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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1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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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1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61화 지하에서 반짝이는 것 (4)

 

 

 

“거, 많이도 끌고 왔군.”

습격자들이 배로 침입하기 약 10여 분 전.

유렌과 그 일행들은, 강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습격자들을 훔쳐보고 있었다.

그들의 숫자는 대략 110여 명.

이곳이 수도 베르헨의 근방이라는 걸 생각하면, 들키지 않고 움직이기엔 확실히 많은 숫자이긴 했다.

“일단 전부 3레벨 이상의 마법사들이고, 위저드가…… 5명 정도 보이네.”

유렌이 상대의 전력을 말하자, 옆에 있던 툰드라가 질린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이드란 후작이 진심이네요. 아무리 후작이라고 해도, 저만한 규모의 마법사대를 비밀리에 움직이긴 쉽지 않거든요. 아마 음지쪽에서 쓸 수 있는 전력은 거의 다 보냈을 것에요.”

툰드라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주변에 있는 일행을 훑어보았다.

자신까지 합쳐도 채 10명이 안 되는 전력.

한명 한명 전투력이 레벨에 비해 강력하긴 하지만, 정면으로 부딪치기엔 힘들었다.

아니, 유렌의 알 수 없는 힘을 생각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이기더라도 이쪽 역시 타격이 매우 크겠지.

물론 ‘정면’으로 대결한다면 말이다.

“……위저드 툰드라. 그리고 아메리아. 준비하십시오.”

적들이 슬금슬금 배에 숨어 들어가기 시작하자 유렌은 툰드라에게 말한 후,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스슥-

그러자 조금 더 앞쪽에 숨어있던 셀레나와 전 실행부대원들이 슬그머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분 후.

5갈래로 갈라진 모든 침입자가 배로 들어가자, 셀레나와 전 실행부대원들이 남은 침입자들을 급습했다.

“누, 누구……으억!”

서걱-!

바람의 칼날로 두 명의 메이지의 상체와 하체를 분리한 셀레나는, 씨익 웃으며 짧은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아하하하하~!”

“이, 이런! 하, 함정이었나!”

놀란 실행부대원들이 반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상대가 나빴다.

셀레나의 뒤에서 전 실행부대원들이 각종 마법으로 견제를 시작한 것이다.

“따, 땅이!”

“으아악! 누, 눈이 안 보여!”

10여 년을 호흡을 맞춰온 4레벨에서도 특별히 강한 그들에게, 기습을 당한 3레벨 메이지 집단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수는 몇 배나 많았지만, 그들의 공격은 앞장서서 공격하는 셀레나를 스치지도 못했다.

푸욱-

“커헉!”

“아하하하하~! 확실히, 좋네! 손맛이 있어서~!”

셀레나는 아직 며칠 되지 않았지만, 유렌에게 배운 검술을 드문드문 써가며 적들을 썰어갔다.

그리고 그 사이.

툰드라는 아메리아와 함께, 강 옆. 배들이 잘 보이는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둘의 육신을 공중에 뜨게 하여라.】

툰드라는 아메리아의 언령 마법 덕에 마력을 소모하지 않고, 다섯 척의 배와 주변의 강을 전부 시야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답지 않게, 길고 긴 캐스팅이 이어지고 있었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에서 마력이 쭉쭉 뽑혀 나왔고, 그 마력은 극한의 한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모두 얼어붙어라.”

그리고 길고 긴 캐스팅이 끝나는 순간.

쩌저어엉-!!

그녀의 시야에 있는, 모든 것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폭이 수십 미터나 되는 커다란 강과, 그 속에 있던 수십 미터 크기의 배 5대가, 전부 하얗게 변해버린 것이다.

마치, 하얀 얼음의 나라에 온 것처럼.

“……크윽!”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그녀의 시야 속에 보이는 강의 ‘일부’를 얼리고 있는 것은 맞았지만, 그것은 기껏 수십 미터 정도.

수십 km의 강 전체를 얼릴 수는 없었다.

얼지 않은 강에서 몰려오는 엄청난 양의 물들이, 얼어 가던 얼음들을 깨기 시작한 것이다.

“아, 아메리아!”

「네!」

그리고, 아메리아의 입이 열렸다.

【모든 얼음은 더 차갑고 강하게 얼어붙으리라.】

그녀의 청량한 목소리에 담긴 마력이, 모든 것을 얼리려는 툰드라의 마력에 합쳐졌다.

콰드드득-!

그리고 몇 초 후.

강과 배는 모두 새하얗게 얼어붙었다.

움직임 하나 없는, 새하얀 얼음 세계의 탄생이었다.

“후우- 후우-. 고마워요. 아메리아.”

