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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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9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9화 얼음 속에서 피는 꽃 (1)
“그래서, 놈들을 어떻게 뭉개버리려는 건가? 설마 거물 마탑주들을 소집시켜 회의까지 열 줄은 몰랐네만.”
다이드란 후작의 저택.
후작은 호화로운 손님용 방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는 중년의 마법사를 향해 물었다.
일반적인 마법사가 고위 귀족인 그의 앞에서 저리 편하게 앉아있으면 당장 호통을 쳤을 테지만, 상대는 당연히도 보통 마법사가 아니었다.
현 왕자파 최고의 실세이자, 이 마도 왕국에서도 1, 2위를 손 뽑는 대귀족인 예니힌 공작이 직접 소개해준 6위계 마스터.
어느새 공주파의 커다란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신생 마탑 ‘스태프 오브 파워’를 박살 내는 일을 전적으로 맡은 인재였다.
“제가 마탑주라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공작님덕에 그만한 영향력은 충분히 있습니다. 이젠 그것을 써서, 놈들 전체를 망가트려야죠.”
“음, 그러니까. 직접 무력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고?”
다이드란 후작이 조금 당황해 말하자, 마법사 역시 황당한 듯 반응했다.
“후작님……. 저희 정도 위치의 사람들은 무력은 마지막 행사라는 것, 저보다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흠, 흠. 그렇지.”
“물론 제가 직접 가서 놈들의 마탑을 통째로 박살 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놈들이 가진 모든 것을 한 번에 부숴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명분을 가진 공주파와 더불어, 나름대로 중립을 지키려던 평의회의 일부 역시 전부 그쪽에 붙어버리겠죠.”
“그건 나도 알고 있네. 뭐, 일단 명분을 만들어야겠지.”
후작의 대답에, 마법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더 쉽고,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훨씬 커다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요. 저희 마법사들, 아니 대형 마탑 몇 개만 힘을 합쳐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워낙 자신만만한 마법사의 말에, 후작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마탑과 마법사 쪽의 일은 자세하게는 몰랐다.
그의 수하인 마법사들도 어디까지나, 귀족가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거둔 수하에 불과했으니까.
“좋아. 놈들을 박살을 낼 수만 있다면, 무슨 수를 써도 상관없네.”
“단순히 놈들만 처리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하죠. 그 이상으로, 공주파를 아예 사지에 몰아넣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놈들도 공주파가 흔들리면 더더욱 버티지 못할 테니까요.”
마법사는 자신만만하게 단언하며 히죽 웃었다.
얼마 전에 한 마탑주들의 회의의 결과, 놈들은 곧 서서히 말라 죽게 될 것이다.
그때, 공작의 계획대로 진행되어 공주파까지 치명상을 먹게 된다면?
계획은 공작의 것이라지만, 그것을 잘 행한 자신의 입지도 더욱 올라가게 되겠지.
그렇게 후작과 마법사는 자신들의 성공을 확신하며 비릿하게 웃었다.
아직 그쪽의 지하에서 무엇이 올라온 지는 꿈에도 모른 채.
* *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 근방의 한 실외 훈련장.
끼이익-
유렌은 이곳에서 조용히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활의 시위 자체는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거기에 걸린 화살은 실체가 있는 것이었다.
쒸이이익-
그리고 시위를 놓자, 화살을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재빠르게 돌벽을 향해 나아갔다.
콰앙-
아무리 재생 마법이 걸려 내구성이 조금 약하다지만, 그래도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돌벽.
그것이 화살 한 방에, 반경 20cm 근방이 통째로 박살 났다.
만약 저것이 사람의 몸통이었다면, 한 방에 뭉텅이로 뜯겨 나간 수준이었으리라.
말 그대로 화살로서는 있을 수 없는 엄청난 파괴력.
하지만 정작 그것을 쏜 유렌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실제 화살로는 화력이 반감……. 아니, 반감도 아니지. 확 죽어버리네.”
유렌은 그렇게 투덜거리며 다시 활을 쏠 준비를 했다.
다만 이번엔 실제 화살이 아닌, 마력으로 만든 화살로 말이다.
스으윽-
제법 많은 양의 마력이 활에 빨려 나간 후, 푸른색의 마력 화살이 완성되었다.
퍼어엉-!
