

“툰드라가 정말 딱 잘 골라냈군.”

“예. 그 자료 중에서 아주 탁월하게 고르셨습니다.”

유렌과 노집사는 베르헨이 들썩이는 상황을 지켜보며, 툰드라의 수완을 인정했다.

이번 소동의 큰 계획은 자신들이 세운 것이지만, 그녀가 물 밑에서 열심히 움직여준 덕도 상당히 컸으니까.

“그곳은 새로운 마탑을 창립하기 위해, 고위 마법사들 수백이 모인 자리입니다. 거기서 지방 귀족의 재산을 빨아먹고 멸문시켰다거나, 왕궁의 재산 일부를 빼돌렸다는 걸 밝혀도 큰 반향은 없었겠죠.”

노집사의 말에, 유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야 몇몇 정의감이 넘치거나 왕궁과 연이 깊은 마법사들이야 분노를 하겠지.

하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마탑의 창립 자리에서 엉뚱한 짓을 한다고 이쪽이 몰릴 가능성마저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평의회 예산을 빼돌린 것을 크게 강조했다.

“자기랑 상관없는 남을 괴롭히는 건 넘어가도, 자신들의 예산을 빼먹는 건 못 참지.”

“세상의 이치란, 그런 법이니까요.”

사실 그들이 손을 뻗은 것 중, 평의회에서 저지른 부패는,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평의회와 마법사 관련자들에겐, 이미 그것만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거대한 악으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차츰차츰 모두의 시선이 몰렸을 이때. 다른 부패나 악행의 증거들도 차근차근 풀어버린다.”

“예. 어제 왕궁에 관련된 비리를, 관료들에게 풀어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그들에게 도망갈 길은 없었다.

겨우겨우 한 개를 벗어났다고 해도, 곧바로 이를 갈고 있던 다음 세력이 몽둥이를 들고 달려온다.

아무리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더라도, 최소한 중상의 각오는 해야 하는 상태다.

“뭐, 그렇다고 베이어른 백작가는 아예 무너지진 않겠지.”

“예. 맞습니다. 이미 왕자파는 결론을 냈겠죠. 백작을 살린다고.”

사실 베이어른 백작가야, 워낙 체급이 있는데다가 감싸주는 세력들이 많으니, 아예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니. 앞으론 왕자파의 중심에서는 점점 밀려나겠지만.

그래도 아직 뽑아 먹을 것은 많다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메그넘 자작가는? 뭐, 이건 물어볼 것도 없나.”

유렌이 원수의 가문을 입에 담자, 노집사의 분위기가 휙 하고 달라졌다.

“…….”

그것은 분노가 아닌, 희열에 가까운 기쁨.

노집사는 웃음을 꾹꾹 참으며 주인의 말에 답했다.

“몰락입니다.”

“단언하는군.”

“확실하니까요.”

노집사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주인의 말에 계속 답했다.

“백작의 죄까지 모두 메그넘에게 돌려버리고 있는 이상, 최소한 작위 강등은 피할 수 없겠지요. 남작가, 어쩌면 준 남작으로 강등될 가능성도 큽니다. 사실상 평민이랑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준 남작이면…… 글쎄요. 그들에게 더는 세력이라 부를 게 남아있기나 할까요?”

공작가가 후작이나 백작으로 강등을 당하는 것과는 차원적으로 달랐다.

기본적으로 체급과 위상이 높은 가문은, 강등을 당해도 그 세력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었다.

하지만, 자작 가문인 메그넘가는 다르다. 남은 규모가 클 리가 없었다.

안 그래도 적이 많은 곳인데, 거기에 지킬 힘까지 사라진다?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인님이 말씀하신 1년은커녕,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몰락이 이뤄지고 있군요.”

노집사는, 유렌의 약속이 생각났는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메그넘가를 멸문시키는데 20년도 넘게 걸리라고 예상한 당시의 예상이, 너무나도 심하게 빗나가 있었다.

“아직 끝나진 않았잖아? 도망간 놈도 있고.”

