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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4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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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4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4화 변화의 바람들 (2)

 

 

 

“이번 훈련생들은, 정말 왕국 각지에서 몰려왔네.”

따뜻해진 초봄의 한 오후.

유렌은 마탑의 본부 건물의 탑주 전용 업무실에서, 아메리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네, 왕국 최북단의 킹스윈 영지에서부터, 최남단의 샌더스 영지까지. 정말 다양하게 모여들었어요. 물론, 끝까지 남는 사람은 그렇게까지 많지 않을 테지만.」

말은 그렇지만, 아메리아와 유렌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서류를 뒤적였다.

받을 지원자가 없어, 일단 기사부터 받았던 작년과는 완벽하게 위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니까.

“그나저나 아메리아. 제국에서 온 자들은 그 세 명뿐인가?”

「네. 그 이상 제국 유학생은 없어요. 공국 등 다른 나라에서 몇 명은 있지만요.」

“하긴, 그 영감님이 아니시라면, 굳이 제국서 보낼 사람은 없겠지.”

유렌은 아메리아에게 말을 편하게 놓으며 주고 받았다.

원래는 그녀가 마탑주인 이상 철저하게 존댓말을 한 유렌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웬일인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나타난 아메리아의 강력한 요청으로 말을 놓기로 한 것이다.

-「저, 툰드라와 서로 말을 놓는다고 들었는데요……!」

-네. 어제부터 그러기로 했습니다만, 벌써 그걸……?

-「그, 그럼 저한테도 말을 놓아주세요!」

-그래도 마탑주이시니 그건 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보는 눈이라는 게 있지요.

-「사적인 경우엔 상관없잖아요!」

드물게도 강하게 뜻을 관철한 아메리아의 노력 덕에, 유렌은 사적인 공간일 땐 그녀에게 말을 놓게 되었다.

-그런데, 왜 나만 말을 놓지?

-「……그냥 제가 그러고 싶어서요!」

-…….

억지에 가까운 그녀의 우기기였지만, 유렌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정말 오래간만의 부탁인데.’

그녀가 지금까지 마탑주로서 업무에 힘써오면서도, 정작 여러 결정은 거의 다 유렌의 말에 따랐다.

한 마디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권력이란 결실은 유렌이 따 먹는 상황.

하지만 아메리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불만 하나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바라는 것조차 이런 것이었다.

당연히, 유렌은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저, 그런데 유렌. 혹시 ‘끝의 빛’을 보셨어요?」

생각을 정리하던 유렌에게, 아메리아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끝의 빛.

바로 한 레벨의 끝에 도달하면 몸에서 번쩍이는 빛으로, 곧 레벨이 올라가는 확실한 증거였다.

전생의 유렌은 그것도 모르고, 전장에서 몸이 번쩍번쩍 빛나는 놈들의 목만 숭숭 베어버렸지만 말이다.

“아니. 아직 빛나진 않았어.”

「아…….」

유렌이 고개를 젓자, 아메리아는 당황한 얼굴로 머뭇거렸다.

아니, 아직도 아니라고?

사실, 최근 그에게 ‘끝의 빛’을 보았냐고 물어보는 것은 이번 한 번이 아니었다.

최근엔, 거의 주 단위로 계속 그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본래라면 실례겠지만, 그녀가 항상 같은 질문을 한 이유가 있었다.

「……마력이 또 늘었어요. 이제 마력 자체로 보면 저와 거의 비슷해요.」

바로, 서너 달 전부터 그의 마력이 엄청나게 증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 그래도 4위계치고 많았던 그의 마력은, 지금은 5위계 위저드의 상위권인 아메리아와 거의 맞먹게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5레벨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고? 

‘그럼 대체 5레벨이 된다면, 마력 수준이 대체 어떻게 되는…….’

아메리아는 그냥 거기서 생각을 멈췄다.

과연. 툰드라가 몇 달 전 유렌에 이상성에 대해선 그냥 생각을 멈추라고 했는데, 요즘 들어 그 뜻을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뭐, 곧 번쩍이겠지. 요 몇 달간 내가 잊어먹은 하급 마법부터 차근히 보다 보니, 기본기가 전체적으로 올라간 것 같아.”