그리고, 조금 전 실제 화살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가 연습장에 울려 퍼졌다.
실제 화살은 어디까지나 일반 화살보다 조금 더 큰 소리였다면, 지금은 거의 대포를 쏘는 듯한 착각까지 느끼는 소음이었다.
그리고 그 소리에 맞게 파괴력도 달랐다.
콰아아앙-!
3m 높이에 두께도 1m 이상이었던 돌벽을 통째로 박살 낸 것이다.
“흐음. 이건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고.”
유렌은 제법 빠져나간 마력을 보며,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과연 그 엘프가 괜히 연발로 쏠 때, 이것보다 약하게 쏜 게 아니었다.
유렌은 활을 들어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때 엘프의 시체 옆에서 주워 온 이 활은, 그녀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렇게 실체화되어 있었다.
‘마력으로 만든 게 아니라, 실체의 물건을 다른 곳에 숨겨뒀다가 소환했다는 게 맞겠군.’
단단한 식물과 금속이 적절하게 섞여져 만들어진 이 활은, 딱 봐도 감탄이 나올만한 우아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활이 우아하다니.
별로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였지만, 그 귀 긴 것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그랬다.
‘……잠깐, 그러면 마력에 다른 속성을 넣어보면?’
유렌은 다시 마력을 모아 화살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전. 그저 순수 마력으로 파란 화살을 만든 것과는 달리, 불의 속성을 조금 섞어 불타오르는 화염의 화살을 만들었다.
퍼어엉-!
그리고 날아간 화살은, 그저 조금 전과 별다를 것 없이 재생된 돌벽만을 부쉈다.
조금 벽을 그슬리긴 했지만, 유렌이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젠장. 화염이 날아가다가 꺼질 줄이야.”
불은 글렀다.
날아가는 속도가 워낙 빠르고, 주위 저항이 강해 반 토막 이하가 나버린다.
그나마도, 마법이 아니었다면 시위를 놓는 순간 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바람이……. 아니, 번개도 의외로 잘 맞을지도?
콰아아앙-!!
유렌이 이것저것 마법을 시험하며 활을 쏘아댈 그때.
그 옆에선 복구된 갑옷을 입은 레이칸이, 웬 작달막한 소녀와 한창 힘을 겨루고 있었다.
“흐어어업-!!”
어지간한 통나무보다 훨씬 굵은 레이칸의 팔뚝이, 불끈불끈 힘줄이 돋아나며 손을 마주 잡은 소녀에게 그 강력한 힘을 쏟아 부었다.
“흐으으, 읍!”
하지만 놀랍게도, 소녀는 밀리긴 하지만 어느 정도 버티고 있었다.
기껏해야 10대 중후반 정도 될까 말까 한 그 소녀가, 자신보다 4~5배는 더 커다란 체격의 레이칸과 힘 대결을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
“흡-!”
하지만 결국 끝까지는 버티지 못해, 기술을 쓰며 물러났지만 말이다.
“으헉?!”
휘청-
마치 물 흐르듯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소녀의 체술에, 레이칸의 거체가 흔들렸다.
“흐으으읍!”
“어라?”
하지만 레이칸은 버텼다. 자신의 힘을 역이용이고 뭐고, 그보다 더 강한 힘을 줘서 버틴 것이다.
“허업-!”
그리고, 한 손으로 그 소녀를 들어 그대로 집어 던졌다.
부우웅-
약 10m 정도 날아가던 소녀는, 공중에서 몸을 돌려 재빠르게 벽으로 착륙했다.
중력을 무시하고, 벽에 직각으로 선 것이다.
그렇게 잠시 몇 초가 흐르고, 둘은 동시에 감탄했다.
“역시, 엄청나게, 세다!”
“우와아아-! 어떻게 그렇게 작아졌는데도, 힘은 더 강해진 것 같슴다!”
“신체적, 힘은 훨씬, 내려갔다. 대신, 마력적인, 밸런스가, 좋아진 거야.”
검은 머리와 붉은 눈을 가진 차분한 분위기의 소녀는, 약간 띄엄띄엄 말하며 바닥으로 내려왔다.
그리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렌을 바라보며, 괴상하게 웃었다.
마치, 파충류가 입을 쩍 벌리는 것처럼.
“인간의 얼굴 모양은 좀 더 연구해야 하겠는데?”