“예. 물론 그렇습니다.”

노집사는 은빛 가면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몰락과 멸문은 다르다.

특히, 네이슨 메그넘이라는 중요 인물이 체포를 피해 도망가버린 현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네이슨은 노집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원한이 깊은 인물 중 하나.

적어도 그를 끝장내기 전까진, 노집사의 복수는 끝나지 않겠지.

노집사가 여러 깊은 감정에 휩싸여 있는 동안, 유렌은 차분히 다음의 상대를 생각했다.

‘다음은, 아직 덜 죽은 백작가와 이제부터 진심으로 나설 왕자파 놈들이겠군. 그리고…….’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그놈들.

미래의 모든 것을 망쳐버린, 그 빌어먹을 ‘흑막’들.

유렌은 백작의 뒤에, 그 거무칙칙한 그놈들이 달라붙어 있음을 확신했다.

언령 마법을 가진 아메리아를 붙잡아 놓은 것이, 그 확신에 대한 결정타였다.

본래 유렌은, 언령 마법은 단지 매우 희귀하고 범용성이 좋은 것이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다.

전장에서 본 언령 마법은 대부분 그러했었으니까.

하지만 수백 명의 고위 마법사들이, 단숨에 그녀의 ‘참과 거짓을 밝혀내는 힘’을 완벽하게 신용하는 것을 본 후.

유렌은 늦게야 알았다.

생각보다 언령이 밝혀내는 진실은 훨씬 광범위했고 신뢰도가 극히 높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면 백작이 아메리아, 그녀를 이용하려 하지 않고 가둬놓기만 한 이유가 명백해져.’

그래. 그녀의 언령 마법은, ‘흑막’을 가려낼 수 있는, 극히 드문 마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초에 인간과는 다른 존재들.

여차할 때 그들이나 그 수하를 밝혀낼 수 있다면, 유렌에겐 그보다 소중한 전력은 또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들에겐 그녀보다 방해되는 전력은 또 없을 것이고.

‘그녀를 죽이지 않고 감금으로 끝낸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해야겠군.’

그 선택이 단순한 방심인지, 변덕인지, 아니면 유예였는지.

유렌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선택에 감사하기로 했다.

똑똑-

「실례합니다.」

바로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머릿속으로 아메리아의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아메리아는 문을 조용히 열고는 들어와 활기차게 메시지를 전했다.

「유렌님! 노집사님! 드디어, 저희 새 마탑의 깃발이 왔어요! 한 번 봐보세요! 스태프를 쥐고 있는 이 손이, 아주 잘 나왔죠?」

아메리아는 살짝 흥분한 듯, 마력을 개방. 가지고 온 깃발을 방 안에 크게 폈다.

펄럭-

큰 푸른 깃발 안에 새겨진 것은, 근육과 힘줄. 그리고 상처투성이가 된 손이 굵은 스태프를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호불호가 갈릴 듯한 상징이었지만, 그녀에겐 달랐다.

원래, 언령 마법에만 빠져 교우 관계가 상당히 좁았던 그녀다. 오죽하면, 3여년 동안 실종이 됐는데도 그녀를 찾는 활동이 거의 없었을까.

거기에 더해 3년간, 오로지 혼자 어두운 방에 갇혀있었다.

그녀가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이미 미쳐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이들에게 구출되어, 마탑주로 추대되었다.

자신이 있을 곳이 정해진 것이다.

‘……모두, 좀 엉뚱하지만 좋은 사람이야! 특히 유렌님은, 더!’

유렌과 노집사. 그리고 유렌의 제자들과 레이칸. 그리고 몇 명의 실행부대원들까지.

아직 다들 만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아메리아는 이들이 모두 ‘마탑’이라는 커다란 집단에 함께 있는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포근해졌다.

「마탑이 창립된 이상, 저도 최대한 열심히 할 테니, 이후에도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아메리아는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새롭게 창립된 마탑주로서의, 당찬 각오였다.