「와- 이렇게 깔끔하게 얼다니. 역시 굉장해요. 전 조금 도왔을 뿐이고.」

둘은 간단한 말을 나눈 후, 약속이라도 하듯 동시에 밑에 있는 유렌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가 마무리한다고 했는데, 대체 어떤 마법을 쓸까요? 화염이나 바람 등의 속성 계열은 마법은 얼음을 깨는 데는 좀 비효율적일 텐데.”

「그, 글쎄요? 역시 얼어버린 얼음을 깨는 건 물리적인 힘이 가장 좋을 것 같긴 한데, 대체 무엇으로…… 아?! 호, 혹시?!」

“……!”

그리고 동시에 둘은 떠올렸다.

그녀들이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는 귀가 파이도록 들었던 ‘그 행동’.

그리고, 왜인지는 몰라도 수십 미터 크기의 커다란 얼음이 몇 개 필요하다고 했던 유렌의 부탁.

그 두 가지가 생각나자, 그녀들의 결론이 정답에 닿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밑에 서 있던 유렌이, 두 사람을 향해 잠시 웃어 보이더니, 곧 품속에 손을 넣으며 마력을 전개했다.

“여, 역시!”

「어서 피하죠!」

밤하늘에 공간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 *

 

“……이런, 미친. 가, 강을 통째로 얼려?!”

“저, 저 안으로 들어간 놈들은 어떻게 된 거야?”

강가에 남은 습격자들은 모두 두 손을 들고 무릎을 꿇었다.

이미 절반 가까이가 겨우 4명에게 쓸려나간 것도 문제였지만, 저 압도적인 광경을 본 사기 저하가 더 컸다.

“아하하하~. 모두 그만 닥치고 머리나 박아~!”

하지만, 그들은 아직 희망을 완전히 버리진 않았다.

땅에 머리를 박으면서도, 힐끗힐끗 강가에 시선을 돌리고 있던 것이다.

‘일단 항복하는 척하면서, 조금만 버텨보자. 분명 위저드님들이 저렇게 쉽게 당하진 않을 거야.’

‘맞아. 다른 놈들은 몰라도, 그분들이 저렇게 쉽게 당할 린 없지. 저 빙결 마법은 확실히 굉장하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어. 위저드라면 충분히 그 정도는 버틸…….’

그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젠장! 더럽게 춥네! 야! 눈 떠! 눈!

-모두, 조금만 버텨라! 위저드님이 곧 통째로 뚫어버리실 테니!

실제로, 배 밑에선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아직 무사할뿐더러 탈출할 준비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다만 그들이 한 가지 착각한 것은, 바로 여기서 추가타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저 얼려버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해, 거기서 사고도 멈추어버린 것이다.

사실, 알아봐야 그들이 뭘 어떻게 할 수도 없었겠지만.

쿠우우우우-!!

그때, 하늘에서 거대한 마력이 느껴지더니,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이, 이게 무슨 소리지?’

‘글쎄? 위에서 큰 마력이 느껴진 걸 보니, 놈들이 뭔가 또 마법을 쓴 모양인데.’

‘제, 젠장! 머리를 박고 있으니 위를 볼 수가 없잖아!’

하지만 점점 그 소리는 커지고,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쿠우우우우-!!

쿠우우우우-!!

쿠우우우우-!!

처음에는 자신들의 귀가 잘못되었는지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동시에 여러 군데서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네~. 저걸 떨어뜨리면, 녹아서 증거도 남지 않겠지~. 그런데 진짜 장관이긴 하네~!”

“그러고 보니, 대장은 저거 처음 보는 거요?”

“맞아~. 우리 건물이 갑자기 나타난 건 봤지만~. 저렇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건 처음이지~.”

“후우. 그래도 이건 수가 많은 대신, 자잘하고 낙하 높이가 낮은 편이오. 진짜 언덕을 떨어뜨릴 때는……. 으으.”

“흐음~. 그것도 언제 한번 볼 날은 오겠지~? 꼭 한 번 직접 보고 싶은데~.”

“으으- 그런 끔찍한 소리 하지 마우. 직접 보면 대장도 그 말은……. 아니, 대장이라면 보고도 하겠네.”

드르르륵-

뭔가 굉장히 심상치 않은 대화 소리와 함께, 땅에 있는 돌들이 가볍게 이리저리 떨리기 시작했다.

쿠우우우우우-!!

쿠우우우우우-!!

거기에 더해, 점점 커져가는 저 불길한 굉음 소리들.

‘제, 젠장!’

‘대체 뭐야?!’

항복한 포로들은 더 버티지 못하고, 옆으로 넘어져 공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쩍 벌렸다.