“……아직 많이, 서툴러. 인간의, 모습으론, 잘 변한 적이, 없어서, 이런 거야.”
“그래도 드래고니안인 것보단 말은 더 자연스럽군. 아직 더 연습해야 하긴 하겠지만.”
흑발 적안의 소녀- 아니, 드래고니안 사이케스는 아직 여러 가지가 불편하다는 듯이 손발을 붕붕 휘둘렀다.
그리고 허리 끝 엉덩이 부분을 조금 흔들다가, 곧 꼬리가 없음을 깨닫고 추욱 고개를 숙였다.
“내, 멋진, 꼬리가…….”
“아니, 꼬리가 있으면 인간이 아님다. 수인임다.”
며칠 전.
저 드래고니안이 갑자기 인간의 모습. 그것도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에 얼마나 놀랐던가.
사실 드래고니안이든, 드래곤의 모습이든 성별을 알만한 것은 없었기에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것이다.
그저 인간으로 치면 30~40세 정도의 남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성별도 반대이고, 나이도 이렇게 어린 편이었다.
“그, 엘프의 활! 역시, 잘 쏘는데?”
사이케스는 유렌의 손에 들린 활과 박살 난 후 재생되는 벽들을 보며 감탄했다.
처음엔 그녀가 한 번 써보려 했었지만, 궁술은 전혀 익히지 않았던 터라 그저 형편없이 날아갈 뿐이었다.
궁술에 대해 문외한인 그녀가 볼 땐, 지금 유렌의 활 솜씨는 엘프에게도 별로 밀려 보이지 않았다.
“그걸 쏘면서, 드래곤으로 변한, 내 위에 타 싸운다면, 원거리 전도, 완벽해!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그 누구도 이기지, 못 할 거야!”
사이케스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유렌을 바라보며 외쳤다.
용기병, 드래곤 나이트.
이런저런 말들이야 일족 중에서도 많았지만, 그녀가 실제로 누군가를 태운 경험은 처음이었다.
사실 저번에 유렌을 어쩔 수 없이 태운 후에도, 그 자체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엘프를 처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
뭐랄까.
자신의 불완전한 어떤 부분을, 완벽하게 메워주는 파트너를 만난 기분이랄까?
엘프를 죽이는데 보여준 강력한 근, 중거리 능력에, 저런 원거리 무기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다.
‘뭐, 전력은 확실히 올라가는 것이니 괜찮긴 하지.’
유렌도 사이케스의 탑승 요청이 반가운 것은 마찬가지였었다.
그녀 역시 엘프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으니까.
‘적대 대상이 같은 존재야말로, 전장에선 가장 믿음직하지.’
유렌이 새로운 전력이 되어줄 드래고니안 소녀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은빛 가면을 쓴 노집사가 훈련장으로 황급하게 뛰어왔다.
‘응? 베르헨에 있던 게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뒤처리 등이 바빠 아직 그에게는 밑에 있었던 일을 전하지 못한 상태였지.
노집사는 서둘러 유렌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전했다.
“주인님. 여기 계셨군요. 조금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베르헨에서 사람이 왔으니, 저와 함께 빨리 와주시길 바랍니다!”
유렌은 노집사의 눈 속에서 다급함을 읽고,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함께 마탑 본관으로 향했다.
* *
타이렌 상회의 상회장. 레니스는 스태프 오브 파워 건물의 한 회의실에 거만하게 앉아, 따뜻한 차를 즐겼다.
‘훗. 그 이상한 가면을 뒤집어쓴 노인네의 놀라는 꼴이란!’
이상한 가면을 뒤집어쓴 채 이 마탑의 실질적인 부분을 처리하고 있는 그 노집사는, 이미 베르헨에서 꽤나 유명인 중 하나였다.
물론 이 마탑이 급속도로 성장했기에, 그 담당이라는 것도 유명하지만, 그 신기한 모습과 능력으로 호평이 자자했다.
-아마, 어떤 대귀족의 집사 중 하나였겠지? 그래서 얼굴을 가린 거고.
-글쎄? 의외로 어느 작은 귀족가의 집사였다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뛰쳐나온 걸로 들었는데?
그런 인물을 자신이 말 한마디로 새하얗게 질려, 본진인 이곳까지 데려오게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위에서 내려온 명 때문이지만.