「아하……하.」

기본기라니. 아니, 하급 마법을 다시 익힌다고 마력이 올라간다면, 누가 그걸 안 할 리가……!

‘무적의 기사가 되고 싶으면, 기본적인 기초 체력 훈련부터 해라’와 비슷한 소리에, 아메리아는 마구 올라오려던 생각을 마음 속으로 깊이 쑤셔 넣었다.

‘그래, 생각을 멈추자.’

조금 전 생각났던 툰드라의 조언을 얌전히 따르기로 한 것이다.

‘……진짜인데.’

하지만 유렌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은 아메리아를 보고 조금은 억울했다.

‘불, 바람, 얼음, 불, 번개.’

지금 이렇게 대화를 하는 상황에서도, 쉴새 없이 마법의 속성들을 바꿔가며 등 뒤에서 하급 마법들을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륵-휭-쩌정-화륵-파직-.

사용하는 마력 규모가 아주 작음과 동시에, 여러 속성이 정말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었다.

그게 워낙 작고 재빠른 탓에, 5위계 위저드이자 바로 앞에 있는 아메리아조차 이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좋아. 좀 더 빨라졌군.’

유렌은 반 여년 전. 자신에게 이것을 깨닫게 충고해줬던, 드래곤의 반려자 베인에게 마음속으로 감사했다.

역시 마법사로 대영웅이라 불리던 사람의 충고는 달랐다.

‘이렇게나 기본기가 중요하군요. 선배.’

물론 베인이 실제로 들었다면 이런 방식이 아니라고 펄쩍 뛰겠지만, 유렌은 당연히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얼음, 불, 번개, 바람.’

쩌정-화륵-파직-휭-

그저, 그의 말대로 실력이 차근차근 늘어나고 있는 것에 만족할 뿐이었다.

 

* *

 

“차렷! 그럼, 훈련생들은 번호에 따라 차근차근 숙소에 들어간다! 실시!”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본부 근방.

훈련생 전용의 한 숙소 건물 앞.

제국에서 온 유학생이자 기사 단장의 손자.

엘빈 슈르닐은 눈앞의 교관들이 분배하는 숙소 건물을 보고 입을 쩍 하고 벌렸다.

“이, 이게 훈련생용 숙소?”

아직 들어가서 방을 보진 않았지만, 이 건물의 외관만으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거대하고 새하얀 석재 건물이, 햇빛을 받고 번쩍이고 있었다.

깔끔하고 우아한 무늬의 하얀 벽은, 이 건물이 고급 자재인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5, 5층짜리 대리석 건물이라고?”

“넓이도 어지간한 귀족의 저택보다도 더 큰데……?”

마도 왕국은 다 이러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탄성들을 봐서는 그게 아닌 것 같았다.

“5, 6, 7, 8번 훈련생들! 너희들은 312호에 들어가라!”

엘빈은 한창 놀라던 와중, 옆 훈련생들과 같이 불렸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과 함께 방으로 올라갔다.

‘소심해 보이는 녀석이랑, 무뚝뚝해 보이는 녀석이네.’

두 수행원인 루바인과 헤리스와는 갈라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훈련생이 수행원을 달고 훈련을 받을 순 없지 않겠는가.

여기서는 같은 훈련생일 뿐이니까.

처음엔 새하얗게 질렸던 엘빈이었지만, 그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탓에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있었다.

“우와-!”

“와아-!”

“……좋군.”

두 훈련생과 엘빈은 자신들의 방을 보고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셋이 한꺼번에 쓰는 것을 납득할만한 충분히 커다란 방.

딱 봐도 푹신해 보이는 커다란 침대. 

그리고 하나 같이 번쩍거리는 고급스러운 여러 가구들.

게다가 대리석으로 만든 책상이나, 고급 나무로 만든 옷장 등등 모두 3개씩 있어서 각자 여유롭게 쓸 수 있었다.

“이…… 이건, 마도구들?!”

