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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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7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8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38화 세상의 이치 (2)
“……이 멍청한 놈아, 제발 눈이라도 좀 떠 보거라.”
메그넘 자작가의 본가.
수도 베르헨에서 꽤나 힘을 떨친다는 가문답게, 메그넘의 본가는 어디나 화려하고 휘황찬란하게 번쩍였다.
그러나 이곳의 한 크고 깨끗한 방만큼은 예외였다.
이곳은 방 가운데에 존재하는, 커다란 침대에 누워있는 청년을 위한 치료실.
그곳에서 네이슨 메그넘은 자신의 사랑하는 조카 – 카넬 메그넘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얼마 전, 완전히 박살 난 가문의 별장에서, 숨만 쉬고 있는 상태로 발견된 카넬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온갖 유명한 의사와 마법사들. 심지어는 신관들까지 오갔지만, 그의 상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툰드라. 네 이년……!”
네이슨은 원수의 이름을 부르며 이를 아드득 간 다음, 조심스럽게 조카의 손을 떼놓았다.
“아무리 내 힘이 그년에겐 미치지 못할지라도, 이 목숨을 걸면 반드시……!”
네이슨은 품속에 있는 한 약병을 만지작거리며, 몇 번째인지 모를 복수의 다짐을 한 번 더 늘렸다.
똑똑-
“실례하지.”
노크 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한 중년의 사내가 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예의라곤 버린 듯한 행위에 네이슨의 눈이 잠시 날카로워졌지만, 방문객의 얼굴을 보자마자 곧바로 눈에서 힘을 풀었다.
“혹시 해서 와 봤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진 못했군. 유감이야. 쾌유를 비네.”
“감사합니다. 베이어른 백작님.”
네이슨은 참담한 기분에서도, 백작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는 마법사로서는 4위계 - 세이지이지만, 귀족으로서나 권력가로서나 그보다 훨씬 격이 높은 백작가의 가주.
그가 먼저 숙이고 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백작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본론을 꺼냈다.
“그럼 저번에 말한 그 건. 그게 성공한다면, 우리 가문은 자네 가주의 귀족원 입성에 최선을 다하겠네.”
“……! 가, 감사합니다. 백작님!”
반색한 네이슨은, 아까와는 다른 속도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됐다. 백작이 이쪽을 도와주기 시작하면, 다른 왕자파의 세력들도 대부분 나서 줄 터.
그렇게만 되면 메그넘의 가주가 귀족원에 드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럼, 그 언령 마법을 사용하는 위저드. 아메리아라고 했던가요? 제가 최선을 다해 세뇌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슨이 굳건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세뇌 마법.
고문의 일종으로 사용됨으로써, 도덕적으로 터부시되는 마법 중 하나.
네이슨은 이것을 익힌 그리 많지 않은 위저드 중 하나였다.
“그래. 그래 주게나. 성격이 아주 순진한 편이니, 그리 힘들진 않을 거야. 탈출을 도와준다고 하고 조금씩 속여 보게. 정 안 되면 정신 자체를 파괴해도 상관없네. 효율은 줄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을 테니.”
흠칫-
네이슨은 위저드를 마치 실험동물 보듯 하는 백작의 말에 살짝 식은땀을 흘렸다.
바로 그때.
“실례합니다. 백작님. 긴급 상황입니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백작의 곁으로 몰려왔다.
“웬 놈들이냐!”
“진정하게. 위저드 네이슨. 내 사람들이니.”
백작은 차분하게 네이슨을 진정시킨 다음, 수하들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뭐?!”
하지만, 그들의 보고를 들은 후까지 차분할 수는 없었다.
“언제의 일이냐!”
“……3시간 반 전의 일입니다.”
“늦어! 이 멍청한 놈들 같으니!”
“죄, 죄송합니다!”
사자와도 같은 백작의 분노에, 수하들은 모두 벌벌 떨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별장? 박살? 위저드?’
네이슨이 얼핏 들은 단어만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바로 그때.
“네, 네이슨님! 긴급 집합 정보입니다!”
그에게도 헐레벌떡 사람이 달려왔다.
평의회에서 보이던, 직원 중 한 명이었다.
“무슨 일이냐? 긴급 집합이라니!”