어쨌건 튼튼한 뒤를 가진 것도 능력 아니겠는가.
똑똑-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이 마탑의 실무를 맡고 있는 세이지 유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문이 자자한 이 마탑의 실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니스는 거만하게 일어서며, 뻣뻣하게 인사했다.
“흠, 반갑습니다. 이런 일로 만나게 되어 유감이군요.”
“그러니까, 저희 마탑이 주문했던 40kg의 마력석이 구하기가 힘들어지셨다. 이 말씀입니까?”
유렌이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하자, 레니스의 인상이 조금 찌푸려졌다.
이 애송이. 지금 이 마탑이 처한 상황을 모르는 건가?
마탑은 항상 일정 마법의 성과를 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일정 이상의 양의 마력석이 필수다.
그리고 마력석은 매우 구하기 힘든 광물이며, 그것은 몇몇 상위 마탑이 출처를 꽉 쥐고 있었다.
“예. 아마 다른 상회에 알아보셔도, 다 같을 겁니다. 최근,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 미리 전년도에 예약해놓으신 경우를 제외하고 공급하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레이슨의 타이렌 상회는 그 마력석을 다루는 몇 안 되는 상회였다.
그래서, 마탑들의 하위 조직이라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다른 곳에는 문제없이 잘 공급된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요 몇 년 새로 세워진 마탑은 저희뿐이니까. 다른 곳은 작년에 예약을 다 했을 것 아닙니까.”
“허허. 뭐 그렇게 들으시면 할 수 없죠.”
날카로운 유렌의 말에, 레이슨 역시 느긋하게 말했다.
자신이 불리한 게 하나도 없는데, 상대가 마탑의 실세건 뭐건, 그가 알 바 아니었다.
“이렇게 섭섭하게 말씀하시면, 저희도 마음이 좀 그렇군요. 가능한 한 빨리 재공급을 드리고 싶지만, 그렇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50kg가 결코 적은 양도 아니고……. 어딜 가셔도 구하긴 매우 힘들 겁니다.”
“…….”
대놓고 말하는 레이슨의 협박에, 노집사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이 마탑은 일반적인 마탑과는 매우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이 마탑의 목표인 ‘육체적 성장으로 마력과 전투력의 성장. 그리고 기존 마법과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라는 것을 이루려면, 아무리 그래도 마력석은 필요했다.
그런데 그것이 막힌다면, 마탑으로서의 성장과 존재 유지가 쉽지 않아질 것이다.
‘크윽. 견제가 오기 전, 최대한 많이 구해보려고 했지만. 설마 첫 분량이 오기도 전부터 막을 줄이야.’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대놓고 하는 견제에 노집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옆에서 웃음을 참느라 힘든 유렌은 그렇지 않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알았습니다. 그럼, 더 여기에 계실 필요가 없으시겠군요. 돌아가 주십시오. 마중은 나가 드릴 테니.”
“주, 주인님!”
“……! 정말, 무례하시군! 좋소! 더 여기 있을 필요가 없겠어! 앞으로도 올 이유도 없겠고!”
유렌의 직접적인 축객령에, 얼굴이 시뻘개진 레이슨이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유렌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노집사를 데리고, 말 그대로 그를 ‘마중’하러 따라갔다.
씩씩거리는 레이슨이 정문을 지나, 타고 온 마차로 다가가려 하던 그때.
“으차차차!”
“거기 조심해!”
쿠웅-!
일꾼들이 무거운 무언가를 짐마차로 옮기며, 마차가 있는 창고 옆에 임시로 잔뜩 쌓아두고 있었다.
‘흥! 이건 뭐지? 손님이 왔는데 제대로 정리 하나 못하다니! 이래서 신생은 참……. 어?’
콧방귀를 끼며 지나가려던 레이슨의 눈에 산더미처럼 쌓인 밝은 무색의 광물들이 비췄다.
‘……저, 저, 저건?!’
레이슨의 발이 멈췄다.
아무리 하수인 노릇을 주로 했다고 해도, 마력석 전문 상인으로 산 지가 벌써 25년이다.
그런 자신이 몰라볼 리가 없었다. 이 광물은 분명……!
“이, 이건! 마, 마력석의 원석-?!”
레이슨의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