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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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5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6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6화 변화의 바람들 (4)
얇은 초승달만이 밤하늘에 떠오른, 어두운 밤.
어떤 수상한 인물들이 어떤 야산을, 조용히 오르고 있었다.
“이런 산속에 있는 오두막에 정말 놈들이 있다고?”
수하들을 이끌고 가던 재스턴 백작이, 앞에 가던 허름한 옷차림의 ‘데르 헹’ 조직원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백작님. 이 산속에는 3번의 별장이 있는데, 지금 머물고 있다는 확실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데르 헹에서 나온 수장 직속 부대장은, 공손히 재스턴 백작에게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흥. 하여간 비천한 놈들의 생각은 모르겠군. 산짐승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숨어 지내다니.”
“…….”
하지만 그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예의를 차린 것과는 다르게, 백작은 콧방귀를 뀌며 통째로 무시했다.
비록 그가 1왕자나 예르헨 공작에게 무시를 당하긴 하지만, 왕자파의 백작 중에선 나름 손꼽히는 귀족.
겨우 이런 평민과 천민들이 모인 비밀 조직 따윈, 무시하는 것이 당연했다.
‘……대체 수장님은 어쩌시자고, 이런 선택을…….’
부대장은 속은 혼란으로 가득 찼지만, 겉으로는 나타내지 않았다.
사실, 저런 귀족들이 이쪽을 우습게 보는 것 정도야 수도 없이 겪은 일이었다.
하지만 '의뢰'만 해결하면 대가를 받고 끝났던 예전과는 완전히 상황이 달랐다
완전히 저런 귀족 놈들의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아직은 수장 직속인 자신들 외엔 알려지지 않은 일이었지만, 알려지면 보나 마나 반발도 엄청나겠지.
‘……하지만, 우린 그저 따를 뿐이다.’
잠시 요동치던 부대장의 눈빛이 검게 가라앉았다.
다른 간부들이라면 모를까, 자신들은 수장이 직접 가둬서 키워 준, 이른바 ‘데르 헹’의 칼날들.
자신들 20여 명은, 전체적으로 무력이 약한 데르 헹의 거의 유일한 무력.
칼에겐 생각은 필요 없었다. 오로지, 수장이 시키는 대로만 할 뿐.
반면, 그런 부대장을 따라가는 제스턴 백작은 심기가 불편했다.
‘젠장. 내가 이런 현장까지 직접 나와야 하다니.’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최선의 수이긴 했다.
듣자 하니, 상대의 전력인 기사급의 6~7명.
하지만 다른 이들도 있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10여 명 정도 있다고 가정 때, 놈들은 압도하는 숫자는 대략 30여 명.
저놈들 20여 명과, 자신이 겨우겨우 길러낸 수하들 10여 명을 합치면 간신히 완성되는 숫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백작은 불안했다.
‘내가 어떻게 키워온 놈들인데. 여기서 손해를 보게 할 순 없어!’
재스턴 백작은 이래 봬도 5레벨의 위저드 위계.
그가 하나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력에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일단 저놈들을 싸그리 없애거나 잡으면, 그 빌어먹을 마탑도 분명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정보 쪽에, 완벽하게 무방비해지는 것일 테니까.
‘비록 손을 대지 말라는 공작의 명을 어기게 되긴 하지만, 일단은 왕자의 명에다가 이 정도 큰 공을 세운다면 공작도 크게 뭐라고는 못할 테지.’
스윽-
앞에서 먼저 가던 부대장이 손을 조용히 올렸다.
목표가 확인되었다는 신호였다.
과연. 낡아 빠진 오두막의 문 사이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생포하시렵니까?’
부대장의 질문에 재스턴 백작은 미소를 지으며 마력을 일으켰다.
푸화아악-!
거대한 재스턴 백작의 머리 위로, 거대한 화염구가 한순간에 나타나 어두운 야산을 환하게 밝혔다.
“백작님……!”
“이러면 되는 거다!”
다른 이들이 놀라건 말건, 백작은 그대로 화염구를 낡은 오두막으로 발사했다.
콰아아앙-!
중급의 화염 마법과 폭파 마법.
두 가지가 적절하게 섞인 화염구는 성대하게 오두막을 날려버렸다.
‘뭐, 이걸로 다 죽을 리는 없으니. 살아 있는 놈만 몇몇 제압하면 되겠군.’
설마 이렇게까지 방심하고 있을 줄이야.
재스턴 백작은 껄껄거리며 수하들에게 명을 내리려다, 그대로 굳었다.
‘……마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이럴 리가 없었다.
분명 화염구를 던지기 직전까진 5~6명 정도 되는 제법 큰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게 갑자기 죄다 사라졌다고?
