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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3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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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3화 지하에서 반짝이는 것 (6)

 

 

 

흑요석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유리라고 해도 될 특이한 광물이다.

건축물로 쓰는, 일반적인 광물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 흑요석으로 크지 않은 무기나 작은 조각상 정도 만드는 것은, 별로 힘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통로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 던전을 만든 이들은, 결코 보통 존재가 아닌 것 같군요. 조금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렌이 발을 움직이며 입을 열자, 아메리아는 일행의 제일 앞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메시지를 보냈다.

「그, 그들이 보통 존재가 아니라면, 저리 쉽게 벽을 뚫고 나아가는 저들은 뭐죠?」

“그야 드워프니까요. 광물 다루는 솜씨는 그 어떤 존재보다 더 나을 겁니다.”

“저건 참 언제 봐도 대단해~! 볼 때마다 감탄한다니까~?”

아메리아의 놀라움과 유렌의 확신, 그리고 셀레나의 감탄은 바로 눈앞의 두 드워프의 벽과 바닥 뚫기에서 나왔다.

“으쌰-!”

“흐읍-!”

그들은 별 땀도 흘리지 않고, 그저 평범한 곡괭이와 삽만으로 흑요석을 뭉텅이로 잘라댔다.

각자 한 명씩 좌, 우를 맡아 파는 그 속도는, 사람이 급히 걸어가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빠르게 나아갔다.

일행은 모두 놀라고 있었지만, 특히 드워프들의 솜씨를 처음 보는 클레이스는 그 놀라움이 극에 달해 있었다.

“아니, 저, 저게. 대체 어떻게…….”

보통의 인간이라면, 그저 흙벽을 파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그 대상이 흙이 아닌 암석이라면?

겨우 1m를 나아가는데 두 명이 온종일 파는 경우도 흔하다.

더군다나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검게 반짝이는 흑요석으로 이루어진 던전이다.

곡괭이에 닿을 때마다 유리처럼 쩍쩍 갈라지며 제대로 파내기도 힘든 그 광물 말이다.

그런데, 저들은 마치 물렁 찰흙보다도 더 쉽게 슥슥 베어내거나 파내는 게 아닌가.

드워프들은 그렇게, 인간들의 감탄을 받아 가며 암석 속을 손쉽고 빠르게 나아갔다.

그렇고 20여 분 후.

한참을 나아가던 두 드워프가 잠시 손발을 멈췄다.

새로 파고든 통로의 반대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사도님! 몬스터입니다!”

“너희들은 뒤로 물러서라! 클레이스! 드워프들을 보호해! 셀레나! 나와 함께 전면으로 나선다. 아메리아님은 뒤에서 보조해주십시오.”

「아, 알겠어요!」

“아하하하하~! 전투네~!”

유렌은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일행에게 지시를 말한 후, 재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스릉-

좁은 곳에서 어울리는, 짧은 검을 뽑으면서.

캥캐캐에에엥-!

커어엉-! 커엉!

들려오는 소리는, 마치 미친개가 껑껑거리며 울부짖는 듯한 소리.

이런 땅속. 특히 광물로 둘러싸인 곳에서 저런 개소리가 들려오면, 답은 하나뿐이었다.

“코볼트가 온다! 아마, 이곳이라면 아마 흑요석 코볼트로 진화했을 테니 주의하도록! 특히……”

유렌의 짧은 설명이 끝나고, 무언가 작은 무리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몸길이 1m 정도의, 자그마한 개 수인.

검고 반짝이는 털에 휩싸인 코볼트 수십 마리가, 벽, 천장, 바닥 할 것 없이 모든 곳에서 이쪽으로 덤벼들었다.

 

* *

 

첫 번째 공격은, 바로 아메리아의 목소리에서 시작되었다.

흑요석의 약점은, 바로 강한 진동에 금이 가기 쉽다는 점.

아메리아는 입을 벌리고, 있는 힘껏 큰 소리를 질렀다.

【이 목소리에 담긴 진동이여. 강하게 울려라!】

파아아앙-!

목소리에 담긴 마력은 형상화되어, 목소리의 진동을 수십 배로 증폭.

말 그대로 소리의 충격파를 수십 마리의 코볼트들에게 한꺼번에 전했다.

“캬아아아악-!”

“끼에에엥-!”