“마탑, 정식 마탑의 새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규정에 따라 어서 모이셔야 합니다!”
“……마탑? 왜 하필 지금? 아니, 그것보다 대체 누가 신청을?”
한 정식 마탑의 창립은, 곧 어엿한 하나의 세력이 생겨나는 것.
당연하지만 대단한 파장이 발생되는 일이었다.
그 창립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평의회의 간부들과 고위 마법사들이다.
따라서 신청이 들어오면, 다른 세력들과 최대한 접촉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그들을 소집하는 것이 정해진 규칙이었다.
그래서 네이슨이 궁금한 건, 바로 그 마탑의 신청자가 누구냐는 거였다.
당연하지만, 모든 신청을 다 받아 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고위 마법사들을 긴급 소집 후 회의를 시키려면, 그만큼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만 했다.
도대체 그 조건을 통과시킨 놈이 누구란 말인가.
“자, 자세한 건 신청한 마탑주의 이름밖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고!”
신경질적인 네이슨의 물음에, 직원은 허겁지겁 대답했다.
“위, 위저드 아메리아 라고 하십니다! 듣자 하니, 그 희귀한 언령 마법을 구사하시는 분이라고…….”
“뭐라?!”
직원의 대답에, 놀라 소리친 건 네이슨이 아니었다.
그 소리는 바로, 저 옆에서 수하들을 질책하고 있던 백작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게, 무슨……?! 그년이 어째서?!”
항상 엄격하고 냉철했던 백작의 얼굴이 충격과 분노로 일그러졌다.
“대체 어떤 놈의 짓이야……!”
커다란 기습을 허용한 백작의 노성이, 메그넘 가문의 본가에 길게 울려 퍼졌다.
* *
하루 후.
평의회의 한 손님용 객실.
“그럼, 그 실내 훈련실을 몇 시간 동안 빌려도 되겠습니까? 저와 제 제자들이 간단하게나마 몸을 좀 풀고 싶습니다마는.”
“예. 상관없습니다. 외부 인원들과의 접촉이 금지된 것이지, 신청자분들을 가두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요. 아, 그래도 안전에는 충분히 주의해주셔야 합니다. 외부 습격은 철저하게 막고는 있지만, 혹시 훈련 중 다치시기라도 하시면 저희는…….”
“하하.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유렌은 평의회 직원과의 대화를 마치고, 제자들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참, 대단한 사람이야.’
유렌과 대화를 마친 직원은, 그렇게 멀어져가는 유렌의 등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위계는, 자신과 같은 위계의 3위계의 메이지.
하지만 현재 그가 가진 위상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현재 평의회는 물론, 수도 베르헨. 아니, 이 왕국 전체를 시끄럽게 뒤흔들고 있는 일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정말 대단해. 분명 몇 달 전까지는, 답도 없는 멍청이라고 알려져 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느새…….’
보물을 얻어 평판은 다소 달라졌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라 폄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전혀 다르다.
그가 새 마탑을 창립하려는 일행 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이상, 어떤 바보가 그를 더 무시할 수 있을까.
일단 새 마탑이 창립된다면 당연히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만약에 되지 않더라도, 창립 시도를 한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것이다.
그만큼 돈과 권력에 가깝다는 소리니까.
겨우, 자신과 같은 3위계가 말이다!
‘어쩌면 3위계의 부탑주가 탄생할지도!’
그런 상상을 하자마자, 괜히 직원은 자신의 가슴이 다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와 같은 건 위계뿐이지만, 그런 자그마한 동질감이 극도의 친밀감을 듬뿍 생성시켰다.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직원은 걸어가는 유렌의 뒤통수에 그렇게 진심 어린 응원을 날렸다.
그가 지금 하러 가는 훈련에 대한 것이 아닌, 2일 뒤 열리는 마탑 창립 회의에 대한 응원을 말이다.
* *
「반갑습니다. 유롄 님의 제자분들이시라고요?」
“헉! 이, 이게 메시지 마법! 직접 듣는 것은 처음이야!”
“야! 호들갑 떨지 마! 이미 마스터에게 들었잖아!”
“죄, 죄송합니다. 위저드 아메리아. 저 쌍둥이들은 단지 머리가 나쁘고 예의가 없을 뿐이지, 절대 악의가 있는 것은…….”