“좋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열심히 해보죠. 위저드 아메리아.”

유렌 역시 그녀의 미소에 싱긋 웃은 후-

「어?」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 훈련장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그래, 그녀는 여러모로 중요한 존재다.

그런 그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선 일단 그녀 본인부터 강해지는 게 제일 좋았다.

「아, 아니! 훈련을 말하는 게 아니라요! 잠깐! 아직 근육이 쑤시는데에에-!」

당황한 아메리아의 사념 메시지가, 방 이곳저곳을 제멋대로 돌아다녔다.

 

* *

 

“저, 잠깐 시간 좀 내실 수 있으신가요?”

그날 오후.

제자들과 아메리아와의 훈련을 마친 유렌은, 베르헨의 상점가에서 툰드라와 마주쳤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가 유렌이 있는 장소를 알고 찾아왔다고 말해야 더 맞겠지만.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한창 바쁘실 텐데.”

마탑을 지을 현장에 보낼 이런저런 물품을 보던 유렌이, 그녀를 보고 살짝 놀라 되물었다.

그도 지금 여러 가지 일로 바쁘긴 하지만, 적어도 툰드라. 그녀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말 그대로 커다란 폭탄을 터트려버린 그녀는, 현재 이곳저곳에 끌려 다니느라 몸에 여러 개여도 모자랄 정도였으니까.

“……바쁜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제 상사의 부탁이어서 어쩔 수 없네요.”

“상사 말입니까? 평의회의?”

“예. 제가 ‘관리자’라는 평의회의 간부 자리에 있는 건 아시죠? 그들의 필두인 수석 관리자가 있어요. 뭐, 원칙적으론 같은 위저드에 관리자지만, 음.”

툰드라는 그녀답지 않게, 왠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만나 보면 알겠지만, 음. 대단한 사람이에요. 관리자의 모두가 한 수 접어 줄 만큼.”

“그렇게 대단한 사람입니까?”

“네. 사실, 말이 같은 5위계지, 다른 5위계들과는 격이 다른 사람이니까요.”

“……?”

유렌은 툰드라의 그 말에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다.

지금까지 유렌이 본 것 중에선, 위저드 중 가장 마력이 뛰어난 건 바로 툰드라다.

얼마 전, 백 단위의 위저드들을 보고 나서도, 유렌은 자신의 그런 평을 바꾸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툰드라가 명백히 자신보다 위라고 표현한다고?

“혹시, 얼마 전의 창립 회의에는 출석하지 않은 분입니까?”

“아, 예. 조금 멀리 출장을 다녀왔죠. 그래서 세간에 소문난 당신을 한번 보고 싶다는군요.”

유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툰드라의 뒤를 따랐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렇게나 강력한 위저드라면 분명히 미래에도 이름을 떨쳤을 터.

그렇다면, 그 사람을 만나 지금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바로, 저기예요.”

스윽-

한 골목의 구석에서, 청색 머리의 한 청년이 싱글싱글 웃으며 다가왔다.

지끈-

‘……음?’

유렌은 자신의 머리에서 자그마한 통증을 느꼈다.

“반갑습니다. 저는…….”

유렌은 다가오는 청년의 엄청난 마력을 느끼곤, 툰드라의 말을 순식간에 이해했다.

이건, 도저히 같은 위저드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자칫하면 6위계 마스터와 착각 할 정도로, 압도적인 마력량이었다.

두근두근두근-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점점 커지자, 심장 고동은 빨라지고, 머리는 지끈거렸으며, 숨은 가빠져왔다.

영혼이 기억하고 있는 깊은 분노와 죽음의 경험이 마구 뒤섞여 유렌의 몸을 뒤흔들었다.

가까이 다가온 그는, 웃는 얼굴로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습니다. 메이지 유렌. 저는 위저드 위계의 레니안 폰 베르슈리거라고 합니다. 짧게, 레니안이라고 불러주시면 기쁘겠군요.”

미래의 자신을 죽인, 미래의 7위계 대마도사.

현재의 그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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