게다가 엘빈은 방 한쪽에 있는 화장실과 샤워실에 들어가선 더더욱 놀랐다.

상수도는 물론이고, 여러 마도구들이 있어 위생과 편리함을 더해줬다.

‘이 정도면 제국에선, 고급 저택에나 있는 수준인데……!’

반면, 다른 훈련생들은 마도구 자체에 대해선 크게 놀라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이 마도 왕국에서 마도구는 제국보다 훨씬 흔한 모양이었다.

“……저, 아까 교관들 이야기를 조금 들었는데, 이대로 우리가 훈련을 끝까지 마치고, 정식 마탑원이 되면 이런 방 하나를 혼자 쓰게 해준다고 했어.”

소심해 보이는 훈련생이,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 그러니까 모두 힘내자! 그 밖의 지원들도 모두 엄청나다고 하니까! 훈련을 끝까지 버티기만 한다면, 우리 모두 힘을 합치면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야!”

모두를 격려하는 그 말에, 무뚝뚝해 보이는 훈련생 역시 입을 열었다.

“……지원도 지원이지만, 이 마탑의 주요 간부진들은 레벨에 비해 엄청나게 강하다고 들었다. 그들을 따라가려면, 먼저 이 훈련부터 버텨야겠지. 협동은 좋은 작전이다.”

왠지 좀 거만하게 들리는 말이긴 했지만, 결국 요약하면 그 역시 친하게 지내자는 말이었다.

엘빈 역시 밝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래! 다들 잘 부탁해! 모두 함께 버텨서, 훌륭한 마법사가 되자!”

그렇게 엘빈은 이 낯선 마도 왕국에서 함께 고된 훈련에 버틸만한 동료들을 발견했다.

‘이런 거라면,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야!’

이틀 전, 충격을 크게 받았던 그 ‘구보’는 엘빈의 낙천적인 머릿속에선 이미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어쨌든, 그가 원하던 마법사로 가는 길 아닌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엘빈의 가슴을 가득 채워졌다.

스륵-

“어?”

쿠웅-!

다음날. 

교관이 엄청나게 무거운 토시를 채워, 몸의 균형이 쏠려 자빠지기 전까진 말이다.

“이…… 이게 무슨……?!”

“57번 훈련생! 움직이지 마라! 다친다. 자, 여기 발찌도 마저…….”

“으, 으아아악-!”

조금 전까진 낙천적이었던 한 도련님의 비명이, 야외 훈련장 하늘에 넓게 울려 퍼졌다.

이게 기본적인 시작 단계라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한 채.

 

* *

 

아무리 도시가 발전했어도, 가난하거나 난폭한 무법자들은 항상 존재 하는 법이다.

그런 빈민들을 떠돌다 모여 사는 곳이 이곳, 슬럼가였다.

이곳은 베르헨의 슬럼가.

그리고 그런 슬럼가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지 않은 구역에 숨겨져 있는 한 낡은 오두막.

그 안에, 슬럼가와는 가장 어울리지 않은 옷차림을 한 화려한 신사 옷을 입은 30대 남자가 있었다.

현 유렌의 정보통이자, 지금과는 다른 미래에선, 제국 군단의 최선임 보급관을 맡았던 남자.

라펠리오였다.

“정말로, 그 말이 사실입니까?”

그 남자가 심각한 얼굴을 하며, 앞에서 무릎을 꿇은 중년의 남자에게 묻자, 그 남자는 부상당한 어깨를 누르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습니다! 3번님! 제, 제 목숨을 걸고 보증합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아닙니다. 이미 당신은 제 목숨을 구할 정보를 주신 적이 있었죠. 그때부터, 전 당신을 의심하진 않습니다.”

베르헨의 비밀 조직 - 데르 헹의 최고위 간부인 3번인 라펠리오의 그 말에 중년 남자가 감격하며 외쳤다.

“제 목숨을 몇 번이나 먼저 구해주셨으니, 그 정돈 당연합니다!”

남자가 눈물을 머금으며 고개를 숙이는 사이, 라펠리오는 속으로 욕설을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상황이군.’