“어어~?! 너희들 누가 멋대로~!”

셀레나의 고함이 터지기 직전.

“으아아아아악-!!”

“우, 우, 운석이 떨어진다아-!!”

밤하늘을 바라본 포로들의 비명이 먼저 터졌다.

하늘에서 여러 개의 커다란 얼음덩어리들이, 새하얗게 얼어버린 배 위로 떨어지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얼음들이 박살나는 소리가, 그 일대 전체에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 *

 

다음날 새벽.

예루니스 상회가 단체로 묵고 있는, 한 고급 여관.

“뭐……어?! 다, 다시 말해봐!”

젊은 상회장 샤디아는, 부하가 가져온 소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간밤에 향신료 운반선들이 습격당함.

좋아. 이건 당연히 예상했던 것이었다.

-습격 규모는, 100명 이상. 5레벨 위저드도 몇 명 끼어있었음.

음, 이렇게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저 정도면 어지간한 도시도 충분히 점령하고 남을 전력.

아무리 급하다지만, 설마 저걸 배 몇 대 습격에 한꺼번에 퍼부을 줄이야.

-하지만, 마탑의 반격으로 몇몇 포로를 제외한 습격 측은 전멸.

이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아니, 이게 말이나 되는 거야?

게다가 이것은 공표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마탑이 반격에 나선 인원은 10명이 채 안 됐다고 한다.

그리고, 부상자 하나 없었다고 했다.

“말도 안 돼…….”

“이미 이곳의 평의회에서 정식으로 조사가 나간 결과입니다. 상회장님.”

“……그리고, 우리 배도 다 박살 났다고?”

“예. 빙결 마법에 통째로 얼었다가, 거대한 무언가에 박살이 났다고 합니다. 아마 얼음끼리 부딪친 걸로 생각됩니다만……. 어쨌든 배는 완전히 파괴되어서, 마력석 하나 건질 수도 없었습니다.”

“망할.”

샤디아는 인상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배의 손상까진 각오한 후였지만. 마력석까지도 건지지 못한 완벽한 대파라니.

보통은 배가 가라앉거나 불타도, 마력석은 원체 튼튼해서, 나중에 물속에서 건질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그것마저 다 박살이 나다니.

생각보다 손실이 너무 컸다.

“그나마 선원들은 미리 대부분 대피를 시켜서, 인적 피해는 거의 없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그래, 그거 하나 다행이지. 그리고 향신료가 전부 사라진 것도, 일단 나쁜 것만은 아니긴 한데…….”

샤디아는 초조하게 손가락을 튕기며 계산하기 시작했다.

일단, 배가 그렇게 박살이 났으니 향신료는 당연히 가라앉았을 게 뻔했다.

그렇다면, 향신료를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또 그렇게 압박하기엔, 생각보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무력이 너무 강했다.

‘물론 무력이 다가 아니지만, 절대 무시 못 하는 것도 사실이니.’

원래 계획은, 향신료가 ‘강탈당했을 때’, 앞으로 그런 사고를 막겠다는 경호 비용을 구실로 협상을 하려 했다.

그런데 저런 무력이라니. 경호고 뭐고 말하기가 애매했다.

게다가 강탈당한 것도 아니라 반격 중 망가진 거라면…….

‘그래도 어떻게든 없어진 향신료를 무기로, 조금이라도 얻어 와야……!’

샤디아가 그렇게 생각을 결론 내릴 때.

“사, 상회장님!”

부하의 급한 목소리와 함께, 동시에 유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간밤에 백 단위의 전력을 전멸시킨 사람답지 않게 차분히 말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갑작스럽게 방문해 죄송하군요.”

“……아니에요. 간밤의 습격 소식. 이미 들었습니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샤디아는 재빨리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유렌은 샤디아와 그 옆에 서 있는 부하들을 힐끗 보며 말을 이었다.

“이미 소식은 들으셨겠지만, 안타깝게도 배는 모두 박살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만 반격에 힘이 들어간 나머지 좀 과하게 손을 썼군요.”

“아닙니다. 배보단 사람이 먼저지요. 선원들을 미리 대피시켰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 ‘배가 파손되어도 책임은 묻지 않겠다.’라고 말했던 뒤다.

샤디아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손을 조금 부르르 떨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가 일부러 과하게 부순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그녀의 느낌이 거의 빗나간 적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아마 틀림없겠지.

그녀는 그나마 저쪽에 책임이 있는,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향신료를 주제로 삼으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향…….”

“아, 향신료는 ‘전부 무사히’ 창고에 넣어 놨습니다.”

“……예에?!”

하지만, 유렌의 한 마디에 그것은 전부 사라졌다.