코볼트들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르며, 데굴데굴 굴렀다.

콰지직-

더 가까이 다가왔던 몇몇 코볼트들은 몸이 쩍쩍 갈라지며 무너졌고, 나머지 놈들도 조금씩 몸에 금이 갔다.

물론 목소리이니만큼 일행들에게도 똑같이 덮쳐왔지만, 당연히 진작 실드와 마력으로 귀와 몸을 방어했다.

“가, 감사합니다. 사도님!”

물론, 그렇게 못하는 클레이스와 드워프들에겐 미리 유렌이 차단 실드를 쳐주었고 말이다.

“아하하하하~!”

그리고 짧은 드워프제 검을 쥔 셀레나가 웃으며 튀어 나갔다.

그녀는 온몸을 바람으로 감싼 채, 코볼트들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검을 마구 휘둘렀다.

쒸이이익-

그러자 바람 마법이 섞인 검풍이, 이리저리 튀며 코볼트들의 육체를 분쇄했다.

“끼에에엑-!”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갈라진 육체에서 튀는 날카로운 털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티잉-!

그중 몇 개가, 셀레나의 실드에 와서 부딪혔다.

‘이게 아까 말하던 흑요석의 특징이네~! 미리 실드를 안 쳐놨으면, 몇 개는 스쳤을지도~!’

셀레나는 살짝 놀란 눈으로 실드를 강하게 긁고 지나가는, 코볼트들의 털을 바라보았다.

미리 알고 제법 굵게 친 실드이지만, 제법 움푹 패어 있었다.

코볼트는 광물을 먹고 사는 개 모양의 수인 몬스터.

사실, 지상에선 어지간해선 보기 힘든 몬스터지만 그리 강하다고 알려지진 않았다.

가끔 등장하는 강철 코볼트 정도가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알려진 게 다였으니까.

솔직히 이놈들- 흑요석 코볼트들도 내구성이나 신체 능력이나 어디 하나 썩 강한 놈들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의외의 특징이 위험했다.

‘어~?’

다시 한 번 공격을 준비하는 셀레나의 눈에, 무언가가 스윽- 하고 앞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유렌이었다.

“자, 잠깐~!”

하지만 유렌은 아무런 실드도 치지 않은 채, 그저 짧은 검만을 든 채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셀레나가 말리려 하던 바로 그 순간.

쒸이이이익-!!

유렌이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조금 전 셀레나가 쓰던 바람의 검풍 마법이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아~?”

“끼에에에엑-!”

셀레나보다 훨씬 크면서도 빠른 그 검풍은, 남은 10여 마리의 코볼트들의 상체와 하체를 분리했다.

하지만 유렌의 검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휘둘러졌다.

쉬쉬쉬쉭-!

자신에게 날아오는 날카로운 털들을, 막아내기 향해서 말이다.

쒸익-

검이 한 번 휘둘러지자, 부드러운 바람의 벽이 일어나 털들의 속도를 늦췄다.

쒸이익-

검이 두 번 휘둘러지자, 좀 더 단단한 바람의 벽에 털들을 공중에서 멈췄다.

쒸이이익-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조금 강하게 휘둘러진 검에서 나온 바람은, 멈춰있던 털들을 강하게 되돌려 보냈다.

퍼퍼퍼퍽-!

그 털들은 이미 반 토막이 난 원주인 대신, 애꿎은 벽과 바닥에 꽂혔다.

물론, 그 재질인 흑요석들을 쩍쩍 가르면서.

“아하하……~.”

다른 이들 역시 유렌의 행동을 보고 입을 쩌억 벌렸지만, 셀레나는 더했다.

아니, 지금 자신의 마법을 따라 한 거 맞는 거지?

셀레나가 근접전에서 자주 쓰는 이 마법은. 오리지널까진 아니지만 나름대로 많은 개조를 걸친 마법.

공용마법도 새로 익히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리는데, 이걸 이렇게 쉽게 따라 한다고?

아니, 원래 말도 안 되는 괴물인 건 아니 그건 그렇다고 쳐도, 위력은 왜 이리 다른 거야? 거기다 자신도 힘든 응용까지?

셀레나의 어이가 없는 눈길을 받은 유렌은,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몇 번 많이 봐오긴 했잖아. 이 정도면 따라 해볼 순 있어야지.”

