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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9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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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9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9화 세상의 이치 (3)

 

 

 

“……스태프 오브 파워? 그게 마탑의 이름이라고?”

“뭐지? 그건. 설마, 육체적인 힘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고.”

“신체 강화마법으로, 근접 전투 쪽을 중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그건 이미 겹치지 않나?”

“……그보다, 저렇게 메이지가 나서도 되는 겐가?”

웅성웅성-.

유렌의 요청 발언 이후. 수백 명의 고위 마법사들은, 일제히 시끌벅적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비록 많이 변질되긴 했지만, 원래 마탑이란 하나의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 시작된 집단.

따라서 지금도 마탑 창립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마법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현재는 권력과 금전 또한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근본적인 이유 없이는 창립 허가를 받기란 힘들었다.

아직도 일정 수의 고위 마법사들은, 그것을 더 우선시하는 마법사들도 남아있었으니 말이다.

“그럼,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까?”

“예. 얼마든지요.”

유렌은 한 위저드의 질문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육체적 강화 쪽을 목표로 삼는 것 같은데. 그건 이미 현 신체 강화마법 이상의 효율을 가진 마법은 없다. 라는 결론이 이미 나온 상황 아닙니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제법 날카롭게 물어보는 위저드의 뒤에서, 붉은 머리의 위저드- 네이슨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좋아. 일단, 근본적인 것부터 물고 늘어지는 거다.’

자신의 조언대로 움직이는 베이어른 백작 소속의 위저드를 본 네이슨은, 곧 머릿속으로 현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어떻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작의 별장에서 위저드를 구출해 데려온 것은 저 유롄 놈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역시 툰드라. 저 빌어먹을 년이 뒤에 있는 건가?!’

하지만, 저 멀리 떨어져서 앉아 있는 툰드라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냉정히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평소보다 더 피곤해 보이는 것 같긴 했지만, 단순히 현 모습만 보면 그들과 연관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언제 움직일지 모르지.’

네이슨이 툰드라를 계속 노려보는 가운데, 유렌의 답변이 고위 마법사들에게 들려왔다.

“다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다른 방향으로 육체를 강화하는 것. 신체 강화마법과는 완전히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 아니, 신체 강화마법 쪽이 아니라고요?”

질문한 위저드는,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떠나 진심으로 되물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고위 메이지들도 모두 의문을 품으며 유렌을 바라보았다.

“네. 그렇습니다. 저희는 육체의 물리적인 성장이, 곧 마법사로서의 성장과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육체의 성장으로 마법사의 마력과 전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고, 그것이 기존 마법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 바로 그것이 저희 마탑이 추구하는 길입니다.”

유렌의 그 말이 끝나고, 대회의실은 약 5초간 조용한 침묵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곧 크고 거친 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젠장! 시간만 낭비했군! 젠장! 어떤 놈이 이걸 통과시켜서 이렇게 회의까지 하게 만든 거야?!”

“내 3일! 이놈들아! 내 실험 못 한 게 3일째다! 이런 쓸데없는 곳에 부르지 말라고!”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말에,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한 고위 마법사들의 불만이 일시에 폭발했다.

 

* *

 

“당장 회의를 끝내시오!”

“이게,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마탑이라고! 마탑!”

“듣자 하니, 저 대리인이라는 메이지, 얼마 전까지 멍청이로 소문났다던 그 바보 아니오?”

“그러고 보니, 나도 들어본 적이…….”

“흥! 보물을 얻어서 재산을 얻으니, 아주 눈에 뵈는 것이 없던 거지! 돈만 믿고 저런 얘기를 하며 마탑을 세우려고 해?!”

마법사들이 추구하는 방식과 정 반대를 주장한 그에게, 시간만 버렸다는 분노어린 질책들이 작렬했다.

게다가 이때를 노렸는지, 유렌에 대해 험담을 외치며 분위기를 몰아가는 몇몇 인물들로 인해, 대회의실은 훨씬 더 소란스러워졌다.

유렌은 강단에서 조용히 그런 모습을 지켜보다, 마력을 조금 끌어올려 나무 단상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콰아앙-!

강단 위에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광경에, 시끌벅적했던 대회의실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

“뭐, 뭐야? 저놈! 지금 저게 무슨 짓이야!”