설마 기사급이 단체로 이 마법 하나에 전멸할 가능성은 낮았다.
그렇다면……!
“백작님! 다, 당했습니다! 이, 이건!”
옆에서 당황한 부대장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수많은 마력 기척이 갑작스레 느껴지기 시작했다.
파아앗-!
“이런 빌어먹을!”
이쪽보다 배 가까이 되어 보이는 인원들이 어두운 숲속에서 순식간에 나타났다.
자신과 30여 명의 수하가 오두막을 포위했는데, 어느새 나타난 50여 명가량의 인원들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번쩍-.
당연히도, 그들의 정체는 뻔했다.
놈들 대부분이 들고 있는 크고 굵은 저 스태프들이, 저들이 그 망할 마탑 소식이라는 것을 손쉽게 증명했다.
“스태프 오브 파워……!”
백작은 그 빌어먹을 이름을 내뱉으며, 이를 갈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재수가 없어도 정말 없는 날 같았다.
* *.
“걸려들었군요!”
저들이 실제로 노렸던 조직의 3번.
고위 간부였던 라펠리오는, 자신이 세운 계획에 속아 덫으로 떨어진 백작들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 빌어먹을 백작 놈이 갑자기 오두막에 화염 폭파 마법을 날려, 마력을 뿜어내는 마도구 몇 개를 잃은 것 빼곤 모두 계획대로였다.
“좋아. 저 정도 수라면, 네가 말하는 그 ‘직속 부대.’는 모두 끌고 온 것이지?”
“예. 약 20여 명 정도라 들었으니, 맞습니다.”
포위망의 가장 뒤쪽에 있던 유렌은, 옆에서 기뻐하는 라펠리오를 칭찬했다.
“좋아. 잘했다.”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1차에 불과합니다. 과연 별동대가 제대로 수장을 찾을 수 있을지…….”
그의 걱정에, 이미 보고를 듣고 있던 유렌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답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라.”
“예, 옙!”
지금의 정보에서 새로운 정보를 유추해낸 라펠리오의 작전은, 그리 복잡한 그것은 아니었다.
라펠리오는 저들이 자신을 습격하려 한다는 정보를 보았을 때 뭔가 걸리는 것을 느꼈다.
백작과 함께 움직이려 하는 몇몇 인원이, 이상하게 옷차림이 매우 허름하다는 정보에 눈이 간 것이다.
-좋아. 그럼 어떻게 이렇게 되는지 설명해봐라. 왜 조직의 수장까지 찾아낼 수 있는지를.
-……아마 1번인 수장 직속대들이 밖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투에 강하면서, 허름한 옷 밑으로 몰래 짧고 얇은 로브를 입는 놈들이니까요.
-흠, 그러니……?
-아마 거의 전원이 오리라고 봅니다. 재스턴 백작이 몰래 음지로 움직일 수 있는 수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백작 자신이 움직일 정도로요. 그렇다면, 당연히 조직에 많은 인원을 요구하겠죠.
-그럼 백작이 왕자파의 다른 귀족에게 빌려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재스턴 백작은 공명심이 굉장히 강한 인간입니다. 굳이 써먹을 개가 있는데, 그 공을 다른 귀족이랑 나눌 리가 없지요.
거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수장 직속대 대부분이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당연히 수장의 호위도 극단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네가, 그 수장이 피신하는 피난처를 알고 있다고?
-정확히는 추정장소지만요. 하지만 제가 추정하는 다섯 군데 중, 한 군데인 것은 틀림없을 겁니다.
-하핫. 이거 재미있군. 평상시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수장의 위치가 오히려 안전하게 숨으려 할 때 드러나다니.
물론 그 추정장소 중 일부는 찾기 매우 힘들기로 예상되는 곳이지만, 유렌은 상관없다 말했다.
‘그렇다면, 난 믿을 뿐……!’
당연하지만, 아직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다.
이쪽은 이미 포위를 끝낸 상태이며 수도 많다. 하지만, 상대 쪽도 결코 전투력으로 만만치는 않은 상대.
“죽여라! 어떻게든 전부 죽이고 끝내!”
재스턴 백작의 비명과도 같은 고함과 함께, 두 집단 간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 이럴 수가……?!”
라펠리오와 상대 쪽만 계속 경악하게 되는, 그런 전투가 말이다.
* *
“……망할 놈들.”
“지크. 너도 내 발목 잡았잖아.”
“미, 미안해. 엘빈, 지크.”
“톰슨. 넌 그렇게 혼자 가 놓고도…….”
스태프 오브 파워의 훈련생 숙소.