“……아하하~. 거기에 대해선 뭐, 더 할 말도 없네요~. 그것보다 그렇게 거대한 건 어떻게 내신 거죠~?”

셀레나의 물음에 유렌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조금 갸웃거렸다.

어떻게 했냐고? 그냥 하니까 되던데.

“……검술?”

유렌은 잠시 머리를 쥐어짜다가, 그럴싸해 보이는 것을 말했다.

음, 뭐 검술이 맞겠지. 자신이 되고 셀레나가 안 되는 것이라면, 그게 제일 크지 않겠는가.

“……검술이군요~?”

“뭐, 그렇지. 자 다시 빨리 가자고.”

유렌은 드워프들을 다시 불러와 길을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대충 대답한 대답이, 셀레나의 마음속에 불을 확 질렀다는 것은 모른 채로.

 

* *

 

‘……몬스터들이 이렇게 빨리 전멸했다고? 점점 빨라지는군.’

던전의 가장 밑쪽. 땅속의 한 어두운 심연.

이곳에서 침입자들을 감지하고 있던 한 이형체는,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쿠르릉-

그러자 그것의 몸을 붙잡고 있던 지면이 다시 조금씩 흔들렷다.

‘처음엔 그래도 10분이라도 걸렸는데, 그 다음부턴 5분도 채 걸리지 않았어. 방금은 3분도…….’

아무리 침입자 놈들이 거의 일직선으로 벽과 바닥을 뚫고 온다지만, 그래도 몬스터나 함정을 아예 피할 수는 없었다.

물론, 미로는 의미가 없어지긴 했지만.

‘함정은 아예 더 해. 아예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뚫고 들어오니…….’

그래도, 적어도 몇 시간은 끌어줄 것 같았던 함정지대가 몇 분도 걸리지 않아 뚫렸다.

이형체의 머리에, 이런 괴상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머리를 스쳐 갔다.

‘……드워프?’

아니, 그럴 리가. 그들은 이미 예전에 전쟁에 패주하여 먼 지하로 흩어졌을 텐데.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속도와 현상은 그들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했다.

‘……신호는 여전히 없어.’

그들로부터의 신호는 여전히 없었다.

겨우 30여 년 만에 고장 날 신호기가 아니니, 좀 더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왜 이리 불길할까.’

이형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몸을 꿈틀거렸다.

이형체는 자신의 감을 믿었다.

쿠르릉-

다시 땅이 조금씩 흔들렸지만, 이번엔 그게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쿠르르르릉-

조금 전과는 다른, 길고 긴 진동.

그게 약 3분 정도 계속된 후, 이형체는 겨우 자신을 잡던 지면에서 나올 수 있었다.

포옹-!

뭔가가 빠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빠져나온 이형체는 데굴데굴 굴렀다.

“으……. 어!”

30여 년 만에 내본 목소리는 제대로 나지 않았다.

이형체는 잠시 바닥서 꿈틀거리다, 검붉은 비늘에 묻은 먼지를 탈탈 털고 일어났다.

자신이 직접 나선다면, 저 침입자들 따위에게 전전긍긍할 필요 따윈 없었다.

“기, 다려, 라!”

이형체는 붉은 눈을 번쩍이며, 비틀거리면서도 위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감히 이곳을 침범한 침략자들을 벌하기 위해서.

그리고 소중한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 *

 

“대략……. 이제 2/3쯤 들어 온 것 같군.”

「벌써요? 아, 아니, 우린 계속 일직선으로 파고들었죠. 그럼 이제 2/3이라는 것은……. 음, 꽤 큰 던전인가 보네요.」

일행은 잠시 서서, 유렌이 던전 밑쪽의 핵심부의 마력을 느끼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법사들은 보통 저게 저렇게 쉽게 느껴집니까? 저 멀리 있는 마력이?”

클레이스는 검을 지긋이 지켜보고 있는 셀레나에게 조심히 물었다.

“응~? 그야 당연히 불가능하지~! 이렇게 근처에 마력을 내뿜는 것도 많은 던전에서, 가장 심연에 있는 마력을 느낀다고~?”

셀레나는 검을 바라보다, 곧 고개를 저으며 클레이스에게 답했다.