“쥬드! 그게 더 심한 말 아니야? 헤헤-. 마탑주님! 반가워요! 전 에리나라고 해요!”
평의회 내의 한 실내 훈련소.
처음 만난 아메리아와, 레이칸을 제외한 유렌의 제자들이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무려 위저드 위계에, 곧 세워질 자신들이 속한 마탑의 탑주.
이 높은 ‘상사’의 조건이 모두 갖춰지자, 세 소년은 긴장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긴장할 요소는 한 가지 더 있었고.
‘와아.’
‘어, 엄청 미인이신데?!’
‘야! 탑주님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
금을 그대로 녹여 놓은 듯한 블론드에, 푸른 하늘을 그대로 눈에 담아 놓은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녀 아메리아.
위계와 지위. 그리고 미모까지 더해지자, 세 소년은 그녀와 제대로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어했다.
“녀석들. 팔자 좋구나.”
“아, 마스터! 헤헤. 오셨어요?”
그때, 등 뒤에서 간단히 몸을 푼 유렌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타났다.
오랜만에 제자들을 굴리게 되어 기쁜 얼굴이었다.
“그래. 일단 너희들, 몸에 찬 것들은 전부 8kg까지 올린다. 실시. 아, 에리나는 5kg로.”
“허억!”
“그, 그렇게 갑자기요?!”
“너희들은 이제 가능해. 실시.”
제자들은 모두 울상을 지으며, 마스터가 지시한 대로 마력을 담았다.
‘……? 무얼 하시는 거지?’
한편, 훈련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메리아는 그저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기 시작했다.
-할 것 없으시면, 저희 훈련이나 하는 것 보러 오시겠습니까? 제 제자들이랑도 한 번 만나보시고.
약 1시간 전.
아메리아는 그렇게 말한 유렌의 초대에 기쁘게 응했다.
어차피 앞으로 남은 2일. 그녀와 유렌들은 따로 할 게 없었으니까.
본래 새 마탑의 창립 회의가 열리게 되면, 3일간 고위 마법사들에게 긴급 집합의 명을 내린다.
먼저 수도 베르헨에 있는 고위 마법사는 규정상 즉시 집합이며, 즉시 회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남은 3일은, 더 먼 지방에서 도착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그 사이, 유렌과 그 제자들. 그리고 아메리아는 회의단과의 차단과 신변 보호를 위해 이렇게 격리되어있었다.
‘솔직히, 회의는 걱정되지만…… 유린님의 말로는 그 툰드라란 얼음덩어리와 그 뒤 세력이 힘을 내고 있다고 했고.’
그 툰드라란 싸늘한 여자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유렌이 저렇게 확실하게 말한 이상, 아메리아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를 구해준 사람이고, 함께 할 사람이니까.’
아메리아는, 눈에 신뢰의 빛을 담으며 훈련을 지켜보았다.
분명, 그런 그니까 훈련도 멋진 방식의 마법 훈련이겠지.
그래서 제자들도, 저렇게 훈련 시작 전에 몸의 마도구에 마력을 보내지 않겠는가.
“자, 자! 앞으로 5바퀴!”
“허억, 허억!”
“으아아아! 무거워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아!”
‘……??’
그녀가 품었던 환상이 손쉽게 박살이 나는 데는,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 *
「저…… 유렌 님? 죄송한데, 지금 대체 무엇을 하시는거죠……?」
훈련을 시작한 지 약 20여 분 후.
구석에서 혼란스러운 얼굴로, 푸른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던 아메리아가 다가와 메시지를 전했다.
한창 스태프를 휘두르며 땀을 쏟던 유렌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훈련입니다.”
「……저게요?」
“그렇죠. 오늘은 더욱더 열심이라, 아주 좋군요. 튼튼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으허어어억-!”
“갸아아아악.”
“흐어어억- 허어억-!”
제자들은 모두 땀투성이가 되어 달리다, 쓰러지고, 서로에게 회복 마법을 한 후, 다시 뛰었다.
체력과 회복 마법의 숙련도를 동시에 올리는, 일명 ‘무한 좀비 달리기’가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저게요?」
아메리아는 어이가 없어, 다시 한번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유렌의 만족한 끄덕임이었다.