“선원들을 대피시키는 와중에, 미리 마법을 써서 짐도 빼놨습니다. 이제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으시겠군요.”

“……아, 아. 예에.”

“창고는 여기 예루니스 상회에도 연이 닿는 곳이니, 한 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렇게까지 말하는 이상 100% 사실이겠지.

마지막 무기까지 전부 박살 난 샤디아는, 그저 멍하니 유렌을 바라보았다.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인데, 순수하게 그럴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그녀의 상인 인생은 10년이 조금 넘는 것으로, 상인치곤 그렇게 경력이 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냉철한 판단과 예리한 직감으로, 언제나 상담에서 승리하거나 유리한 고지에만 서 왔었다.

지금, 이 순간을 제외하면 말이다.

“자, 그럼. 예정대로 내일.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죠. 혹시 수정하시고 싶으시거나, 저에게 제안할 게 있으시면 오늘 내로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저도 납득이 가면 바로 동의하도록 할 테니까요.”

유렌은 그렇게 할 말을 다 하고, 별말 없이 그대로 물러났다.

샤디아는 그와 함께 사라지는 금의 향기를 느끼며, 중얼거렸다.

“내 착각이었어.”

분명, 금의 향기는 그에게서 아주 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직감이 맡게 해준 그 향기는, 다른 이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를 속여먹거나 강탈하라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 최대한 가까이, 숙여서라도 붙어 있으란 말이었다.

그러면, 저 진한 금의 향기를 자신도 함께 누릴 수 있을 테니까.

“……모하드. 펜이랑 종이 좀 가져다줘.”

“예. 상회장님.”

샤디아는 한숨을 쉬며, 새로 수정할 계약서의 비율을 작성했다.

‘가늘고 길게 가자. 가늘고 길게. 최대한 오래 붙어 있으면, 이 정도 돈이야!’

손해는 보지 않는 범위 안에서, 유렌에게 최대한 많은 걸 양보하는 새 수정본으로 말이다.

 

* *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건물 근방.

드워프들의 유적이라고 알려진 던전 속 깊은 곳.

서걱- 서걱-

지금 이곳에선 5명의 드워프들이, 여유롭게 돌을 잘라가며 던전을 더욱더 깊이 만들고 있었다.

얼마 전, 평의회의 조사단들이 이 새로운 던전(?)에 와 조사를 마친 후.

드워프들은 더 깊은 지하에서 여유롭게 새 층을 만들고 있었다.

“자. 그럼 사도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 층을 다 만든 다음, 여기서 2명이 발견되는 걸로 하자고. 한 10여 년 정도를 여기서 살았다고 해놓고.”

“좋아. 그럼, 여기서 지상까지 통하는 자그마한 출구도 하나 만들어두는 게 낫겠네.”

“그거 좋은 생각이야. 그러면 여기선 누가…….”

그들은 한창 던전의 다음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단 이 새로운 층을 만든 다음, 던전의 끝이 무너져 본래의 드워프 던전과 이어진다는 계획이다.

이 새로운 층에는, 두 명의 드워프가 다른 출구로 들어와 살고 있었다는 설정(?)도 이미 짜여 있었다.

그야말로 드워프들을 조금씩 세상에 내보내려는 유렌의 계획 대로였다.

“좋아. 그럼 우리 둘이 나가도록 하지.”

“그래. 이제 여기도 거의 마무리 되었으니까, 빨리 여기만 파고, 다음으로 향하자고.”

이야기를 마친 드워프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바위를 자르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그들은 애초부터 타고난 땅의 종족.

땅을 파거나 바위를 자르는 것 따윈, 숨을 쉬는 것과 비슷하게 자연스럽고 손쉬운 행위였다.

그런 드워프들이 다섯이나 있으니, 땅과 바위는 순식간에 20여 미터나 휙휙 패여 날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드워프들은 판 바위의 밑에서, 뭔가 수상한 것을 발견했다.

“……엉?”

“자, 잠깐. 저게 뭐야?”

“웬 통로가? 우리 예전에 만든 곳이 여기였나?”

“그럴 리가. 이 지역엔 처음 오는데…….”

“그, 그러면?!”

쩌억-

드워프들은 밑에서 나온, 번쩍이는 새로운 통로를 바라보다가, 입을 쩍 벌리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더, 던전이다!”

“여, 여기도 던전인데?”

“아니, 우리가 판 거 말고! 진짜 던전!”

“으아아아! 사도님! 사도님에게 알려야 해!”

그렇게, ‘드워프의 유적’에서 이어진 새로운 던전이 발굴되었다.

이번엔 정말 ‘진짜 던전’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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