“……응? 잠깐. 저거, 자세히 봐봐. 저놈 분명히…….”

유렌은 다시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고,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자 재빨리 자신의 오른손을 들며 말했다.

“여기에 계신 모든 분이, 저보다 훨씬 마법에 정통하신 분이니 잘 아실 겁니다. 방금 저는 신체 강화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이 단상을 부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이게 가능하신 분이 계십니까?”

유렌의 말에, 대회의실은 침묵만이 달렸다.

그런 마법사는, 아무리 위계가 높더라도 없거나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때. 녹색의 로브를 입은, 거한의 위저드 한 명이 겨우 손을 들었다.

“방금 네가 마력을 끌어올린 것을 보았다. 그럼, 그 마력으로 몸을 강화시켜 한 것 아닌가? 그런 거라면 나도 어떻게 가능은 하다만.”

유렌은 곧바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질문자께서 위저드 위계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체 강화마법이 아니더라도, 억지로 육체에 마력을 잔뜩 쑤셔 넣으면 그것 또한 신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그것은 얻는 힘에 비해 엄청난 마력을 소모해, 이미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지 않습니까?”

“그래, 맞다.”

유렌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3레벨. 메이지 위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넣을 마력도 없죠. 즉, 저희는 그것보단 훨씬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뭐, 사실 이건 기사들이 쓰는 방법 쪽에 가깝지만.

유렌은 굳이, 이 말은 더 덧붙이지 않았다.

어쨌든 더 효율적인 건 사실이니까.

녹색 로브의 위저드가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때, 거친 반박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냐!”

활활 불타는 눈을 한 네이슨이 벌떡 일어나 소리친 것이다.

속에서 불타고 있는 감정이 그의 목소리를 저절로 높이고 있었다.

“마법을 익힌 자라면, 1레벨짜리 어린아이도 모두 신체 강화마법을 가볍게 쓰는 것은 모두가 아는 상식! 네가 말한 그것을 쓸 이유는 없다! 완전히, 쓸모없는 짓에 불과해!”

그의 감정에 서린 분노와, 거친 말투에 고개를 갸웃거린 마법사들도 많았지만, 그 내용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그의 말마따나, 저것은 신체 강화마법을 쓰지 못할 때나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알기로, 그런 경우는 없다시피 했고.

“그야 이럴 때 쓰지요.”

당연히 그런 질문을 예상한 유렌은, 살짝 웃으며 옆을 바라보며 손뼉을 치며 말했다.

“나와 주시길!”

그러자 옆문이 덜커덩 열리며, 거대한 무언가의 그림자가 불쑥 들어왔다.

유렌들이 과거에 쓰러트린, 변종 트롤의 시체 중 하나였다.

“음?! 저, 저건?!”

“트롤 시체 아닌가? 갑자기 저게 왜?”

“아냐. 보통 트롤은 아니로군. 색깔도 다르고 훨씬 커. 변종 같은데?”

“오오! 꼭 해부해보고 싶군!”

마법사들이 눈을 반짝이는 사이, 시체를 마력으로 나른 두 명의 실행부대원은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증언을 시작했다.

“이 변종 트롤은 기본적인 마법 저항력도 강했지만, 무엇보다 주위 마법사들의 신체 강화마법을 푸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덕분에, 4위계의 실행부대원인 저희 둘이, 이 변종 트롤 놈 하나 상대하기도 벅찼습니다.”

평의회 소속 실행부대원.

신뢰도가 높은 그들의 말에 대회의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상당히 골치 아픈 변종과 상태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그게 어쨌단 말이냐! 겨우 변종 하나가 그랬다고……!”

분위기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낀 네이슨이, 서둘러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겨우 그런 변종 하나가 아닙니다. 위저드 네이슨.”

반면, 유렌은 느긋하게 그의 말에 반박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발견되었을 뿐이지,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저놈들의 발견지는 바로 수도 베르헨의 근방입니다. 만약 3레벨 이하의 메이지나 견습 메이지들이 단체로 저놈들을 만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갑자기 신체 능력이 뚝 떨어지고, 거기에 뛰어드는 트롤들……. 아주 끔찍한 일이 벌어졌겠죠.”