“그나저나, 위저드 아메리아는 처음부터 저런 훈련은 무리일 테니, 조금씩 뛰는 것부터 시작하시죠. 감금 생활로 체력도 많이 상하셨을 테니까.”
「제, 제가요?」
아메리아는 펄쩍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아니, 아니다. 이건 아니다.
유렌은 그런 아메리아에게 다가가며 씨익 웃었다.
“네. 그렇습니다. 분명, 주 3회는 저희와 같은 훈련을 받는다고, 사인하셨지 않습니까?”
「제가 언제……. 아!」
아메리아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갔다.
그녀의 머릿속에, 저번 밤에 사인한 계약서가 스쳐 지나갔다.
「아, 아니. 분명, 그건, 제 언령으로 확인을!」
“몸에 좋으면 좋았지, 해가 되진 않지요. 보세요. 언령도 보증했군요.”
「저, 전 마법사에요! 왜 신체 강화마법도 없이 이런 짓을!」
“저희도 마법사입니다.”
움찔-
아메리아는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그 이상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스스로 계약하며 맹세해버린, 언령의 힘이었다.
“자, 처음에는 빠르게 걷기로 시작합시다. 발찌 등은 다음에 드릴 테니까.”
「으으윽-!」
결국, 그날 아메리아는 땀을 뻘뻘 흘리며 – 훈련장을 빠르게 몇 바퀴나 걸었다.
다음에 쓸 계약서는, 반드시 글자 하나하나까지 다 보리라고 굳게 다짐하면서.
* *
이틀 후.
즉, 유렌 일행이 평의회 건물에 들어온 지 3일이 지나갔다.
‘벌써 회의 날인가.’
유렌은 방에서 몸을 적당히 풀고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대회의장으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휴식과 훈련으로 충실하게 지낸 3일이었다.
‘뭐, 요 3일간 툰드라와 공주 쪽은, 다른 쪽으로 곡소리 나도록 굴렀겠지만.’
툰드라에게 마탑 창립 서류와 함께 건네준 ‘그것.’
그것을 받은 공주파들은 그 대신 발밑에서 치열하게 싸울 준비를 마쳤을 테지.
“대회의실은 이쪽입니다. 이쪽 문으로 들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개 층을 통째로 통합해서 만들었다는 거대한 대회의실 앞에선 유렌은, 안쪽에 있는 강대한 마력들의 반응을 느꼈다.
‘……이거 찌릿찌릿한데?’
어느 쪽을 느껴 봐도 위저드, 위저드, 또 위저드.
그리고 간혹가다가 느껴지는, 6위계. ‘마스터’들의 차원이 다른 마력들.
전생의 전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고위 마법사들이 한꺼번에 있던 장소는 없었다.
‘재밌네.’
분명, 전생이었다면 칼부터 빼 들고 어떻게든 한 놈씩 처리하려 머리를 굴리고 있었을 테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저들 중 최소 2/3은 아군으로 만들어 창립의 허가를 받고, 처리해야 할 놈들은 어떻게든 저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묻어버려야 했다.
분명 옛날의 전투와는 결이 다른 싸움이었지만, 유렌은 마법사들과의 싸움에서 질 생각은 결코 없었다.
끼이이익-!
유렌은 당당히 문을 열고 대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놈……!”
“호오. 저자가?”
유렌은 여유 있게 걸어가, 모든 고위 마법사들이 지켜보는 강단 위에 올라가 섰다.
그곳에는, 아메리아가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몸은 괜찮습니까?’
「아직도 온몸이 아파요!」
유렌이 뻐끔거리는 입 모양으로 물어보자, 아메리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메시지 마법으로 답했다.
긴장으로 굳어있던 그녀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다.
“자, 그럼.”
유렌은 뒤로 돌아서, 자신을 보고 있는 수백 명의 고위 마법사들의 시선을 그대로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메이지 유렌입니다. 마탑주가 되실 위저드 아메리아의 대리인 자격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렌은 그들을 향해 씨익 웃어주며, 힘차게 외쳤다.
“새로운 마탑. ‘스태프 오브 파워’의 창립 허가를,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