“아냐, 감각이 뛰어난 마법사가 정신을 아아아주 집중하다 보면 얼핏 느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그걸 정확히 느끼고 드워프들에게 좌표까지 알려주는 것은 불가능하지~.”

“하, 하지만 저분은…….”

“클레이스~.”

셀레나가 자신의 검은 머리를 헝클며 클레이스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입에는 아직 웃음기가 남아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그저 고요했다.

꿀꺽-.

클레이스는 그런 그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사람과는 비교 자체를 하지를 마~.”

“예……에?”

“일단 마법에 있어선 거의 모든 게 규격 외이니까~. 오히려 혼란만 올 거야~. 이건 정말 진지한 충고니까 잘 들어둬~.”

박력이 넘치는 셀레나의 진심 어린 충고에, 클레이스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단장과의 대련을 통해서 그가 괴물인건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마법도 그랬나.

옆에서 이렇게 둘이 대화를 하건 말건, 정신을 집중하던 유렌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역시, 심연의 마력이 팍 줄어들었어?’

어쩐지 아까 전부터, 뭔가가 찜찜하다 싶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느꼈던, 강력한 던전 핵심부의 마력이 1/3 이하로 팍 줄었던 것이다.

‘아냐. 정확히 말하면 줄어든 게 아니라, 나뉜 거군.’

그리고 2/3가량의 강력한 마력은, 아주 작게 응축되어 지금보다 좀 더 밑으로 어느새 이동해 있었다.

어찌나 잘 응축되어 있는지, 어느새 거기로 갔는지 제대로 눈치채기 힘들 정도였다.

“위저드 아메리아.”

「예에?」

굳은 유렌의 얼굴에, 아메리아는 조금 놀라며 재빨리 대답했다.

“혹시 이쪽 밑 25m 정도의 장소를, 언령으로 보게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 장소를 이곳에서 모두에게 보여주라는 말이죠? 그 정도라면 그리 어려울 건 없어요.」

아메리아는 자신의 언령 마법보다 훨씬 정확한 탐색 능력을 갖춘 유렌이 그 말을 하자, 약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말한 게 어디 그냥 헛된 게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아메리아는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그곳의 모습을 이곳에서 보여라.】

청량한 그녀의 목소리가 마력이 되어, 흑요석 밑으로 파고들어 갔다.

그리고 약 5초 후.

모두의 앞에서 마력이 꾸물거리며, 밑에 있는 어떤 존재를 비췄다.

「어……어어?!」

“……~!”

“……! 이건!”

일행 모두의 놀란 소리가, 흑요석 통로에서 은은히 울려 퍼졌다.

 

* *

 

10여 분 뒤.

좁디좁은 통로에서 벗어난, 어느 넓은 공동.

이곳만은 흑요석이 아닌, 일반 돌로 된 공동으로 유렌과 아메리아. 그리고 셀레나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드워, 프들은, 어쨌, 나.”

세 명이 모습을 드러내자, 공동 한가운데에 묵묵히 서 있던 이형체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글쎄. 그게 무슨 소리지?”

유렌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지만, 이형제는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렇군. 조금 위쪽에, 숨겨, 놨나.”

“…….”

꾸욱-.

아메리아가 조금 분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언령 마법의 결계로 클레이스와 두 드워프들을 숨겨놓고 왔지만, 한순간에 들켜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납득이 갔다.

저 이형체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일단 크기는 의외로 별로 크진 않았다.

2m가 조금 안 될까?

하지만 온몸에 박힌 윤기가 가득히 반짝거리는 검붉은 비늘은, 상대가 일반적인 아인종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머리에는 검고 기다란 뿔 두 개가 존재감을 과시했고, 등 쪽에는 박쥐같은 날개가 조금씩 펄럭이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응축된 강력한 마력이 느껴졌다.

“드래고니안…….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이런 곳에 있을 줄이야.”

유렌은 조용히 상대의 정체를 중얼거렸다.

드래고니안.

위대한 존재인 드래곤의 찌꺼기이자, 코볼트들의 제왕.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드래고니안은 검붉은 눈으로 유렌 일행을 노려보더니, 곧 날카로운 이빨이 달린 입을 쩌억- 하고 열며 말했다.

“침입, 자들은, 죽어, 라!”

푸화아아아악-!

가짜 용의 브레스가, 유렌과 일행을 한꺼번에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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