“흠, 확실히…… 변종이란 놈들은 한 번 발견되면 대륙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는 놈들도 있지.”

“게다가 베르헨 근방이면, 더 위험하지 않겠나?”

유렌의 차분하지만, 설득력 있는 말에 많은 고위 마법사들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이미 마법 저항력이 있는 몬스터들을 상대한다거나, 특정 상태 이상을 이겨내기 위해 연구를 해 오신 마탑들도 많지 않습니까? 저희도 큰 결은 그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해결 방법의 방향이 조금 다를 뿐이죠.”

유렌의 말이 끝나자, 고위 마법사들은 다시 한 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다만, 조금 전의 ‘쓸데없는 것’을 비난하는 웅성거림이 아닌, 새롭게 밝혀진 지식 등을 흥분해서 말하고 있었다.

“일리는 있네. 만약, 저 강화마법을 무효화시키는 상태 이상이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면, 낮은 위계들의 피해가 커질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의 일 아니겠는가? 굳이 저렇게 따로 특수한 마탑까지…….”

“위험을 대체하는 방안을 늘리는 건 중요한 일이지. 게다가, 신선한 건 사실이잖은가? 그동안 신체 강화마법의 효율을 올리려는 시도만 있었지만, 아예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려는 경우는 없었네. 게다가 이번 건 효율성도 있어 보이고.”

“흐음. 틀린 말은 아니네만.”

쾅!

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해나가자, 네이슨은 의자를 넘어트리며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웃기는 소리 마라! 애초에, 강화마법 하나만을 풀어버리는 상태 이상이라니!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나? 게다가, 저 실행부대원들은 유렌. 네놈에게 붙어있는 호위! 보나 마나 돈이나 먹여 매수라도 했겠지! 여기가 어디라고 그런 거짓들을 말하는 거냐!”

네이슨이 분노에 차 소리치자, 대회의실은 싸늘한 침묵에 잠겼다.

이번 그의 발언은 명백히 선을 넘었기 때문이었다.

“……으득.”

“지, 지금 뭐라고!”

안토니와 실행부대원은 그 모욕적인 말에 이를 갈며 눈을 부라렸고, 네이슨 역시 몇몇 위저드들을 뒤로 세운 채 둘을 노려보았다.

유렌이 입을 열어 네이슨의 말에 반박하려던 그때.

어디선가, 마치 푸른 하늘과 같이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말에 거짓이 있는지 밝혀라.】

커다란 마력을 품은 언령이 두 실행부대원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몸에서 파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진실의 빛이었다.

“이건, 언령 마법의……!”

“과연, 이러면 못 믿을 수가 없지.”

이런 식의 진실 공방에서의 언령 마법이 가지는 신뢰성은 가히 절대적.

아메리아의 언령 마법 한 번에, 분위기는 단번에 한쪽으로 기울었다.

“메이지 유렌은, 그의 방식으로 몸을 단련해 저 변종 트롤을 훨씬 쉽게 잡았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훈련법은 분명 실용적입니다!”

번쩍-

“게다가, 중간에 제 목숨을 구해주는 여유까지 있었습니다!”

번쩍-

그들의 몸에서 번쩍이는 푸른빛이 대회의실을 끊임없이 빛내는 가운데, 네이슨은 그저 이를 갈면서 고개를 숙였다.

 

* *

 

이미 분위기가 한쪽으로 쏠린 회의가 끝나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흐어어업-!”

콰지지지직-

레이칸의 굵고 불끈거리는 양팔이, 그대로 철판을 구겨버리자 대회의실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오오-! 과연! 신체 강화마법 없이 저게 가능하다니!”

“……정말로 전사가 아니라, 마법사가 맞나? 그것도 메이지라고?!”

“저 레이칸이란 메이지는 나도 예전에 평의회에서 본 적이 있네. 덩치야 그때도 컸지만, 절대로 저런 짓은 못했지.”

“오오. 그렇군. 과연, 그런 성장 속도라면 충분히 실효성이 있군! 충분히 연구해 볼 만한 과제야!”

그리고 마지막에 선보인 레이칸의 ‘실기’는 말 그대로 대호평.

평범했던 –마력적인 의미로- 메이지가, 약간의 훈련만으로 이런 강력한 육체적 효과를 내는 것.