이곳 312호에는 훈련에 너덜너덜해진 세 명의 훈련생이 각자의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결국 셋 모두는, 언덕을 오르는 훈련 중 선착순 15명 안에 들지 못했다.
이 기의 훈련생은 대략 200여 명.
그것을 4개 조로 나누어 훈련하니, 한 조는 대략 50명.
그중 선착순 15명이니, 제법 절묘한 수치긴 했다.
선착순으로 5명이나 10명은 너무 적어 보여 포기자가 늘어날 테고, 20명이나 25명 이상은 너무 많이 통과시켜 훈련의 효율을 줄일 테니까.
어쨌든 그 안에 들지 못한 세 명은, 다른 35명과 사이좋게 훈련을 추가로 받았다.
그 후엔 늦은 저녁만 간신히 꾸역꾸역 넘기고, 이렇게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내일도 새벽 5시 반에 집합……. 원래 마법사는, 아침이 늦다고 하지 않았어?”
엘빈은 비록 다른 두 명과 훈련으로 투덕거리긴 했어도, 그 둘이 고마웠다.
자신이 제국에서 왔다고 밝혔어도, 그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대해주고 있었으니.
“……원래는 밤에 집중하느라 늦은 게 맞다. 이쪽이 특이한 것이다.”
무뚝뚝한 지크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소심한 톰슨이 그 말을 이었다.
“마, 맞아. 나도 원래 12시에나 하루가 시작했었는데. 아직 적응이 안 되어서 많이 힘들어.”
“……설마, 이곳 마도 왕국에 유학을 와서, 매일 보던 기사단의 훈련 합숙 이상의 훈련을 받게 될 줄이야…….”
엘빈은 약간 넋이 나가 중얼거렸다.
젠장, 어쩐지 할아버지가 순순히 보내준다 했다.
혹시, 여긴 마법사가 아니라 기사 훈련소가 아닐까?
아직 훈련소에 온 지 며칠 안 되었지만, 어째 하는 건 죄다 체력훈련뿐이었으니까.
엘빈이 그렇게 룸메이트들에게 불평하자, 둘은 즉시 부정했다.
“……그건 아니다. 이 마탑은 이미 마법사 배출이라는 결과를 내고 있다.”
“마, 맞아. 엘빈은 제국 출신이라 잘 모르겠지만, 이곳은 최근 엄청난 성장세의 마탑이 확실해. 더군다나, 이곳의 간부분들은 모두 정말 엄청난 마법사이신걸!”
톰슨이 그답지 않게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래도, 간부 마법사들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것 같았다.
“그…… 아이언 골렘 같으신 분도?”
“아, 음. 그분은…….”
“메이지 레이칸! 그분은 엄청나지! 난 그분처럼 되는 게 꿈이야!”
이번에는 지크가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해 소리쳤다.
간부들의 얘기에 신이 난 톰슨이 말을 이었다.
“드래곤 나이트라 불리는 세이지 유렌은 말할 것도 없지. 탑주이신 위저드 아메리아나, 세이지 셀레나도 정말 엄청난 분이셔!
나도 그분들에게 인정받아서, 언젠간 그 ‘하얀 운석’을 받고 싶어.”
“……그건 나도 그렇다. 물건의 귀중함도 귀중함이지만, 이 마탑에서 크게 인정받는 증거니까.”
“하얀 운석……?”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엘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톰슨이 재빠르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건, 간부들과 몇몇 인정받은 분들만 손에 끼고 있는 하얀 반지야!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엄청난 마력과 기능이 숨겨져 있는 마도구라는 소문이야. 그걸 받았다는 건, 이 마탑에 확실히 인정 받았다는 거지!”
톰슨은 빠르게 말해 약간 숨에 차면서도,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무슨 재료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세이지 유렌이 가진 스태프와 비슷해 보인다고 하더라고. 반지 끝에 달린 자그마한 결정이 특히나 하얗게 빛난다 해서 하얀 운석이라 불리지.”
“하얀 운석이라.”
그러고 보니, 조교 한두 명의 손에서도 유난히 반짝이는 하얀 반지를 본 기억이 있던 것 같았다.
확실히 보통 물건이 아닌 듯싶다더니만…….
“가지고 싶네.”
“응! 그렇지?”
“……흥. 내가 제일 먼저 가질 거다.”
셋은 그렇게 사이좋게 떠들어가며, 서서히 잠에 빠졌다.
‘하얀 운석이라. 대체 어떤 마력을 숨기고 있을까?’
엘빈은 잠들기 직전. 문득 그런 궁금증이 머리에 스쳐 갔다.