지금 자신은 저런 감동에 떨고 있을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목이 날아갈 판이었으니까.

라펠리오는 숨겨진 지하실로 들어가는 남자를 보며, 머리를 핑핑 돌리기 시작했다.

‘일단, 그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리는 없어. 그렇다면 속았거나 진실. 둘 중 하나겠지. 하지만, 주변의 다른 상황과 정보들을 생각해보면, 저 말이 맞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고.’

본디 그가 속해있는 비밀 조직 ‘데르 헹’은, 거대한 무력은 없지만 수많은 정보로 먹고사는 조직.

그중 세 번째로 높은 고위 간부인 라펠리오가 얻은 정보야 말할 것도 없이 많았다.

일단 어지간한 위험은 상대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감지.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이미 준비가 다 마쳐져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 빌어먹을 윗대가리들이 날 벌써 숙청하려 들다니.’

예상보다도 훨씬 빠른 위에서부터의 공격이었다.

라페리오가 1, 2번이 휘두를 숙청의 칼날을 대비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빨라.’

적어도 3, 4년 정도는 걸릴 줄 알았다.

지금 조직을 가장 잘 키우고, 도움이 되는 이는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현재 자신은 최근 베르헨에서 가장 뜨거운 인사인 ‘유렌 슈나이더’와 개인 계약을 맺은 사이.

그 남자랑 그 마탑이랑 손을 잡으며 더더욱 조직을 성장시킨다는 것이 라페리오의 목표였다.

‘조직의 1, 2인자라는 것들이, 이렇게 쉽게 왕자파의 가랑이에 들어가려 하다니.’

그래서, 자신을 벌써 숙청하려는 것이겠지. 

새로 붙은 상대와 적대하는 쪽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유능한 3인자. 

조직의 1, 2인자라면 당연히 제거의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정말 멍청하기 이를 데가 없는 선택이야!’

사실, 자신들의 조직은 벌써부터 한쪽에 숙이고 그 밑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이미 왕자파가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과거에도 일단 중립에 괜히 서 있었던 게 아니다.

그런데 이제 공주파가 많이 올라온 지금에 와서, 뒤늦게 왕자파에 빌빌 기어들어 가다니.

정말로 멍청한 최악의 선택이었다.

“……너희들.”

라펠리오는 조용히, 자신의 뒤에 조용히 서 있는 5명의 호위에게 입을 열었다.

그 모두가 제국의 기사급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엄청난 충성심을 자랑하는.

자신의 자랑인 호위이자 심복들.

“예!”

그들은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주인에게 답했다.

그들 역시 귀가 있고 머리가 있다. 

지금의 이야기는 전부 다 들어서, 어쩐 일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묵묵히 서 있었으며 자신의 말에 복종한 것이다.

이미 그들은, 그를 따르겠다고 외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너희들, 혹시 마법사가 될 생각 없나?”

“……예?!”

하지만, 이어지는 주인의 말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마법사라고? 

주인을 위해 조직을 상대로 산화하라는 게 아니라, 마법사가 되라고?

자신들이?

멍해 있는 그들의 눈에, 껄껄거리며 웃는 라펠리오의 얼굴이 들어왔다.

“놈들이 그렇다면, 이쪽도 계획을 당겨버리는 거다. 조직을 그들에게 통째로 바쳐버리시겠다? 하! 누군 그걸 못 할 줄 알고!”

라펠리오는 결심을 굳힌 듯, 단호히 외쳤다.

‘원래는 조금 더 지켜보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 어차피 남의 밑에 있을 거라면, 저런 멍청한 놈들이 아니라, 훨씬 유능하고 자신을 알아주는 자 밑이 좋지 않겠는가.

비록 그가 속한 세력이 앞선다곤 보기 힘들어도, 무서운 상승세고 말이다.

인생을 걸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자. 우리 모두, 새로운 길로 나아가보자고!”

라펠리오는 씨익 웃으며 지으며, 심복들에게 그렇게 단언했다.

그날, 베르헨의 음지 세력 쪽이 커다랗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양지의 커다란 세력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파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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