이것은 신체 단련 시간을 낭비로 여기는 마법사들에게도, 확실히 매력적인 일이었다.

‘뭐, 거짓말은 아니니.’

유렌은 레이칸의 육체적 재능은 굳이 말하진 않았다.

어쨌든 레이칸의 이 압도적인 실습으로, ‘비효율적’이라며 반대하던 마법사들도 거의 사라졌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이례적으로 빠른 투표의 결과가 나왔다.

삐- 삐- 삐- 삑-

대회의실의 천장에, 푸르고 붉은빛이 점차 점등되기 시작했다.

푸른색은 찬성. 붉은색은 반대.

푸른색이 2/3을 넘어야 통과되는 투표다.

대회의실의 천장은 오래 지나지 않아, 푸른색으로 휩싸였다.

2/3이 아닌, 4/5를 가볍게 넘는 푸른색의 천장.

새로운 마탑. ‘스태프 오브 파워’가 창립되는 순간이었다.

 

* *

 

“자, 그럼 여러분! 잠시만 저에게 주목해주시길!”

그렇게 막 새로운 마탑이 창립된 순간.

은발의 위저드 – 툰드라가 재빠르게 단상에 올라와 외쳤다.

이제 막 새 마탑이 창립된 순간 갑자기 끼어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난입이었다.

물론, 단상에 있는 유렌의 일행은 알고 있었지만.

“저는 평의회 간부 중 ‘관리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 위저드. 툰드라라고 합니다. 이제 막 투표를 끝낸 선배님들껜 죄송하기 그지없으나, 이때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이 자리에서 공표하려 합니다.”

쩌저엉-

툰드라의 머리 위. 그러니까 단상 위로, 거대한 얼음 거울이 만들어졌다.

“작게는 평의회와 베르헨. 크게는 이 나라를 좀먹고 있는 벌레들의 만행을 이 자리에서 알립니다!”

“툰드라-! 이 녀언-!”

툰드라는 경악과 분노로 일그러진 네이슨을 보며,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저 꼴을 보려고 거의 3일 밤을 새운 것이었다.

슈우욱-

툰드라의 뒤에 있던 종이들이 공중에 떠, 모든 마법사에게 빠짐없이 날아갔다.

그리고 머리 위 얼음 거울에는, 그 종이에 쓰여 있는 문자들이 빼곡히 새겨졌다.

노집사와 그의 친구가 모아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이 남김없이 공표되기 시작했다.

 

* *

 

“흠. 오랜만에 재미있는 것을 봤나 했더니만, 또 정치 다툼인가?”

“후우- 이것도 지겹네. 빨리 가세나.”

대회의실 최상단의 어느 자리.

세 명의 6위계 마스터들이, 강단을 보며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신선한 것을 봐, 기분이 좋았는데. 바로 또 저런 식의 세력 싸움이라니.

세력과 정치 쪽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이 세 명의 마스터들은, 진저리를 내며 혀를 찼다.

그리고 곧 소동을 무시하며 대회의실을 빠져나가려는 찰나-

“음?”

그중 한 마스터가 멈춰 섰다.

그의 시선이, 툰드라가 만들 얼음 거울에 고정되어있었다.

“뭐야, 왜 그러나?”

“……자네, 저것 좀 봐보게.”

다른 한 마스터의 고개도 휙 하고 돌아가더니, 얼음 거울에 고정되었다.

“……잠깐. 저거?”

“그래. 원래 우리가 쓸 예정의 예산 아니었나?”

“맞네. 게다가 그 밑에는…….”

잠시, 마스터들 사이에 침묵이 달렸다.

확실히 몇 년 사이, 자신들이 쓸 수 있는 예산이 조금씩 줄어들긴 했었다.

평의회에 조금은 섭섭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해하고 넘어갔었는데…….

화악-

6레벨의 엄청난 마력들이, 잠시 천장까지 치솟았다가 사라졌다.

“감히, 누구의 실험 비용을…….”

“저거, 어느 놈이야?! 메그넘? 거기에 베이어른?! 이놈들이 감히!”

“오호라. 평의회에 예산이 없는 게 아니었었군……!”

분노한 마스터들의 눈에서, 광폭한 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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