‘언제 한번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하얀 유성의 능력이 마음껏 쓰이고 있는 것은, 엘빈은 당연히 알 수 없었다.
* *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재스턴 백작은, 눈앞의 황당한 광경에 그저 할 말을 잃었다.
10여 분 전. 놈들의 기습에 진심으로 당황했던 백작이지만, 그래도 5위계 위저드의 이름이 아깝지 않게 침착히 대응했다.
-모두! 내 옆과 뒤로 모여라!
-방진! 집단전투에서의 방진을 짜!
그것은, 수장의 직속 부대라는 부대장도 마찬가지였다.
3,4위계 마법사들이 마치 병사처럼 순식간에 모여 방어를 구성하는 속도는, 지켜보던 백작이 감탄을 내뱉을 만한 것이었다.
-잘 보니, 적은 대부분이 기껏 1, 2레벨에 불과해 보인다! 이 정도라면, 이길 수 있어!
놈들의 수는 50여명으로, 이쪽의 2배 가까이 된다.
하지만, 오히려 3레벨 이상의 숫자는 이쪽이 훨씬 많을 만큼 질은 여기가 높았다.
-돌격!
-하아아앗!
그리고 참으로 우습게도, 놈들은 마법을 싸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를 들고 돌격해 오는 게 아닌가.
그것도 신체 강화마법도 쓰지 않은 채로!
-모두 죽여라!
콰아앙-! 콰아앙-!
그래서 3,4레벨 마법사들의 마법이 돌격해오는 그 멍청이들에게 쏘아졌다.
당연히 그들을 쓰러트릴 거라 생각하면서.
하지만, 지금 백작이 보는 현실은 달랐다.
쩌저저적-!
무려, 놈들을 향해 나아가던 마법들이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그것도 20여 개의 마법이 몽땅!
“어…… 어떻게?!”
백작은 이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다시 한번 말을 더듬거렸다.
저 선두에 선 5~6명의 2레벨 마법사 놈들이 낀 반지가 반짝거리더니, 자신들에게 다가오던 마법들을 몽땅 얼린 것이다.
“마력의 근원을 얼렸다고…?!”
옆에선 부대장 역시, 어처구니가 없어 그저 작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됐다! 모두 조져!”
“예엡!”
“뭐, 뭐야?!”
그리고, 1, 2레벨 마법사들이 두꺼운 스태프들을 붕붕 휘두르며 재빠르게 다가왔다.
“큭……! 어서 신체 강화마법을!”
백작과 조직의 수하들은 너무나 빠르게 다가온 그들을 보며, 모두 신체 강화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뭐, 뭐야?! 왜 마법이 풀리는……!”
하지만 뭔가 달콤하고 시큼한 냄새가 넓게 풍기더니, 이쪽이 거는 신체 강화마법이 족족 풀리는 게 아닌가.
“상, 상태 이상? 이게 왜 하필 이럴 때……!”
원거리 마법은 이상하게 얼어버렸다.
놈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와, 근접전이 강제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체 강화마법은 풀리는데, 놈들의 신체 능력은 기이하게 높았다.
마치, 진짜 기사처럼 말이다.
뻐어억-!
뿌각-!
“으어어억!”
“끄아아악!”
그렇다면, 당연히 결과는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저곳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들이 마구 들려오기 시작했다.
1, 2레벨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3, 4레벨의 마법사들이 순식간에 쓰러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미친 것들!”
소설에 적어도 비현실적이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광경에, 백작은 자신의 온 마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어디 이것도 얼려봐라!”
백작은 자신의 오리지널 화염 마법을 머리 위로 크게 전개했다.
딱 봐도 5m 이상은 될 듯한 작은 태양 같은 불덩이는, 푸르게 일렁이며 상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못하면, 그대로 죽던가!”
백작이 불러낸 푸른 불덩이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자랑하며, 마탑의 마법사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쒸이이이익-
거대한 마력이 담긴, 새하얀 스태프 하나가 공기를 찢으며 불덩이에 직격했다.
퍼어어어엉-!!
“끄흐윽!”
그 순간.
불덩이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그대로 증발했다.
반면 하얀 스태프는 멀쩡히 백작의 5m 정도 앞에 꽂혔다.
쩌저적-
스태프가 꽂힌 땅이 순식간에 얼어붙어 갔다.
저벅저벅-.
그리고 마탑의 마법사들이 파도처럼 갈라지더니, 그 사이로 적갈색 머리의 마법사가 차분히 걸어 나왔다.
저 모습과 얼굴을, 최근 베르헨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유, 유렌 슈나이더!”
재스턴 백작의 절규 어린 고함이, 마법의 여파로 번쩍이는 밤하늘에 깊게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